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94
-띠릭!
[‘실버’단계의 주인이신 강주혁님. ‘실버’단계부터 는 랜덤박스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확인 결과 앞선 5개의 키워드 결과 달성률이 100%, 랜덤박스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곧, 주혁이 혼잣말을 뱉었다.
“ 간만이네. 랜덤박스. ”
그의 혼잣말을 끝으로 다시금 흘러나오는 여자 목소리.
[지금부터 랜덤박스 는 조건이 충족될 때마다 서비스될 예정이며 랜덤박스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거나, 단계가 높아질수록 여러 컨텐츠가 포함되어 강화됩니다. 랜덤박스를 선택하지 않으셔도 충족된 조건은 모두 리셋되니 착오 없으시길 바라며 더욱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으며 인생역전에······]그리고 곧 키워드가 들렸다.
[들으실 항목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 [ 1번 ‘회장님 너무 감사해요’, 2번 ‘그리즐리 베어 모습’, 3번 ‘5명 그리고 3명’, 4번 ‘누나 넷 3대 독자’, 5번 ‘새벽 1시 30분’, 6번 ‘랜덤박스’] [ 다시 듣기는 #버튼을 눌러주세요. ]역시나 6번에 랜덤박스 키워드가 생겼다.
“ 마지막 랜덤박스가······미래 음성 녹음파일이었나? 교도소에 있는 류진태와 그의 부하의 대화였어. ”
주혁은 박종주를 털어내는 데 시초가 됐던, 랜덤박스 정보를 떠올렸고, 곧 6번 ‘랜덤박스’를 눌렀다.
-띠익
[ 탁월한 선택! 강주혁 님이 선택한 키워드는 ‘랜덤박스’입니다! ] [강주혁 님의 제3차 ‘랜덤박스’를 개봉하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축하드립니다! 강주혁 님의 제3차 ‘랜덤박스’에서 미래 기사가 나왔습니다. 문자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뚝!
역시나 할 말만을 하고 끊긴 보이스피싱이었고.
“ 미래 기사? ”
주혁이 살짝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에.
-띠링!
*070-1004-1009
그의 핸드폰에 익숙한 번호로 문자가 도착했다. 주혁은 기대섞인 몸짓으로 문자를 터치했고.
-3차 랜덤박스/ 미래 기사.
-유효기간/ 30일(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파일은 열리지 않게 됩니다.)
-첨부: 1. 미래 기사.
잠시간 문자 내용을 확인하던 주혁이 첨부된 파일을 터치했다. 그러자 그의 핸드폰에 이미지 파일 하나가 열렸다.
“ ······ ”
정말 간단했다.
그야말로 기존의 기사를 캡쳐하여 이미지로 보내준 듯한 모습이었다. 다만, 기사 내용은 없었고, 커다란 기사 제목과 그 제목 밑에 걸린 사진이 다였다.
이어 주혁이 자신의 핸드폰 화면에 출력된 미래기사의 제목을 천천히 읊조렸다.
“ ‘나는 알고 싶다’ 덕분에 다시 조사가 시작된 추억앨범 일가족 의문사? ”
랜덤박스에서 보내준 미래 기사에서 도출할 수 있는 정보는 제목과 날짜 그리고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가 다였다.
-제목: ‘나는 알고 싶다’ 덕분에 다시 조사가 시작된 추억앨범 일가족 의문사.
-날짜: 2024/ 03/ 05
날짜상으로 본다면 2024년. 현재는 2020년. 즉.
“ 4년 뒤 기사인가? ”
짧게 읊조린 주혁이 기사에 사용된 사진을 확인했다. 그야말로 평범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가족사진.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 있고, 그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어머니 그 뒤로 아들과 딸. 그런 모두가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가족사진이 액자에 들어가 있고, 그 액자에 들어있는 가족사진을 다시금 찍어낸 형태.
즉, 기사 자체는 미래의 기사지만 사진은 과거의 사진.
그런 미래 기사를 가만히 보며 머리를 굴리던 주혁이 결국, 궁금증을 토해냈다.
