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34
드라마 ‘없어졌던 남자’의 보도자료가 뿌려진 23일 화요일 늦은 밤.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에 부장들과 홍보팀장 박기자. 아니, 박도훈 팀장이 모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강주혁이 따로 불렀기 때문. 세 사람은 각각 다른 색깔의 다이어리를 펼쳐두고 잡담 중이었다. 스타트는 베이지색 원피스에 가죽 재킷을 입은 홍혜수 부장이 끊었다.
“ 어머- 추부장님. 부장 다시더니 얼굴이 좋아지셨어요. ”
“ 하하하. 우리 홍부장님도 부장 달자마자, 주름이 싹 펴지셨네? 다림질하셨나 봐? ”
대뜸 던져진 자화자찬. 그 모습에 홍보팀장 박도훈이 혀를 찼고.
“ 칫! ”
그 소리를 홍혜수 부장이 캐치했다.
“ 어맛! 박팀장님이 계셨네. 추부장님. 그만 해요. 박팀장님 삐지실라. ”
“ 그럴까? 하하하. 박팀장님. 표정 너무 그러지 마. 부장 금방 달 거야. ”
“ 이 양반들이. 당신들 자꾸 이러면 나 넘겨주는 보도자료 안 뿌려요? ”
“ 어허- 안될 말이지. 사장님한테 혼꾸녕 날라고. ”
그때.
-끼익.
정장 재킷과 넥타이 없이 셔츠만 입은 사장님이 등장했다. 화장실을 다녀왔는지, 손을 탈탈 털면서.
“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 ”
사장님의 등장에 홍보팀 박팀장이 툴툴거렸다.
“ 사장님아. 따지고 보면 나도 초창기 멤번데. 왜 나는 팀장이고 이 양반들은 부장이야? ”
“ 당신은 그때 디쓰패치 소속이었잖아. ”
“ 허- 참. ”
“ 맞잖아? ”
-스윽.
강주혁이 말을 던지며 피식했고, 자리에 앉았다.
“ 그러니까, 빨리 팀을 꾸려. 사람 뽑는다, 뽑는다. 말만 하지 말고. ”
“ 지옥 같은 엔터 회사 홍보팀인데, 사람 뽑는 속도야 당연히 더디지. ”
여전히 툴툴거리는 박기자를 장난스레 쳐다보던 주혁의 시선이 홍혜수 부장에게 꽂혔다. 본격적인 회의의 시작이었다.
“ 콘서트 쪽 어때? ”
“ 응- 문제없어. 지금 올림픽 체조 경기장 리모델링 들어갔어요~ ”
“ 360도 무대라고 그랬나? ”
“ 어머. 맞아. 그렇다고 하더라? 대충 설계도 봤는데, 엄청나더라고. ”
혀를 내두르는 홍혜수 부장의 보고에 강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 궁금하네. 완성될 때쯤 한번 보러 간다고 전해둬. ”
“ 알았어요. ”
“ 그리고 알아보라고 한 개그맨이나 방송인 확인해봤어? ”
“ 음. 알아보고는 있는데. 쉽지가 않네? 사실- 뭐, 예능에서 팔리는 프리 선언한 아나운서나 개그맨들 중에 유망주는 진작에 딴 곳에서 쓸어갔더라고. 그런데 방송인은 갑자기 왜? ”
그녀의 물음에 주혁이 백번 촬영팀을 떠올렸고, 의미심장함이 섞인 웃음을 지었다.
“ 백번 촬영팀. 그 친구들 이제 메인 프로 하나 만들어줘야지. ”
“ 방송국에? ”
“ 아니, 너튜브 쪽에 재밌는 채널 하나 만들어 볼까 해서. 일단, 확인해서 명단 한번 만들어와 봐. ”
이어 강주혁의 얼굴은 추민재 부장 쪽으로 돌아갔다.
“ 정혜인 쪽 뭐래? ”
“ ······사장님.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거냐? 뭘 했기에 정혜인 쪽에서 조연롤 배역을 승낙하는 거야? ”
예상은 했지만, 주혁이 굳이 되물었다.
“ 한데? ”
“ 어어- 나참. 신기하네. 아까 점심쯤 연락 왔다. 하겠다고. ”
피식한 주혁이 정혜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주제를 바꿨다.
