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44
‘화이트 빅 마우스’에 중국 자본이 포함됐고, 그 자금의 덩치가 꽤 크다는 송사장의 말을 들은 주혁이 짧게 숨을 뱉으며 핸드폰을 다잡았다.
“ 중국 자본이 얼마나 투입된 거예요. ”
“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얼추 6000만 달러. ”
“ 6000만 달러? ”
“ 더 될지도 몰라. 현재로선 그래. ”
6000만 달러. 대충 700억이 넘는 돈이었다.
‘ 700억이라······ 흠. ’
주혁이 금액을 듣자마자, 속으로 침음을 삼켰다. 생각보다 덩치가 컸다. 사실, 헐리웃 영화에 중국 자본이 투입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하게 중국 자본은 어디에나 있다.
비등 영화판이 아니라 포괄적인 미디어 쪽과 엔터 쪽에는 중국 자본이 거의 존재한다고 봐야 하는 상황.
특히나 최근 중국 쪽 미디어 회사들은 헐리웃 제작사를 인수하는 데에 열을 올리는 중에다 실제, 한중 합작품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추세였다.
그래서 결과는?
반반이었다. 중국 자본이 투입돼 철저하게 망가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의외로 날아오르는 작품도 존재한다. 어쨌든 강주혁이 헐리웃에서의 중국 자본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짧게 뱉었다.
“ 뭐, 숨만 쉬어도 돈인 헐리웃에서 중국 자본을 무시하긴 힘들죠. ”
“ 그렇지. 국내 영화판도 중국 자본이 끼는 판에 헐리웃인데, 당연하지. 근데 끼워팔기가 너무 심해. ”
끼워팔기. 중국 자본이 포함된 영화에는 어찌 됐든 중국 배우나 중국 배경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중국 자본의 결과였다.
이어 짧게 혀를 찬 송사장이 말을 이었고.
“ 어쨌든. 이것 말고도 몇 개 더 있는데. 오늘은 너무 늦었고. 내일 볼까? ”
주혁이 약속을 정했다.
“ 그럼 내일 저녁 먹으면서 얘기해요. ”
다음 날 이른 아침. 울림영화사 리딩실.
영화 ‘도적패’를 제작하고, 김삼봉 감독이 소속돼 있는 울림영화사 리딩실에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원이 모였다.
김삼봉 감독을 필두로 울림영화사 사장과 간부급 직원들, ‘도적패’를 배급한 배급사 직원들 등등.
그런데 가장 상석에 앉은 김삼봉 감독을 제외하곤 전부 노트북에 얼굴을 처박고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 후- ”
전날 첫 개봉한 ‘도적패’의 성적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성적은 제일 빠르게 국내 박스오피스 통합 전산망에 접속한 직원의 노트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떠, 떴습니다!! ”
“ 얼마야! 얼마나 나왔어!! ”
곧, 모인 대부분의 인원이 통합 전산망을 켠 직원에게 달라붙었고, 전날 기록을 확인했다.
[2020년 7월 22일 관객수 조회]1. 도적패/ 개봉일: 7월 22일/ 관객수: 488,998/ 스크린수 : 1120 / 누적관객수: 488,998
2. 돈과 귀/ 개봉일: 7월 22일/ 관객수: 210.556/ 스크린수 : 1180 / 누적관객수: 210.556
3. 블루슈즈/ 개봉일: 7월 16일/ 관객수: 175,223/ 스크린수 : 972 / 누적관객수: 33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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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이었던 7월 22일 박스오피스를 확인한 울림영화사 사장이 눈을 크게 뜨며 직원에게 물었고.
“ 1등. 지금 1등인 거지? ”
“ ······아 예. 사장님. 제 눈에는 그렇게 보입니다. ”
배급사 팀장이 다른 숫자를 말했다.
“ 처, 첫날에만 지금 48만이 찍혔네요? ”
“ 그렇네? ”
“ 허허허. 48만? ”
“ 예. 48만이요. ”
곧, 결과를 확인한 모두가 환호하기 시작했고.
“ 우와아아아악!!! ”
“ 와악!!! ”
“ 개봉하자마자 바로 1위?!!! ”
“ 전화!! 빨리 기자들한테 전화 돌려!! ”
울림영화사 사장이나 배급사 팀장이 기쁜 얼굴로 김삼봉 감독에게 축하를 전했다.
