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93
‘간 큰 여자들’의 오디션이 끝난 늦은 밤. 주혁은 ‘간 큰 여자들’의 원작자인 송미진 작가를 데리고 회사 사무실로 돌아왔다.
-취익!
이어 자리에 앉아 있는 송미진 작가에게 커피를 건넨 주혁이 그녀의 반대편에 앉아 다리를 꼬았고.
“ 그래서. 작가님. 백번 촬영팀에 관해서 할 말이 뭔가요? ”
아직은 강주혁과의 독대가 어색한지, 송미진 작가는 앞에 놓인 커피를 양손으로 비비적거리며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 저······ 지금 우리 백번 촬영팀은 사장님 관리하에 최명훈 감독님 밑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
“ 그렇죠. 왜요? 혹시 불편해요? ”
“ 아뇨! 그럴 리가요! 전부 잘 대해주시고, 우리 애들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희 아직 대학생인데, 최명훈 감독님 현장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걸요! ”
사실이 그랬다. 백번 촬영팀은 강주혁 덕분에 해창전자의 웹드라마 ‘청순한 멜로’를 제작했고, 그것이 1억뷰라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았다.
거기다 주혁은 백번 촬영팀을 키우길 원했다.
따라서, 백번 촬영팀을 회사에 소속시키고, 최명훈 감독 영화팀에 합류시켜 현재는 경험을 쌓게 하는 중이었다.
훗날, 이들이 메인이 되어 작품을 만들어내는 날을 위해.
즉, 백번 촬영팀은 아직 대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상태에서 꽤 빛나는 필모가 2개나 쌓여있는 상태. 일반적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 네. 그런데요? ”
“ 이, 이게. 좀 스케쥴이 꼬여서. ”
“ 스케쥴? ”
“ 사, 사실은 저희가 곧 졸업시즌이라 졸작 준비를 해야 되거든요. ”
“ 아- 졸작? ”
“ 네. 저야 지금 들어가는 ‘간 큰 여자들’로 대체해도 되지만, 애들은 아예 영상 하나를 만들어서 내야 되는 거라서. ”
“ 즉, 작가님을 제외한 인원은 독립적인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
“ 네네. ”
“ 흠. ”
주혁이 턱을 쓸었다. 독립적인 영상이야 따로 시간을 내서, 만들면 문제없지만.
‘ 뭔가 뜻깊은 영상을 만들게 해주고 싶은데. ’
백번 촬영팀 역시,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주혁은 그들에게 미지근한 영상을 만들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간 시간이 흘렀다.
이어 정확히 3분 정도가 흘렀을 때, 생각을 마친 주혁이 송미진 작가를 불렀다.
“ 작가님. 우리 백번 촬영팀이 연출에 2명 제작으로 1명 그리고 작가님까지 총 4명이죠? ”
“ 네. 맞아요. 학교 동아리에는 추가로 5명이 더 있고요. ”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주혁이 결론을 던졌다.
“ 혹시. 백번 촬영팀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본 적 있습니까? ”
1시간 뒤.
주말 전에 백번 촬영팀과 미팅을 잡자는 말과 함께 주혁이 송미진 작가를 보낸 후, 그는 사무실에 틀어박혀 서류와 씨름 중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돈과 씨름 중이었다.
“ ‘간 큰 여자들’에 ‘없어졌던 남자’하고, 다큐 웹드라마, 독립영화 ‘상품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폭풍전야’ ”
행복한 고민.
“ ‘얘기하고 부대끼고’ 투자금에 하반기쯤 ‘폭풍’도 들어가야 되고, 헤나씨 정규 앨범도 곧, 거기다 DCS타워로 사옥 이전도 해야 돼. ”
한마디로 진행하는 일이 넘치는 만큼 돈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야 했다.
“ 스읍- 살짝 빠듯한데. ”
다 쏟아부으면 못 할 것도 없었다. 허나 회사란 평소 운영비가 필요하기 마련.
물론, 적절하게 시기를 정하고, 분기별 또는 나누는 형태의 1차, 2차 같은 방법으로 돈을 운영해도 되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보자면 살짝 빠듯했다.
