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57
월요일 아침, WTVM 사장실에 흰색 수염이 듬성듬성 난 본부장과 WTVM 사장이 마주 앉아있다.
이어서 본부장이 연기가 폴폴 나는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 기사 보셨습니까? 당해낼 수 없다가 주말 내내 기사가 엄청 터졌습니다. ”
“ 음. 봤어. ”
“ 촬영장 사진이나 동영상 등이 SNS에서 엄청 화제가 된 모양입니다. 시청률 기대해도. ”
본부장이 기쁜 듯 말을 이을 때, WTVM 사장이 말을 잘라먹었다.
“ 난 말이야. 개인적으로 그 프로. 잘 안됐으면 싶어. ”
“ 예? ”
“ 그게 잘되면 또 그 친구 말이야. 강주혁. 쥐락펴락하기 더 어려워질 거야. ”
그 바람에 본부장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 이게 지금 방송사 사장이 할 말인가? ’
그러거나 말거나 WTVM 사장은 말을 이었다.
“ 프로 한두 개 말아먹어도 괜찮아. 그 친구. 강주혁 사장 기는 어떻게든 죽여놔야지 나중에 쓰기가 편해. ”
“ 사장님. 그러다 진짜 죽 쒀서 다른 방송사 배를 불려줄지 모릅니다. ”
걱정스레 내뱉는 본부장의 말에 WTVM 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 그 친구도 WTVM을 버리긴 아까울 거야. 벌려놓은 게 있고, 지금 다른 곳에 손을 뻗으면 철새다 뭐다 여론이 안 좋아질 게 뻔해. ”
“ 그렇지만! ”
“ 그리고 본부장. 너무 거기만 싸고돈다고 다른 기획사 사장들이 불평불만이 많아. 주말에 국내 내로라하는 기획사 사장들 몇몇 모여서 밥을 먹었는데, 다들 감정이 썩 좋지 못하더군. 아! 그 이번에 어디야. GM엔터 거기 새로 사장된 친구. 사람 괜찮던데. 이름이. ”
“ 이강수 사장입니다. ”
“ 그래그래. 그 친구. ”
주말에 지낸 식사자리가 꽤 즐거웠는지, WTVM 사장이 미소까지 지으며 침을 튀겼다.
그러다 짐짓 표정이 진지해진 WTVM 사장.
“ 어쨌든 요즘 물올랐으니, TVL이나 HTVC 사장 놈들 표정 볼만 하겠어. 허허. ”
반면, TVL 미팅룸.
TVL 사장 역시, 아침부터 CP와 최호 PD를 만나고 있었다.
작은 키 덕분인지, TVL 사장이 어렵사리 다리를 꼬며 입을 열었다.
“ 그래. 최PD. 강주혁 사장 만나 보니까 어땠어요? ”
“ 예. 사장님. 소문이랑은 좀 달랐습니다. ”
“ 달랐다? ”
“ 예. 소문이나 TV에 나온 것 보면 굉장히 차가운 느낌이 강했는데, 직접 보니 그렇지도 않던데요. 오히려 냉풍이라기보단 온풍이었습니다. ”
“ 그래요? 음. 어쨌든 전달하라는 건 모두 전달했지요? ”
“ 물론입니다. 확실하게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최근 뜨는 별이라지만, 너무 조건이 좋은 것이······ ”
최호 PD가 말끝을 흐리자, TVL 사장이 너는 알 필요가 없다는 듯 짧게 답했다.
“ 알았어요. 나가봐요. ”
“ 아, 예. ”
분위기상 최호 PD는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 듯 보였고.
“ 음. 이 사장. 일단 전달은 했네. 허허. 뭘 감사는. 편성 내주는 거야 뭐 어렵겠는가. 내가 약속은 잘 지키니까. 그래그래. 그러자고. 이번 주에 공 한번 치세. 음. 알았어. ”
최호 PD가 미팅룸을 나가자마자, TVL 사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즐거운 통화를 이었고.
