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64
주혁이 약간은 다급하게 화장실의 위치를 묻자, 급한 줄 알았는지 홍혜숙 작가가 현관 쪽으로 손가락을 들었다.
“ 저쪽이요. 현관 앞에. ”
“ 잠시. ”
이어서 작게 고개를 숙인 주혁이 화장실의 문을 여는 동시에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이렇게 다급하게 화장실까지 와서 주혁이 전화를 받은 이유는 간단했다.
전화가 보이스피싱이었기 때문.
주혁의 핸드폰에 070-1004-1009 번호를 출력하던 보이스피싱은 여자 목소리를 토해냈다.
[‘실버’단계의 주인이신 강주혁님 안녕하세요!] [강주혁님의 유료서비스 ‘실버’의 남은 횟수는 총 15번입니다.] [유료 서비스인 ‘실버’단계를 통해 인생역전에 더욱 가까워지길 기원합니다! ] [계속 진행을 원하시면 1번을 눌러주세요. ]이어 주혁이 1번을 눌렀다.
-띠익.
[들으실 항목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 [ 1번 ‘서울시 영등포구’, 2번 ‘없어졌던 남자’, 3번 ‘화이트 빅 마우스’, 4번 ‘누나 넷 3대 독자’, 5번 ‘새벽 1시 30분’, 6번······] [ 다시 듣기는 #버튼을 눌러주세요. ]“ 흠. ”
키워드를 들은 주혁이 잠시간 고민했다. 당장 호기심이 당기는 건 1번 ‘서울시 영등포구’와 4번 ‘누나 넷 3대 독자’ 였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이 약 5초.
“ 1번 ‘서울시 영등포구’로 간다. ”
하지만 주혁의 고민은 짧았다. 결정을 내린 주혁이 1번 ‘서울시 영등포구’ 눌렀다. 아니, 누르려 했다.
“ 아. ”
순간, 그가 살짝 손가락을 삐끗했고.
-띠익.
[ 탁월한 선택! 강주혁 님이 선택한 키워드는 ‘없어졌던 남자’ 입니다! ]2번 ‘없어졌던 남자’ 키워드가 눌려버렸다. 주혁이 살짝 혀를 찼지만.
“ 뭐, 상관없나. 어차피 선택할 것들이니까. ”
이내 수긍했고, 핸드폰에서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없어졌던 남자’는 무너졌던 배우 강주혁의 재기를 모티브 삼아 제작됐고, 이례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다만, 드라마 중반쯤 여자 주연배우의 음란한 카톡 대화가 느닷없이 터지면서, 드라마는 조기종영합니다. 이에 시청자들은 시청률 30%가 넘는 드라마에 똥을 뿌렸다며 분노합니다.]-뚝.
그렇게 전화는 끊겼고, 끊긴 전화를 천천히 내리던 주혁이 읊조렸다.
“ 잠깐. 잠깐만. ”
스스로에게 침착하라는 지시를 내리듯 주혁은 핸드폰을 속주머니에 넣고, 수첩을 꺼내 방금 내용의 미래정보를 메모했다.
이어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제목이 ‘없어졌던 남자’? 내 이야기? ”
즉, 강주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가 큰 성공을 한다는 뜻이었고.
“ 시청률 30%. ”
어마어마하게 높은 시청률, 하지만 여주의 사고가 터지면서 조기종영한다는 소리였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 ······ ”
그 문제를 되새기듯 주혁이 말없이 서 있다가, 급하게 화장실 문을 열고 다시 소파로 움직였다.
“ 오! 오셨다. ”
주혁의 등장에 홍혜숙 작가가 반겼지만, 현재 강주혁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저 홍혜숙 작가가 건넨 종이 뭉치에 정신이 팔려있었고.
‘ ······아무리 봐도 이건. ’
가만히 종이뭉치를 보던 주혁이 고개를 들어 홍혜숙 작가에게 물었다.
“ 이 시놉. 제 이야기가 맞습니까? ”
“ 응. 맞아요. 놀랐죠? 시놉 어때요? 진짜 시놉만 몇 주 걸렸어요. ”
“ ······ ”
주혁은 다시 말이 없어졌다. 그리고 다시 손에 들린 종이뭉치에 시선을 맞췄다.
종이뭉치는 시놉시스였다. 드라마 시놉시스.
거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것도 강주혁의 이야기로. 여기까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실제로 방금 보이스피싱에서 나온 드라마 ‘없어졌던 남자’의 시놉이 강주혁의 손에 있는 것일지 몰랐으니까.
다만.
‘ 시놉이 두 개야. ’
문제는 의외인 곳에서 발생 됐다.