“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지? ”
사실이 그랬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사진 속 사람들은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 전혀 일면식도 없었다.
“ 언뜻 봐선 4년 후 ‘나는 알고 싶다’에서 이 사건을 다뤄서 기사가 터진 모양인데······ ”
미래 기사인 것은 확실하나, 당장 이 기사를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감도 안 오는 주혁이었고.
“ 설마······ 꽝인가? ”
곧, 써먹을 수 없는 정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뻗쳤다. 그런데 진짜 써먹을 수 없는 정보일까? 이번 것까지 포함하면 총 3번의 랜덤박스가 해금됐다.
처음은 최화진의 노래 ‘차가운 이별’의 노래가 들렸고, 두 번째는 류진태와 그의 부하의 대화가 들렸었다.
두 미래정보 모두 강주혁과 관련이 있었다.
보이스피싱이 던져주는 키워드는 그야말로 막무가내로 던져지지만, 랜덤박스는 전달되는 매개체가 랜덤일 뿐, 강주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보들이었다.
즉, 이번 것도 그럴 가능성이 컸다.
“ ······흠. ”
생각을 정리하던 주혁이 침을 삼키며 다시 미래 기사의 제목을 확인했다.
-제목: ‘나는 알고 싶다’ 덕분에 다시 조사가 시작된 추억앨범 일가족 의문사.
“ 추억앨범이라······ 일단, 확인해둘까? ”
-스윽.
이어 잠시간 턱을 쓸던 주혁이 수첩을 꺼내, 미래 기사의 간략한 정보를 메모했고, 핸드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는 짧았다.
“ 네. 사장님. ”
“ 황실장님. 지금 좀 올라오세요. ”
상대는 황실장이었고.
“ 예. 알겠습니다. ”
-뚝.
전화를 끊은 주혁이 노트북을 열어, 추억앨범 관련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15분 뒤.
사장실의 노크 소리가 펴졌다.
-똑, 똑, 똑.
“ 들어오세요. ”
-끼익.
사장님의 허락으로 열린 문틈으로 황실장이 강주혁에게 인사를 하며 들어왔다. 황실장의 등장으로 자리에 앉았던 주혁이 웃으며 그를 자리에 안내했고.
“ 요즘 보이스가드 쪽이나 내부 보안팀 충원은 문제없습니까? ”
“ 예. 지시하신 대로 문제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
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본론을 던졌다.
“ 황실장님. ”
“ 예. ”
“ 혹시, 추억앨범이라고, 앨범 제조했던 중소기업인데. 아십니까? ”
“ 추억···앨범 말입니까? 스읍-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왜 그러시는지? ”
“ 음. 간단하게 확인을 해보니까, 그 추억앨범의 사장 일가족이 약 15년 전에 의문사 한 사건이 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볼 것이 있습니다. 그 사건. 혹시, 조사가 가능하시겠습니까? ”
그러자 황실장이 들고 온 다이어리를 펼쳤고.
“ 무엇을 알아보면 되겠습니까? ”
주혁이 답했다.
“ 일단, 배경부터 시작해서 결론까지. 뭐, 황실장님이 보셔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전부. 근데 꽤 오래된 사건인데. 진짜 가능합니까? ”
꽤 진지하게 물어오는 강주혁의 물음에 황실장이 펼쳤던 다이어리를 덮으며 보기 힘든 웃음을 지었다.
“ 제 전문이죠. ”
다음 날 이른 아침, 토요일.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오피스텔 주차장에 세워진 차에 탄 주혁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연결 신호는 길었지만, 어쨌든 끊겼다.
“ 아! 오빠. ”
“ 네. 아리씨. 지금 출발하는데, 작업실 위치를 아직 안 보내셨네요? ”
“ 아으으. 죄송해요! 지금 ‘만능엔터테이너’ 제작진이랑······ 아니! 거기 말고 카메라는 이쪽에 설치하는 게 구도가 좋지 않아요?! 아, 오빠. 지금 바로 보낼게요! ”
-뚝.
