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04
강주혁이 복도에서 받았던 보이스피싱은 이랬다.
[‘실버’단계의 주인이신 강주혁님 안녕하세요!] [강주혁님의 유료서비스 ‘실버’의 남은 횟수는 총 10번입니다.] [유료 서비스인 ‘실버’단계를 통해 인생역전에 더욱 가까워지길 기원합니다! ] [계속 진행을 원하시면 1번을 눌러주세요. ]강주혁이 1번을 누르자, 키워드가 들렸고.
[들으실 항목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 [ 1번 ‘회장님 너무 감사해요’, 2번 ‘그리즐리 베어 모습’, 3번 ‘5명 그리고 3명’, 4번 ‘두 번째 히트’, 5번 ‘새벽 1시 30분’, 6번······] [ 다시 듣기는 #버튼을 눌러주세요. ]“ 음? 키워드가 약간···바뀐 것 같은데. ”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주혁이 속주머니에 수첩을 꺼내, 메모해둔 저번 키워드들을 확인했다.
-(1번 ‘회장님 너무 감사해요’, 2번 ‘그리즐리 베어 모습’, 3번 ‘5명 그리고 3명’, 4번 ‘누나 넷 3대 독자’, 5번 ‘새벽 1시 30분’)
“ 4번 키워드. 4번이 바뀌었네. ”
저번 보이스피싱에선 4번 키워드가 ‘누나 넷 3대 독자’였으나 이번에는 ‘두 번째 히트’로 바뀌었다.
“ 그럼 키워드 ‘누나 넷 3대 독자’는 이미 현실에서 일어났다는 건데······ ”
짧게 읊조린 주혁이 수첩 중 이미 현실에서 일어난 키워드를 적어둔 장을 펼쳤고, 키워드 ‘누나 넷 3대 독자’를 메모했다.
덕분에 현실에서 이미 일어난 키워드는 총 2개로 늘어났다.
-‘킬링타임 내한’
-‘누나 넷 3대 독자’
“ 바뀐 키워드는 일단, 나중에 확인해보기로 하고. ”
이어 주혁은 히트라는 단어에 호기심이 당겼는지, 키워드 중 4번 ‘두 번째 히트’를 터치했다.
-띠익.
[ 탁월한 선택! 강주혁 님이 선택한 키워드는 ‘두 번째 히트’ 입니다! ] [품귀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불제육 볶음면을 대히트시킨 태신식품이 자사 상품인 짜장파티와 불제육 볶음면을 혼합한 불짜장 볶음면을 내놓으면서 불제육 볶음면 다음으로 ‘두 번째 히트’를 칩니다. 이는 불제육 볶음면을 출시한 지, 약 3달 만에 나타난 결과로 태신식품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갑니다.]-뚝!
미래정보를 모두 쏟아낸, 보이스피싱은 역시나 가차 없이 끊겼고.
“ 불짜장 볶음면이라······ ”
핸드폰을 다시 속주머니에 넣으며 짧게 읊조린 주혁이 미소지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 이 미래정보는 당장 써먹을 수가 있겠어. ”
강주혁이 짜둔 설계에 첨가하면 될. 즉, 현재로서 꽤 써먹기가 좋은 미래정보였기 때문.
-스윽.
어쨌든 수첩에 방금 들었던 미래정보를 메모한 주혁이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로, 다시 룸의 문을 열었다.
다시 룸안.
“ 3일. 내일부터 3일 드리죠. ”
꽤 강단 있는 주혁의 대답에 KBC 예능 국장이 침을 삼켰다. 그로서는 살짝 고민이 들었다. 물론, 강주혁이 내민 조건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따지고 보면 무조건 잡아야 했다.
강주혁의 투자 그리고 유지석 메인.
그런데도 예능 국장이 고민을 떨칠 수 없었던 이유는 공중파 방송국 KBC의 국장이라는 입장때문에서였다.