“ 흠. ”
당연히 들어오는 수입도 많았다. 영화 ‘척살’과 ‘내 어머니 박점례’의 2차, 3차 유통 수입과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 그리고 현재도 음반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헤나의 싱글 ‘차가운 이별’까지.
거기다 예능과 배우들의 수입을 추가.
어쨌든 지금껏 강주혁이 손댄 모든 곳에서 꽤 어마어마한 수입이 발생하고 있었지만, 그만큼 앞으로 들어가야 할 돈도 많았다.
“ 물론, 앞으로 벌 수입에 비하면 지금 들어갈 돈들이야, 애교 수준이긴 하지만. ”
하지만 그건 미래의 일이고, 당장 주혁은 닥친 현실을 해결해야 했다.
“ 뭐, 대출을 받아도 되긴 하지. ”
가장 간편한 방법은 대출. 보이스프로덕션의 최근 상승세만 보자면 은행에서 대출을 안 해줄 리 없었다.
-스윽.
이어 등을 의자에 움푹 기댄 주혁이 짧게 생각에 빠졌다가, 이내 혼잣말을 뱉었다.
“ 세무사와 얘기를 나눠봐야겠어. ”
이후, 주혁은 새벽에 걸쳐진 시간에 퇴근해,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그리고 피곤이 쌓인 몸을 침대에 던졌고.
-스윽.
그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요즘 주혁의 버릇 같은 행동이었다. 잠자기 전 언론과 여론 반응을 확인하는 것. 그런데.
“ 음? ”
검색사이트에 접속한 주혁의 손가락이 멈췄다. 이유는 간단했다.
8. 불제육 볶음면 존맛.
요상한 말이 실검 8위에 올라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24일 금요일 이른 아침.
아침부터 기자들은 바빴다. 어젯밤부터 클릭수를 유도할 수 있는 이슈가 많이 터졌기 때문.
그중 하나가 불제육 볶음면이었다.
『‘불제육 볶음면 존맛’이 실검에 오른 이유』
『불제육 볶음면 존맛, 실검에 올린 묵빵 ‘너튜브계의 레전드?’』
『너튜버 ‘묵빵’ “실검 공정한지 실험, 진짜 오를지 몰랐다”』
『묵빵이 올린 ‘불제육 볶음면’ 알고 보니 태신식품의 신제품 라면』
뜻 모를 ‘불제육 볶음면 존맛’이 실검에 오르자, 대중들이 궁금해했고, 이를 기자들이 빠르게 기사로 작성해 뱉어냈다.
『엉뚱한 200만 너튜버의 실험, 태신식품 ‘불제육 볶음면’ 대중들 관심』
덕분에 불제육 볶음면 자체의 관심이 높아졌다.
물론, 아직 ‘불제육 볶음면 존맛’ 자체는 실검 7위 정도에 오른 상태였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사들이 쏟아지자, 대중들의 궁금증이 더욱 가속된 것.
『태신식품 ‘불제육 볶음면’으로 기세 탈까?』
당연히 아직은 출시가 안 된 라면이고, 이 라면이 하루 실검에 반짝한다고 대박이 터질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이어 정확히 2시간 뒤인 10시.
‘불제육 볶음면’과는 다른 카테고리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게 있었다. 바로 ‘간 큰 여자들’의 주연 확정 소식이었다.
『‘척살’ 대박 낸 최명훈 감독의 차기작 ‘간 큰 여자들’, 주연으로 하정훈, 류진주, 강하진 확정』
주연 확정 소식을 들은 배급사 VIP픽쳐스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
『최명훈 감독의 차기작 ‘간 큰 여자들’, 이번에도 제작사는 강주혁의 보이스프로덕션』
『탑배우의 행렬! 하정훈, 류진주, 강하진까지 다시 한번 최명훈 감독과 손발 맞춘다』
『최명훈 감독 소문대로 두 번째 작품 만에 사단 만드나? 하정훈, 류진주 등 합류』
덕분에 금요일 아침부터 연예 관련 기사면에는 ‘간 큰 여자들’의 기사들로 도배가 됐다.