상대는 서아리였다. 이미 그녀의 작업실에 ‘만능엔터테이너’ 제작진이 도착해, 녹화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인지, 그녀는 정신이 없어 보였다.
오늘은 토요일, 멘토 팀별 녹화가 있는 날.
덕분에 주혁은 아침 일찍부터 서아리의 작업실로 움직여야 했고.
-띠링!
곧 서아리에게 작업실 위치가 도착했다.
30분 뒤.
서아리에서 도착한 작업실의 위치는 서울 옥수동 쪽이었다. 도착까지는 약 25분가량 남은 상황. 그런 상황에 때마침 신호에 걸려 주혁이 브레이크를 넣는 중이었다.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그의 핸드폰이 울렸고.
-홍혜숙 작가.
발신자는 홍혜숙 작가였다. 주혁은 이른 아침부터 웬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았다.
“ 네. 작가님. ”
“ 주혁씨! 나 언제까지 잠수 타야 돼? 핸드폰을 계속 꺼놓을 수도 없고, 켜놓으면 3사 방송국에서 미친 듯이 전화 오고! ”
꽤 고생 중인 홍혜숙 작가의 목소리에 주혁이 피식했고.
“ 조금만 참으세요. ”
“ 언제까지요?! 죽겠어~ 정말! ”
죽는소리를 하는 홍혜숙 작가에게 주혁이 결론을 던졌다.
“ 주말 지나면 제 쪽에서 움직일 참입니다. ”
같은 시각, GM 엔터테인먼트 회의실.
커다란 회의실 책상에 여러 인원이 앉아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인원 중에는 여자가 한 명 그리고 나머지는 죄다 남자였다.
그중 진한 화장을 한 여자가 안숙희 작가였다.
홍혜숙 작가와 라이벌로 칭해지는 안숙희 작가. 그녀의 양옆에 앉은 중년의 남자들이 그녀의 매니지먼트 직원들이었고, 그 반대편에 앉은 남자들은 MV e&m 제작사 인원과 GM 엔터테인먼트 사장 이강수도 함께였다.
-팔락.
그때 이강수 사장이 안숙희 작가의 시놉 마지막 장을 넘겼고.
-툭.
시놉을 전부 읽은 이강수 사장이 책상에 보던 시놉을 내려놓으며 웃었다.
“ 네~ 작가님. 잘 읽었어요. ”
그러자 약간은 심드렁한 표정을 한 안숙희 작가가 팔짱을 꼈다.
“ 잘? 잘 읽었다고요? ”
“ 네. 잘 읽었어요. ”
“ 그게 감상이 끝인가요? ”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안숙희 작가는 꽤 공격적으로 이강수 사장을 쏘아봤다. 그 모습에 이강수 사장이 아이 같은 웃음으로 다리를 꼬았다.
“ 작가님. 이 작품이 KBC와 얘기가 오가던 작품이 맞나요? ”
“ 맞아요. 아직 정식 사인은 안 했지만, 그쪽 송PD하고 얘기 중인 작품인데, 제작사가 MV e&m이라면 편성은 금방 나오. ”
“ 안 되겠어요. 이거론. ”
순간, 자신의 말을 자른 이강수 사장을 보며 안숙희 작가가 얼굴을 구겼다.
“ 뭐요? ”
“ 이 시놉으론 저희가 합류하기 힘들다고 말씀드렸는데요. ”
꽤 여유롭게 웃는 이강수 사장을 보던 안숙희 작가의 시선이 그의 양옆에 앉은 MV e&m의 직원들에게 박혔다.
그런데 그들은 연신 헛기침을 할 뿐이었다.
한마디로 핸들링은, 이 자리의 권력은 앞에 앉은 이강수 사장에게 있는 듯 보였고, 안숙희 작가가 속으로 혀를 찼다.
‘ GM이나 MV e&m이나 큰 회사지만, MV e&m이 GM한테 밀릴 정돈 아닌데? 뭐지? 약점을 잡혔나? ’
어쨌든 이 자리에서 대화는 이강수 사장과 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한 안숙희 작가가 가시가 돋친 말을 뱉었고.