‘ ‘얘기하고 부대끼고’를 보란 듯이 강행했어. 거기에 강주혁은 지금 단신으로 3사 공중파 방송사들 상대로 사전제작 드라마 하나를 조율하고 있다. 여기서 내가 이것까지 덥석 물면 좀······ ’
예능 국장으로서는 공평해야 할 공중파 방송국이 제작사 하나를 싸고돈다는 인상은 피하고 싶었던 모양.
‘ 그래도······ 파죽지세의 강주혁. 거기다 유지석이야. 이정도 기획을 딴 놈 주는 건 말이 안 돼. ’
결국, 예능 국장은 결단을 내렸다.
“ 강사장님. ”
“ 예. ”
“ 3일 안에 결정짓겠습니다. ”
꽤 쩔쩔매는 예능 국장을 보며 주혁이 피식했고.
‘ 자기 입장 챙기기를 위해, 시간이라도 끌어보려는 거겠지. 뭐, 하루 이틀은 상관없어. ’
곧, 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 내일부터 정확히 3일입니다. 만약 지나면 다음 주 월요일에 답변을 주시든 안 주시든 바로 다른 방송사와 미팅을 진행하겠습니다. ”
“ 3일······ 알겠어요. ”
그때 대화를 가만히 지켜보던 기획 CP가 강주혁을 보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 사장님. 죄송하지만, 아무리 파일럿을 기반으로 가는 기획이라도, 이렇게 속도를 높여서 진행하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
주혁의 대답은 빨랐다.
“ 네. 있습니다. 다만,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군요. ”
이어 주혁은 속으로 생각했다.
‘ 태신식품보다 불짜장 볶음면을 먼저 만들어야 돼. 전문적일 필욘 없어. 그들 눈에만 띄면 되니까. ’
강주혁 그는 이번 쿡방에서 불짜장 볶음면을 만들 생각이었다.
약 30분 뒤, 강주혁의 차 안.
주혁이 사무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가 우회전하려는 찰나.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강주혁의 핸드폰이 벨 소리를 토해냈다.
-스윽.
이어 주혁이 발신자를 확인.
-김건욱.
발신자는 김건욱이었다. 때마침 걸린 신호에 브레이크를 밟은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 어. 건욱아. ”
“ 형. 아니, 사장님. ‘얘기하고 부대끼고’ 첫 촬영 일정 나왔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 ”
“ ······ ”
이어 주혁이 며칠 전 김건욱과 소주 한 잔을 하던 때를 떠올렸다. 당시 김건욱은 꽤 필사적이었다.
“ 형! 형!! 진짜 내 토크쇼 첫 호스트는 형이 나왔으면 좋겠어. 전에는 반 장난으로 물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형이 나와줘야 해. ”
평소 연기할 때 빼곤 대부분 느린 몸짓과 말투를 일관하는 김건욱이었지만, 이때만큼은 래퍼를 방불케 하는 속도로 말을 뱉었었다.
“ 형도 슬슬 팬클럽이나 굳이 팬클럽이 아니라도, 팬들, 대중들한테 진솔한 모습 보여야지. 형은 이제 그냥 탑배우가 아니라니까? 초울트라 파워 탑배우야. ”
거기에 알아듣지도 못할 단어들을 혼합하여 필사적으로 강주혁을 설득하는 바람에 결국 주혁이 백기를 들었다.
“ ······후- 알았다. ”
그렇게 당시를 떠올리던 주혁이 대답을 기다리는 김건욱에게 물었다.
“ 일요일. 그래. 그래서 토크쇼 포맷은 어떻게 돼. ”
“ 어! 형은 그냥. 그날 좀 편한 복장으로 집에 있으면 돼. 내가 협찬차로 데리러 갈 거니까. ”
“ ······알았다. ”
“ 형. 아니, 사장님. 고마워. 사랑해. 그날 뵙겠습니다. ”
-뚝.
“ 나 참. ”
꽤 들떠있는 김건욱의 목소리에 실소가 터진 주혁은 다시금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정확히 한 시간 뒤.
