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07
서아리가 올린 ‘너무 멋진 분’ 영상은 누구나 따라 하기 쉬웠다. 안무는 간단했으며 러닝타임 자체도 짧았다.
덕분에 안무 커버 너튜버들이 가장 반응이 빨랐다.
[서아리X강주혁 등 다수/ 너무 멋진 분 따라 하기] [서아리- ‘너무 멋진 분’ 챌린지/ DANCING] [숟가락 얹어보겠습니다…. 서아리 ‘너무 멋진 분’ 안무 복사!!]구독자 10만부터 많게는 200만이 넘는 너튜버들이 일요일 밤 서아리가 업로드 한 ‘너무 멋진 분’ 영상을 따라 하고, 그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너튜버들로서는 당연했다.
매일매일 컨텐츠를 고민하고, 찍고, 편집을 반복해야 하는데, 서아리의 ‘너무 멋진 분’ 영상은 짧고 간편했기에 수고를 덜 수 있었다.
[동생이랑 죽빵 때리면서 찍은 ‘너무 멋진 분’] [‘너무 멋진 분’ 따라하다가ㅋㅋㅋㅋ엄마한테 걸림ㅋㅋㅋㅋㅋ]어쨌든 ‘너무 멋진 분’ 따라 하기 운동은 서서히 전문성을 띠는 안무 커버 너튜버에서 안무와 전혀 상관없는 너튜버들까지 동참하게 만들었고.
『‘너무 멋진 분’이 뭐길래? 헤나도 따라 했다! 스타들의 SNS에 속속 올라오는 영상』
새벽녘.
SNS부터 너튜브까지 퍼진 ‘너무 멋진 분’이 연예인들의 개인 SNS에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Henna/헤나] [#서아리 #강주혁 #너무 멋진 분 #나도 해보겠어!!] [20. 05. 11/ 아리 언니가 올린 안무! 너무 귀여워서 저도 따라해볼랍니다!!] [영상]이렇게 새벽 내내 빠르게 퍼져나가던 ‘너무 멋진 분’ 따라 하기는 결국, 월요일 아침이 돼서 제대로 된 명칭이 붙었다.
『[이슈체크]스타들 사이에서 화제인 서아리의 ‘너무 멋진 분’ 챌린지』
『‘너무 멋진 분’과 함께 춤을 챌린지? 너튜버, 유명 BJ 등등 동참』
『[스타포토]열풍 조짐 보이는 서아리의 ‘너무 멋진 분’과 함께 춤을 챌린지』
그렇게 ‘너무 멋진 분’과 함께 춤을 챌린지는 정확하고도 빠르게 번지고 있었다.
그 시각.
전날 늦은 시간까지 토크쇼 ‘얘기하고 부대끼고’ 녹화를 했음에도 주혁의 월요일 출근 시간은 빨랐다.
시간은 아침 9시.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주혁은 커피머신에 버튼을 눌러, 커피 한잔을 뽑았다.
-취이익!
커피머신 특유의 소음이 터져 나올 때쯤 강주혁의 핸드폰이 울렸고.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KBC 예능 국장.
발신자는 KBC 예능 국장이었다. 발신자를 확인한 주혁이 한 손은 커피를 집고, 남은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 네. 국장님. ”
“ 강사장님. 편성 결정 났습니다. 혹시, 괜찮으면 방송국에서 보지요. ”
KBC 예능 국장은 생각해보겠다던 3일을 정확히 지켜냈다.
“ 빨랐네요. ”
“ 허허허. 아니면 딴 곳 주게 생겼는데, 내가 안 뛰고 배겨요? ”
“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움직이죠. ”
-뚝.
그렇게 전화를 끊은 주혁은 곧장 방송국 KBC로 향했다.
1시간 뒤, KBC 예능국 국장실.
강주혁이 KBC 예능국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자리들이 듬성듬성 비어 있었다. 그나마 출근한 PD나 조연출 정도가 주혁을 알아보고 인사를 던졌다.
그들의 인사를 적당히 받아줄 때.
“ 강사장님! 오셨어요? 이쪽! ”
정면 국장실의 문에서 KBC 예능 국장이 강주혁에게 다가왔다.
“ 바로 들어가서 얘기하시죠. 차는 뭘 드시나? ”
“ 그냥 아무거나 먹습니다. ”
“ 오케이! 그럼 홍차로. 내가 해외 나갔을 때 사 온 건데, 맛이 기가 막혀. ”
-달칵!
