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48
콘서트 대기실 문 앞. 금발에 머리띠를 두른 헤나가 콘서트 상황을 촬영하는 촬영팀과 인터뷰 중이었다.
“ 헤나씨. 이제 시작인데 기분이 어때요? ”
“ 기분이요? 좋아요! 근데 이거 어디 카메라야? 내 너튜브 카메란가? ”
“ 아니. 이거 본사 거. ”
“ 아아! 우리 회사 거야? 아 근데 시간 없어! 이제 2분 남았다고! ”
보이스프로덕션 너튜브에 올라갈 영상을 찍던 촬영팀이 웃으면서 문을 열었다. 곧, 콘서트 스케쥴상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를 헤나가 뛰었다.
콘서트가 시작까지 1분 남았다.
잠시 뒤, 14,000명이 모인 콘서트장.
관객들이 앉은 구역은 전부 달랐다. 헤나를 응원하는 팬덤이 앉는 곳, 서아리를 응원하는 곳, 마니또를 응원하는 곳.
콘서트장 내부는 대체로 어두웠고.
“ 하- 떨려. ”
“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 ”
모인 14,000명의 관객들은 각기 색이 다른 응원봉을 벌써부터 흔들며 콘서트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콘서트장 내부는 마치 멀리서 보는 서울의 야경을 보는 듯, 14,000개의 응원봉이 반짝거렸다.
그때.
-탁! 탁! 탁!
천장 여기저기 박힌 조명이 하나씩 켜졌고, 콘서트장 정 중앙 서브무대 바로 위, 둥그렇게 따닥따닥 붙은 영화 스크린만한 대형 TV가 켜졌다.
동시에 헤나의 옅은 목소리가 퍼졌다.
“ 전부 준비됐어요? ”
아직 무대에 헤나가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들린 목소리만으로 14,000명의 관객들이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
“ 아아아아아악!!! ”
“ 우워어어어억!! ”
거의 월드컵 응원 소리를 방불케 하는 외침들. 다행히 모인 관객들은 모두 팬덤은 달랐지만, 전부 분위기에 녹아들며 헤나를 반기고 있었다.
그 순간.
-탁!
콘서트장 내부를 비추던 조명이 꺼졌다가, 1초 만에 중앙 무대를 비췄다.
어느새 무대에 헤나가 서 있었다.
“ 바로 노래할게요! ”
금발의 헤나가 머리색에 맞춘 노란색 마이크에 대고 소리치자마자, 바로 천장에서 광대한 폭죽이 터졌고, 곧 헤나의 이번 정규앨범 중 가장 신나는 곡의 도입부가 시작됐다.
-둥♬! 둥♩! 둥♪
강렬한 비트와 함께 조명 한 개가 오늘 콘서트 전체의 연주를 맡은 밴드를 비췄고, 가장 커다란 조명이 헤나를, 나머지 조명은 콘서트장 내부 사방팔방을 쓸며 지나다녔다.
“ 헤이!! ”
헤나가 360도 마련된 무대 이쪽저쪽을 경쾌하게 뛰어다니며 콘서트장 열기를 띄웠다. 조명이 내내 헤나를 따라다녀서인지, 관객들은 오로지 헤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 다들 이 노래, 싸비 알죠?!! ”
선수답게 헤나는 무대 이쪽저쪽을 나다니며 곡 중간중간마다 들고 있던 노란색 마이크를 관객들에게 넘겼다.
그때마다 관객들은 노래를. 아니, 사실 함성에 가까운 괴성이 터졌다.
“ 잘하네!! 바로 다음! ”
-탁!
순간, 헤나의 외침으로 신나게 울리던 노래와 조명 전체가 꺼졌다. 다시 무대는 암전. 약 10초 만에 들리는 여자 목소리가 바뀌었다.
“ 다들 ‘너무 멋진 분’ 알죠? ”
서아리의 목소리였다. 이 순간 모인 14,000명의 관객 중 서아리의 팬덤이 거의 발작수준으로 소리를 질렀다.
-취익!!
폭죽이 다시 터지고.
-탁!
