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61
담담하게 전달된 강주혁의 말에 김태우 PD가 화들짝 놀랐다.
“ 프리요?! ”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지, 한바탕 소리를 지른 김태우 PD의 시선이 정작가부터 시작해서 추민재 팀장 그리고 결국엔 강주혁에게로 다시 돌아왔다.
“ 저, 정말입니까? ”
-스윽.
물음을 들은 주혁이 미소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도 커피를 내릴 모양.
“ 물론이죠. ”
“ 아니. 근데 제가 터진 작품 해봐야 28주, 궁궐이 다라서. ”
“ 그거면 충분합니다. 이미 제작사 몇 군데에서 컨텍도 오셨잖아요? ”
“ 그, 그렇긴 합니다만. ”
“ 일단, 정작가님 김태우 PD님. 계약서에 조건 먼저 확인해보시고. 얘기 계속 나누시죠. ”
-푸쉬!
주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머신기는 추가로 커피를 뽑아내는 소리를 뿜었고 정작가과 김태우 PD가 계약서를 펼쳤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3분, 5분, 10분.
약 15분이 지나서야 정작가와 김태우 PD가 계약서 검토를 끝냈고.
“ 계약금이나 조건 중에 부족한 게 있으십니까? 있으시면 지금 말씀하세요. ”
정작가나 김태우 PD가 고개를 저었다. 꽤 강렬하게.
“ 아니요! 좋은데요? ”
“ 예. 좋습니다. 그런데 너무 조건이 좋은데. 저나 정작가나 어찌 보면 이제 신인 딱지 뗐는데. 이런 조건이······ ”
말끝을 흐린 김태우 PD를 보며 주혁이 웃었다.
“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두 분 더 비싸지기 전에 스카웃 해놔야죠. ”
사실이 그랬다. 주혁은 김태우 PD나 정작가의 궁합은 둘째치고, 개개인의 능력을 보고 이런 선택을 내린 것이었다.
김태우 PD는 28주, 궁궐이 연출로서 3번째 작품이었다. 거기다 장르는 처음 맡아본 퓨전 사극. 그럼 에도 그는 장면 하나 허투루 사용치 않고, 헤나부터 김건욱까지 주연들을 멋지게 담아냈다.
심지어 조연들까지 살아 숨 쉬는 연출력을 보여줬다.
정작가는 주혁이 만나본 작가 중 대사가 가장 날 것 같은 특색을 지닌 작가로 TOP 5 든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당연히 영입해야 했다.
‘ 아무리 내 도움이 있었다지만, 그건 초반이나 통할 일이고. 결국, 28주, 궁궐의 히트는 이 두 사람이 만든 거나 다름없다. ’
실제로 결과인 시청률이 증명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고, 앞으로도 옆에서 서포트해준다면 더욱 날아오를 것이 분명했다.
“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제 계획을 설명해 드릴까요? ”
“ 계획이요? ”
김태우 PD가 짐짓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되묻자, 강주혁이 다리를 꼬며 말을 이었다.
“ 현재 보이스프로덕션 제작파트에는 영화 관련은 꽤 모였지만, 드라마 쪽으론 전무합니다. 그 스타트를 정작가님과 김태우 PD님이 끊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저희가요? ”
“ 예. 음- 드라마라는 게 보통은 방송국 PD가 작가에게 컨텍을 넣고, 작가가 작품을 쓰죠. 그러면 그 작가 소속사가 작품을 방송사에 판매하고, 방송국은 제작사를 구하는 순서대로 움직이죠? ”
“ 크게 보면 그렇습니다. 전부 따로 움직이죠. ”
대답을 들은 주혁이 미소지었고.
“ 저는 그 방식을 좀 깨보려 합니다. ”
여기까지 들어선 이해가 잘 가지 않았는지, 김태우 PD가 다시 물었다.