TVL 사장이 전화하는 상대는 GM 엔터테인먼트 사장실에 앉아있었다.
“ 예예. 사장님. 그럼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
네이비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이강수 사장이 방금 전화를 끊었는지, 핸드폰을 책상 위로 올리며 웃었다.
“ 하여간에 돈 밝히는 땅딸보 늙은이. 좋다고 받아먹네요. ”
짧게 읊조린 이강수 사장이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냈고.
“ 자, WTVM 이나 TVL에 약은 쳤어요. 그래서 강주혁 사장님은. ”
담배에 불을 붙이며 장난스레 혼잣말을 뱉었다.
“ 어딜 먹을까요? 하긴. 뭘 먹든 체하긴 할 테지만. ”
그리고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
강주혁을 제외한 모든 곳이 북 치고 장구 치고 꽹과리까지 쳐댈 때, 강주혁은 조용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급소를 정확하게 찌를 타이밍을 재듯.
“ ······ ”
마치 폭풍전야를 예고하는 듯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커피를 마실 뿐.
그렇게 고요하게 월요일이 지나가고 화요일.
화요일 역시, 주혁의 움직임은 크지 않았다. 다만, 딱 한 가지. 아주 간단한 글자를 적어 박기자에게 문자를 보낼 뿐이었다.
‘ 지금. ’
화요일 이른 점심.
디쓰패치가 기사 하나를 쏘아 올렸다.
『[단독]강트맨 ‘강주혁’, 비밀리에 TVL과 접촉! 이제 TVL에 무게 두나.』
특별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기사 하나.
그러나 이 평범한 기사가 낳은 반응은 평범하지 않았다.
『손을 대는 족족 성공시키는 강주혁, TVL에서 새로운 프로 기획하나?』
『강주혁과 사이좋던 WTVM. 사이 갈라진 그 내막은?』
『보이스프로덕션의 예측 불가의 행보, 이번엔 TVL.』
『TVL 만난 미다스의 손 ‘강주혁’, 이번에는 드라마인가 예능인가?』
-WTVM이 강주혁 팽한건가?
-뭔소리임. 대충 봐도 강주혁이 WTVM 버린 거지. 드라마부터 예능까지 강주혁 때문에 잘된 거나 다름없는데, WTVM이 뭔짓 한 듯.
-TVL에선 뭘 런칭하려나. 좀 기대된다.
-예능일 듯. TVL 드라마 들어갈 틈새가 없으니까.
-아니지. 드라마일지도 모름.
-나 같으면 강주혁 존나 싸고돌 거 같은데. 병신이네 WTVM.
디쓰패치가 평범하게 쏘아 올린 기사에 타 언론사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당연했다. 강주혁과 보이스프로덕션이라는 이름은 그만큼 좋은 먹잇감이었으니까.
거기다가 강주혁이 화제가 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타 언론사 입장에선 당연히 일단 기사를 쓰고 보는 것이 타당했고.
-그래도 확실히 꼴찌 WTVM보단 1등 TVL이 화력은 좋겠지.
예측, 상상, 찌라시, 추측성 기사들이 줄지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언론의 움직임은 곧 여론의 움직임으로, 이어서 대중들의 머릿속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늦은 점심.
“ 아~ 예예. 박기자님. 하하. 맞아요. 맞아. 우리 TVL이 강주혁 사장님 만났어요. 어? 아니~ 새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먹방로드 있잖아? 그거 판 새로 짜는데, 그것 때문에. ”
“ 에헤이 김기자. 속고만 살았나? 진짜야. 아직 먹방로드만 얘기 나왔다니까. ”
TVL에 전화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확인을 위한 언론사의 전화들. 덕분에 TVL의 PD들은 할 일을 제쳐두고 미친 듯이 전화를 받아야 했다.
여기서부터 팩트가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점심부터 추측성 기사가 아닌, 사실이 포함된 기사가 앞 전에 터졌던 추측성 기사들을 덮었고.
