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25
『[스타초점] 탑배우 신준규, ‘음주운전’ 면허취소수준···불구속 입건』
『신준규의 추락, 음주운전 적발에 준비중인 모든 작품 빨간불』
『과거 원정도박 혐의 ‘신준규’, 음주운전까지? 네티즌들 “신준규가 신준규했네”』
『음주운전 파문, ‘신준규’ “깊이 반성. 성실히 조사 받겠다”』
『[이슈체크] 10년의 공든 탑, 단 하루 만에 우르르->신준규의 몰락』
-탁!
지금도 정신없이 쏟아지는 뉴스 중 3페이지 정도까지 보던 주혁이 노트북을 꽤 힘있게 덮었고.
“ 흠. ”
짧은 침음과 함께 다리를 꼬았다. 강주혁은 오늘 꽤 캐쥬얼 한 복장이었다. 가벼운 흰 티에 블레이저 차림. 그런 그의 오른손은 어느새 턱 쪽을 매만지고 있었다.
“ 보이스피싱 미래정보에서는 그냥 음주운전 적발이었는데, 현실에선 가드레일을 박아버리네. ”
강주혁으로선 신준규의 미래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시한폭탄인 그를 이강수 사장 진영에 슬쩍 밀어 넣었었다.
그러나 어째선지 시한폭탄은 조금 일찍 터졌다.
“ ······ ”
어느새 말이 없어진 주혁은 검지로 책상을 두드렸다. 그렇게 약 10초가 지난 시점.
“ 뭐, 상관없지. 어차피 신준규는 작은 보험일 뿐이었으니까. ”
최후의 보루.
물론, 작품만으로 승부를 봤을 때 전혀 강주혁은 질 것 같지 않았다. 다만 이강수 사장 쪽이 작품의 승부가 아닌, 쓸데없는 짓을 했을 시 터트릴 요량이었다.
아쉽게도 자폭해버렸지만.
그래도 주혁의 보루는 확실친 않지만, 하나 더 있었다.
-스윽.
대충 생각을 정리한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머신 쪽으로 이동했다. 그의 사무실은 어느새 기본적인 책상이나 비품 등만 있는,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사옥 이전이 바로 직전이었기 때문.
-푸쉬시!
어쨌든 선반 위, 홀로 덩그러니 놓여있는 커피머신이 광주에서의 마지막 커피를 내렸다.
바로 그때.
-끼익.
“ 안녕하십니까! ”
“ 사장님. 안녕하세요. ”
양손에 목장갑을 낀 황실장과 박과장이 사장실로 들어왔다. 그들의 인사를 간단하게 받은 강주혁이 커피를 나눠주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황실장이나 박과장 모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으며 커피를 들어 올렸고.
“ 업자들 시키라니까요. 할 일도 많으신데. ”
강주혁이 두 남자에게 못내 아쉬운 말투를 던졌다. 이들은 사옥 이전으로 인한 짐 정리나 광주사옥 뒷정리를 하는 중이었다.
방금 커피 한 모금을 삼킨 박과장이 크게 웃었다.
“ 하하! 괜찮습니다! 업자들 시켜놔도, 현장에서 감독하는 사람이 있어야 일이 빠르죠! ”
경쾌한 박과장의 말에 황실장도 동의했다.
“ 맞습니다. 현장 감독을 하지 않으면 중요한 서류나 제가 잘은 모르지만, 시나리오 같은 것이 분실될 위험이 있습니다. ”
황실장의 성실한 답변에 강주혁이 못 말리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고.
“ 쉬엄쉬엄하세요. 그건 그렇고. 황실장님. 일본 쪽 조사 업체는 어떻게 됐습니까? ”
“ 네. 지금 5곳 정도로 좁혔습니다. 다음 주쯤으로 짧게 일본에 들어가서 미팅하고 들어오겠습니다. ”
“ 항상 보이스가드 인원들과 다니시고. ”
“ 예. ”
주혁이 꼬았던 다리 방향을 바꾸면서 주제를 바꿨다.
“ 그리고 황실장님은 오늘 저랑 좀 같이 움직이시죠. ”
“ 지금 바로 말입니까? ”
“ 아뇨. 음. 한- 1시간 뒤부터. ”
“ 알겠습니다. ”
“ 박과장님. ”
황실장에게 말을 마친 주혁이 박과장을 부르자, 커피를 홀짝이던 박과장이 짧게 답했다.
