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98
대뜸 물어온 신준규의 요청에 THE엔터테인먼트 사장인 주창섭이 긴 한숨을 내뱉으며 답했고.
“ 안숙희 작가? 준규야. 그 작가는 왜 갑자기? ”
신준규가 살짝 짜증을 내며 차 문을 열었다.
“ 만날 수 있어 없어. 그것만 말해봐요. 돼? 안돼? ”
“ 야야. 임마. 뭣 때문에 만날 건지를 알아야, 내가 떡밥을 뿌리든지 뭘 할 거 아니냐. 안숙희 작가가 아무나 막 만나고 그런 급의 작가는 아니잖어. ”
“ 내가 만나자고 한다는데? ”
신준규의 말이 얼마나 당당했는지, 주창섭 사장이 헛웃음이 나왔고.
“ 허- 그래. 아니, 뭐가 됐던 이유는 필요해. 먹이를 던져야 물지. ”
잠시간 눈알을 굴리며 생각에 빠졌던 신준규가 짧게 답했다.
“ 지금 들어가는 드라마, 내가 관심 있다고만 던져. 그리고 재밌는 생각도 있다고. ”
같은 시각, 보이스프로덕션 3층 미팅룸.
미팅룸에 정면 스크린을 바라보는 강주혁이 상석, 오른쪽에는 스토리작가인 고진아가 앉아 있다.
그리고 큐애니스튜디오의 리더 김진구가 어째선지 책상 중앙쯤 설치된 빔프로젝터를 만지고 있었다.
그가 빔프로젝터를 조작하길 3분.
“ 됐습니다! ”
PPT를 할 모양인지, 준비 완료를 당당하게 외쳤다. 그 모습에 김진구에게서 받은 기획 자료를 들어 올린 주혁이 피식했다.
“ PPT까지 준비했어요? ”
“ 넵! 사실, 제 꿈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PPT 발표! ”
꿈이었다는데, 말리기도 뭐하기도 했지만, 강주혁 역시, 애니메이션은 익숙지 않은 분야였기에 설명은 필요했고, 곧 시작하라는 말을 던졌다.
“ 그래요. 시작하세요. ”
-탁! 탁!
이어 서 있던 김진구가 미팅룸의 불을 끄며 외쳤다.
“ 그럼! 애니메이션 ‘폭풍전야’의 제작 PPT를 시작하겠습니다! ”
김진구의 빔프로젝터 조작으로 정면 스크린에 그가 준비한 PPT가 틀어졌고, 곧 김진구가 스크린 상단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 사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의 전체적인 프로세스는 영화와 상당 부분 비슷합니다. 하지만 조금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판이하게 다른 게 애니메이션이죠. ”
그의 손가락이 조금 내려갔다.
“ 여길 보시면 아시겠지만, 영화의 경우 배우와 시나리오 등으로 가치를 매긴다면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와 이 애니메이션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가 더욱 우선시 됩니다. ”
“ 음. 그러면 파이낸싱(투자를 받는 일) 같은 경우, 캐릭터에 사업적 가치를 두겠네요. ”
“ 맞습니다. ”
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김진구가 발표에 속력을 붙였고.
“ 다음 제작으로 넘어가면 뼈대는 영화와 같습니다. 프리프로덕션 기간에 기획서를 바탕으로 시나리오가 나오고 캐릭터 디자인, 설정 등등 초기 구성을 정하게 되는데. ”
말을 잠시 멈춘 김진구가 주혁의 옆, 스토리작가 고진아를 쳐다봤다.
“ 현재 저희 ‘폭풍전야’는 스토리와 설정까진 이미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면 일이 살짝 수월해집니다. 먼저, 할 일은 애니메이션 감독을 선정 후, 감독과 방향성을 잡은 뒤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콘티부터 시작됩니다. ”
“ 감독이라. 애니메이션에도 콘티는 간단한 동선 그림입니까? ”
“ 맞습니다. ”
-딸각!
이어 김진구가 PPT 화면을 다음으로 넘겼다.