『[단독] TVL 측 “예능 먹방로드에 칼질, 강주혁 만난 것은 사실 ”』
『TVL 예능 ‘먹방로드’, 강주혁이 선택한 것은 투자인가? 기획인가?』
『먹방로드 제작진 “출연자들 아직 확정된 것 없어. 대신 젊은 피 수혈”』
『강주혁은 먹방로드에 무엇을 보았나?/ 사진』
-먹방로드? 그 할배들 나와서 밥 먹는 그거?
-헐~ 그거 갈아엎는 거구나. 강주혁 회사 소속 배우들 나오려나?
-ㅋㅋㅋㅋㅋ거기에 강주혁이 무슨 짓을 할지 ㅈㄴ 기대되넼ㅋㅋㅋㅋ
-젭라 강하진 좀 나왔으면….예능에서도 보곱싵다!
언론의 초점이 TVL에서 먹방로드로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처럼 넘실거리며 속도를 내던 기사들은 곧, 실검에 오른 키워드들을 갈아치웠다.
1.먹방로드
2.TVL 먹방로드
3.강주혁
4.WTVM
5.먹방로드 출연자
소리 없는 전쟁. 현재 대중들이 느끼는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칼과 방패 없는 정보의 전쟁이었다. 즉, 방송사들의 싸움.
그리고 화요일 이른 오후.
이런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싸움에 우위에 섰다고 느낀 TVL측이 뒷구멍으로 정보를 흘렸다.
『[팩트체크] TVL 관계자 “강주혁이 이번에 준비하는 것은 토크쇼”』
TVL에서 흘린 정보 덕분인지, 먹방로드로 활활 타오르던 관심이 토크쇼로 옮겨붙었다.
-토크쇼? ㅈㄴ 예상 못 한 전개네
-ㅋㅋㅋㅋ강주혁이 직접 진행하는 거임?
-진짜 별짓을 다하넼ㅋㅋㅋㅋ
-좀 약빤 토크쇼 만들어줬으면 좋겠음. 우리나라 토크쇼는 재미가 없어.
-빠꾸없는 강주혁이면 아마 19금 토크쇼 만들지돜ㅋㅋㅋㅋㅋ
바로 여기까지의 상황을 사무실에서 지켜보던 주혁이 미소지었다.
“ 그래. 이렇게 나오겠지. ”
테트리스 조각들이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여가는 무렵, 그저 관망하던 주혁이 핸드폰을 들어 추민재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 신호는 짧았고.
“ 어- 사장님. ”
“ 내가 일전에 말했던, 우리 공식 입장. 지금 쏘자. ”
“ 알았어. ”
보이스프로덕션의 공식 입장은 난장판인 전쟁통 사이를 화살로 가르듯 쏘아졌다.
『[단독] 보이스프로덕션 측 “TVL측과 먹방로드나 토크쇼 관련 얘기 나눈 것은 사실, 그러나 확정된 것 없어”』
이 공식 입장이 터진 무렵인 화요일 오후.
“ 반갑습니다. ”
“ 어이구~ 강사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
강주혁은 추민재 팀장과 함께 정체 모를 곳과 비밀리에 미팅을 진행했다.
1시간 뒤, WTVM 사장실.
WTVM 사장이 멍한 표정으로 노트북을 노려보고 있었다.
“ 이, 이 친구가. ”
주름이 자글자글한 이마를 짚은 WTVM 사장이 다급하게 핸드폰을 꺼내, 본부장과 CP 등등을 호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대로 있다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떠나갈 판이였기 때문.
이어서 WTVM 사장실로 본부장과 국장, 여러 CP, PD들이 들어왔다. 그중 김태우 PD도 포함이었다.
“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
WTVM 사장이 대뜸 외쳤다. 그러자 작게 혀를 찬 드라마국 국장이 답했고.