“ 옙! 사장님. ”
“ 탑여배우 이민정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소속사는 숲매니지먼트고, 하정훈 사모임 ‘강하단’에 속해있는 앤데. ”
“ 압니다! 엄청 몸매 좋으신. ”
“ ······예. 뭐, 걔. 그 친구 좀 알아보세요. 회사는 알아볼 필요 없고, 이민정 개인만. ”
-스윽.
지시가 떨어지자, 박과장이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메모하기 시작했다.
“ 이···민정. 개인적인 조···사. 옙! 혹시, 의심하시는 것이 있습니까? ”
박과장에 물음에 주혁이 담담하게 답했고.
“ 스폰이요. ”
그 답변에 박과장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다 화들짝 놀랐다.
“ 아. 스폰······예?? 스폰이요?! 이민정이요?!! ”
1시간 뒤, 보이스프로덕션 광주사옥 주변.
강주혁은 황실장과 건물을 돌았다. 이어 주혁은 황실장에게 앞으로의 광주사옥 쓰임새를 설명했다.
“ 앞으로 광주사옥은 아시다시피, 보이스가드가 상주하는 본진 겸 보이스 타워로 활용될 겁니다. ”
“ 예. ”
“ 보이스가드 사무실은 4층에 마련하시고, 3층은 우리 회사 소속 작가, 감독, 작곡가 등의 작업실로 생각 중입니다. ”
어느새 작은 다이어리를 꺼내, 주혁의 말을 받아 적고 있는 황실장에게 주혁이 말을 이었다.
“ 그리고 2층엔 우리 회사 아티스트들의 콘텐츠를 활용한, 팬들과 소통할 공간을 만들 작정인데. 이쪽 광주사옥 리모델링 공사 핸들링은 황실장님이 봐주세요. ”
“ 알겠습니다. ”
-띵!
그때 남자 두 명이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1층에 멈춰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주혁은 광주사옥 건물 1층에 이미 입점해 있는, 점포들을 돌았다.
건물주로서의 예의였다.
그들에게 전달하는 주된 내용은 ‘곧 보이스프로덕션이 이사 간다’ 와 ‘이 건물은 보이스 타운이 될 것이다’ 였다.
“ 아아- 이사 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쉬워서 어째요. ”
“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올 겁니다. 점포 계약 자체는 변함없을 겁니다. ”
“ 에이. 더 받으셔도 돼요. 사장님 아니었으면 우리 KR마카롱이 여기까지도 못 왔잖아요. ”
특히나 강주혁이 이사 간다는 말을 KR마카롱의 젊은 부부가 아쉬워했다. KR마카롱은 이미 전국에 점포가 100개가 넘는다.
거기다 광주사옥에 있는 본점은 이미 유명했다.
“ 나중에 여기 오는 우리 직원들이랑도 잘 지내주세요. ”
주혁은 부부에게 옅은 미소를 지으며 KR마카롱 가게를 빠져나왔고.
-스윽.
나오자마자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주혁이 먼 산을 보듯 180도 변해버린 사옥 주변을 둘러보며 새삼 혀를 내둘렀다.
“ 요즘은 눈감았다 뜨면 세상이 바뀌는군요. ”
사장님의 감탄사에 뒤쪽에 선 황실장이 동의했다.
“ 공무원이 작정하고 삽을 집으면 이렇게 빠른 법이죠. ”
보이스프로덕션 광주사옥 주변은 이미 예전의 그곳이 아니었다. 산과 들판이 즐비하던 주변은 어느새 새도로가 깔렸고, 도로 주변으로 높은 빌딩이 세워졌으며 없던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거기다.
수많은 음식점과 카페, 디저트 가게까지.
이미 이곳은 광주시청의 계획대로 명소로서의 제 기능을 하는 중이었다. 이 상태로 확정된 HY테크놀로지의 제2공장까지 곧 들어온다면, 안 봐도 대단했다.
“ 지금 광주사옥 건물. 시세가 얼마나 올랐습니까? ”
“ 2배는 족히 올랐다고, 부동산 업자가 침을 튀기면서 말하더군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거랍니다. ”
현 시세가 60억이 조금 넘는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HY테크놀로지의 제2공장이 들어서고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가 된다면 3배는 우습게 오를 게 빤했다.