“ 일단, 감독을 뽑고 콘티까지 확정이 되면 제작 프로듀서. 그러니까 접니다만. 저와 감독 그리고 여러 작업 인원과 협의하여 전체 일정을 짭니다. ”
“ 영화로 보면 촬영 일정표와 같네요. ”
“ 그렇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제작사와 투자사 그리고 배급사까지, 애니메이션이 국내용인지 글로벌인지 등을 정합니다만, 세세한 부분은 앞에 정리된 기획서를 보시면 됩니다. ”
-딸각!
다시 다음 화면.
“ 어쨌든 콘티가 결정되면 바로 작화, 동화, 디지털화 작업이 이어지는데. 말을 한 줄로 끝내지만, 이 작업들이 아주. 아주아주 오래 걸립니다. ”
이어 김진구는 제작부터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걸리기까지의 과정을 길지만, 쉽게 설명했다. 한마디로 그 과정이 영화와 비슷하지만, 들어가는 인원과 제작 자체는 달랐다.
-딸각!
말을 마친 김진구가 다음 화면을 누르자, 마른침을 삼켰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 다음은 예···산입니다. ”
“ 제작비군요. ”
“ 네.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총 3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예산과 중간예산 그리고 글로벌을 노리는 대형 예산. ”
이어 가만히 스크린을 보며 정보를 파악하던 주혁이 입을 열었다.
“ 저예산은 영화로 보면 독립영화와 비슷하네요. ”
“ 네. 저예산을 이어서 중간예산은 국내용, 대형 예산은 해외까지 노리는 형태입니다. ”
“ 그렇군요. 그래서 ‘폭풍전야’의 예산은 어떻게 됩니까? ”
올게 왔다는 듯, 김진구가 긴 숨을 뱉은 후 답했다.
“ ‘폭풍전야’를 저예산으로 갈 경우, 5억에서 7억. 주, 중간은 그···. ”
그런데 현실감이 떨어지는 모양인지, 아니면 그냥 말하기가 영 어려운지 예산을 말하던 김진구가 어버버거렸고, 주혁이 그를 진정시켰다.
“ 진구씨. 편하게 하세요. 편하게. 진짜 돈이 오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말뿐이니까. ”
“ 아, 아! 예. 죄송합니다. ”
이어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린 김진구가 다시금 PPT를 이었다.
“ 저예산은 5억에서 7억. 중간예산은 30억 정도, 대형은 55억 정도로 예상합니다. ”
“ 당연히 초기예산이죠? 충분히 변동이 있을 수 있는. ”
“ 정확하십니다. 빨리 탁치고, 탁탁탁 해서 끝나면 좋겠지만, 워낙에 많은 기술자가 투입돼서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가 터지면 작업이 딜레이되고, 그만큼 제작비가 불어납니다. ”
“ 그렇군요. ”
김진구는 계속해서 PPT를 이었다. 약 40분이 지나서야 그가 고개를 숙였다.
“ 제가 정리한 부분은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궁금하시거나. ”
“ 아뇨. 전부 이해는 됐습니다. 나머지는 진행하면서 차차 습득하면 되죠. ”
“ 아, 네네. ”
-스윽.
말을 마친 주혁이 들고있던 펜을 휘휘 돌리면서 생각을 정리했고, 곧 지시를 내렸다.
“ 좋습니다. 바로 진행하세요. 급한 건 감독이겠네요. 국내 진구씨가 아는 괜찮은 감독 추리시고, 끼워야 할 제작사 전부 정리해주세요. ”
지시를 들은 김진구가 말을 끌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
“ 그······제작비는 어느 것으로. ”
그런데 주혁의 대답은 담담했고, 빨랐다.
“ 아, 글로벌. 글로벌로, 대형 예산으로 가죠. 해외에도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대형 예산 55억 기준으로 시작하세요. ”
“ 아, 예. 55억······네?! 55억이요?! ”
“ 네. 왜요? ”
“ 아, 아···니. 진짜 대형 예산으로. ”
“ 오늘 계약도 진행할 겁니다. 말 바뀔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배급은······ 제가 한번 알아보죠. 그리고 작가님도 ‘폭풍전야’와 ‘폭풍’ 비교자료 준비하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
“ 아······네. ”
김진구나 고진아나 55억이라는 말이 오가는 상황에 얼이 빠져버렸다.
다음 날 아침, 4월 27일 월요일.
