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23
“ 이상하지 않아? ”
너튜버 ‘이슈몰이’의 영상 시작은 물음표로 시작됐다.
“ 봐봐라? 강주혁이 연예계에 복귀한 게 1년 반이야. ”
늑대 가면을 쓴 ‘이슈몰이’가 작은 책상에 앉아, 영상을 시청하는 구독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 고작 1년 반인데. 지금 보이스프로덕션이 어때? 1년 만에 광주 사옥 올리고, 또 반년 만에 삼성동 사옥 샀단 말이야. 속도 좀 보라고. 속도. ”
말을 마친 ‘이슈몰이’가 책상 아래서, 따로 준비해둔 자료 종이를 올렸고.
“ 회사 키우는 빌드업 속도도 빠른데, 봐봐. ”
그 종이에 인쇄된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연예인들을 검지로 찍으며 말을 이었다.
“ 이게 지금 강주혁 회사 소속 애들이거든? 처음엔 강하진, 강하영, 김재욱, 말숙 같은 신인들로 시작했는데, 한방에 김건욱, 헤나에다가 최근에 서아리까지. 빅사이즈 스타들을 대거 영입했어. 이게 말이 되냐? 국내 TOP5에 드는 엔터 중에서도 이런 사례가 없어. ”
연출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이슈몰이’는 눈을 크게 뜨며 들고 있던 종이를 대충 괴팍하게 옆으로 던졌다.
“ 심지어 강하진, 강하영, 김재욱, 말숙은 이제 신인도 아니야. 청룡 신인상부터 시작해서, 드라마, 예능, 영화에서 엄청 인정받고 붕붕 뜨고 있다고. ”
-팔락.
‘이슈몰이’가 살짝 삐뚤어진 늑대 가면을 정돈하며 2번째 종이를 올렸다.
“ 뿐만 아니라, 강주혁이 제작하고 투자한 작품들 망한 거 있냐? 이거 보라고 이거. 강주혁을 스친 작품들. 전부 히트작이야. 너희 디쓰패치 공홈 들어가서, 강주혁 기획기사 쓴 거 봐봐. 소름 돋는다. ”
곧, ‘이슈몰이’는 2번째 종이도 옆으로 대충 던졌다. 다음으로 올린 것은 꽤 커다란 하드보드지였다. 하드보드지에는 여러 가지 사진과 화살표, 설명 등이 나열되어 있었다.
“ 이거 내가 나름 조사해서 만든 건데. 너희 옛날에 FNF게이트 기억나? 그때 디쓰패치랑 ‘나는 알고 싶다’팀이 합동해서, FNF게이트 열어서, FNF엔터테인먼트 소멸시켰잖아. 근데 여기서 재밌는 건, 이쯤부터 강주혁 여론이 회복됐단 말이야. ”
‘이슈몰이’가 말을 마치며 하드보드지 상단 그림을 검지로 찍었고.
“ 뇌피셜인데. 이 FNF게이트도 강주혁이 개입한 게 아닌가 싶다. 즉, 진짜 해결사는 따로 있었다 이거야. 실제로 이건 내가 아는 사람한테 들은 건데, ‘나는 알고 싶다’팀이랑 강주혁이랑 친하데, 거기다 디쓰패치랑도 우호적이고. ”
그는 하드보드지에 나열된 강주혁의 1년 반짜리 자료들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했다. 논리정연했고, 나름 뒷받침된 가설도 붙었다.
즉, 꽤 솔깃해질 만했다.
“ 자, 그럼 여기서 이번에 터진 ‘아이돌 프로젝트’ 조작. 난 이거 무조건 강주혁이 핸들링했다고 봐. ”
어느새 커다란 하드보드지에서 그가 검지로 찍는 부분은 마지막쯤이었다.
“ 원래도 EM엔터가 소문이 시궁창이었잖아. 강주혁은 ‘만능엔터테이너’ 같이했던 서아리가 아까웠던 게 아닐까? 그래서 서아리 몸값 더 떨어지기 전에 EM 털어버리고 바로 데려온 거지. ”
이후, 그의 ‘아이돌 프로젝트’ 사태의 설명은 약 5분간 이어졌다. 이번에도 핀트가 약간 빗겨나긴 했지만, 꽤 정확했다.