‘ 어느 시놉이 보이스피싱이 말한 시놉이지? ’
보이스피싱이 알려준 드라마는 하나. 하지만 현재로선 시놉이 두 개였다. 정작가의 시놉, 홍혜숙 작가의 시놉.
강주혁 이야기의 시놉이 무려 두 개.
‘ 이게 우연이라고 볼 수 있나? ’
거기다 두 시놉 모두 제목은 미정. 순간, 주혁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리고 예전 정작가와의 미팅 자리에서 강주혁의 이야기로 대본을 쓰겠다 허락 맡던 그녀가 ‘홍혜, 홍혜’ 거리던 것이 생각났다.
‘ 정작가 님이 말한 상황이 이걸 말하는 거였나? ’
추가로 정작가는 강주혁에게 비슷한 장르의 시나리오나 대본에 대해서도 물었었다.
즉, 그녀는 이 같은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소리였다. 홍혜숙 작가도 강주혁을 두고 작품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이어서 생각을 정리하던 주혁이 다시 홍혜숙 작가에게 물었다.
“ 작가님은 정작가님 차기작. 어떤 것으로 가는지 아십니까? ”
“ 글쎄요? 저보다 주혁씨가 더 잘 알지 않아요? 그 애는 원체 자기 얘기를 잘 안 하는 애라. ”
여전히 미소짓고 있는 홍혜숙 작가를 보며 주혁이 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 정작가님은 알고 있고, 홍혜숙 작가는 모른다? ’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3분, 5분, 10분.
가만히 시놉을 내려다보는 주혁에게 홍혜숙 작가나 우진태 사장은 딱히 말을 걸진 않았다.
생각이 필요하다 판단한 모양.
어쨌든 말 없던 주혁은 10분이 지나서야 결론을 내렸다.
“ 시간을 좀 주세요.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
두 시간 뒤,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
회사로 돌아온 주혁은 팔짱을 낀 채, 책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미 이런 자세로 30분이 흘렀다. 그의 머릿속에는 수십 가지의 생각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책상에는 두 가지의 시놉이 놓여 있었다.
정작가의 시놉과 홍혜숙 작가의 시놉. 두 개다 강주혁의 이야기. 그런데 이렇게 놓고 보니 더욱 큰 문제점이 발생했다.
“ ······두 개다 흠잡을 게 없어. ”
두 개의 시놉이 모두 재밌다는 점이 문제였다. 물론, 시놉만으로 판단하기는 이를지 몰랐다. 하지만 드라마는 영화와는 달라서, 시놉의 비중이 매우 무겁다.
따라서 드라마 작가들도 시놉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만큼 드라마 시놉에는 디테일이나 작품의 방향성이 잘 나타나는데, 현재 주혁이 보는 두 시놉은 분위기와 성향, 스킬, 대사 등등만 다를 뿐 재미 자체는 비등했다.
“ ······ ”
이어서 주혁의 고민에 시간은 길어졌다.
10분, 15분, 30분.
추가로 30분이 흐른 뒤에야 그에게서 움직임이 있었다. 결정을 내린 듯.
-스윽.
먼저, 두 가지의 시놉을 겹쳐 책상 한쪽으로 치운 주혁이 핸드폰을 꺼내 홍혜숙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는 길지 않았다.
“ 주혁씨. 생각이 짧았네요? ”
밝은 목소리의 홍혜숙 작가. 주혁은 그녀에게 말을 전했다.
“ 작가님. 월요일. 다시 한번 뵐 수 있겠습니까? ”
“ 물론이죠? 어디서 볼까요? ”
“ 죄송하지만. 제 회사로 오실 수 있는지. ”
“ 그럼요. 오늘 내 작업실로 오셨으니까. 이번엔 내 차례가 맞죠? ”
“ 감사합니다. 그럼 시간과 위치는 문자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 알겠어요. ”
그렇게 홍혜숙 작가와의 통화가 끝났다. 하지만 주혁은 핸드폰을 다시 들었고, 추가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도 연결 신호는 짧았고,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 사장님! ”
상대는 정작가였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 여주 교도소.
면회실 안, 연신 삐그덕 소리가 나는 쇠 의자에 약간 얇아 보이는 코트를 입은 이강수 사장이 다리를 꼰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신기한 듯 앞쪽에 철창이나 나무 턱 등을 손을 쓸며 ‘오’ 따위의 탄성을 지르고 있을 찰나.
-끼익.
이강수 사장이 앉은 공간 반대편, 녹슨 철문이 열리며 허리에 곤봉을 찬 간수와 초록색 죄수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그 모습에 이강수 사장이 웃으며 일어났고.