주말이 지나고, 다시 밝아온 월요일부터 강주혁이 진행하던 모든 일에 속력이 붙기 시작했다. 덕분에 주혁의 일정은 살인적이었고, 시간을 확인할 틈 없이 빠르게 지나갔다.
먼저, 영화 ‘간 큰 여자들’
황다빈 역을 제외한 주요 배우 캐스팅을 마친 ‘간 큰 여자들’이 특히나 속력이 빨랐다.
이유는 간단했다.
애초 캐스팅을 제외한 촬영 대본부터 시작해서, 장소헌팅, 스텝구성 등등 프리프로덕션 기간에서 준비해두어야 할 모든 일이 끝나있었기 때문.
“ 제작비는 60억이 산출 됩니다. ”
“ 팀장님. 마케팅 비용은? ”
“ ‘척살’ 때와 비슷할 겁니다. 10~15억 내외. ”
“ 즉, 홍보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총제작비가 70~75억 수준이군요. ”
한마디로 강주혁의 사인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월요일 아침부터 주혁은 ‘간 큰 여자들’의 제작, 연출팀 그리고 배급사 VIP픽쳐스 최혁팀장 및 직원들과 최종 제작 회의 중이었다.
이어 최종 제작비가 윤곽을 드러내자, 제작팀장이 턱을 긁었다.
“ 애초 나왔었던 제작비에서 약 15% 정도 상승했습니다. ”
제작비 상승.
어쩌면 당연했다. 그 이유가 주혁의 입에서 나왔다.
“ 예상은 했습니다. 하정훈에 류진주 그리고 조연 배우들 몸값이 만만치 않으니까요. 무명 위주로 갔었던 ‘척살’과는 다르겠죠. ”
그래도 ‘간 큰 여자들’의 총제작비 자체는 ‘척살’보다는 저렴했다. 들어가는 효과 차이였다. 거기다 이번에는 배급사 VIP픽쳐스에서도 힘을 보탰다.
“ 사장님. 이번 영화에는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고, 저희도 소소하지만, 투자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
“ 얼마나 들어오십니까? ”
“ 총제작비에 약 20% 정도 생각합니다. ”
10억을 조금 넘는 투자였지만, 영화란 본디 제작비가 넉넉할수록 좋은 법. 물론, 제작비가 커질수록 BEP(손익분기점)가 높아질 테지만, 주혁에게 있어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오직 강주혁만이 ‘간 큰 여자들’의 성공을 알고 있었기에.
“ 좋습니다. ”
이후, 세세하지만 자잘한 결정 등을 진행, 주혁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 장소헌팅, 리허설까지 끝난 마당에 호흡을 빠르게 가져가죠. 책대본이 나오는 즉시, 그 주에 대본리딩 일정 확정하시고, 대본리딩 이후 3주 이내에 첫 촬영으로 움직이세요. ”
그리고 ‘간 큰 여자들’의 책대본은 정확하게 다음 날인 화요일 오후쯤 나왔고, ‘간 큰 여자들’의 대본리딩이 이번 주 금요일로 확정됐다.
이어, 영화 ‘폭풍’의 연출을 맡아주기로 한 김삼봉 감독이 ‘도적패’의 후반 작업인 편집에 들어갔다.
『사생팬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도적패’ 김삼봉 감독 편집작업 돌입』
워낙 촬영 후반부에 사생팬 사건으로 인지도가 급격하게 오른 ‘도적패’였기에 고작 편집작업에 들어갔을 뿐임에도 언론에서는 꽤 시끄럽게 이를 보도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태신식품의 소식이 있었다.
『핫한 ‘불제육 볶음면’ 5월 4일 월요일 출시!』
『너튜버 마케팅으로 단숨에 유명해진 ‘불제육 볶음면’, 과연 대중들의 반응은?』
너튜버 묵빵을 시작으로 여러 너튜버들에게 리뷰하게 하는 마케팅을 선보였던 불제육 볶음면의 출시가 다음 주 월요일로 확정됐다.
덕분에 화요일 오후.
잠시간 불제육 볶음면이 다시금 실검에 올랐으며 태신식품의 주가 역시 조금씩,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 ······ ”
그 상황을 사무실에 지켜보던 주혁은 말없이 노트북을 덮었다. 물론, 미소를 머금으면서.
