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45
강주혁이 핸드폰을 꺼내며 웃자, 송사장이 되물었다.
“ 든든한 물주? ”
하지만 주혁에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이미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었기 때문. 덕분에 강주혁을 쳐다보던 송사장이 입을 다물었고.
곧, 강주혁의 핸드폰에서 든든한 물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 그래. 나야. 강사장. ”
“ 사장님. 통화 가능하십니까? ”
이어 입을 다물고 있던 송사장의 얼굴에 물음표가 떴다. 주혁의 입에서 ‘사장님’이라는 단어가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주혁의 핸드폰에서 김재황 사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 괜찮아. 안 그래도 한국 들어가면 연락하려고 했어. ”
“ 한국 들어오면? 혹시 지금 해외에 계십니까? ”
“ 중국. 출장이야. 요즘 이쪽에 속 썩는 일이 있어서. ”
“ 그렇군요. 일정은 언제 마무리되십니까? ”
“ 글쎄. 주말은 보내고, 월요일은 돼야 들어가겠어. ”
“ 월요일. ”
대답을 들은 주혁이 잠시 날짜를 되새겼다. 오늘은 23일 목요일. 월요일은 27일이었다.
“ 그럼 들어오시면 저녁같이 하시죠. ”
“ 허허. 그래. 그러지. 내 쪽에서 연락이 갈 거야. 슬슬 가닥을 잡아야지. 그 건이지? 문화 산업. ”
그간 주혁이 줄곧 떡밥을 뿌려서인지 아니면 김재황 사장 자체가 문화 산업에 관심이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김재황 사장 본인의 입에서 문화 산업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그 덕에 얘기가 빨라졌다.
“ 비슷합니다. 그럼 월요일에 뵙죠. ”
“ 그러지. ”
-뚝.
꽤 간단하게 전화가 끊겼고, 강주혁이 핸드폰을 내리자마자 송사장의 궁금증이 폭발했다.
“ 사장님? 주혁이 네가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냐? 누구야 대체. ”
하지만 바로 알려주는 것도 재미없다고 느꼈는지, 강주혁이 피식했고.
“ 직접 봐요. 월요일 저녁에 시간 비워 두고. 같이 보러 가면 되겠네. ”
“ 나도? ”
“ 뭐, 어차피 이제 곧 보이스프로덕션 해외 지사를 책임지실 건데, 송사장님도 만나둬야 돼요. ”
송사장의 궁금증은 깊어졌지만, 주혁이 주제를 바꿨다.
“ 그래서. ‘화이트 빅 마우스’ 계속해봐요. ”
“ 흠······그래. 그럼 물주가 있다는 전제하에 가보자. 일단, 그 영화에는 원래 신준규가 캐스팅됐었는데, 걔가 미친 짓을 하는 바람에 미끄러졌어. ”
“ 신준규? ”
“ 어어- 신준규. ”
신준규라는 이름이 나오자, 주혁이 헛웃음이 터졌다.
‘ 신준규라고? 그럼 애초에 ‘화이트 빅 마우스’에 신준규가······ 그래. 그런 정보가 있긴 있었어. ’
헛웃음 짓던 주혁이 신준규 관련 보이스피싱을 떠올렸다.
[과거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배우 신준규가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역 주변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배우 신준규는 출연 확정된 헐리웃 영화 및 국내 작품에서 전부 하차하며 나락으로 빠집니다.]‘ 그 하차한다는 헐리웃 영화가 ‘화이트 빅 마우스’였다는 거군. ’
새삼 얽히고설키는 보이스피싱 정보가 재밌다고 느낀 주혁이 다시금 송사장을 바라봤다.
“ 그래서요. 신준규가 미끄러졌는데. ”
“ 미끄러졌으니까, 캘리하고 에반. 아, 에반이라고 캘리랑 같이 다니는 놈 있어. 둘이 신준규를 대체할 한국 배우를 보러 온 거지. 아마 지금 한창 미리 서치해둔 국내 배우들이랑 미팅 중일 거다. 선별된 국내 배우가 누군지는 몰라. ”
대답을 들은 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중 하나가 정진훈일 테고, 보이스피싱 정보대로라면 정진훈이 낙찰된다는 거지. ’
이어 송사장이 설명을 덧붙였다.