『강주혁의 두 번째 제작영화 ‘간 큰 여자들’, 또다시 대박 터트릴까?』
-척살 ㅈㄴ재밌게 봤는뎈ㅋㅋㅋ기대된당
-강주혁이랑 하정훈 진짜 친한 듯. 강주혁 활동 시절에도 둘이 사모임 만들고 했자너.
-망하겠짘ㅋㅋㅋㅋ설마 두 번째도 터지것냐?
-류진주는 작품 뜸하더니, 최명훈 감독 작품에만 나오네?
-왘ㅋㅋㅋㅋ강하진 존나 잘 나간다? 며칠 전에 영화 들어갔다고 기사 본 것 같은데. 또 들어감?
-강주혁만 나왔다 하면 물고 빨고, 고만 좀 해라.
-강트맨 빠꾸없네.
-지금 실검에 강주혁 이름 며칠째 안 내려오는 중. 이렇게 되면 담주까지도 올라있겠넼ㅋㅋㅋ
-미친. 강트맨이 또?
물론, 아직 주연배우의 출연 확정 기사만 나갔으므로 대중들의 반응은 제각각.
하지만 기대감 만큼은 최대치였다.
그 시각, 강주혁은 한정식집에서 송사장을 만나고 있었다. 주혁이 출근할 때 송사장에게 전화가 왔었기 때문.
“ 요즘 아침은 먹고 일하냐? ”
“ 딱히. 먹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커피로 대충. ”
“ 야야야. 너 커피 너무 먹어. 속 썩는다. 썩어. ”
송사장은 식탁에 세팅되는 반찬을 먹기 좋게 나열하면서 혀를 찼고.
“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바쁜 놈이 밥을 챙겨 먹어야지. 밥심으로 버텨야 돼 한국인은. ”
고기 위주 반찬을 강주혁 쪽으로 밀어내며 송사장이 말을 이었다.
“ 보내준 제안서 봤다. ”
이어 주혁이 숟가락과 젓가락을 송사장에게 건네며 답했다.
“ 어땠어요? ”
“ 뭐, 조건은 좋더라. ”
“ 아쉬워? 부족하면 말해요. 최대한 챙겨. ”
“ 아니, 사실, 조건은 문제가 안 돼. ”
“ 뭐가 문제 될 게 있나? ”
강주혁의 되물음에 송사장이 받은 숟가락으로 된장찌개를 뜨며 짧게 읊조렸다.
“ 실현 가능성. ”
“ 가능성? ”
“ 너 임마. 제안서 마지막쯤에 써놨잖아. ‘척살’ 때보다 5배는 재밌을 거라고. ”
“ 그랬죠. ”
짧게 답한 주혁의 말에 송사장이 웃었고.
“ 그거 진짜냐고. ”
미소지으며 콩나물을 집은 주혁의 대답은 빨랐다.
“ 지금 계획으론 그런데. 어차피 나갈 거 일찍 다져놔야지. ”
“ 어차피 나갈 거? ”
숟가락 가득 얹힌 밥을 입안에 넣었던 송사장이 기가 찬 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 아니, 너 무슨 해외에 줄이라도 있냐? ”
“ 없어요. ”
“ 근데 무슨 자신감이야? ”
“ 뭐, 해외는 내가 배우 할 때부터 생각하던 게 있었어요. 그땐 힘들었지만, 지금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
“ 그게 뭔데. ”
“ 사인하면. 그전엔 안되지. ”
“ 크크. 새끼. ”
주혁을 보며 웃음이 터진 송사장이 밥을 먹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고, 강주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30분 뒤.
얼추 밥을 먹어치운 송사장이 미지근한 물을 넘기며 툭 던지듯 말했다.
“ 좋아. ”
“ 사인하겠다는 건가? ”
“ 그래. 임마. 대신에 지금 하고 있는 ‘19살 그리고 20살’은 마무리 짓고 넘어갈게. ”
“ 사인은 그전에 하시고. ”
“ 알았다. 알았어. 그리고 주혁아. ”
이어 주혁이 고개를 갸웃하며 송사장을 쳐다보자, 그가 물었다.
“ 너 여권은 있지? ”
“ 당연하죠. 근데 여권은 왜요? ”
송사장은 곧장 대답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놓아둔 정장 재킷을 입을 때쯤 입이 열렸다.