“ ······ ”
죄수복을 입은 남자가 묘한 표정으로 이강수 사장을 노려봤다. 그런데 남자의 얼굴은 상처투성이였다. 마치, 조금 전까지 구타를 당한 듯.
멍과 흉터투성이였다.
그런 남자를 보며 이강수 사장이 손을 내밀었다.
“ 진태씨? 오랜만이죠? 앉아요. ”
죄수복을 입은 남자는 류진태였다.
-스윽.
류진태는 대답 없이 이강수 사장의 반대편에 앉았다. 이제 두 남자의 사이에는 철창이 전부였다. 이어서 이강수 사장이 탄성을 질렀다.
“ 어후! 진태씨 얼굴이 왜 그래요? 많이 상했네. ”
“ ······뭡니까. 갑자기. ”
“ 아니- 진태씨 소식이 궁금해서. 아! 안에서 종주씨 상황은 들었죠? 어쩌면 감방에서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
“ ······ ”
“ 어후- 근데 얼굴이 진짜 너무 심하네. 안에서 누가 괴롭혀요? ”
“ 당신 짓이지? ”
대뜸 물어오는 류진태에게 이강수 사장이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 응? 무슨 소리? ”
“ 당신이······ 당신이 나를 괴롭히는 거지? 범죄자 새끼들 시켜서. ”
“ 왜 그래요? 이상한 소리를 하시네? 그리고 진태씨 혹시 헷갈리시나? 진태씨도 범죄자잖아요. ”
“ 네 놈만 하겠냐? ”
“ 참. 난감하네. ”
꽤 난폭하게 대하는 류진태를 보며 이강수 사장이 머리를 긁으며 난처한 표정을 짓다, 이내 다시 류진태와 눈을 마주쳤다.
“ 진태씨. 지금 목숨줄인 증거물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 끈이 있는 것도 아니죠? ”
“ ······ ”
“ 유일한 끈인 종주씨도 참 안타깝게 됐고. 자, 그럼 진태씨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이강수 사장이 웃으며 고개를 살짝 꺾었다. 협박처럼 들리진 않았지만, 류진태에게는 그와 비슷하게 들렸는지 순간, 불안한 듯 눈알을 굴렸고.
“ 사, 살려줘. 당신 말대로 이제 아무것도 없잖아! 그냥 쥐죽은 듯이 살 테니까!! ”
언성을 높였다. 그 바람에 뒤쪽에서 류진태를 지키고 있던 간수가 슬쩍 이강수 사장을 쳐다봤다. 그러자 이강수 사장이 미소짓는 입에다 자신의 검지를 붙였고.
“ 쉿- 목소리가 너무 크네요. 진태씨. ”
“ ······ ”
불안해하는 류진태에게 다시 물었다.
“ 진태씨. 그 안에서 잘 지내고 싶어요? 별 탈 없이? ”
“ ······그, 그래. ”
“ 그래? ”
“ 아······그- 잘 지내고 싶습니다. ”
이어서 말을 다급하게 정정하는 류진태와 얼굴 거리를 좁힌 이강수 사장이 목소리를 죽였다.
“ 그럼 내 부탁 하나 들어줘요. ”
“ 부, 부탁? ”
“ 네- 부탁. ”
“ 어떤? ”
류진태의 되물음에 이강수 사장의 미소가 귀에까지 걸렸고.
“ 나 강주혁에 대해 전부 알려줘요. 처음부터 끝까지. 진태씨가 강주혁 잘 알잖아? ”
“ 가, 갑자기. 강주혁을 왜. ”
이강수 사장이 결론을 던졌다.
“ 음. 글쎄요? 제대로 안 하면 질 것 같아서? ”
같은 시각,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
아침, 주혁은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내렸다. 그런데 한 잔이 아니었다. 자신의 커피를 내린 뒤, 다시 한번 버튼을 눌렀다.
바로 그때 사장실의 문이 열렸다.
-끼익.
“ 어머머. 회사가 좋네요? ”
이어서 자주색 코트를 입은 홍혜숙 작가가 탄성을 지르며 들어왔다. 사장실로 들어온 그녀에게 주혁은 방금 내린 커피를 건네며 자리로 안내했다.
“ 앉으세요 작가님. 오늘은 혼자 오셨네요? ”
“ 아, 우진태 사장님? 네. 오늘 아침에 미팅이 있다고 해서. 커피 땡큐. ”
-스윽.
웃으며 커피를 받아든 홍혜숙 작가가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명품백을 바로 옆 의자에 놓으며 자리에 앉았다.