“ 감독님!! 축하드립니다!! ”
“ 예!! 감독님.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 거기다 평일 관객수만 48만이 넘었습니다!! ”
펄쩍펄쩍 뛰는 남자들을 보며 김삼봉 감독은 티는 안 났지만, 긴장 섞인 숨을 뱉었다.
“ 후- 이제 시작이지. ”
“ 그렇죠 감독님!! 이제 훨훨 날아오를 일만 남았습니다!! ”
“ 어허- 서팀장! 어서 보도자료 안 뿌리고 뭐 하나?! 이 기쁜 소식을 얼른 대중들에게 알려야지! ”
“ 예. 그래야죠! 지금 바로 전화 돌립니다!! ”
배급사 팀장이 핸드폰을 꺼내 들며 잽싸게 어디론가 전화를 돌렸다.
“ 야야! 난데, 준비해둔 기사 돌려! 빨리!! ”
개봉 첫날. 거기다 주말도 아닌, 평일에 동원한 관객수 48만은 영화 ‘도적패’에 관련된 모두를 기쁘게 했다.
그런 정신없는 와중 김삼봉 감독이 울림영화사 사장을 조용히 불렀다.
“ 박사장. ”
“ 예. 감독님!! ”
“ 점심쯤에 스텝들 좀 모을 수 있겠나? ”
“ 예? 아아! 그렇죠! 다들 축하를. ”
“ 아니. 제작 회의를 좀 했으면 싶어. ”
“ ······제작 회의라니요? 감독님. 혹시. ”
“ 그래. ‘폭풍’ 말이야. ”
영화 ‘폭풍’이 대뜸 튀어나오자, 울림영화사 사장이 이마를 짚었다.
“ 하이고. 감독님. 그거 왜 그렇게 서두르십니까. 저희 어제 ‘도적패’ 개봉했습니다. 감독님 쓰러지세요! ”
“ 속도를 좀 맞추고 싶네. ”
“ 예? 무슨 속도요? 것보다. 그거 파이낸싱이라도 끝내야. ”
“ 끝났어. 투자는 보이스프로덕션이 전부 들이기로 했네. ”
대답을 들은 울림영화사 사장의 눈이 살짝 커졌다.
“ 예? 강주혁 그 친구가 투자까지 전부······ 그 ‘폭풍’이라는 작품 시나리오도 그 친구가 산 거라고 안 하셨습니까? ”
“ 맞아. 대신 제작은 우리가 하잖나. ”
“ 후- 저는 감독님이 걱정돼서. ”
말끝을 흐리는 울림영화사 사장을 보며 김삼봉 감독이 보기 드문 웃음을 지었고.
“ 난 괜찮아. 박사장. 스텝 꾸려주게. 그리고 모두에게 말해둬. ”
본인의 사단 스텝들을 요청하면서도 목표를 설명했다.
“ 이번 걸로 해외 한번 노려보자고. ”
이후, 아침 9시경부터 영화 ‘도적패’의 소식이 일파만파 번지기 시작했다.
『[무비이슈] 영화 ‘도적패’, 개봉 첫날 48만 관객 돌파!!』
『‘도적패’ 경쟁작 ‘돈과 귀’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 등극, 차이는 25만』
개봉 첫날 48만을 넘은 성적을 퍼 나르는 기사부터.
『올여름 최고 흥행작 예감 ‘도적패’, 정진훈 날아오르나?』
『이난희x김성미 공약, ‘도적패’ 300만 넘을시 ‘너무 멋진 분’ 챌린지 하겠다』
『강하영, ‘도적패’ 개봉 첫날 48만 돌파 소감 “모든 건 여러분 덕분”』
‘도적패’에 출연한 배우들의 반응까지. 여기서 재밌는 점은 의외로 백미주 역을 맡았던 강하영에 초점을 맞춘 기사가 많았다.
『‘도적패’ 강하영, 첫 상업영화 도전, 흥행+연기 다잡았다』
『[스타is] 독립영화 ‘내 어머니 박점례’부터 ‘도적패’까지, 강하영의 팔색조 매력』
『관객들 “백미주를 맡은 강하영이 도적패의 씬스틸러였다” 극찬!』
댓글은 폭발 중이었다.