“ 글을 볼 줄은 아시나 몰라. ”
이강수 사장의 아이 같은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 드라마 시놉은 국내에서는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 꽤 봤죠. ”
“ 그래요? 뭐, 됐어요. 그럼. ”
-스윽.
자존심이 잔뜩 상했는지, 말을 마친 안숙희 작가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곧 그녀가 몸을 움직이려던 찰나.
“ 작가님. ”
“ ······뭐죠? 할 말이 더 남았나요? ”
“ 네. 남았어요. 여론. 지금 여론이 어떤지, 작가님도 잘 아시죠? 이대로 가면 원하든 그렇지 않든 작가님의 차기작은 무조건 홍혜숙 작가님과 비교당하고, 조용한 전쟁을 치르게 돼요. ”
“ 그래서요? ”
-스윽.
어느새 다시 앉은 안숙희 작가를 보던 이강수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 쪽으로 이동했다. 이어 창밖을 내다보며 입을 열었다.
“ 작가님의 지금 그 시놉이 진짜 강주혁을 이길 수 있다고 보시나? ”
“ 누구? 강주혁? 그 사람이 왜 갑자기. ”
“ 현실을 모르시네. 작가님이 이겨야 하는 대상은 홍혜숙 작가님도 있겠지만, 진짜는 강주혁인데. ”
-뚜벅, 뚜벅.
이어 창밖을 보던 이강수 사장이 미간을 찌푸린 안숙희 작가 앞에 멈춰 섰다.
“ 지금 얘기 중인 KBC와 파토내세요.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작가님의 작품을 방영할 방송국을 결정하기엔 시기가 이르달까? 홍혜숙 작가님 작품을 방영할 방송국과 겹치면 곤란? 하니까요. ”
“ 지금······무슨. ”
“ 어차피 치를 전쟁. 쌈빡하게 키워보자는 거죠? 편성 요일, 시간, 방영 시기 모두 홍혜숙 작가님과 맞춰서, 판부터 깔아야죠. 그리고 전쟁을 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 돈이잖아요? 아, 유능한 장수와 병사들도 제가 대드리죠. 대신 대본을 좀 수정하신다면. ”
자신의 앞에서 웃으며 줄줄줄 말을 뱉는 이강수 사장의 얼굴을 보던 안숙희 작가가 피식하며 다시 팔짱을 꼈다.
“ 그러니까, 지금 제 아군으로 들어오시겠다? ”
“ 아니죠. ”
“ 뭐? ”
이강수 사장의 빠른 대답에, 다시 표정을 구긴 안숙희 작가의 귀에 얼굴을 바싹 가져다 댄 이강수 사장이 짧게 귓속말했다.
“ 작가님이 제 진영에 들어오는 거예요. ”
1시간 뒤, 옥수동 서아리의 작업실.
강주혁이 서아리의 작업실에 도착했을 땐, 이미 녹화 세팅이 끝나 있었다. ‘만능엔터테이너’ 제작진 인원은 저번 보이스프로덕션에 왔었던 그대로였다.
“ 사장님. 오늘은 그 날처럼 갑자기 뭔가 터지고 그러지 않겠죠? 하하하.”
“ 글쎄요. ”
“ 뭐, 또 터져도 저는 괜찮습니다. ”
사생팬 사건을 떠올리며 강주혁에게 농담을 던진 박한철 PD와 짧게 인사를 나눈 주혁이 작업실 내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작업실은 넓었다.
녹음실이 메인이었지만, 복도를 나오면 작지만 로비 겸 손님 대기실도 있었고, 그 옆으론 5평 남짓한 카페테리아까지.
“ 오빠! ”
그 카페테리아에서 서아리가 강주혁을 발견하곤 커피를 들고 도도도 뛰어왔다.
“ 드세요! 커피 좋아하시죠? ”
“ 고마워요. ”
-스윽.
이어 서아리에게 커피를 받아든 주혁이 곧장 서아리에게 물었다.
“ 아리씨. 노래부터 들어볼 수 있어요?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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