“ 오~ 커피 맛 좋네요. 기계 어디 거 써요? ”
“ 그냥. 점원이 추천할 걸로 했습니다. ”
“ 그래요? 희한하네. 난 아무리 해도 이런 맛이 안 나던데. ”
잠시간 머신기 관련으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가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홍혜숙 작가가 손뼉을 쳤다.
“ 참참! 또 딴 얘기 했네. 그래서. 주혁씨 생각의 결말을 들어볼까요? ”
“ ······ ”
하지만 주혁의 대답은 없었다. 그저 홍혜숙 작가의 얼굴을 바라볼 뿐. 덕분에 홍혜숙 작가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 후- 주혁씨는 참 이상하네요? 보통 내가 하자고 하면 대부분 1초 만에 칼대답이 나오는데. 주혁씨 대답은 너무 오래 걸리네? ”
그녀는 자존심이 상한 듯 보였다.
당연했다.
무려 홍혜숙 작가이니까. 굳이 강주혁이 아니더라도, 지금 어딜 가도 거의 신을 떠받들 듯 대접을 받을 홍혜숙 작가였다.
“ 작가님 시놉은 재밌었습니다. ”
순간, 내뱉은 주혁의 말에 홍혜숙 작가의 눈썹이 꿈틀거렸고.
“ 그래요? 그렇게 재밌는데, 왜 주혁씨 배우로 활동할 땐 내 작품을 깠을까? ”
“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때는 영화에 치중하고 싶었습니다. ”
“ 그래요? ”
“ 네. ”
주혁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던 홍혜숙 작가가 내가 졌다는 듯 길게 숨을 뱉더니 말을 이었다.
“ 후- 그래요. 뭐. 그래서? 내 시놉이 재밌었는데. 그다음은? ”
“ 그건 도착하시면 이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 도착? 누가 또 와요? ”
그때였다.
-똑, 똑, 똑.
“ 들어오세요. ”
-끼익.
주혁의 허락이 떨어지자, 사장실의 문이 다시 한번 열렸고.
“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 ”
테 없는 동그란 안경을 쓴 정작가가 강주혁에게 인사하다 순간 놀랐다. 그리고 놀란 것은 정작가만이 아니었다.
홍혜숙 작가 역시 마찬가지.
“ 정작가······? 여긴 왜? ”
“ 아니, 전 사장님이 보자고 하셔서······ 그러는 작가님은 여기 왜 계세요? ”
“ 나도 주혁 씨가 불러서 왔지? ”
이윽고 두 작가의 눈이 강주혁에게 맞춰졌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연 것은 홍혜숙 작가였다.
“ 주혁씨. 이건 설명이 필요하겠어요. ”
두 여자의 분위기가 영 무거웠다.
한눈에 봐도 차가운 공기에 주혁이 고개를 갸웃했다.
‘ 원래 사이가 좀 안 좋은가? ’
주혁이 언뜻 들었을 때, 정작가는 홍혜숙 작가의 제자라고 했었다. 그럼 분명 정작가는 보조작가부터 시작했을 터. 보통 보조작가는 적어도 3년을 구른 다음 입봉한다. 그마저도 불발인 경우가 허다하지만.
어쨌든 둘 사이의 시간이 얕지 않음을 뜻했다.
잠시간 그녀들을 주혁이 가만히 보고 있을 때, 약간은 심드렁한 표정의 홍혜숙 작가가 되물었다.
“ 주혁씨? 설명 안 해줄 거예요? 대답이 없네? ”
“ ······ ”
주혁은 말없이 시선을 정작가에게로 돌렸다. 그녀는 꽤 담담한 표정으로 책상을 내려보고 있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니, 정작가는 대충 눈치를 챈 듯한 얼굴이었다.
-스윽.
잠시간 정작가의 얼굴을 보던 주혁은 자신의 책상으로 움직여, 겹쳐놨던 시놉 2개 들고선 홍혜숙 작가와 정작가에게 공평하게 나눴다.
그러자 홍혜숙 작가가 고개를 갸웃했고.
“ 뭐예요 이게? ”
“ 시놉입니다. ”
“ 그러니까. 왜 갑자기 시놉을? ”
“ 읽어보세요. ”
“ ······ ”
돌아온 강주혁의 확고한 대답에 결국, 홍혜숙 작가의 시선은 책상에 놓인 시놉에 박혔다. 그리고 5초 만에 그녀의 눈알이 커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 정······작가 거네요? ”
“ 맞습니다. 그리고. 저는 홍혜숙 작가님 것과 정작가님 것. ”
이어서 잠시 말을 멈춘 주혁이 검지로 홍혜수 작가 앞에 놓인 정작가의 시놉을 검지로 찍으면서 답했다.
“ 두 개 모두 드라마로 만들어볼까 합니다.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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