“ 뭐겠습니다. 강주혁이 TVL로 시선을 돌린 것 같습니다. ”
“ 아니, 이렇게 갑자기?! ”
“ 워낙에 자유로운 양반이라. ”
다음으로 예능 국장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전화가 몇 번 오긴 했는데, 사장님이 거리를 두라고 하셔서. ”
“ 아니! 이 사람아! 거리를 두랬지, 누가 아예 전화를 받지 말라고 했나?! ”
“ 그게······ ”
“ 어허! 이게 지금! ”
그때였다. 가만히 서서 상황을 지켜보던 김태우 PD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 저······ ”
“ 뭐야. 뭔가?! ”
“ 이 상황이라 말씀드리는데. 28주, 궁궐을 쓴 정작가도 계약을 마다합니다. 일전에 강주혁 사장님이랑 만났었는데, 아무래도 정작가도 강주혁 사장님 쪽으로 붙은 것이. ”
“ 뭐?! 아직 계약을 안 했어?! 그럼 뭐야. 그 작가도 TVL에서 차기작 푼다는 거야?! ”
“ 이런 상황이니 아마도. ”
진퇴양난.
엎치고 덮치는 상황에 WTVM 사장의 얼굴이 사색이 됐고, 당황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강주혁을 쥐락펴락하길 기대했지, 이렇게 거지같은 상황을 원하지 않았고, 불길이 번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 빠, 빨리 강주혁 사장 전화 돌려! ”
당황함에 외친 WTVM 사장이었고, 곧바로.
-우우우우웅 우우우웅
그의 전화가 울렸다. 이어서 발신자를 확인한 WTVM 사장의 얼굴이 한없이 구겨졌다.
“ ······뭔가. ”
“ 하하하. 고맙네! 고마워. ”
“ 뭐? ”
“ 덕분에 재미를 보고 있는데, 고맙지. ”
상대는 TVL 사장이었다.
늦은 밤, GM 엔터테인먼트.
이강수 사장이 흘러가는 상황을 장난스레 웃으며 지켜보다 이내, 혼잣말을 뱉었다.
“ TVL로 가닥을 잡으셨나? ”
사실이 그랬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선 누가 봐도 강주혁이 WTVM을 버리고 TVL로 가는 그림. 이 속도라면 빠르면 오늘 밤, 늦으면 내일 정도에 공식 발표가 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 뭐, WTVM이나 TVL이나 어딜 가도 똑같습니다~ 강주혁 사장님. ”
-스윽.
이어서 기대감 넘치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낸 이강수 사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 PD님? 이강숩니다. 네~ 그럼요. 그보다 기사 봤는데, 어찌 되고 있는지······뭐요? ”
그런데 순간 웃음기 가득한 이강수 사장의 얼굴에 살짝 금이 갔다.
“ 지금 뭐라고? ”
다음 날 아침.
종일 시끄러웠던 화요일이 지나고, 밝아온 수요일 아침. 날이 밝아서야 이강수 사장의 얼굴에 금이 간 이유가 세상에 쏘아졌다.
『[공식]보이스프로덕션 측 “토크쇼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WTVM, TVL에서 하지 않는다.”』
강주혁이 그 어느 곳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기사.
이 기사를 끝으로 보이스프로덕션에서는 그 어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묵묵부답을 일관했다.
그리고 같은 날 밤.
WTVM 방송국 주변 고급 한식집 3번 룸에 WTVM 사장과 본부장 그리고 예능국장이 차례로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 ······ ”
“ ······ ”
룸 안은 침묵이 무겁게 깔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강력한 한방.
WTVM 사장이나 본부장이나 방송가를 이틀간이나 강타한 폭풍 탓에 진이 빠졌기 때문.
바로 그때.
-드르륵.
옆으로 열리는 나무문을 열고, 싱글 코트를 입은 남자가 룸에 모습을 드러냈다.
“ 아! 강사장님! ”
“ ······여기로. ”
여유로운 표정의 강주혁이었다.
“ 처음 뵙네요. ”
-스윽.
짧게 인사한 강주혁이 자리에 앉자, WTVM 사장이 살짝 퉁명스럽게 본론을 꺼내 들었다.
“ ······강사장님. 너무 일을 크게 벌였어. 이렇게 대화로 풀면 좀 좋나. ”
괜한 말을 꺼내는 WTVM 사장에 화들짝 놀란 예능 국장이 끼어들었고.