방금까지 헤나가 서 있던 무대에 조명이 쏴졌다. 자리에는 헤나 대신 열댓 명의 백댄서와 서아리가 서 있었다.
“ 이쪽부터 가볼까요?!! ”
회색빛이 도는 머리카락에 회색 마이크를 든 서아리가 정면을 보며 안무를 시작했다.
“ 다음은 이쪽!! ”
서아리 역시, 익숙한 콘서트였고 능수능란했다. 무대 이쪽저쪽을 쓸며 챌린지로 국내를 쓸었던 ‘너무 멋진 분’을 선보였다.
바로 그때.
“ 후우- 스읍- 후우- ”
“ 어떡해. 언니 나 심장 멈추겠어. ”
“ 안돼. 멈춰도 이 콘서트 끝나고 멈춰. ”
“ 아, 손 떨려. 미치겠네. ”
서아리의 다음으로 무대에 오를 마니또 멤버들이 메인무대에 쳐진 장막 뒤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들이 등장하기까지는 약 15초 남은 상황.
“ 자, 마니또! 10초 남았어요! 스텐바이!! ”
다들 롱후드와 늘씬한 각선미가 돋보이는 핫팬츠로 무대의상을 맞춘 마니또 멤버들이 스텝의 외침을 듣곤, 마음을 다잡았다.
-뚝!
이어 헤나와 마찬가지로 서아리의 ‘너무 멋진 분’이 중간에 꺼졌고.
“ 마니또 들어갑니다!! ”
스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니또 멤버들을 가리고 있던 장막이 걷혔다.
-촤라락!
마니또 멤버들의 눈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캄캄한 콘서트장 전체에 흔들거리고 있는, 14,000개의 빛나는 응원봉들이었다.
그 광경에 마니또의 수현이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뱉었다.
“ 무슨 별 같다······ ”
그녀의 혼잣말이 끝나자마자, 마니또 멤버들은 눈 앞에 펼쳐진 장관에 그간의 고생들이 머릿속에 스쳤고.
“ 해보자. ”
리더 효진의 다독임을 끝으로 그녀들이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일, 주혁이 들었던 보이스피싱의 정보처럼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얻을 신곡.
-둥! 둥! 둥! 둥!
‘yellowmoon’의 비트가 흘러나왔다.
같은 시각, 무대 옆 구석.
헤나와 서아리 그리고 지금 파워풀한 무대를 펼치는 마니또까지. 구석에서 팔짱을 낀 채, 묵묵히 감상하던 강주혁의 입이 열렸다.
“ 콘서트. 이래서 오나 보네. ”
TV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달아오른 분위기가, 관객들의 열정이, 가수들의 무대는 그야말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지경이었고.
“ ······ ”
뭔가 말로 표현 못 할 벅차오름이 있었다. 특히나 헤나와 서아리 그리고 마니또의 무대는 강주혁에게는 꽤 짜릿함을 선사했다.
이 콘서트는 어찌 보면 결실이었다.
‘28주, 궁궐’로 헤나를 영입, 다음으로 마니또, ‘만능엔터테이너’ 그리고 최근 서아리까지. 강주혁이 데려온 그녀들이 지금 14,000명 앞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
“ 시작은 좋네. ”
하지만 이것은 주혁의 목표 중 시작일 뿐이었고.
-스윽.
무대를 보던 주혁이 핸드폰을 꺼내며 몸을 돌렸다. 그가 전화를 건 상대는 매니지먼트 1팀 김수열 팀장이었다.
“ 예. 사장님. ”
“ 지금 무대 봤는데, 아주 좋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 감사합니다! 내일은 저도 보러 갈 참입니다. ”
-철컹!
통화하며 어느새 주혁은 철문을 지나 차를 주차해둔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고.
“ 김수열 팀장님. ”
“ 네! ”
김수열 팀장에게 지시했다.
“ 계획대로.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아리씨 싱글, 마니또 싱글. 발매 시작하세요. ”
주말이 지나고, 8월 3일 월요일.
28,000명의 관객이 몰렸던 대규모 서울 콘서트가 성황리에 끝났다. 그간 꾸준히 화제에 올랐던 탓인지,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기사가 돌았다.
