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56
대뜸 던진 주혁의 요청에 박기자가 실소를 뱉었다.
“ 아주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우려먹는구나? 사골이네 사골. ”
“ 내가 그래도 디쓰패치에 그 정도는 받을 수 있잖아? 준 특종이 얼만데. ”
“ 그렇긴 하지. 편집장도 별말 못하긴 할 거야. 앞으로는 편집장 그 양반이 나 대신 통로가 될 테니까. 그래서. 뭔데? 큰 거야? 큰 거면 아껴두지? ”
“ 그냥 작은 거. 찌라시 정도. 일단 각만 잡고 있어 줘. 던질 타이밍은 내가 알려줄게. ”
“ 알았어. 뭐 퇴사기념 기사로 예쁘게 쏘지 뭐. ”
“ 연락 줄게. ”
-뚝.
짧게 전화를 끊으며 미소짓던 주혁이 이어서 TVL 최호 PD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정말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는지, 연결 신호가 1초 만에 끊겼다.
“ 예. 사장님. 회의는 끝나셨어요? ”
“ 아, 네. 어- 혹시 주말도 괜찮으면 내일 점심쯤 어때서요? ”
“ 그럼요. 방송쟁이가 평일 주말이 어딨습니까. 되죠. 어디로 가면 되겠습니까? ”
“ 제 회사로 오시죠. 어딘지는. ”
주혁이 주소를 부르려는 찰나에 최호 PD가 끼어들었다.
“ 지금 방송가 사람이 보이스프로덕션 어딨는지 모르면 안 되죠. 얼마나 핫합니까. 하하하. ”
어째 최호 PD의 입에 발린 아부가 떨어져 있음에도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했고, 피식한 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12시쯤 뵙죠. ”
“ 옙! 내일 뵙겠습니다! ”
-뚝.
그렇게 끊긴 전화를 책상 위에 올린 주혁이 잠시간 핸드폰을 내려다보며 생각을 정리하다, 이내 김재황 사장에게 받은 브랜디드 콘텐츠 기획서를 펼쳤다.
같은 날, 만능엔터테이너 본방이 끝난 후.
강주혁이 사무실에 틀어박혀 일을 처리하고 있는 와중인 토요일 밤, 만능엔터테이너의 본방이 전파를 탔다.
이번 만능엔터테이너의 내용으로는 마지막 예선전과 1차 본선 그리고 장주연과 수현이 외출하는 모습 등등이 그려졌다.
물론, 박한철 PD가 작정하고 편집했는지, 속도감 있는 전개가 펼쳐졌다. 특히나 이번 방송에서 탈락자들이 속출했다.
걸그룹 포프린의 이미소, 중도 포기한 장주연 등등 애초 60명까지 살아남았던 참가자가 20명까지 좁혀지는 과정이 한 화에 실린 셈이었다.
덕분에 만능엔터테이너의 본방이 끝난 뒤, 인터넷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만능엔터테이너’ 이번 화에 40명 탈락!』
『걸그룹 포프린 ‘이미소’, 한창 주가를 올리던 ‘장주연’ 까지. 탈락자 속출한 만능엔터테이너』
『‘장주연’ 중도 포기, 왜? 』
『심사위원 강주혁, 오희연 불꽃 튀는 신경전/ 사진』
『시청률 고공행진, ‘만능엔터테이너’ 15% 돌파!』
이번 주를 기점으로 만능엔터테이너의 시청률이 무려 15. 2%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두면서 그 위세를 떨쳤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아니, 도경태 뭐임? 지금껏 몰랐는데. 존잘이네?
-정보: 도경태는 유부남이다.
-안돼ㅐㅐㅐㅐㅐㅐㅐㅐㅐ 이미소가 탈락하다니!
-수현 코인 떡상.
-헐ㄹㄹㄹㄹㄹ장주연 왜 중도 포기임? 적어도 TOP 5에는 들 실력 아님?
-무슨 사정이 있나? 아꿉다. 이 정도 인지도 올리기 힘든데.
-아니 ㅅㅂ 저 흰색체육복 아재는 뭔데 자꾸 붙냐? 이미소가 떨어졌는데?
-존낰ㅋㅋㅋㅋㅋ 심사위원들 중에 강주혁만 썅마이웨이넼ㅋㅋㅋㅋ포스오져.
-와! 담주에 서아리 심사위원 나오는 거 실화?
-강주혁ㅋㅋㅋㅋ심사위원들이랑 존나 싸우러갔냨ㅋㅋㅋ빠꾸없는 거 보소.
기사에 달린 댓글, 너튜브, SNS, 검색사이트 등등에 비추는 대중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시청자들이 만능엔터테이너에 출연한 참가자들의 이름을 완벽하게 외우고 있다는 것. 그만큼 만능엔터테이너를 비롯 참가자들의 인지도가 끝없이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다음 날 아침, MBS 쇼!가요중심 녹화장.