“ 영화 시나리오는 시나리오 작가들 열댓 명 붙어서 계속 작업 중인 것 같고, 감독은 샘 맥케이. ”
“ 샘 맥케이? 그 ‘다크맨’ 찍은. ”
“ 맞아. 그거 말고도 흥행작은 많지. ”
샘 맥케이 감독. 헐리웃 흥행작을 다수 가지고 있는 유명한 감독이었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조연이나 조단역에 아시아 배우를 쓴다는 것.
“ 그래서 한국 배우를. ”
“ 그렇겠지. 원래는 한국 배우만 쓰려고 했던 모양인데, 중국 자본이 포함되면서. ”
“ 중국 배우도 참여하게 됐다? ”
“ 그런 셈이지.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
“ 충분해요. ”
송사장에게서 ‘화이트 빅 마우스’의 대략적인 구도를 확인한 주혁이 팔짱을 꼈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히 20초 만에 강주혁의 입이 다시 열렸다.
“ 판을 좀 키웠으면 좋겠어. ”
이어 송사장이 되물었고.
“ 판을? ”
“ 네. 판을요. 근데 그전에. ”
주혁이 턱을 쓸며 결론을 던졌다.
“ 팀 세팅부터 해야겠어. ”
다음 날, 24일 금요일. 아침.
전날 주혁은 송사장과 꽤 늦은 시간까지 미팅을 진행했다. 어쨌든 캘리를 계속 주시해달라는 말로 미팅을 마친 주혁이었지만, 오늘 아침부터 출근을 서둘렀다.
이유는 아침부터 만날 인원들이 있었기 때문.
그 인원들이 커피를 내리기 위해 강주혁이 커피머신으로 움직일 때 나타났다.
-똑, 똑, 똑.
“ 네. ”
-끼익.
“ 안녕하세요. 사장님!! ”
“ 아, 들어와요. 편하게 앉으시고. ”
“ 넵! ”
거의 이구동성으로 인사를 하며 사장실로 들어온 인원은 백번 촬영팀 인원들이었다. 총 5명으로 구성된 백번 촬영팀은 이사한 회사가 아직은 낯선 듯, 어색하게 자리에 앉았다.
-스윽.
이어 자리 배치도 덕분에 상석에 앉은 주혁이 입을 열었다.
“ 요즘 좀 어때요? ‘간 큰 여자들’ 촬영장에서 잘 하고 있어요? ”
대답은 백번 촬영팀에서 연출 부분을 맡는 박덕훈이 했다.
“ 옙! 다들 잘 대해주시고,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평생 가도 못 볼 탑스타들도 많이 보고요. ”
“ 그래요? 다행이네. ”
박덕훈의 솔직한 답변에 작은 미소를 짓던 주혁이 백번 촬영팀의 이력이 적힌 파일을 펼쳤다.
“ 음- 연출에 박덕훈, 프로듀서 김철원, 제작 장상태 최지희, 작가 송미진. 이렇게가 백번 촬영팀 맞죠? ”
“ 아! 넵! ”
대뜸 대답하긴 했지만, 왜 갑작스레 팀을 하나하나 호명하는지 궁금한 백번 촬영팀 전부가 강주혁을 똘망똘망하게 쳐다봤고.
이력 적힌 파일을 접은 주혁이 고개를 들었다.
“ 백번 촬영팀은 웹드라마 ‘청순한 멜로’를 시작으로 뮤직비디오까지. 결과도 모두 좋았고, ‘간 큰 여자들’에도 참여하고 있죠. 나는 슬슬 여러분한테 독립적인 제작을 하나 맡길까 해요. ”
강주혁의 말을 듣고, 반응이 제일 빨랐던 것은 ‘간 큰 여자들’의 원작자 송미진 작가였다.
“ 네?!! 독립적인 이라고 하시면. 저희끼리 작품을 만들라는. ”
“ 맞아요. ”
“ 헐. ”
백번 촬영팀 전부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고, 주혁은 이들을 진정시키며 설명을 이었다.