“ 한마디로. 강주혁이 히트맨이었다고. 지금 EM 쪽 후속타 사건들 터지는 건 확실하게 매듭짓고 있는 거야. 수술이지. 수술. ”
-팍!
설명을 마친 ‘이슈몰이’가 들고 있던 하드보드지를 또다시 대충 괴팍하게 던졌고, 늑대 가면을 정돈하며 정면을 바라봤다.
“ 강트맨? 아니야. 내가 낸 추론대로 연예계의 이런 구정물 같은 사건들을 지금껏 강주혁이 털어내고 있는 거면. 사실, 이 정도면 이제 연예계의 청소부. 아니. ”
이어 그가 결론을 던졌다.
“ 괴물 아니냐? ”
1시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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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몰이’가 올린 영상은 강주혁이라는 이름과 최근 뜨거운 관심인 ‘아이돌 프로젝트’라는 키워드, 100만이 넘는 그의 구독자들의 힘 덕분인지, 단숨에 너튜브 인기 영상 1위에 랭크 됐다.
-나도 이런 생각 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타이밍이 오지잖아?
-강트맨….그저 빛….
-솔직히 존나 드러운 연예계에 강주혁 같은 청소부 한 명쯤 있어야지. 안 그러냐?
-시발 PD들은 시청률에 자위하고, 소속사들은 인지도에 목매서 범죄를 ㅈㄴ아무렇지 않게 행하는데 그 바닥에 강주혁은 그야말로 사신이네.
-병신 이슈몰이새낔ㅋㅋㅋ뇌피셜ㅋㅋㅋㅋㅋ
-이건 누가 봐도 강주혁이 저격한 게 맞지.
-그저 강주혁만 나오면 물고 빨곸ㅋㅋㅋ지랄도 풍년이네.
-진짜 이번 영상 역대급이었다. 보면서 내내 소름 돋음.
-뭐가 소름이냐? 걍 상황이 우연히 맞아들어간 거지. 시발 말이 되냐 이게?
-ㅋㅋㅋㅋ이제 시발 강주혁 눈치 보면서 돈놀이하겠네. 등신들.
-강주혁도 할 거 다~ 한다. 티가 안 나서 글지. 연예계 닝겐들은 다 똑같음.
여기서부터 ‘아이돌 프로젝트’를 보는 여론의 눈이 조금씩 변화됐다. 지금까지는 오직 ‘아이돌 프로젝트’ 의 메인 PD와 EM엔터 장석진 사장 등.
관여된 인물들만 싸잡아 욕했다면.
-강주혁이 청소부든 괴물이든. 뭐가 됐든. 아직 보이스프로덕션은 깨끗한 게 맞음.
이때부턴 서서히 ‘아이돌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기사와 영상 등에 달리는 댓글에 강주혁의 이름이 따라붙기 시작했고.
퍼지는 SNS에는 #강주혁이 추가됐다.
여론의 상황이 이쯤 되자, 냄새를 맡은 언론들이 힘을 합세했다.
『[팩트체크] ‘아이돌 프로젝트’ 사태는 모두 ‘강주혁’의 설계?』
『과연 ‘강트맨’이 서아리를 살린 것일까? 누리꾼들 의견 분분』
『‘연예계의 청소부’ 새로운 별명 붙은 강주혁, 정작 그는 묵묵부답』
이런 상태로 같은 날, 6월 10일 늦은 점심.
『보이스프로덕션 수장 강주혁, 대중들 “그는 괴물”』
그야말로 여론, 언론 그리고 연예계의 초점이 모두 강주혁에게 맞춰지고 있었다.
그 시각, 강주혁은 자신에게 맞춰지고 있는 포커스를 다리를 꼰 채 지켜보고 있었고.
“ ······딱 좋은데. ”
혼잣말을 뱉은 그가 내내 타이밍을 기다리던 움직일 직원들에게 시작하라는 문자를 돌렸다.
신호탄이었다.
30분 뒤, JH엔터테인먼트 회의실.
장황수 사장이 상석에 앉아, 노트북을 지켜보고 있다. 온통 강주혁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언론을 보며 장황수 사장이 혀를 찼다.
“ 난리 났구만. ”
그의 혼잣말에 옆에 있던 사업부 본부장이 거들었다.