이어 주변을 감상하던 주혁이 건물로 다시 들어가며 읊조렸다.
“ 기대되네. ”
이후, 주혁의 스케쥴을 바빴다. 먼저 황실장과 함께 광주시장을 만났다. 어쨌든 광주시청에서 주관하는 지역발전 사업에 보이스프로덕션이 끼어있었기 때문에 이사 관련을 말해줘야 했다.
소식을 전해 들은 광주시장이 아쉬운 침을 삼켰다.
“ 아쉽구만. 아예 빠지는 건가? ”
“ 아니요. 회사는 삼성동 쪽으로 이전하고 여기 광주 쪽은 보이스타워라고, 컨텐츠 관련 타워를 만들 생각입니다. 오히려 지금 하시는 사업 아이템에 더욱 잘 맞을 겁니다. ”
곧 어두웠던 광주시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 하하하. 그래요. 그러면 나야 고맙지. 참- 그렇지. 내가 요즘 TV를 쭉 보니까, 이 친구가 자주 나오던데. 이 친구를 홍보대사로 추천해도 되나 싶어서. ”
-스윽.
광주시장이 핸드폰을 내밀었고, 주혁이 화면을 확인했다. 화면에는 강하영이 화사하게 웃고 있는 프로필 사진이 걸려있었다.
즉, 광주 홍보대사로 강하영을 쓰고 싶다는 것.
피식한 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 좋습니다. 하영씨 쪽 스케쥴 확인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
보이스프로덕션은 이사 가지만, 보이스타워는 여전히 광주 쪽에 유지할 예정이니, 홍보대사 자체도 당연히 보이스프로덕션 소속이 하는 게 마케팅 상 이득이었다.
다음으로 회사로 복귀한 주혁은 최명훈 감독을 호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장주연의 오디션 때문이었다.
보류한 배역인 ‘간 큰 여자들’의 황다빈 역을 위해, 바쁜 촬영 중에 최명훈 감독이 오디션에 참가했다.
오디션은 주혁과 최명훈 감독 단둘이 진행.
“ 안녕하세요. ”
앞에 선 장주연을 보곤 최명훈 감독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어 강주혁에게 귓속말했다.
“ 사장님. 저 친구였어요? 계약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일주일도 안 지났지 않습니까? WTVM이랑 뭐 하는 거 없어요? ”
“ 괜찮아요. 일단 연기부터 보죠. ”
그리고 장주연의 연기가 펼쳐졌다.
호기심 많고, 엉뚱한 부잣집 딸인 황다빈. 공식 오디션에서도 성에 차지 않았던 최명훈 감독의 눈빛은 장주연의 연기를 딱 3분 보고 바뀌었다.
“ 잠깐. 잠깐만요. 주연씨. 14페이지에 29씬. 독백 대사 한번 쳐볼래요? ”
“ 네네. ”
장주연은 당황하는 모습 없이, 담담하게 대사를 쳤다.
“ 5년 만이야. 집 밖을 나와본 게. 그래서 난 언니들한테 붙을 거예요. 참고로 전 부잣집 딸이지만, 돈은 없어요. 대신 범죄든 범인이 되든 뭐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나도 데려가요. ”
그녀의 대사는 담담했지만, 대담했고. 힘은 빠졌지만, 귀에 정확하게 박혔다. 다른 시각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캐릭터였다.
5분 뒤.
장주연이 복도로 잠시 나갔고, 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한 주혁이 최명훈 감독에게 시선을 던졌다.
“ 어때요. 나는 주연씨가 지금 해석한 캐릭터가 꽤 흥미로운데. 감독님은? ”
-스윽.
그런데 대뜸 최명훈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사장님. 지금 저 친구 데려가서, 하진씨랑 동선 좀 맞춰봐도 되겠습니까? ”
같은 날 점심.
헤나의 SNS에 새 글이 업로드됐다.
이 내용을 밥 먹고 연예인 SNS를 떠돌며 기삿거리를 찾는 기자들이 그대로 퍼다 날랐다.