“ 부담가질 필욘 없어요. 시작이니까 작게 작게 보이스프로덕션 이름을 걸고 너튜브에 새로운 채널 하나 파서, 짧은 프로 하나를 런칭해보자 이거죠. 연습 삼아. 물론 잘되면 좋겠지만. ”
즉, 어찌 보면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예능의 축소판으로 봐도 무방했다.
“ 프로의 스토리를 짜고, 컨셉을 잡고, 기획서를 시작으로 제작부터 촬영, 방영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독립적으로 여러분이 해봤으면 싶어요. ”
쉽게 말해, 실전.
강주혁은 백번 촬영팀에게 실전을 익히게 할 요량이었다. 다들 재능이 출중한 인원들이 모인 백번 촬영팀이었고, 지금부터 원석을 깎아나가야 했다.
“ 제작비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시작해봐요. 정해지는 것이 있으면 나한테 기획안만 올리면 되고. ”
“ 아······ ”
하지만 백번 촬영팀 전부는 놀란 토끼 눈을 뜨고 강주혁을 쳐다볼 뿐이었다. 꽤 파격적인 지시였는지.
그 순간.
-똑, 똑, 똑.
사장실에 노크 소리가 다시 한번 퍼졌고, ‘딱 맞게 도착했네’ 정도의 말과 함께 주혁의 허락이 떨어졌다.
“ 들어오세요. ”
강주혁의 허락으로 문이 열렸다. 곧, 어깨까지 오는 갈색 머리카락에 눈이 동그란 여자가 들어왔다.
최근 보이스프로덕션과 계약한 안화영이었다.
“ ······와. 진짜 강주. 아니! 이게 아니고. 안녕하세요! ”
흰색 후드 차림의 안화영. 최근 아나운서에서 프리로 전향한 방송인 안화영이 강주혁에게 배꼽 인사를 했다.
이어 그녀의 인사를 가볍게 받은 주혁이 백번 촬영팀을 보며 안화영을 소개했다.
“ 이제 우리와 함께할 안화영씬데, 안화영씨가 여러분이 만들 프로에 메인으로 들어갈 겁니다. ”
한편, 22일 개봉한 영화 ‘도적패’의 흥행 상승세는 무서웠다. 개봉 첫날 평일임에도 48만이라는 관객수 동원이라는 타이틀로 언론들이 움직이다가.
[오빠 오늘 밤에 영화나 볼까?]/오전 9:22[그래. 뭐 볼래?]/오전 9:22
[음…잠만. 요즘 뭐 하는지 좀 보께]/ 오전 9:23
[나도 보는 중!]/ 오전 9:24
[오빠! 도적패 보자! 이거 존잼이래]/ 오전 9:25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영화의 흥행은 입소문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과 같이, 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도적패’의 입소문 덩치는 점점 커졌다.
덕분인지, 개봉 다음 날인 23일에.
[2020년 7월 23일 관객수 조회]1. 도적패/ 개봉일: 7월 22일/ 관객수: 471,398/ 스크린수 : 1120 / 누적관객수: 960,396
이틀 만에 관객수 90만을 돌파했다. 여기서부터 ‘도적패’의 배급사가 벌이는 마케팅이 힘을 발휘했다.
-[영화리뷰/결말 미포함] 핵사이다 원하시는 분! 영화 도적패를 보시오!!
-조회수 411,332
최근 홍보마케팅의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너튜브 광고부터.
“ 와- 이 영화 요즘 광고 겁내 때리네? ”
“ 뭐? ”
“ 이거이거. 카톡 키니까 뜨더라. ”
“ 아~ 도적패? 근데 그거 재밌긴 하데. ”
“ 그래? 내일 이거나 볼래? ”
각종 메신저부터 SNS 등등으로 ‘도적패’ 마케팅용 광고들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오늘.
대망의 24일 금요일. 강주혁이 백번 촬영팀, 안화영과 미팅을 하는 순간에도 ‘도적패’의 관객수는 치솟고 있었고, 영화의 흥행 척도가 되는 개봉 첫 주 금요일 퇴근 시간.
[아!! 오빠! 6시 타임부터 8시 30분까지 매진이야!! 개짜증!]/ 오후 5:22분가장 황금 시간대인 6시부터 8시까지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나머지 시간대에는 빈자리는 있으나, 뒤쪽 좌석은 전부 팔려나갔고, 앞자리 좌석만 남았다.