『‘서아리X헤나X마니또’, 약 3만석 초고속 매진 된 콘서트···파워 입증』
『[스타is] 콘서트장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몰린 인파들/ 사진』
『“눈, 귀 호강하고 왔다” SNS에 속속 올라오는 ‘서아리X헤나X마니또’ 콘서트 후기』
『[이슈체크] ‘헤나’, ‘서아리’는 역시였고, ‘마니또’는 의외의 스타성이 빛났다!』
콘서트장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나왔던 기자들이나 나오진 못했어도, SNS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콘서트 후기들을 기자들이 긁어와 기사를 퍼트렸다.
시간은 아침 9시.
이쯤부터 비등 기사만이 아니라, 콘서트에 다녀온 팬들이 팬클럽 카페나 블로그 등으로 콘서트 현장 사진이 퍼졌고.
-yellowmoon 몇 시에 발매되는지 아시는 분?
-현장에서 오늘 발표라고 얘기하긴 했는데, 시간은 말 안 해줌.
-오늘 서아리 ‘너무 멋진 분’도 발매라던데.
-보이스프로덕션!! 빨리 언냐들 노래 발매해라!!
-노래 좋더라~ yellowmoon 뭔가 노동요로 딱임.
점심 무렵.
『‘보이스프로덕션’ 측 “오후 3시에 서아리, 마니또 미니앨범 발매”』
『[공식] ‘서아리’, ‘마니또’ 신곡 오후 3시 발매, SNS 공유 등 이벤트까지!』
보이스프로덕션의 공식발표가 떴다.
이 소식은 여기저기 번지기 시작했다.
팬클럽은 물론이고, 보이스프로덕션 측에서 행한 SNS 공유 이벤트 등등 덕분에 아직 발매 전임에도, 대형 음원 플랫폼의 급상승 인기곡 순위에 ‘너무 멋진 분’이나 ‘yellowmoon’이 등장할 정도였다.
이어 정확히 오후 4시.
서아리와 마니또의 싱글앨범이 발매되고 1시간. 한 대형 음원 플랫폼의 TOP100 순위가 요동쳤다.
-TOP100/ 실시간.
1위부터 3위까지는 여전히 헤나의 정규앨범 곡이 차지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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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NEW! / 너무 멋진 분 / 서아리]
[5. ↓1 / 차가운 이별 / 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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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NEW! / yellowmoon / 마니또]
TOP100 상위권인 1위부터 10위까지 헤나, 서아리, 마니또의 곡이, 강주혁이 보이스피싱에서 들었던 모든 노래가 포함됐다.
-실시간 점유율/ 16:00 현재.
즉, 음원차트 상위권 전부를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가수들이 휩쓸고 있었다.
같은 날 늦은 오후.
보이스프로덕션 삼성동 사옥, 5층 넓은 회의실. 상석에 강주혁 그 옆에 송사장 앉아있고, 매니지먼트 1팀 김수열 팀장이 주혁에게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 오후 7시인 현재 기준으로 각 음원 플랫폼 차트 상위권 10위 안에 헤나씨, 아리씨, 마니또까지 전부 들었습니다. ”
“ 반응이 좋네요. ”
주혁이 음원 플랫폼 홈페이지를 출력하는 검은색 태블릿을 보며 담담하게 말하자, 김수열 팀장의 흥분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 사장님! 이건 반응이 좋은 정도가 아닙니다! 엄청난 겁니다! 대형 음원 플랫폼 한 곳도 아니고, 세 곳 전부의 차트 상위권을 우리 소속 가수가 휩쓸었다는 건! ”
이후로도 김수열 팀장은 흥분이 섞인 투로 보고를 이었다. 그가 이렇게 흥분하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누구보다 마니또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
김수열 팀장이 뮤직톡스튜디오 사장이던 시절, 마니또는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던 아이들이 지금 보이스프로덕션에 와서 당당하게 뜨고 있는 것.
어쨌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보고를 올리는 김수열 팀장에게 주혁이 물었다.