“ 깬다고요? ”
“ 여기저기 따로 움직일 필요 없이. 전부 내부적으로, 보이스프로덕션 작가님이 글을 쓰고, 소속 PD님이 연출하고, 보이스프로덕션이 투자하고 제작까지 하는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
즉, 여기저기 따로 움직일 것 없이. 전부 보이스프로덕션에서 진행하고 방송국에 판매만 하겠다는 소리였고, 외주 제작사로서 발을 넓힌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었다.
“ ······헐. ”
정작가가 탄성을 질렀다. 옆에 있는 김태우 PD 역시,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다.
실제로 국내 드라마 제작사나 컨텐츠 제작사 등등을 보면 작가를 영입하고 제작도 자체적으로 하는 제작사가 몇 있지만, 극히 드물다.
거기다 보이스프로덕션에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까지 병행하고 있으니, 제작파트 쪽으로 주혁은 어마어마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 뭐, 결과적으로는 영화나 드라마 등등 제작부터 투자, 캐스팅까지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모두 내부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제 계획이긴 합니다만. 당장은 어렵겠죠. 하지만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어때요? 같이 해주시겠습니까? ”
이어서 사장실에 정적이 흘렀다.
짧게나마 보이스프로덕션의, 강주혁의 원대한 계획을 들은 정작가와 김태우 PD.
“ ······ ”
“ ······ ”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정작가였고.
“ 제가 보이스프로덕션 드라마 쪽으론 1호 작가겠네요. ”
그다음이 김태우 PD였다.
“ 그럼 전 1호 PD로 하겠습니다. ”
-스윽.
그렇게 사인을 마친 정작가와 김태우 PD에게 주혁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 잘 부탁드립니다. ”
보이스프로덕션이 영화뿐만이 아니라, 드라마까지 발을 뻗는 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WTVM 예능국.
아침 일찍부터 예능국 사무실에는 예능국장의 고성이 오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 야! 정창수! 너 미쳤냐?! 이 새끼가 연출하라고 현장 보내놨더니, 정신이 나갔냐? 어후- 진짜! ”
전날 만능엔터테이너 패자부활전 녹화에서 강주혁과 마찰을 빚은 것이 이미 예능국장의 귀에까지 닿았기 때문.
“ 가뜩이나 지금 나도 강주혁 사장 눈치 보고 있는데. 네가 뭔데 고춧가루를 쳐 뿌리고 지랄이냐고!! ”
“ ······죄송합니다. ”
가뜩이나 소문이 빠른 방송가에다, 어제 녹화장에 스텝만 수십 명이 넘었기에. 정창수 PD가 한 짓은 이미 예능국에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덕분에 정창수 PD는 사무실 중앙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예능국장의 발광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없었다.
“ 너 때문에 그 양반 빡쳐서 그나마 건진 ‘당해낼 수 없다’ 엎어지면? 네가 책임질래?! 말해봐 이 새끼야. ”
“ ······죄송합니다. ”
“ 어후! 진짜! 시발 그래 내 죄다 내 죄야! 시말서 써와!! 그리고 창수 너는 몇 달간 조연출 뺑뺑이야 알아들어?! ”
“ 알겠습니다······ ”
-쾅!!
온갖 욕을 뱉은 예능국장이 문을 부실 듯 강하게 닫고는 사라졌고.
“······후- 지랄 같네. ”
“ 크큭. 어이구 우리 창수 어쩌냐. PD에서 조연출로 좌천됐네. 그러니까 윗선도 지금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강주혁인데. 네가 왜 개겨? ”
“ 그러게. 창수 PD. 아니, 창수 조연출님 제발 제 프로 이제 일주일 뒤면 나가는데, 건들지 좀 말아주세요. ”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던 박한철 PD나 이민주 PD가 웃으며 한마디씩 보탰다.
“ ······시발. ”
하지만 정창수 PD는 어금니가 으스러질 듯 꽈득 물뿐이었다.
그 시각, 드라마국.