『[스타일상] 음원 퀸 ‘헤나’ “ 곧 콘서트 열려, 그런데 비밀 이벤트 뭔지 몰라”』
『곧 대규모 콘서트 예고한 헤나, 얼마나 크게 하길래?』
『대규모 콘서트 헤나, 누리꾼들 “또 티켓전쟁 벌여야겠네”』
같은 시각 서아리는 언론사 인터뷰 중이었다.
이 인터뷰는 GLIVE 실시간 인터넷 방송도 동참한 상태였고, 서아리의 인터뷰 실시간 방송에 시청자 수는 3000명이 넘은 상태였다.
그때 갈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 진행자가 큐카드를 넘기며 서아리에게 질문했고.
“ 아리씨. 보이스프로덕션으로 이적 후, 엄청 핫하신데요? 곧 신곡도 나온다면서요? ”
회색 체크의 트렌치코트를 입은 서아리가 립밤 발린 분홍색 입술을 달싹였다.
“ 으음. 사실은요. 신곡이라고 말하긴 뭐하고, ‘너무 멋진 분’을 살짝 만져서 본격적인 싱글 앨범을 낼 예정이에요. ”
“ 아아- ‘너무 멋진 분’ 첼린지! 그 노래 안 그래도 정식 음원 안 나오냐고 엄청 난리 났었잖아요? ”
“ 네. 맞아요. 우리 사장님 오케이 사인이 떨어져서, 그 곡으로 앨범 활동 재개하기로 했어요! ”
순간, 진행자가 목소리를 살짝 죽였고.
“ 저······ 아리씨. 사장님으로서 강주혁은 어떤 모습인가요? 궁금해서. ”
진행자의 물음에 서아리의 눈이 반달처럼 휘어졌고, 눈웃음을 치며 한마디로 표현했다.
“ 끝-내주죠. ”
인터뷰가 끝나고, 역시 서아리의 기사도 퍼졌다. 이로써 헤나와 서아리의 기사가 섞였다.
『[실시간 TV] 서아리 “ ‘너무 멋진 분’으로 앨범 활동 복귀”』
『‘너무 멋진 분’ 첼린지 이어가려는 서아리, 과연 결과는?』
『‘보이스프로덕션’으로 옮긴 가수들···활동 재게 속도가 심상치 않다』
이쯤, 마니또는 안무연습 막바지였다.
-둥-♪ 둥-♬ 둥-♬
자신들의 목소리가 믹스된 곡에 맞춰 미친 듯이 춤추는 마니또.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수열 팀장이 홍보팀장인 박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 아, 홍보팀장님. 얼추 시간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그래요? 그럼 슬슬 마니또 얘기도 풀게요. ”
이어 1시간 뒤, 연예면 기사 중에 마니또의 이야기도 보이기 시작했다.
『급부상한 걸그룹 ‘마니또’, 이미 신곡 정해졌다』
『[아이돌이슈] ‘마니또’, 안무연습 막바지』
같은 날 늦은 밤, 헤나의 집.
샤워를 끝낸, 보송보송한 얼굴의 헤나가 소통이 목적인 개인방송을 틀었다. 그녀의 핸드폰에 표시되는 시청자 숫자가 100에서 2000까지 순식간에 늘었다.
“ 안녕~ 안녕안녕. 여러분 오늘 방송 켜는 날 아닌데, 켠 이유가 있어요! ”
핸드폰에 대고, 오른손을 흔들자 채팅창이 바빠졌고.
-헐. 생얼 존녜….
-언냐! 오늘 켜는 날 아닌데, 켰네?!
-뭔데? 뭔데뭔데?
-누나…나 방금 자려고 했는데…
-내 잠을 방해한 이유를 밝히라!!
헤나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 나 콘서트 엄청. 엄청엄청 크게 한데. 작년보다 두 배는 커질 거 같아요. 근데, 그게 끝이 아니라, 아리 언니랑 마니또 애들도 볼 수 있어요. 합동이야 합동. ”
순간, 채팅이 올라가는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졌다.
그리고 다음 날 12일 아침.
『[실시간 이슈]‘헤나 콘서트’, 작년에 두 배? 어마어마한 규모로 진행!』
보이스프로덕션 측이 공식입장을 날렸다.
『‘보이스프로덕션’측 “헤나 콘서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규모로 진행될 것, 서아리와 마니또 합동 대형 콘서트 기대해 달라”』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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