“ ‘없어졌던 남자’ 픽스된 배우들한테 전부 알렸어? 리허설 리딩 한다고. ”
“ 어어. 계약서 사인은 대본리딩 전 리허설 리딩 후에 할 거라고. ”
“ 반응은? ”
“ 정진훈 쪽은 흔쾌히 승낙했고, 대부분 별말은 없어. 아마 형식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어. 어찌 보면 오디션이랑 비슷한데 말이지. ”
고개를 끄덕인 주혁이 답했고.
“ 형식상 맞아. 다들 이름난 배우들이니까. 그냥 한 번씩 연기를 보고 싶을 뿐이지. ”
턱을 살짝 긁으며 숨겨진 속내를 추가로 뱉었다.
“ 뭐, 연기가 영 아니다 싶으면 걷어내긴 할 거야. ”
이어 주혁이 홍보팀 박팀장에게 시선을 던졌다.
“ 뭣보다 대본리딩 전에 하는 이 리허설 리딩은 점검도 점검인데 마케팅을 위해 하는 거야. ”
“ 마케팅? ”
추민재 부장의 되물음에 대답은 박팀장 쪽에서 나왔고.
“ 일단, 리허설 리딩 일정이 확정은 안 났는데, 그날 많은 인원이 모일 겁니다. 우리 쪽은 물론이고, 작가님들, KBC 드라마국 국장부터 PD들, 그쪽 스텝, 김앤미디어, 기자들 등등. ”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한다는 말에 추민재 부장이 눈을 크게 뜨며 혀를 내둘렀다.
“ 어우- 그 정도나 모이면 그냥 심판받는 거네. ”
더욱 늦은 밤. 압구정동. 룸술집 블루홀릭스.
고급 룸술집 VIP룸에 흰색 롱셔츠에 핫팬츠를 입은 이민정과 간단한 검은색 후드를 입은 최류가 마주 앉아있다.
-다락.
앉은 지는 꽤 오래됐는지, 이민정 앞 탁자에 올려진 양주잔에 얼음이 소음을 뱉을 무렵, 이민정이 얇은 다리를 꼬았다.
“ 그러니까, 오빠가 백 프로 확정은 아니라고? ”
“ 그래. 이년아. 지금껏 뭐 들었어. 뭐, 리허설 리딩이라는 게 대충 보면 오디션같긴 한데. 형식만 갖추는 거지. ”
“ 하긴 그래? 오빠나 진훈 오빠나 김건욱 같은 배우들 거기다 데려다 놓고, 뺀찌 놓지는 않겠지? ”
“ 그렇지. 들어보니까, 기자들이나 뭐 많이 모인다던데. 그냥 마케팅용 어그로 리딩인 것 같기도 하고. ”
-스윽.
순간, 이민정이 상체를 최류 쪽으로 살짝 숙였다. 덕분에 셔츠 안, 그녀의 가슴골이 슬쩍 보였다. 이민정이 의도했든 안 했든 최류의 시선은 이민정의 가슴에 닿았다.
바로 그때 이민정의 입꼬리가 올라갔고, 최류가 괜한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 험! 그래서. 재밌는 제안은 뭐냐? ”
“ 오빠. 주혁 오빠네 작품 확정돼서 계약서 사인하면 분위기 좀 흐려주라. 오빠 잘하잖아. 그런 거. 촬영 현장 망치는 거. ”
“ 이년이 미쳤나. 내가 언제 그랬어? 그리고. 야. 내가 들어가는 작품에 내가 미쳤다고 물을 흐리냐? 것도 딴 인간도 아니고, 강주혁 그 양반이 제작하는 현장에서? 네가 돌았지 아주? ”
“ 에이- 오빠. 나 오빠가 그런 거 잘하는 거 아는데? 심하게는 아니고, 그냥 적당히 배우들 연기 좀 퍼지게 해달라는 거지. 그 정돈 쉽잖아? ”
“ ······그렇게 해서 내가 얻는 건 뭔데? ”
원하는 대답이었는지, 이민정이 입꼬리를 더욱 올리며 답했다.