사무실에 도착한 주혁이 꽤 피곤한 몸을 의자에 던지며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전화번호부에서 박과장의 번호를 찾았다.
-스윽.
번호를 확인한 주혁이 박과장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박과장님. 제가 보내드린 명단에 오른 인물들 그리고 제작사 확인 좀 해보세요. 디테일하게 들어갈 건 없고,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만.
-첨부: ‘폭풍전야’ 애니메이션 감독 및 제작사 현황/ 제작 프로듀서 김진구.
주혁이 박과장에게 지시한 일은 애니메이션 ‘폭풍전야’ 제작 관련, 김진구에게 받았던 명단에 있는 감독들과 제작사의 조사였다.
이어 박과장의 답장이 10초 만에 도착했다.
-알겠습니다!!
다음 날 5월 8일 금요일 아침.
주혁은 사무실에 출근과 함께 커피를 내렸고, 10시가 넘기 전, 태신식품의 주식을 확인했다.
-태신식품 15600주
-매수 231,500 금액 3,611,400,000
-현재 529,000(+25.21%) 금액 8,252,400,000
-손익 4,641,000,000
애초 35억을 부은 주식이 80억까지 불어났다. 그리고 주혁은 이 시점에 선택을 해야 했다.
던져야 하는가 아니면 버텨야 하는가.
그러나 주혁의 선택은 간단하고도 짧았다.
“ 팔자. ”
깔끔했다.
그가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이상 몸집이 불어나면 눈에 띌 가능성이 있었다.
그게 태신 쪽이든 어디든지 간에.
“ 이쪽으로 눈에 띄면 곤란해. ”
뭐든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거기다가 주식으로 돈을 버는 건, 그저 강주혁이 연예계라는 곳을 호령하기 위한 발판에 불과했다.
즉, 욕심을 부릴 필욘 없었다.
“ 돈 따위 언제든 벌 수 있어. ”
이어 결정을 내린 주혁은 가진 주식을 빠르게 던지게 시작했다.
매도체결, 매도체결, 매도체결.
태신식품의 주식은 뜨거운 만큼 주혁이 던지는 족족 팔려나갔다.
소리 없는 아우성.
‘ 내게도! 내게도 팔아줘! ’
그렇게 주혁은 태신식품의 주식을 빠르게 털기 시작했다.
한편, 강주혁의 지시를 받은 추민재 팀장과 홍혜수 팀장은 금요일 오전부터 곧장 움직였다. TVL, WTVM, HTVC 등등 종편과 케이블 관계자를 만난 것.
“ 소문은 들으셨죠? 저희가 종편 쪽에도 시선을 돌려볼까 해서요. ”
이미 방송가에는 소문이 파다했기에 종편, 케이블 관계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못해, 광적이었다.
“ 원하는 걸 말씀해주시면 맞춰보겠습니다!! ”
거의 부르는 게 값인 것처럼.
특히나 강주혁에게 버림받은 WTVM 쪽이 눈에 불을 켜고, 이 기회를 잡으려는 것처럼 행동했다. 물론, 그들에게 기회는 없었지만.
그렇게 WTVM의 드라마국이 발칵 뒤집힌 시각.
WTVM의 예능국 편집실에는 박한철 PD가 각 멘토팀들에게서 받은 미션 영상을 확인하고 있었다.
“ 흠. ”
확인은 ‘만능엔터테이너’의 조연출과 함께였고.
“ 선배님. 좀 어떠세요? 제가 보기엔 오희연, 박종우 팀 웹드라마가 재밌는 것 같은데? ”
“ 그래 보이냐? ”
“ 네. 특별출연으로 이수형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수형 A급 배우잖아요. 시선 뺐을 수 있겠는데요? ”
“ 그렇지. 설마 MV e&m 소속 배우 하나를 출연시킬 줄은 나도 몰랐지. 거기다 오희연 그 여자. 확실히 제작 이사라 그런가? 그림 딴 게 아주 죽여주네. ”
박한철 PD에게는 이미 오희연 팀의 웹드라마, 장황수 팀의 뮤지컬, 강주혁 팀의 뮤직비디오가 도착해 있었다.