김태우 PD가 드라마국 국장실에서 국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 그래서. 나간다고? ”
“ 예. ”
“ 후- 태우야. 요즘 우리 사정 뻔히 알면서 그러냐. ”
“ 죄송합니다. ”
김태우 PD의 꽤 묵직한 대답에 드라마국 국장이 책상 위에 올려진 사표 봉투를 보며 머리를 긁었다.
“ 쯧. 그래. 어디냐? 스카웃 들어온 곳이. 28주, 궁궐 끝나고 여기저기 들어왔다며? ”
“ 보이스프로덕션으로 갈 생각입니다. ”
“ ······역시나 그렇게 됐나? ”
“ 예. ”
-드륵.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사표 봉투를 서랍에 넣던 드라마국 국장이 말을 이었다.
“ 강주혁 사장. 아니다 싶으면 칼같이 돌아서는구먼. 후- 내 이럴 줄 알았지. ”
이어진 늦은 오후.
만능엔터테이너가 전파를 탔다. 이번 만능엔터테이너의 내용으로는 대부분이 참가자들의 무대로 채워졌다.
TOP 20인의 뮤지컬 무대.
거기다 지금까지의 만능엔터테이너의 포맷과는 다르게, 연기파트와 춤, 노래 파트의 심사위원들이 모두 모여서 심사를 이어가는 모습에 새로움이 담겼고.
『만능엔터테이너, 심사위원으로 ‘서아리’ 출격』
꽤 기대를 모았던 서아리가 등장하면서 더욱 화제를 낳았다.
『‘마니또’ 수현의 걸그룹의 현실을 꼬집는 무대,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채로운 무대로 채워진 ‘만능엔테테이너’』
『[단독]만능엔터테이너 제작진 “패자부활전 있다” 시청자들 기대감 상승』
『도경태, 이혜원, 이필수 등 환상적인 무대 /사진』
『‘강주혁’, 오늘도 후진 없었다. 극과 극의 심사평』
-오! 오늘부터 시청자 투표네.
-지금 바로 투표하러 간다!
-솔직히 수현이 제일 잘하지 않았음?
-ㄴㄴ이혜원이 의외로 선방함
-난 왜 이필수 아저씨가 멋있지….ㅠㅠ
-오늘 자 강주혁: 선 긋기
-솔까 강주혁 말이 맞지. 무대 자체는 시청자들이 보고 판단할 문제지. 오희연 심사 나는 전혀 공감 안 됐음.
-ㅇㅇㅈ 강주혁이 대충 보면 겁나 차가워 보이는데, 참가자들 배려해준 듯.
-난 걍 싸가지 없어 보이던데. 강주혁 나올 때마다 좀 불편함
-니 얼굴이 더 불편함
수많은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방송이 끝난 직후 만능엔터테이너 공식 홈페이지에는 시청자 투표 페이지가 오픈했다.
그리고 정확히 10분 만에 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어진 다음 날 아침.
WTVM 예능국 입구에 시청률 표가 붙었다. 이미 시청률 표 주변으로 몰린 인원들 사이. 박한철 PD 역시 끼어있었고.
“ 만능엔터테이너! 시청률! ”
모여있던 인원 중 가장 앞줄에서 시청률을 확인한 동료 PD가 웃으며 외쳤다.
“ 15.9%!! 와씨! 시청률 미쳤네! ”
또 한 번의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운 만능엔터테이너. 이어서 모여있던 인원들은 하나같이 박한철 PD에게 축하와 찬사를 보냈고.
그 모습을 꽤 멀리서 지켜보던 예능 국장이 눈을 질끈 감았다.
“ 시발. 사장 새끼. ”
이후,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투표를 진행하는 주말이 지나고, 어느새 결과 발표날인 7일 화요일.
아침 10시를 기준으로 만능엔터테이너의 참가자 숙소 로비가 북적거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입구 쪽 게시판에 합격자 명단이 붙었기 때문.
“ 있다!! 있어!! ”
“ ······아 ”
“ 헐! 내 이름이 있어! ”
“ 꺄!!! ”
“ 없···어? 진짜? ”
희비 교차.