예능 국장이 홍차에 관해 자랑을 늘어놓으며 국장실의 문을 닫았고, 곧 소파에 앉은 주혁에게 홍차를 내밀었다.
“ 자, 드시고. ”
“ 감사합니다. ”
-스윽.
이어 강주혁에게 홍차를 내민 예능 국장은 입었던 정장 재킷을 벗어 소파 옆에 걸치며 앉았다.
“ 홍차는 홍차고. 우리가 얘기했던 거 있잖아요? ”
“ 네. ”
“ 결론부터 말하자면 편성은 오케이. 강사장님이 말한 기획을 꼭 KBC에서 했으면 좋겠어요. 위에서도 반응이 좋고. ”
-후릅.
대답을 들은 주혁이 웃으며 홍차 한 잔을 들이켰다.
“ 잘됐네요. ”
“ 자, 그러면 이제 세세한 것들을 논의해야 하는데. 가장 먼저, 파일럿으로 단발 1회가 아니라, 한 3회 정도 잡고 가볼까 하는데. ”
즉, 1주가 아니라 3주는 보자는 것이었다.
“ 3회. 나쁘지 않네요. ”
“ 그렇죠? 그런데 말이야······ ”
급작스레 예능 국장이 몸을 강주혁 쪽으로 붙이며 목소리를 죽였고.
“ 유지석. 진짜 유지석이 섭외된다는 건지, 아니면 섭외가 됐다는 건지 좀 알려줘요. 허허. 이게 중요해. ”
주혁이 다시 한번 홍차 한잔을 넘긴 후 여유롭게 답했다.
“ 섭외됐습니다. 그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 그렇지! 내 그럴 줄 알았지! 강사장님 일 추진력이야 내 잘 알지! ”
-스윽.
기분 좋게 외친 예능 국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책상에서 투명파일 하나를 집어 주혁에게 건넸다.
“ 자, 그럼 우리 자세한 얘기를 해봅시다. 일단, 유지석 메인에 붙이는 패널은 누굴 생각해요? 아! 참고로 강하영 씨는 안돼요. ”
“ 알죠. 지금 WTVM에서 ‘당해낼 수 없다’를 유지석 씨와 같이 진행하는데. 겹치면 안 되겠죠. ”
“ 그럼 누구를? 혹시 헤나······ ”
“ 아뇨. 헤나 씨는 정규 활동에 콘서트 준비로 당분간 예능 출연 못 합니다. ”
-팔락.
이어 주혁이 예능 국장에게 받은 투명파일을 펼치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 우리 회사 소속 중에 김재욱이나 말숙 씨를 생각 중입니다. ”
“ 아- 김재욱 그 친구? 근데. 말숙이라는 분은······ ”
예능 국장이 말숙이라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했다. 당연했다. 현재로서 말숙의 인지도는 얼굴은 알되 이름을 들어서는 모르는 정도였다.
‘ 어쩔 수 없지. ’
조연만으로 인지도를 쌓으면 당연하게 따라오는 반응이었다.
“ 두 명 프로필은 제가 따로 보내드리죠. 투자는 1억이면 됩니까? ”
“ 아, 일단 그렇다는 거예요. 3회분으로 회당 제작비 3천 예상하는 거지. 그중에 얼마나 투자를. ”
“ 전부 제가 해도 됩니다. ”
“ 아니! 잘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아싸리. ”
사실, 지금 주혁이 KBC에서 추진하는 쿡방은 성공하든 말든 크게 상관없었다. 물론, 성공한다는 전제로 움직이지만, 예능 시장이 그렇게 만만치 않으니까.
그저 태신식품의 눈길을 끌면 족했다.
“ 정리해보겠습니다. 주신 기획서대로라면 어쨌든 3회분 제작비 1억에 편성은 주말엔 자리가 없고, 평일 오후 8시 이후, 준비 기간은 최소가 2주. 거기다 제가 말씀드린 조건은 거의 받을 수 있다. 맞죠? ”
“ 맞아요. 다만, 강사장님이 말한 포맷있잖아요? 시청자들만의 레시피를 발전시킨다는. ”
“ 예. ”
“ 이 기획대로 가면 시간이 촉박해서, 시청자들한테 레시피 받고, 뽑고, 섭외하고, 준비하고 시간이 안 돼요. ”
강주혁도 예능 국장이 말한 부분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 네. 그렇겠죠. 그럼 일단, 이번 3회 한정으로 출연하는 연기자들이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는 느낌으로 가보면 어떻습니까? ”
“ ······음. 나쁘지 않아요. 기획 CP한테 전달할게요. ”
이후, 주혁은 예능 국장과 꽤 긴 회의를 거쳐야 했으나.