“ 오늘 점심 무렵부터 그 상탭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강주혁의 이름은 서아리 이적 기사 날 때나 좀 거론됐었는데. 지금은······ ”
-탁!
자신도 모르는 것은 아니었는지, 장황수 사장이 노트북을 덮으며 본부장에게 물었다.
“ 서아리 이적은 확실한가? ‘만능엔터테이너’ 같이 할 때만 해도 낌새도 없었는데. ”
“ 보이스프로덕션 측에서 공식 입장 날렸고, EM엔터가 저 지경이 됐으니 거의 확실하다고 보입니다. ”
“ ······흠. 헤나까진 그러려니 해도, 그 서아리까지 넘어갔다는 건가. ”
장황수 사장이 다리를 꼬며 커피잔을 들어 올리자, 본부장이 약간은 비아냥거리며 답했다.
“ 그래 봤자, 두 명 아닙니까. 나간다하는 아이돌도 없고. 아직은 보이스프로덕션 따위가 저희 JH에는 못 비빈다고 생각합니다. ”
본부장의 말에 장황수가 약 3초간 본부장을 바라보다, 커피잔을 내리며 팔짱을 꼈다.
“ 지금 헤나 시장 상태가 어때? ”
“ ······독주 상탭니다. 싱글 앨범 이후로 낸 정규가 차트 상위권을 쓸어 담았고, 거의 한 달 좀 넘게 유지 중입니다. 근데 이건 시기가 좋았. ”
“ 서아리는. ”
순간, 장황수가 그의 말을 잘랐고, 본부장이 빠르게 답했다.
“ 아시다시피 서아리는 아직 아시아 시장은 꽉 잡고 있고, 최근 국내 앨범 활동은 좀 뜸합. ”
“ 이러다 국내 S급 가수들 전부 넘어갈 판이구만. 우리 애들도 단속해. 계약 기간 3달 말고, 6개월 단위로 작업 들어가고. 한동안은 어지간한 조건 다 들어줘. ”
“ 예? 사장님. 그렇게까지는. ”
-스윽.
뒷골이 당기는지, 장황수 사장이 강주혁을 떠올리며 뒤통수를 만지작거렸고, 혼잣말처럼 작게 말을 이었다.
“ 뭔가 다르단 말이야. 그놈은. 이 바닥 인간이 아닌 것 같아. 별종이라,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터지는 거야. ”
“ 그래도. 가요계 시장 나온 지 1년도 안 된 보이스프로덕션 따위에 그렇게 신경 쓰실 일이. ”
“ 본부장. ”
“ 예? ”
“ 아까부터 따위 따위 하는데. 그러다 뒤통수 맞는 거라고 이 친구야. 내가 볼 땐. ”
살짝 언성을 높였던 장황수 사장이 잠시 뜸 들이다, 자신의 생각을 뱉었고.
“ 보이스프로덕션은 이미 국내 엔터 TOP 5에 진입했어. ”
어느새 입을 다문 본부장에게 다른 것을 물었다.
“ 그건 그렇고, 마니또는 어떻게 돼가? ”
“ ······아. 김수열 사장 쪽이 아직 연락이 안 돼서, 마니또 매니저 쪽부터 접촉 중입니다. ”
“ 쯧! 이번 년 하반기 전에는 넘겨받아야 해. 저번에 제시했던 것보다 두 배는 쳐서. ”
바로 그때였다.
-벌컥!
회의실의 문이 열리면서, 남자 직원이 들이닥쳤다. 덕분에 본부장의 얼굴이 구겨졌다.
“ 서팀장! 노크도 없이 이게 무슨. ”
그러나 남자 직원은 너무나 다급해 보였고, 그가 빠른 걸음으로 장황수 사장에게 들고 온 흰색 태블릿을 내밀었다.
“ 죄송합니다. 너무 급해서. 사장님! 이것 좀 보십쇼! ”
“ ······ ”
장황수 사장이 남자 직원의 얼굴을 잠시간 쳐다보다가, 태블릿으로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곧 그의 눈알도 커졌다.
이유는 태블릿에 보이는 걸그룹의 프로필 때문이었다.
[인물 정보] -마니또/ 가수.-멤버: 효진, 엘리야, 서진, 수현.
-데뷔: 2017년 1집 싱글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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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보이스프로덕션.