“ 내가 현봉에 오빠 좋게 말해 줄게. 알지? 내 입김 현봉에 닿는거? ”
“ 너 아직 그 영감 만나냐? ”
“ 평생 만날 건데? ”
“ ······ ”
꽤 악의적인 웃음을 지는 이민정을 가만히 보던 최류 역시, 비슷한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 그 정도면 광고 하나는 받아야겠는데? ”
이후, 일주일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사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먼저, 3회 단발성으로 시작된 쿡방 ‘레시피를 내놔’가 정규방송으로 편성됐다.
이 기쁜 소식을 KBC 예능국장은 곧바로 강주혁에게 전했다.
“ 이런 관심 높은 프로를 3회 단발로 가다뇨! 하하하하. 위에서도 얼른 정규편성 놓으라고 난리고, 덕분에 아주 편하게 확정 지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이로써, KBC는 예능에서만 강주혁이 손댄 프로 2개를 가지게 됐다.
물론, 쿡방과 관련하여 태신식품에서는 ‘불제육 볶음면’의 후속상품 ‘불짜장 볶음면’의 개발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당연히 쿡방의 출연자들의 레시피를 가지고 개발한다는 내용이었고.
『태신식품 측 “유지석, 김재욱, 말숙. 레시피를 내놔 출연자들 레시피로 후속상품 개발”』
『‘불제육 볶음면’ 후속상품 ‘불짜장 볶음면’ 개발, 과거 꼬꼬닭면처럼 유행할 수 있을까?』
발표하자마자, 언론이 큰 관심을 가졌다.
다음으로 성공적으로 크랭크업을 마친 무비트리의 영화 ‘19살 그리고 20살’의 김필수 감독이 후반 편집작업을 위해, 편집실에 틀어박혔으며.
『[단독] 해창전자, 글로벌 브랜디드 콘텐츠 단편영화 첫 개시!』
김건욱과 김재욱이 참여한 해창전자의 브랜디드 콘텐츠 중 첫 단편영화가 해창전자 공식 너튜브 채널 및 SNS 채널에 공개됐다.
『글로벌 브랜디드 콘텐츠, 해창전자가 공개한 단편영화 ‘창의적 AI’ 외신들 극찬!』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의 구독자를 가진 해창전자의 너튜브 채널이기에 단편영화는 공개와 함께, 조회수가 폭발했다.
-해창전자.
-#브랜디드 콘텐츠 #해창전자 #창의적AI
-[창의적 AI] 일상에서부터 꿈까지.
-조회수 1,293,300회
백만 조회수를 넘기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여러 나라의 문자로 댓글이 달렸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댓글은 이랬다.
-배우 누구야? 한국의 유명 배우인가?
-한국 배우는 곱상해. 특히 저 키 큰 배우는 여장을 해도 어울리겠어.
-난 재욱이라는 어린 배우가 마음에 들어. 차가운 이미지가 끝내줘!
외신들은 작품을 극찬하고, 외국인들은 출연 배우를 극찬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 같은 반응은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6월 28일 일요일, 아침.
강주혁이 해가 완벽히 뜨지 않은 아침부터 광주사옥인 보이스타워 쪽으로 이동 중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독립영화팀인 류성원, 최철수 감독의 요청 때문.
어쨌든 보이스타워가 가까워지고 있을 무렵.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주혁의 전화가 울렸다.
-MBS 이동남 국장.
상대는 이동남 국장이었다. 발신자를 확인한 주혁이 담담하게 전화를 받았다.
“ 네. 국장님. ”
반면, 이동남 국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렸다.
“ 주말 아침부터 죄송하지만, 급해서. 시트콤, 아침드라마. 방금 편성 확정했습니다. ”
“ 두 작품 모두요? ”
“ 물론입니다. 다만, 아주 작은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제작 회의를 좀 해야겠는데. 어디가 좋을까요. ”
이동남 국장은 마치, PD 시절처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 어디라면. 혹시 정혜인. 아니, 작가님도 참여해야 합니까? ”
“ 예. 사장님과 저 그리고 작가님. 그렇기에 장소가 중요합니다. 비밀유지가 돼야 하는데. ”
이어 주혁이 피식했고.