일요일 아침부터 지상파 MBS의 음악프로인 쇼!가요중심 녹화장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스케쥴이 맞지 않는 가수들의 사전녹화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
“ 헤나씨! 리허설 가겠습니다! ”
“ 네에~ ”
커다란 무대 앞, 인터콤을 목에 두른 스텝이 소리치자, 무대 위에서 의상을 입고 몸을 풀던 헤나가 준비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전체 음악플랫폼 1위를 석권하고 있는 노래 차가운 이별이 흘러나왔다.
그에 따라 헤나와 백댄서들이 본방보다는 가볍게 춤과 노래로 리허설을 진행했다.
그 시각, 쇼!가요중심 부조정실.
쇼!가요중심의 메인 PD 최정아가 무전을 통해, 여러 스텝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정면에 박힌 수많은 모니터를 보고 있다.
“ 리허설 오케이. 자, 녹화 들어갑시다. 헤나씨 준비시켜줘. ”
그때 옆에서 최정아 PD를 보조하던 남자직원이 한숨을 내쉬었다.
“ 오늘 사녹(사전녹화)이 몇 개야. 너무 많은 거 아닙니까? ”
그러자 최정아 PD가 무표정으로 답했다.
“ 별수 있어요? 우리 잘나가시는 가수님들 스케쥴 쪽난 거 우리가 맞춰드려야지. ”
“ 어후- 아무리 쪽 나도 그렇지. 오늘 헤나에 서희에 사녹이 몇 개야. ”
남자직원의 푸념에 최정아 PD가 짧은 숨을 뱉으며 마이크에 대고 말을 이었다.
“ 자, 하이- 큐. 첫 커트 카메라 4로 갈게요. 오케이. 헤나 얼굴 잡아주고, 빠지면서 음악 스텐바이. 큐. 카메라 원 -컷, 포 컷, 투 컷, 자, 파이브 스텐바이. 컷, 투 컷, 바스트 컷, 원 컷. ”
최정아 PD가 내뱉는 컷이 끝날 때마다, 헤나를 찍는 카메라가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였다. 그 영상은 그대로 최정아 PD가 보는 정면 수많은 모니터들로 출력됐다.
잠시 후.
“ 헤나 오케이. 다음 서희 준비시켜~ ”
만족스러운 컷을 담아냈는지, 최정아 PD가 다음 사전녹화가 예정돼있는 솔로 여가수 서희를 호출했고.
“ ······쟤네 무대에서 뭐하니? ”
여전히 무대를 비추는 모니터에 내려가는 헤나와 올라가는 서희가 서로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잡혔다. 물론, 서로 친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 모습에 피식한 남자직원이 속삭였고.
“ 헤나하고 서희 완전 앙숙이잖아요. 소문으론 사석에서 만나면 거의 욕이 난무한다던데. ”
“ 하긴, 외부로는 뭐, 서로 윈윈하는 앙숙이다 어쩐다 하더니. 후- ”
짧은 한숨을 뱉은 최정아 PD가 마이크에 대고 지시했다.
“ 야야 뭐하니. 빨리 떼어놔라. 녹화 진행 안 할 거야? ”
다시 사전녹화 무대.
방금 녹화를 마친 헤나가 무대를 내려갈 때, 뒤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 너 운 좋다? ”
그 바람에 기분 좋게 내려가던 헤나가 고개를 돌렸고, 이내 미소를 지었다.
“ 아아- 언니. 언니도 쪽 난 거 메꾸러 왔구나? 근데 무슨 운? ”
“ 아니~ 보이슨지 나발인지 구멍가게로 이적하더니 솔로 내서 지금 몇 주째 1위하고 있잖아? 하여튼 운 참 좋아? ”
샛노란 금발 머리의 서희가 비아냥거렸다.
서희는 헤나의 오랜 세월 앙숙으로 지내온 가수. 대외적으론 헤나의 라이벌로서 표현될 만큼 인기나 인지도 자체는 헤나와 버금가는 가수였다.
하지만 최근 헤나가 28주, 궁궐이나 노래 차가운 이별로서 껑충 뛰어오르는 바람에 서희가 살짝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중이었고.
덕분에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서희를 보며 헤나는 싱긋 웃었다.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대처했다.
“ 노래가 좋잖아? 그러니까 팔리지. 언니는 노래 안내? ”
“ ······뭐? ”
“ 노래 안내냐고. ”
헤나의 물음에 서희의 표정이 눈에 띄게 일그러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서희는 이미 정규앨범을 내고, 활동 중이었기 때문.
대놓고 무시하는 발언이었다.