한편, 토, 일, 월, 화요일까지 지난 상황.
서아리가 사용하는 연습실에는 강주혁, 서아리 멘토의 ‘아마추어’ 팀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 주연아! 시선 처리! ”
이미 백번 촬영팀의 송미진 작가가 짬을 내 작성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뮤직비디오 콘티는 나와 있는 상태였고, 도움을 줄 뮤직비디오 감독과 스텝 등등 세팅이 끝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 뮤직비디오의 연출을 맡을 백번 촬영팀은 백번 촬영팀대로 움직이고 있었고.
“ 원, 투, 턴! 다시 원, 투. ”
‘아마추어’팀은 서아리의 지휘 아래, ‘너무 멋진 분’ 안무연습에 한창이었다. 노래 녹음은 이미 어제인 월요일에 끝난 상태.
오늘 안무연습이 끝나면 수요일인 내일 아침부터 뮤직비디오 촬영에 돌입하는 일정이었다.
즉.
“ 촬영이 끝나면 후반 작업인 편집작업 전 원본 영상을 저한테 주시고, 저는 그 영상을 예고편에 짜깁기해서 사용할 겁니다. 에- 그 예고편은 5월 2일 방영분 예고편에 사용되고, 9일에 미션 영상 방영, 11일 월요일까지 투표, 12일 화요일 결과발표 스케쥴입니다. ”
박한철 PD의 설명처럼, 대부분 예능의 포맷처럼 굉장히 빡빡한 일정이라는 뜻이었다.
결과발표까지 열흘하고 며칠.
덕분에 강주혁 역시, 틈이 나면 서아리의 연습실을 방문해 ‘아마추어’팀의 연기를 봐주었고.
“ 주연씨. 굳이 억지로 쾌활한 표정을 지을 필욘 없어요. 자연스럽게. 그렇죠. 자연스럽게. 수현씨는 좀 경직된 부분이 있어요. 경태씨랑 별로 안 친해요? 필수씨는 지금 그대로 가도 괜찮겠어요. ”
해봐야 4분 이내의 뮤직비디오 속 연기지만, ‘아마추어’팀 전원은 주혁의 가르침을 토대로 열심히 본인의 연기를 고쳐나갔다.
그리고 수요일 이른 아침.
“ 자! 먼저, 리허설부터 가보겠습니다! ”
백번 촬영팀의 연출 박성훈의 외침으로 ‘너무 멋진 분’의 뮤직비디오 촬영이 시작됐다.
같은 시각.
추민재 팀장과 홍혜수 팀장이 같은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덜컹!
“ 어머. 민재야. 운전 좀 살살해줄래? 나 화장 고치잖아. ”
이들은 사장인 강주혁의 지시로 수요일인 오늘부터 공중파 방송국 3사를 돌아볼 작정이었다.
“ 옘병. 그거 좀 얼굴에 덧바른다고, 뭐가 달라지겠냐? ”
“ 당신은 좀 뭐라도 발라. 아침에 로션을 바르긴 한 거야?! 얼굴이 쩍쩍 갈라져서는. ”
-스윽.
짧게 혀를 찬 홍혜수 팀장이 화장품 파우치에서 손가락만 한 작은 로션을 집어 추민재 팀장에게 대충 던졌다.
“ 그거 발라. 회사 대표로 방송국가서 딜치는 건데, 얼굴이 그래서. 휴. ”
“ ······나아. ”
“ 뭐? ”
“ 아줌마. 화장 연한 게 낫다고. 진한 것보다는 그나마. ”
이어 추민재 팀장의 옆모습을 쳐다보던 홍혜수 팀장이 입꼬리를 실룩거렸고.
“ 뭐래. ”
-스윽.
홍혜숙 팀장이 민망했는지, 어쨌는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런데.
“ 어? ”
그녀가 살짝 놀랐다. 그러자 추민재 팀장이 고개를 돌렸고.
“ 왜? 뭔데? ”
그녀가 놀란 이유를 뱉었다.
“ 디쓰패치에서 우리 사장님 기획 기사를 냈는데?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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