“ 점심쯤. 제 회사로 오시죠. ”
“ 회사요? 삼성동을 말씀하시는. ”
간단하게 답했다.
“ 아니요. 광주사옥. 보이스타워로 오세요. ”
1시간 뒤.
주혁이 탄 엘리베이터가 3층에 멈췄다.
-띵!
광주사옥인 보이스타워는 어느새 강주혁의 구도대로 모습이 변해있었고, 3층에는 편집실이 있었다.
-스윽.
이어 문 닫힌 편집실의 문을 강주혁이 열자, 안에 있던 류성원, 최철수 감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아! 사장님. 오셨습니까?! ”
“ 안녕하세요. 사장님. ”
깍듯하게 인사하는 감독들에게 주혁이 손을 내밀었다.
“ 네. 궁금해서, 좀 서둘렀습니다. ”
강주혁이 일요일 아침부터 이렇게 서둘러 광주사옥인 보이스타워에 도착한 이유.
첫 번째 다큐 웹드라마가 완성됐기 때문.
현재 독립영화팀인 류성원, 최철수 감독은 같은 제목, 같은 주제이지만, 성격은 다른 두 가지 작품을 진행 중이었다.
제목은 ‘상품을 소개합니다’로 동일.
작품 하나는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아티스트들의 인생을 담은 다큐 웹드라마. 하나는 이 다큐 웹드라마를 찍은 모습 전체를 담는 독립영화.
“ 최철수 감독님. 현재는 누구를 찍고 있습니까? ”
“ 헤나 씨와 강하진 씨는 끝났고, 하영 씨로 넘어갔습니다. 편집은 헤나 씨까지 끝났고, 오늘은 웹드라마 1화인 ‘헤나’를 보실 겁니다. ”
즉, 지금 독립영화팀은 보이스프로덕션에 소속된 연예인 모두를 찍을 것이며 그들의 인생. 즉, 활동하는 모습 전부 담아내고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끼익.
이어 주혁이 여러 모니터가 박힌 편집실의 중앙 의자를 끌어 앉았고.
“ 이런 속도라면 웹드라마 개시는 5화 정도 쌓여야 시작할 수 있겠네요. ”
까끌한 수염이 자란 최철수 감독이 약간은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아, 예. 일주일 단위로 올린다 쳐도, 그 정도 세이브 분량은 있어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감독님. 괜찮습니다. 급하게 하지 마세요. 1화인 헤나씨 영상이 8월 전에만 올라가면 됩니다. ”
“ 8월에요? 혹시, 8월에 무슨 계획이 잡혀 있습니까? ”
“ 8월 첫 주말. 헤나씨가 포함된 대규모 콘서트가 있습니다. ”
“ 아하! ”
이어 주혁이 최철수 감독 옆에 선, 처음보단 훨씬 통통해진 류성원 감독에게 물었다.
“ ‘상품을 소개합니다’ 독립영화는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퍼센티지로 말씀하셔도 됩니다. ”
“ 음······ 약 40% 정도 됩니다. ”
“ 40%라. 대략 이번 년 안에는 완성되겠습니까? ”
“ 빠듯하지만, 가능합니다. ”
“ 흠. ”
대답을 들은 주혁이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다를 꼬았다.
‘ 독립영화지만, ‘상품을 소개합니다’는 내 회사 소속 배우 및 아티스트들이 전부 나오지? ’
그렇게 약 1분간 말이 없어진 사장을 보며 류성원 감독이나 최철수 감독이 서로 마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바로 그때.
“ 류성원 감독님. ”
“ 예?! ”
얼추 결정을 내린 강주혁의 시선이 감독들에게 박혔다.
“ 이 독립영화 ‘상품을 소개합니다’ 말입니다만. 영화제에 한 번 내볼까요? ”
“ 국내 독립 영화제 말입니까? 어느 영화제에. ”
“ 아니요. 국내 말고, 국제. 즉, 해외 영화제에 내보면 어때요? ”
“ 해외요?!! ”
해외, 국제라는 묵직한 단어에 류성원 감독이 놀라, 볼살이 살짝 흔들렸지만, 주혁의 자세는 흔들림이 없었다.
“ 네. 내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가 어떨까 싶은데.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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