“ 사, 사장님! 제가 얘기하겠습니다. ”
WTVM 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 아니야. 내가 하지. 강사장. 서운한 건 알지만, 말로 풀자고 말로. 이렇게 방송국 하나 등지면 자네한테도 피해가. ”
“ 뭔가 착각하나 본데. ”
“ ······뭐? ”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짓는 강주혁이 말을 자르고 들어오자, WTVM 국장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말을 잇는 강주혁.
“ 이미 WTVM은 내 그림에서 빠졌는데, 아직도 허우적거리고 계시는군요. ”
“ 무, 무슨! ”
“ 피해라 그러셨나요? 피해? 정말로 WTVM 하나 등진다고 저한테 피해가 있을거라 생각하십니까? 어때요. 예능 국장님 한번 말씀해보세요. 저한테 피해가 있을까요? ”
“ 아······그게. ”
예능국장의 어색한 반응에 주혁이 피식했다.
“ 참. 이해가 안 돼요. 방송국 사장 자리쯤 올랐으면 이게 똥인지 된장인지 굳이 먹어볼 짬이 아닐 텐데. 하나하나 먹어보려 하네. ”
“ 이, 이봐! 말을 ”
“ 빼겠습니다. ”
“ 뭐? ”
“ 지금 WTVM 에서 진행 중인 또는 거론됐던 모든 것들. 싹 빼겠다고. ”
그러자 본부장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 아! 사장님! 진정하시고! ”
하지만 강주혁은 진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날뛰었다.
“ 먼저 만능엔터테이너부터 투자금은 이미 들어갔으니 어쩔 수 없고, 간단하게 제가 빠지면 되겠어요. 그리고 이제 다음 주면 들어가는 당해낼 수 없다. 투자금 뺍니다. 하영씨 뺍니다. 어, 정작가님도 계시는군요. 그 작가님은 WTVM 아니어도 날아오를 작가님이니, 이번 참에 공중파 소개해드리면 되겠어요. 토크쇼? 당연히 중지합니다. ”
“ 아, 아니. 잠시만. 강사장. ”
“ 그리고 앞으로 WTVM에 그 어떤 제안도 안 합니다. 즉, 보이스프로덕션이 WTVM 깔끔하게 털겠다고. ”
현재 WTVM을 급부상시킨 간판프로 및 작가 그리고 WTVM의 미래까지 전부 버린다는 뜻이었다.
“ 자, 이제 좀 보이십니까? 어디가 더 피해를 볼지? 감당 가능하십니까?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되면 그 자리도 간당간당할 텐데. 왜요? 내가 못할 것 같습니까? ”
“ ······아. ”
방에 앉은 모두가 부정하지 않았다. 강주혁이라면 하고도 남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
-스윽.
말을 마친 주혁이 담담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어서 명백하게 말문이 막힌, 얼굴에 똥을 끼얹은 듯한 표정을 지은 WTVM 사장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 언제나 방송국이 갑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아시겠습니까? ”
“ ······ ”
“ 진짜 해드려요? ”
“ ······아, 아니. 미안하네. ”
이윽고 고개를 숙인 WTVM 사장을 잠시간 보던 주혁이 벗었던 코트를 입었다. 그때 예능 국장이 어렵게 말을 걸었다.
“ 그, 그 사장님! 그럼 토크쇼는 아예 중지하시는. ”
“ 인터넷을 보세요. 지금쯤 떴을 테니. ”
대답을 마친 주혁이 룸을 나섰고.
“ 인터넷? ”
짧게 읊조린 예능 국장이 다급하게 핸드폰을 꺼냈다. 이어진 짧은 터치. 곧 그의 핸드폰 화면에 한가지 기사가 떴다.
순간, 예능 국장의 눈알이 커졌다.
『[단독] KBC 측 “보이스프로덕션 측과 논의 끝에 토크쇼 런칭하기로”』
토크쇼의 행선지는 공중파였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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