(정보 수정: 2020. 06. 10)
마니또의 소속사까지 확인한 장황수 사장을 보며 남자 직원이 다급하게 외쳤다.
“ 마, 마니또가 보이스프로덕션에. ”
그 순간 장황수가 갑자기 껄껄 웃었다.
덕분에 남자 직원이나 본부장의 표정에 물음표가 떴다. 어쨌거나 장황수 사장의 너털웃음은 약 10초가 이어졌고.
“ 언제부터였지? ”
웃음을 멈춘 장황수 사장이 ‘만능엔터테이너’ 첫 녹화부터 지금까지, 볼 때마다 짓던 강주혁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떠올리며 픽 콧방귀를 꼈다.
“ 옘병. 처음부터 그놈 손바닥 위였군. ”
같은 시각, 병원 주변.
장주연의 할머니가 입원한 병원 주변 산책로에는 너덧 명의 기자들과 엔터 관계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 어휴- 내 살다 살다 이렇게 인터뷰 따기 힘든 애는 처음이다. ”
“ 내 말이. ‘만능엔터테이너’ 우승자라고 배짱 튕기는 건가? ”
“ 그럴 만하지. 저기 봐. 저 양반들 죄다 엔터 스카우터들이라고. 저기 흰색 셔츠 입은 놈인 저 벤치에서 벌써 담배만 5개째야. ”
기자 두 명이 여기저기 분포된 엔터 회사 스카우터들을 보며 계속 속삭였다.
“ 돈이 된다 싶은 거지. ”
“ 그건 맞지. ‘만능엔터테이너’로 화제성은 꽉 잡았고, 실력도 좋고, 나이도 어려. 거기다 집안 환경 스토리도 좋잖아. 동정표도 받을 수 있을걸? ”
“ 신인치곤 대어지. 장주연. ‘만능엔터테이너’가 공짜로 인지도도 하늘 높이 올려놨으니. ”
말을 마친 기자가, 병원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고.
“ 그나저나, 우승 장주연이나 준우승 수현만 아직 소속사 확정 소식이 없네. ”
동의한다는 듯, 옆 기자가 답했다.
“ 그러니까. 제일 시끄러워질 두 명이 어째 영 소식이 없네. ”
늦은 점심,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
사장실에 노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똑, 똑, 똑.
“ 네. ”
주혁이 시선은 보고서에 두면서 짧게 답하자, 문이 열렸고, 곧 함박웃음을 짓는 박과장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다.
“ 사장님. 왔습니다. ”
“ ······안녕하세요. ”
흰색 맨투맨을 입은 장주연도 함께였다.
“ 아, 왔어요? 앉아요. ”
“ 네. ”
“ 사장님. 저는 나가보겠습니다! ”
“ 수고하셨어요. 박과장님. ”
“ 넵! ”
호탕하게 답한 박과장이 문을 닫았고, 장주연이 어색하게 자리에 앉았다. 강주혁은 그녀의 반대편에 앉으면서 웃었다.
“ 이렇게는 처음 보죠? ”
장주연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한 숏컷에 아직도 분위기는 스산했지만, 그녀가 강주혁을 쳐다보는 눈빛에는 생기가 넘쳤다.
그런 그녀가 대뜸 강주혁에게 말했다.
“ 저······여기서 일하고 싶어요. ”
-스윽.
이어 그녀가 책상 위로 두꺼운 종이뭉치를 올렸다. 박과장에게 받은 ‘간 큰 여자들’의 시나리오였다.
“ 체크 해주신 황다빈 역. 연습 많이 했어요. 오디션 볼게요. 빚도 이번 우승상금 들어오면 빠르게. ”
“ 주연씨. ”
“ 네? ”
-스윽.
갑자기 그녀의 말을 자른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책상 위 종이 몇 장과 꽤 두꺼워 보이는 서류봉투를 집어, 다시 복귀했다.
-툭!
이어 겹쳐진 종이 몇 장부터 책상에 먼저 올린 강주혁.
“ 이건 계약서. 그리고. ”
-툭!!
두꺼워 보이는 누런 서류봉투도 책상 위로 올려졌다. 이건 바로 장주연의 사채빚 채권이었다.
주혁은 봉투에 담긴 채권을 스윽 장주연 쪽으로 밀면서 입을 열었다.
“ 이건 주연씨 계약금.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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