“ 다음 계획이 어떻게 됩니까? ”
“ 아, 예. 일단, 서울 콘서트는 끝났다 쳐도, 애초 계획이 전국 투어였기 때문에 다음 콘서트는 경기돕니다. 콘서트를 계속 진행하면서 아리씨나 마니또 정규앨범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
보고를 들은 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추진하라는 말을 던지자, 김수열 팀장이 다부진 대답을 던지며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송사장의 목소리가 끼어든 건 그때였다.
“ 키야~ 잘나가네. 우리 강사장님. ”
“ 가수들이 잘 해줬어요. 내가 한 게 있나 뭐. ”
주혁이 겸손을 떨자, 송사장이 강주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
“ 야야. 내가 나이를 먹었어도, 헤나나 서아리는 알아. 가수 판에서 얼마나 유명하냐? 마니또는 처음 들어봤지만. 어쨌든 너 아니었으면 걔네가 한곳에서 콘서트하는 그림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 ”
말을 마친 송사장이 큭큭 웃으며 주혁에게 축하를 전했다. 그러다 순간 무언가 번뜩 떠올린 송사장이 대뜸 외쳤고.
“ 아! 맞다! 주혁아. ‘19살 그리고 20살’ 편집 끝났다. ”
주혁의 눈이 살짝 커졌다.
“ 빠르네요. 로코라 그런가? 러닝타임도 짧기도 하고. 편집 한 2달 걸린 건가? ”
“ 그렇지. 지금 음향 넘어갔는데, 오디오 전부 말면 테스트 시사할 때 같이 보러 가자. ”
“ 그래요. 그래서, 좀 어떤 것 같아요? 그 감독. 김필수 감독이라고 했나? 감독 반응이 좀 괜찮아요? ”
“ ······묘해. 자신은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뽑힌 그림을 봐야겠지. ”
순식간에 고민이 서린 송사장이 팔짱을 끼자, 주혁이 되물었다.
“ ‘19살 그리고 20살’. 개봉 날은? 배급이랑 얘기해봤죠? ”
“ 해봤는데. 지금 ‘도적패’가 너무 미쳐 날뛰고 있어서. 그것도 고민이야. 후- 일단, 개봉 날도 나온 그림 좀 보고. ”
그때였다.
-똑, 똑, 똑.
회의실에 노크 소리가 퍼지며 여자 직원이 얼굴을 내밀었다.
“ 사장님. 손님분들 도착하셨습니다. ”
“ 아, 네. ”
-스윽.
주혁은 대답을 마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고, 송사장 역시 마찬가지.
-끼익.
다음으로 회의실에 여전히 육감적인 몸매의 캘리와 우락부락한 몸집의 에반이 들어왔고.
“ 캘리, 에반. 어서 와. ”
송사장이 에반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 캘리. 또 보. 읍! ”
“ 강! ”
여전하다면 여전하달지, 캘리가 이번에도 강주혁을 대뜸 안으며 인사를 전했다.
“ 오늘도 잘생겼네요? ”
“ ······ ”
연주황 머리칼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는 캘리에게 안긴 주혁은 그대로 시선을 뒤쪽 에반에게 맞췄다.
“ 반가워요. 강주혁입니다. ”
“ 저는 에반. 캘리! 그만해. 강이 힘들어하잖아. ”
에반이 끼어들며 겨우겨우 강주혁을 놓은 캘리였고.
-스윽.
간단한 인사를 나눈 모두가 자리에 앉았다. 이어 캘리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회색 파일을 책상에 올리면서 바로 본론을 던졌다.
“ 우리와 만나고 싶어 했다면서요? 영화 때문이죠? ”
앞뒤 없이 던져진 질문에 주혁도 바라던 바였는지, 빠른 대답을 했고.
“ 맞아요. ‘화이트 빅 마우스’ 때문에 보자고 했어요. 그래서 말인데. 캘리. ”
“ 음? ”
“ 영화에 중국 자본이 반 정도 포함됐다고 들었어요. ”
순간, 내내 미소를 유지하던 캘리의 얼굴이 살짝 움찔했다. 그 순간을 주혁은 놓치지 않았고.
“ 캘리. ”
틈을 파고들었다.
“ 영화에 중국 자본을 좀 걷어내고, 내가 좀 껴볼까 하는데.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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