“ 저 멀리. 너 만나봐야 할 사람이 있거든. ”
1시간 뒤, 보이스프로덕션.
송사장과 식사를 마친 후, 확정되면 다시 연락해주겠다는 말과 함께 송사장과 헤어진 주혁은 회사로 돌아와 사무실에 틀어박혔다.
처리할 일이 산더미였다.
주혁은 가장 급한 사안부터 시작해서, 올라온 보고서, 시나리오 등등을 확인하며 일을 쳐냈다. 그만큼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어느새 늦은 점심.
시간을 보고 잠시간 기지개를 켜던 주혁의 핸드폰이 울렸다.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덕분에 팀장들에게 올라온 보고서를 보던 주혁이 하던 일을 멈추고, 속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빠르게 꺼냈다.
혹시나 보이스피싱인가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핸드폰 액정이 뿜어내는 발신자는.
-김삼봉 감독님.
김삼봉 감독이었다. 잠시간 핸드폰 액정을 보던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 네. 감독님. ”
“ 그래. 통화되나? ”
“ 예. 말씀하세요. ”
“ 자네. 일하는 속도가 빠르더군. 이렇게 바로 시나리오를 보내올진 몰랐어. ”
김삼봉 감독의 농담에 주혁이 피식했다.
“ 빨리 보내드려야, 검토를 빨리하실까 싶어서. ”
“ 그래. 덕분에 빨리 검토했네. ”
“ 어떠셨습니까. ”
“ 그 전에. 이 시나리오 원작자는 남잔가? ”
“ 여잡니다. ”
“ 오호. 그래? 굉장히 투박한 느낌이라 남잔 줄 알았는데. ”
흥분했는지 어쨌는지, 평소 말수가 적은 김삼봉 감독이 열 번을 토했다.
“ ······좋아. 나는 이제 내일이면 ‘도적패’ 후반 작업에 들어가네. 편집이 적어도 2달은 걸리겠지. ”
“ 예. ”
“ 편집이 끝나고, 이 ‘폭풍’을 쓴 원작자와 만나고 싶네. ”
“ 그렇다는 것은 감독님의 연출. 긍정적으로 봐도 되는 겁니까? ”
주혁의 물음에 김삼봉 감독이 여유롭게 ‘허허’ 정도의 웃음과 함께 답했다.
“ 이 사람아.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나는 신세 지고는 못 넘어간다고. ”
이후, 같은 날 늦은 오후.
할 일이 많은 만큼 강주혁의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갔다. 어느새 6시가 넘었고, 종일 사장실에 틀어박혀 있던 주혁이 일하다 말고, 무언가 생각난 듯 노트북을 열었다.
곧 켜진 노트북.
주혁이 곧바로 검색사이트에 들어가 실검 순위를 확인했다. 실검에는 자신의 이름과 ‘간 큰 여자들’ 등등 올라있었지만, 주혁이 찾은 것은 다른 것이었다.
5. 불제육 볶음면 존맛.
어제저녁부터 실검에 올라있는 불제육 볶음면이었다. 8위였던 게 어느새 5위까지 오른 상태였고.
“ 확인 한번 해볼까? ”
실검을 본 주혁이 바탕화면으로 돌아와 HTS 주식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시간은 이미 장 마감 시간이었고, 켜진 HTS 프로그램에 주혁이 태신식품을 검색했다.
검색 결과는 빨랐고.
“ ······ ”
이미 장 마감한 태신식품의 주식 결과를 보는 주혁이 순간 피식했다. 이어 딱 한 마디를 뱉었다.
“ 대출. 필요 없을지도. ”
그 순간.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책상 위 주혁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어 HTS 프로그램을 보던 주혁의 고개가 돌아갔고, 발신자를 확인.
*070-1004-1009
이번에는 보이스피싱이었다.
발신자를 확인한 주혁이 재빠르게 전화를 받았고, 곧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으며.
[‘실버’단계의 주인이신 강주혁님 안녕하세요!]익숙한 여자 목소리를 가만히 듣던 강주혁.
“ 간만이네. ”
그가 혼잣말을 뱉었다.
“ 랜덤박스.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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