“ 그런데 장황수, 민효정 팀 뮤지컬 영상 퀄도 나쁘지 않아. ”
“ 그렇죠? 저번에 과제로 나갔던 뮤지컬이랑은 아예 영상 농도 차이가 크긴 했어요. ”
“ 당연하지. 작정하고 만들었으니까. ”
3가지의 미션 영상이 방영되는 것은 내일.
“ 강주혁, 서아리 팀 건 어떠세요? ”
“ ······솔직히 말해, 좀 오묘해. 이건 진짜 모 아니면 도야. ”
“ 모 아니면 도 요? ”
“ 대박 아니면 쪽박. ”
미션 영상의 투표 발표는 다음 주 화요일.
그런 상황에 미션 영상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던 박한철 PD가 슬쩍 웃었다.
“ 어쨌거나 이번 투표는 피 터지겠어. ”
같은 날, 이른 오후.
강주혁이 한 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은 채, 사장실 정면 커다란 창문 밖 풍경을 보고 있다.
그는 이미 80억이 넘는 주식의 처분이 끝난 상태였다.
“ 수수료 빼고, 대충 80억이 좀 안 되려나? 뭐, 상관없지. 어쨌든 대출은 필요 없겠어. ”
주식을 처분한 돈은 3일 뒤에 주혁의 통장에 꽂힐 예정이었고, 그 돈으로 인해 주혁이 진행하는 모든 일의 돈 흐름이 원활해질 것이 자명했다.
바로 그때.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책상 위에 올려진 주혁의 핸드폰이 울렸고.
-추민재 팀장.
발신자는 추민재 팀장이었다.
“ 응. 형. 전부 돌았어? ”
“ 어어- 지금 전부 돌고, 아줌마랑 국밥 먹는 중이다. ”
“ 반응들은 좀 어때? ”
“ 어떻겠어? WTVM은 미팅 마치고 가려는데, 식사라도 대접하겠다고 붙잡더라. 하여간 이 바닥 인간들은 있을 때 잘하는 법을 몰라. 쯧! ”
짧게 혀를 찬 추민재 팀장 덕분에 피식한 주혁이 곧바로 다른 지시를 내렸다.
“ 좋아. 바로 박기자랑 소통해서, 기사 날려. ”
그리고 30분 뒤.
보이스프로덕션 홍보팀장인 박기자의 핸들링으로 인한, 기사들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보이스프로덕션’ 종편, 케이블 방송사와 미팅? 공중파 아닌 다른 곳으로 눈길 돌리나?』
이 같은 기사는 대중들에게는 몰라도, 관계된 인물들에게는 꽤 자극적인 기사였고.
『[펙트체크]공중파 고집하던 ‘강주혁’ 다시 종편으로의 움직임 보여』
연예계면에 기사의 물꼬를 틀자, 여러 언론사에서도 꽤 따라붙기 시작했다.
『[TV이슈] ‘강주혁’ 홍혜숙 작가와 행선지 바꾸나?』
기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쌓여갔고, 곧 공중파 방송국에도 소식이 닿았다.
방송국의 반응은 대부분 같았다.
“ 국장님!! 이것 좀 보십쇼! ”
라거나.
“ 야!! 이 기사 뭐야!! 진짜야?! 빨리 보이스프로덕션에 전화해서 확인해봐!! ”
아니면.
“ 이런 씨발!! 이 새끼들이 아주 이랬다가 저랬다가! 아주 놀고 있네! 야. 저번에 보이스프로덕션에 보낸 조건 가지고 와봐! ”
정도의 반응.
이어 정확히 기사가 나가고 2시간 뒤.
추민재 팀장 그리고 홍혜수 팀장의 핸드폰이 쉴새 없이 울리기 시작했고.
“ 사장님. 방송국 조건이 뻥튀기되고 있는데? 반응이 빠르네. ”
늦은 오후.
방송가들의 조건이 격상하기 시작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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