“ 그럼 목요일 오후 9시 편성에 5월 28일을 첫 방으로 가닥을 잡죠. ”
“ 그럽시다. 내가 오늘 안으로 기획 CP랑 얘기해서, PD 정하고 연락 줄게요. ”
쿡방 제작 속도는 빨랐다.
잠시 뒤, KBC 주차장.
국장실을 나와 자신의 차 앞에 도착한 주혁이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처음은 유지석이었다.
“ 어. 주혁아. ”
촬영 중에 전화를 받는지, 유지석 주변이 꽤 시끄러웠다.
“ 형. 면 종류 좋아했었지? ”
“ 면이면 환장하지. ”
실제로 유지석은 면 종류 음식을 미친 듯이 사랑하는 면 마니아였다.
“ 오늘부터 원 없이 먹어요. ”
“ 엉? 갑자기 뭔 소리야? ”
“ 형. 불제육 볶음면 알죠? 그거랑 태신식품에서 나오는 짜장파티랑 혼합해서, 레시피 한번 만들어봐요. ”
“ 어?! 내가? ”
처음이야 유지석도 놀랐지만, 곧 수긍했고.
“ 면 요리 하면 또 나지! ”
이어서 주혁은 김재욱과 말숙에게도 전화해, 유지석과 같은 말을 전했다.
어느새 점심.
강주혁이 회사로 복귀하고 있는 와중에도 여러 가지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첫째로 ‘만능엔터테이너’의 투표.
토요일 방송에서 멘토팀 별로 공개한 미션 영상의 투표가 한창이었다. 투표는 정확하게 오늘인 월요일 자정까지 진행되고, 발표는 내일인 화요일 오후 7시 발표였다.
둘째로 ‘너무 멋진 분’과 함께 춤을 챌린지.
일요일 밤부터 여러 방면으로 퍼지기 시작한 서아리의 ‘너무 멋진 분’ 영상은 월요일 점심을 기점으로 이미 너튜버, BJ를 넘어서 스타들 그리고 일반인들까지 번지고 있었다.
덕분에 각종 SNS와 너튜브에는 ‘너무 멋진 분’이라는 키워드가 넘쳐났다.
[서아리 ‘너무 멋진 분’ 챌린지 연예인 모음] [‘너무 멋진 분’ 안무 5분 마스터하기!] [‘너무 멋진분’ 챌린지? 감성닥터 박사부 이민재, 서주연(메이킹)]이런 기세로 월요일 점심을 지나 오후쯤이 되자, ‘너무 멋진 분’과 함께 춤을 챌린지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
덕분인지 기사가 쏟아져나왔고, 대중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올린 ‘너무 멋진 분’ 챌린지를 검색했다.
심지어 ‘너무 멋진 분’ 챌린지는 마케팅에도 이용됐다.
『영화 ‘등반’팀 홍보도 특이하게? 배우 모두가 모여 ‘너무 멋진 분’ 챌린지!』
영화, 드라마, 예능 등등 방송가를 넘어 일반 자영업의 홍보에도 이용되기 시작했다.
쾌속 질주였다.
이 같은 상황을 서로 상반된 표정으로 보는 여자 두 명이 있었다.
“ 뭐야? ······이게 뭐지. ”
한 명은 얼떨떨한 표정의 서아리였고.
“ 이, 이게 뭐야!! 갑자기 무슨!! ”
나머지 한 명은 똥 씹는 표정으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괴성을 지른 오희연이었다.
“ 내꺼!! 내 기사들 다 어디 갔어?! ”
그녀는 자신이 언론 쪽으로 가진 인맥을 총동원하여 언론플레이를 했으나, 하루 만에 자취를 감췄다.
-딸깍!, 딸깍!
페이지를 아무리 넘기고, 넘겨도 ‘오희연 팀’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고.
“ 안돼! 망할 기자들! 뭐 하고 있는 거야! 이럴 때 더 기사를 내줘야지!! ”
오희연이 다시금 기자들을 닦달해서야 조금은 그녀에 관한 기사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후,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월요일이 지나고 어느새 화요일. ‘만능엔터테이너’ 투표가 끝나고, 발표가 있는 날.