그야말로 파죽지세.
덕분에 ‘도적패’의 금요일 성적은.
[2020년 7월 24일 관객수 조회]1. 도적패/ 개봉일: 7월 22일/ 관객수: 591,108/ 스크린수 : 1120 / 누적관객수: 1,551,501
거의 60만의 가까운 관객수를 동원하며 ‘도적패’는 개봉 3일만에 150만의 관객수를 달성했고.
기자들이 소식을 퍼 날랐다.
『영화 ‘도적패’. 개봉 3일 만에 150만 관객 돌파!!』
『[무비박스] ‘도적패’, 주말 전 150만 돌파···무한흥행 질주 중』
『[박스오피스] 3일 만에 150만, ‘도적패’ 손익분기점 가볍게 넘을 듯』
3일 만에 관객 150만을 넘었다는 기사들이 넘실거리자, 금요일 늦은 밤 실검에도 ‘도적패’는 등장했다.
3. 도적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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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도적패 내용.
주말을 앞둔 커플과 대중들의 궁금증이 표출된 덕분이었다.
이어진 주말.
강주혁은 25일 토요일부터 사무실에 틀어박혀, 바삐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자료는 문화 산업 관련.
월요일이면 만날 김재황 사장을 꼭 합류시켜야 했다. 시간이 촉박하기에. 일찍이 강주혁은 김재황 사장에게 계속 문화 산업에 관해 언질을 주긴 했지만,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 후- ”
덕분에 주혁은 평소보다 더욱 세세하게 자료들을 정리해야 했고, 시작은 어떻게 할 것이며 과정은 이러하고, 결과적으로 이런 그림을 원한다는 PPT를 완성시켜 나갔다.
“ 든든한 물주 합류시키기가 쉽지 않네. ”
세상에 공짜는 없고, 쉬운 일도 없는 법. 그렇게 주혁은 주말 내내 영화 ‘화이트 빅 마우스’로 시작될 문화 산업 판을 짰고.
어느덧 27일 월요일이 밝았다.
주혁은 침대서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집어 무언가를 확인했다.
“ 오- ”
곧, 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고.
“ 잘 나왔네. ”
짧게 읊조린 주혁이 핸드폰을 침대에 대충 던진 후, 화장실로 향했다. 그가 던진 핸드폰 화면에는 이런 통계가 나와 있었다.
[2020년 7월 26일 관객수 조회]1. 도적패/ 개봉일: 7월 22일/ 관객수: 610,217/ 스크린수 : 1120 / 누적관객수: 2,66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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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패’가 관객수 260만을 돌파했다.
같은 날인 월요일 늦은 밤.
강주혁과 송사장이 예약해둔 고급 한정식집 룸에 앉아있다. 그런데 어째선지 송사장의 차림이 심상치 않았다.
그 모습을 그냥 넘길 강주혁이 아니었다.
“ 형. 어디 시상식 가요? 무슨 정장을 차려입고 왔어? ”
“ 임마! 어디서든 뭐가 됐든 물주를 만날 땐 일단, 각부터 잡고 보는 거야! 너는 너무 복장이 편한 것 아니냐? ”
“ 누가 올지도 모르면서? ”
“ 누구신지는 몰라도! 물주시라며? 그럼 당연히. ”
바로 그때.
-드르륵.
옆으로 열리는 나무문이 열리며 중년의 남자가 입장했다. 김재황 사장이었다. 덕분에 송사장이 반사적으로 자리서 벌떡 일어났다.
이어 김재황 사장은 따라온 비서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며 방으로 들어왔고.
“ 늦었네. ”
입고 있던 정장 재킷을 벗으며 김재황 사장이 처음 보는 송사장에게 시선을 맞췄다.
“ 음? ”
반면, 송사장은 이미 눈과 입 그리고 콧구멍까지 얼굴에서 넓어질 수 있는 모든 것이 커진 채로 어버버거렸다.
“ 어···이 분. 잠깐···혹시 해창전자에 그······김재황 사장님이. ”
이에 김재황 사장의 대답은 심플했고.
“ 맞네만. ”
곧 그의 무덤덤한 시선이 강주혁에게 옮겨졌다.
“ 그래서. 이분은 누구신가?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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