“ ······너. 말 그따위로 할래? ”
“ 왜요? 헐! 언니 앨범 냈어? 아 난 몰랐지. 하도 안 보여서. 상위권에는 보이지도 않던데. 언제 냈데? ”
느닷없는 차트 1위의 반격에 서희가 금발 머리를 부르르 떨며 어금니를 꽈득 물었다. 그런 서희를 보며 헤나가 직격탄을 날렸다.
“ 뭐, 여튼 수고해 언니. 아 맞다. 곧 내 콘서트 하는데, 초대장 좀 보내줄게. 바이~ ”
그렇게 좌우로 손을 흔드는 헤나를 죽일 듯 쏘아보던 서희에게 스텝이 조용히 다가와 말을 전했고.
“ 저······ 서희씨. 스텐바이 좀. ”
서희가 쏘아붙였다.
“ 아, 알았어요!! ”
잠시 뒤.
녹화를 끝내고, 대기실로 들어온 서희가 탁자를 발로 강하게 차며 소파에 앉았다.
“ 아으! 짜증 나! ”
-팍!
“ 짜증 나!! ”
-팍!
그 바람에 서희의 로드매니저는 바싹 쫄은 꼴뚜기처럼 구석에 숨었다. 그러나 서희의 화풀이는 곧 로드매니저에게 뻗쳤다.
“ 오빤 뭐해?! 헤나 저게 저렇게 나대는데? 홍보 좀 팍팍 해줘야 할 거 아냐! 23위가 뭐니! 그것도 정규앨범인데! ”
“ 그······일단, 대표님이 좀 방송을 돌리자고. ”
“ 아! 예능 싫다고! 내가 가수지 예능인이야?! 씨! ”
-팍팍팍!
애꿎은 탁자만 발로 차대는 서희를 보며 로드매니저가 눈을 질끈 감았다. 전할 말이 있는 모양이지만, 선뜻 입을 열지 못하는 듯한.
하지만 일은 일이기에 로드매니저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 저······그래서 말인데. 서희야. ”
“ 왜!! 뭐! ”
“ 어어. 예능 섭외가 들어왔는데, 확정은 아니고 미팅을 가져보자는 뜻에서. ”
“ 아 진짜!! 오빠 머릿속에는 두부만 들었어?! 방금 내 말 듣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
“ 조, 조건이 좋아서, 사장님이 꼭 말해보라고. ”
“ 어딘데! ”
서희가 소리 지르자, 로드매니저가 재빠르게 다이어리를 펼쳤다.
“ 그거 있지? TVL에 선생님들 나와서 먹방하는 예능? 그거 판 새로 짠다고. ”
“ TVL? 누구누구 나온다는데. ”
“ 아직 확정된 건 없나 봐. 일단, 소문으로는 젊은 층으로 간다고 하던데. 아이돌이나 신인배우로. 동규도 거론되는 것 같고, 김재욱도. ”
순간, 서희가 고개를 갸웃했다.
“ 김재욱? 그게 누구야. ”
“ 아~ 그 있잖아. 28주, 궁궐에 나왔던 무사 역할. 연하남으로 꽤. ”
“ 몰라. 그런 애. 뭐야. 완전 꽝이네. 안 할래. ”
“ 그, 그렇지? 하긴 아무리 요즘 핫한 보이스프로덕션 소속이라도 신인은 좀. ”
-멈칫.
서희가 움직임을 멈췄다.
“ 잠깐만. ”
“ 어? ”
“ 어디라고? 보이스프로덕션? ”
“ 아? 어어 ”
“ 그 신인배우 나부랭이가 그 소속사야? 헤나 소속사랑 같아? ”
“ 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
로드매니저의 대답을 들은 서희가 팔짱을 끼곤 잠시간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은 5초 뒤에 나왔다.
“ 오빠. 미팅 잡아봐. 나 제작진 한번 만나 볼래. ”
같은 날, 이른 점심.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
주혁이 자리에 앉아, 해창전자의 브랜디드 콘텐츠 기획서를 보고 있을 때였다.
-똑, 똑, 똑.
노크 소리가 울렸고.
“ 네. ”
강주혁의 허락이 떨어지자, 사장실 문이 살며시 열렸다.
-끼익.
그 사이로 등산복 점퍼를 입은 남자와 흰색 롱패딩을 입은 여자 두 명이 들어왔다.
가장 먼저 인사를 올린 것이 남자 쪽이었다.
“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저 TVL 최호 PD입니다! 너무 일찍 왔나요? ”
최호 PD의 너스레에 주혁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아- 아닙니다. 반가워요. 여기 앉으세요. ”
“ 감사합니다! 아! 이쪽은 메인 작가고요. 옆은 보조입니다. ”
“ 반가워요. ”
잠시 뒤, 보조작가까지 인사를 나눈 주혁이 각자 커피를 나눠 준 후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커피를 한 모금 넘긴 최호 PD가 극찬을 쏟아냈다.