“ 야야! 멘토팀별로 앉는 탁자에 카메라 사람 수 대로 설치해!! 전부 테스트해보고! ”
“ 네네!! ”
“ 마스크 위주로 그림 뽑을 거니까, 카메라 대부분 대각선에 배치해! ”
‘만능엔터테이너’ 제작진은 투표 집계를 하는 팀과 실시간으로 집계결과를 듣는 멘토팀을 촬영할 팀으로 나눠진 상태였다.
멘토팀을 촬영한 제작진 팀은 일전에 ‘만능엔터테이너’ 촬영을 진행했던 고깃집을 다시 한번 섭외해 세팅 중이었고.
“ 어어. 준비 끝났어? 그럼 집계 시작해! ”
박한철 PD는 고깃집에 나와 현장을 컨트롤 하면서도, 연신 투표 집계팀과 통화로 소통하며 전체 관리에 힘쓰고 있었다.
그리고 점심쯤.
시간이 12시경을 가리키자, 고짓집에 심사위원들이 한둘 도착하기 시작했다.
“ 어우- 본격적이네? ”
“ 음. 여긴 저번에 거기구만. ”
“ 아, 오셨어요? ”
“ PD님. 너무 잔인한 거 아니에요? 멘토팀 탈락하는 것까지 전부 찍으려고? ”
장황수, 민효정 팀을 시작으로.
“ 왜? 효정씨. 탈락할까 봐 겁나요? ”
민효정 뒤쪽에서 나타난, 옅은 웃음의 오희연까지.
“ 뭐요? ”
“ 어머. 오해하지 말아요. 그냥 장난이야. 장난. ”
“ 무슨 장난을 그렇게 진심으로 해요? ”
“ 그랬나? ”
뭣 때문인지, 꽤 여유로운 모습으로 오희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 앉자, 그녀를 쏘아보던 민효정이 오희연과 멀리 떨어져 앉았고, 그 옆을 내내 헛기침으로 일관하던 장황수가 앉았다.
그때 장황수가 자신의 얼굴 바로 앞에 설치된 카메라를 보며 입을 열었다.
“ 거의 클로즈업 수준이구만. ”
바로 그때였다.
“ ······챌린지! 축하······ ”
“ 저도! 저도 올렸······춤이 되게 쉽······ ”
1층에서 스텝들이 외치는 목소리가 2층까지 들려왔고.
“ 안녕하세요오~ 언니 안녕! ”
곧 서아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2층으로 올라왔다. 그러자 민효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아리야!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챌린지! 난리 났어 지금! ”
“ 헤헤. 그러니까. 나도 지금 얼떨떨해. ”
“ 뭐, 금방 식지 않겠어요? 대중들이야 워낙에 뜨겁고 차갑고 반복하니까. ”
민효정과 서아리가 반갑게 인사하는 와중에도 오희연이 끼어들었고, 곧 서아리가 오희연을 쏘아보며 대놓고 말했다.
“ 뭐래. 어디서 개가 짖나. ”
개는 아니었지만, 오희연이 얼굴을 구기며 짖기 시작했고.
“ 서아리씨. 저번부터 보자 보자 하니까. 너무 막 나가네. 방금 뭐라 그랬어요? 다시 말해봐. ”
서아리에게 오희연이 한 걸음 다가설 때였다.
“ 개가 짖느냐고 들었어요. 그렇죠. 아리씨? ”
-뚜벅, 뚜벅.
어느새 왔는지, 넥타이 없이 셔츠에 정장 재킷을 입은 강주혁이 2층으로 올라왔고, 곧 서아리 앞에 섰다.
“ 아래까지 잘 들리던데요. ”
“ 너! ”
그 순간, 박한철 PD가 모두에게 외쳤다.
“ 잠깐!! 잠깐만 조용히 해주세요!! ”
덕분에 잠시간 전쟁을 멈춘 모두가 박한철 PD를 쳐다봤고, 핸드폰을 귀에 바싹댄 박한철 PD가 투표 집계팀에 물었다.
“ 1차 집계결과 나왔어? 어. 어. 어?! ”
그런데 결과를 들은 박한철 PD가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돌려 강주혁과 눈을 마주쳤다.
“ 진짜로?!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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