로비에 모인 20명의 만능엔테터이너의 참가자.
오늘 이 중 10명이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남은 10명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덕분에 로비에 모인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각기 다른 얼굴이 만들어졌다.
지옥과 천당.
바로 그때.
-스윽.
로비로 만능엔터테이너 제작진 몇 명이 들어와 외쳤고.
“ 합격자분들은 축하드립니다! 그대로 숙소로 올라가시면 되고요! 탈락자분들은 짐 챙겨서 이쪽으로 모이시겠습니다!! 인터뷰 딸 예정입니다! ”
이미 숙소 앞에는 미니 버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한 시간 뒤. 강주혁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었다. 만능엔터테이너의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딸깍!, 딸깍!
이어서 주혁의 클릭 몇 번에 노트북 화면은 만능엔터테이너의 공식 홈페이지를 토해냈고.
-TOP 10 발표!
공식 홈페이지가 뜨자마자, 작은 팝업이 떴다. 그 팝업을 주혁이 다시 한번 클릭하자, 노트북 화면은 순식간에 결과발표 창으로 바뀌었다.
“ 인터넷 투표만 60만 건이 넘었네. ”
토, 일, 월. 3일간 이루어진 만능엔터테이너 투표수는 총합 100만 건이 넘으면서 엄청난 투표수를 자랑했다.
실제로 주말 내내 ‘만능엔터테이너 투표’, ‘만능 투표’, ‘만능엔터테이너 공식 홈페이지’ 등이 실검에 올랐고, 수많이 기사들이 쏟아졌었다.
결과적으론.
인터넷 투표 약 65만여 건, 기타 투표 35만 여 건. 합쳐서 약 100만 건.
어마어마한 시청자가 참여했다는 뜻이었다.
이어서 주혁은 순위별로 나열된 합격자들을 확인했다.
– 수현(투표수 1위)
– 이혜원(투표수 2위)
– 도경태(투표수 3위)
– 김태림(투표수 4위)
– 최주희(투표수 5위)
– 서혜주(투표수 6위)
– 이필수(투표수 7위)
– 최원(투표수 8위)
– 전현수(투표수 9위)
– 신다정(투표수 10위)
‘모두 축하드립니다!’
결과를 확인한 주혁이 웃었다.
“ 오- 생각보다 다들 괜찮게 나왔네. ”
무엇보다 마니또의 수현이 투표수 1등이라는 것이 강주혁을 놀라게 했다. 이어서 주혁은 언론 반응을 확인했다.
『‘만능엔터테이너’ 첫 투표, 1위는 마니또 수현』
『1위 수현을 시작으로 2위 이혜원······ 10위 신다정까지, 예상을 뒤엎는 결과』
벌써 언론사들은 각기 다른 시각으로 이번 투표 결과를 파악하고 있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보는 눈이 정확한 것인가? 그저 운? 강주혁의 선견지명에 시청자들 갑론을박/ 사진』
『[팩트체크]후진 없는 심사위원 강주혁, 그가 높은 점수를 준 참가자들 모두 합격!』
강주혁이 높은 점수를 줬던 참가자들이 모두 합격한 것이 꽤 화제로 오르고 있었다.
-탁!
흥미로운 결과를 확인하던 주혁이 노트북을 덮어 자리에서 일어나던 때였다.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그의 속주머니에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일어나려던 주혁은 다시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했다. 그런데.
“ 누구지. ”
처음 보는 번호가 찍혀있었고, 고개를 갸웃하던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 예. 강주혁입니다. ”
이어서 들려온 것은 여자 목소리였다.
“ 주혁씨. 안녕하세요? ”
“ 예. 누구시죠? ”
주혁의 되물음에 전화를 건 여자는 잠시간 짧게 웃더니 자기소개를 했다.
“ 나 홍혜숙 작가예요. ”
상대는 스타작가 홍혜숙이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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