-이거 맞다. 도적패에서 강하영이 진심 씬스틸러였음.
-ㅇㅈ이지. 안 본 사람들은 씨불이지 마라. 진짜 중간까지 ㅈㄴ예쁘다가, 막판에 오열할 때 진심 연기 신들린 줄.
-솔직히 이난희나 김성미 보이지도 않았음. 강하영 나오자마자 침 흘리면서 봄.
-침 흘리면서 잤겠지. 등신.
-강하영 요즘 예능에서 잘 팔려서 글지, 28주, 궁궐서 악역 했을 때도 연기 잘했음.
-난 걔 좀 멍청한 것 같아서 별로든데.
-평소엔 존나 엉뚱하고 귀여운데, 연기할 때 싹 바뀌는 게 좋음.
어쨌든 개봉하자마자 48만 관객수를 찍은 거장 김삼봉 감독의 영화 ‘도적패’로 안 그래도 높아지던 강하영의 인지도가 더욱 급상승하는 중이었다.
같은 날, 점심 무렵. 강주혁의 차 안.
주혁이 이동 중에 강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 신호는 매우 짧았다.
“ 사장님!! ”
“ 하영씨. 축하해요. ”
“ 허어어엉!! 감사합니다! ”
“ 기분이 어때요? ”
“ 그냥 뭐지? 뭘까? 해요. 얼떨떨하달까? 저 SNS 팔로워 엄청 늘었어요!! 축하 전화 엄청 오고! ”
강하영의 들뜬 목소리만으로 그녀가 얼마나 기분이 상기돼있는지, 주혁은 알 수 있었다.
“ 한동안은 시끄러울 거예요. ‘도적패’ 마케팅 스케줄도 바빠질 테고. 홍혜수 부장님이 알아서 잘 컷트 하겠지만, 자잘한 인터뷰는 어지간하면 미루고 큰 스케쥴 위주로 움직여요. 잘 챙겨 먹고. ”
“ 맞다아!! 홍혜수 팀장님이. 아! 아니지. 이제 부장님이지. 홍혜수 부장님이 저 일주일 동안 간식 금지령 풀어주신대요!! 완전 감동! ”
이 와중에도 간식 타령을 하는 강하영이 귀여웠는지, 주혁이 피식했고.
“ 그리고. 하영씨. ”
“ 네!! ”
한 가지 소식을 더 전했다.
“ 홍혜수 부장님 통해서, 시트콤 대본이 하나 들어갈 거예요. 읽어봐요. ”
이후, 주혁은 8월 1일 시작을 알릴 대형 콘서트가 예정된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 들렀다.
이제 해봐야 일주일 조금 넘게 남은 콘서트였고, 그렇기에 14,000석 규모의 올림픽 체조 경기장은 이미 360도 각도로 둥그런 원처럼 공사가 모두 끝나 있었다.
“ ······대단하네. ”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지금이야 시험 삼아 조명이 모두 켜져 있는 관계로 콘서트장 전체가 밝디밝았지만, 이곳에서 공연을 펼친다면 과연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 주혁은 벌써부터 전율이 흘렀다.
“ 이 수많은 좌석이 전부 찬단 말이지? ”
웅장한 메인무대와 거기서부터 쭉 뻗은 일자 무대 그 끝은 콘서트장의 정 중앙인 서브 무대가 있었다. 그 서브무대를 중심으로 360도로 촘촘하게 박힌 좌석들, 높디높은 천장, 수많은 조명까지.
“ ······ ”
주혁은 출구에 서서 콘서트장을 한번 빙 둘러봤다.
이미 콘서트가 임박했기에 곳곳에 ‘헤나X서아리X마니또’가 자세를 취한 광고판이나 홍보 깃발, 입간판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웅장한 콘서트장 모습에 강주혁은 괜히 웃음이 나왔고, 곧 혼잣말을 뱉었다.
“ 여긴 시작일 뿐이지. ”
주혁은 14,000석 규모의 콘서트장으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늦은 밤. 삼성동 주변 고급 횟집.
주혁이 가게 입구에서 직원들에게 사인을 마친 후, VIP룸의 문을 열었다. 그런데 송사장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그 모습에 강주혁이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문을 닫았다.