“ 캬- 여기 주변 엄청 발전했네요. 제가 집이 예전에 이 근방이라 좀 아는데. 거의 도시급으로 바뀔 것 같던데요? ”
“ 뭐, 광주시청이 알아서 해주겠죠. ”
“ 크. 거기에 HY테크놀로지 제2공장도 주변으로 들어오죠? KR마카롱도 1층에 있고. 완전 발전의 중심에 있네요. 이 건물. ”
새삼 놀라웠는지, 최호 PD가 사장실을 둘러보며 부러움을 뱉어냈다. 그런 그를 잠시간 쳐다보던 주혁이 시간을 확인했다.
꾸물거릴 시간이 없었다.
“ 그래서. 무슨 일로? ”
“ 아! 죄송합니다. 바쁘시죠? 일단, 이것부터 봐주세요. ”
-스윽.
최호 PD가 들고 온 투명파일을 잽싸게 올렸고, 파일을 집어 든 주혁이 최호 PD와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최호 PD의 입에서 설명이 줄줄줄 흘러나왔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저희 예능이 새로 판을 짜고 있는데, 거기에 김재욱 군을 넣고 싶습니다. ”
“ 그렇군요. 그런데 그 정도 안건이면 우리 팀장님들 만나셔서 얘기하셔도 충분하실 텐데. 저를 직접 보자고 하신 이유가? ”
주혁의 되물음에 최호 PD가 짧게 숨을 들이마신 후, 강력하게 답했다.
“ 사실, 최근 보이스프로덕션. 그러니까 사장님께서 종편 케이블 중 WTVM에 힘을 싣고 있다는 건 방송가에 꽤 공공연하게 떠도는 말입니다. ”
“ 그래서요? ”
“ 실제로 저희 TVL만 해도 뭐, 박동욱 PD의 능력 부족이긴 하지만 유지석을 눈앞에서 놓쳤고요. ”
“ ······ ”
대답이 없는 강주혁이었다. 즉, 계속하라는 뜻이었고, 최호 PD가 말을 이었다.
“ 이미 사장님은 제작사로서도 투자사로서도 그리고 소속사로서도 방송가에서 꽤 파급력이 높습니다. 결과가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사장님이 왜 WTVM만 보시는지 전 알 수 없지만, TVL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당연했다. TVL은 종편 중에 순위로 보면 1위였으니까. WTVM에 뒤처질 이유가 없었다. 강주혁 역시 모르지 않았고.
“ 네. 계속 말씀하세요. ”
주혁이 담담하게 다시 묻자, 최호 PD가 마지막 말을 던졌다.
“ 토크쇼. 준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토크쇼 TVL에서 해보심이 어떠십니까? 이건 이미 윗선이랑 얘기가 끝난 사항입니다. 결정만 내리시면 바로 제작 시작할 수 있습니다! ”
말을 들은 주혁이 살짝 놀랐다. 방송가야 워낙에 좁은 바닥이니, 소문이 도는 거야 순식간이겠지만, TVL의 움직임이 너무 빠른 탓이었다.
‘ 즉, 이 최호 PD라는 작자가 총대를 메고 직접 온 건가? 종편 1위 자존심은 챙기겠다? ’
이 정도 사안이라면 사실, CP 정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그림.
‘ 뭐, 상관없긴 하지. 예상 범위 안이니까. ’
피식한 주혁이 몸을 최호 PD와 가까이하며 말을 이었다.
“ 자세히 한번 말씀해보세요. ”
두 시간 뒤.
최호 PD와 작가들이 돌아갔고, 어느새 사장실에는 주혁 혼자만 남았다. 그리고 그의 책상 위에는 최호 PD가 건네고 간 투명파일 2개가 놓여있다.
-톡, 톡, 톡.
그 파일을 검지로 때리며 주혁이 혼잣말을 뱉었다.
“ 움직임이 빠른 것 둘째치고, 조건도 너무 달콤한데? 거절하면 병신 소리 들을 정도로. ”
실제로 최호 PD가 건네고 간 조건은 강주혁 입장에서 너무나도 달콤한 것들뿐이었다. 이쯤 되니 오히려 무언가 의심의 싹이 트기 시작한 주혁이었고.
“ 뭔가 살살 유도되고 있는 듯한. ”
TVL 측이 무슨 꿍꿍이가 있다거나 아니면 그 뒤에 누군가 이 상황을 이용하고 있거나. 뭐가 됐든 분명 냄새가 강하게 난다고 주혁은 생각했다.
그렇게 잠시간 말이 없던 주혁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양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창밖을 내다봤다.
그리고 미소지었다.
“ 뭐, 상관없지. 전부 쓸어버리면 그만이니까.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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