“ 내가 늦었어요? ”
“ 아니. 내가 일찍 왔어. ”
피식한 주혁이 입고 있던 검은색 블레이저를 벗어 옆자리에 걸친 뒤, 자리에 앉았다.
“ 왜 일찍 왔어요? ‘19살 그리고 20살’ 슬슬 마무리 아닌가? ”
“ 맞아. 해봐야 한 달도 안 남았지. 근데 편집을 감독이 하지 내가 하나. 난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지. ”
대답한 송사장이 천장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고, 영화 ‘19살 그리고 20살’의 주연을 맡은 김건욱과 강하진을 떠올린 주혁이 되물었다.
“ 좀 어떨 것 같아요. 건욱이는 그렇다 쳐도, 그거 하진씨 첫 로코 주연작이라 나도 신경 좀 쓰이는데. ”
“ 얌마! 나만큼 하겠냐! 안 그래도 개봉일정이 ‘도적패’ 바로 다음이라 신경 쓰였구만!! ‘도적패’ 잘 될 것 같아서, 아주 골치가 썩는다 썩어! 싹 밀리게 생겼어 지금! ”
난데없이 버럭한 송사장을 보며 주혁은 괜히 턱을 긁었다.
“ 난 ‘도적패’나 ‘19살 그리고 20살’이나 잘됐으면 싶은데. ”
“ 너야 그렇겠지! 전부 네 배우가 들어갔으니까! 후- 하여튼 좀 기다려봐. 그림 나오면 전화할 테니까. 오디오 말 때 네가 한번 봐봐. ”
-탁.
이어 고개를 끄덕인 주혁이 물컵 하나를 송사장 쪽에 놓고, 물을 따를 때 송사장이 본론을 꺼냈다.
“ 그래서. ‘화이트 빅 마우스’ 건 말인데. 말하기 전에 하나 묻자. ”
“ 뭔데요. ”
“ 너 이거 왜 건드리는 거야?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너도 알지? 이거 국내 영화 아니다? 헐리웃이야 헐리웃. ”
“ 알죠. 아니까 일단, 말해봐요. ”
강주혁의 간단한 답변에 송사장이 머리를 벅벅 긁더니, 팔짱을 끼며 입을 열었다.
“ 일단, ‘화이트 빅 마우스’. 이 영화 총제작비는 1억 3000만 달러는 넘는 것 같다. ”
“ 1억 3000만 달러? 그럼 중국 자본이 6000만 달러라고 했으니까, 중국 쪽이 못해도 반 정도 책임졌다는 건가? ”
“ 글지. ”
1억 3000만 달러는 1600억에 가까운 돈. 일단, 헐리웃이라 그런지 오가는 돈 자체가 달랐다. 물론, 1억 3000만 달러는 헐리웃에선 적은 제작비에 속하는 편.
그 사실을 아는지, 송사장이 설명을 덧붙였다.
“ 너도 알겠지만, 1억 3000만 달러면 헐리웃에선 그리 큰 제작비도 아니야. 그냥 평타지 평타. 어쨌든 중국 자본이 넘어오니까, 당연히 중국 배우가 꽂힌 상황 같은데······ 스읍- 근데 캘리는 그게 별로 탐탁지 않은 모양이더라고. ”
“ 잠깐. 캘리가요? ”
“ 어어- 중국 배우 끼면 한국시장에선 확실히 안 먹히니까, 퀄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고. 그래도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순 없지. 현실적으로. ”
대답을 들은 주혁이 턱을 쓸었다.
‘ 음- 이거 어쩌면 끼어들 틈이 있겠는데. ’
그때 송사장이 들었던 물잔을 내리며 살짝 목소리 톤을 높였다.
“ 아직 전달할 게 있긴 하다만. 의미가 있냐 이거?? 야 주혁아. 1억 3000만 달러야 1억 3000만 달러! 1600억이라니까?! 우리가 낄 수 있는 판이 아니란 소리야. ”
“ 맞아. 우리끼리면 힘들지 몰라요. 아니, 불가능하지. 현재로선. 근데. ”
-스윽.
이어 주혁이 핸드폰을 꺼내며 웃었고.
“ 든든한 물주가 있으면 얘기가 다르지. ”
그의 핸드폰에는 어느새 김재황 사장의 번호가 찍혀있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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