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51
감탄하던 강주혁이 김필수 감독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 감독님. 하진씨를 정말 기가 막히게 담아주셨네요. ”
대뜸 던져진 칭찬에 김필수 감독이 생머리에 가까운 머리를 긁었다.
“ 아······솔직히. 강하진씨는 카메라만 대면 그림이 나옵니다. 제가 뭘 했다기보다, 하진씨 자체가 치트키랄까요? 장면을 찍고 모니터를 보면 뽑히는 그림이 좋아서, 자꾸 욕심이 났다고 해야 하나? ”
“ 그래도. 그렇다 하더라도, 감독님의 미장센이 아니었으면 이런 퀄이 안 나왔겠죠. ”
“ 가, 감사합니다. ”
입발린 소리가 아니었다. 실제로 방금 오디오 체크 겸 테스트 시사로서 영화 ‘19살 그리고 20살’은 대형 TV 수준의 스크린에서 재생됐다.
그런데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근데 이 영화가 커다란 영화 스크린에 걸린다면?
‘ 관객들은 하진씨에게 빠져들겠지. ’
그만큼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진이 예쁘게 뽑혔다.
물론, 지금도 주변에서 예쁘다고 극찬을 받는 강하진이었지만, 20대 초반의 화사함과 풋풋함 그리고 사랑스러움이 전부 섞인 분위기가 담겨있었다.
덕분에 배급사 직원 한 명이 거들었다.
“ 하하. 맞아. 강하진 씨가 정말 예쁘게 나오긴 했어요. 중간에 사진 찍을 뻔했다니까? ”
강하진의 트레이드마크인 새하얀 피부가 부각되고, 웨이브가 살짝 섞인 가슴 조금 밑쪽까지 내려온 갈색 머리카락, 분홍색 입술, 널널한 반팔 티셔츠와 청바지 의상.
특히나 마지막 강하진의 바스트로 바짝 당긴 장면이 압권이었다.
그야말로 국민 첫사랑으로 불리기에 손색없었다.
‘ 이 영화. 개봉하면 관객들 연애 세포 겁나 깨우겠군. ’
주혁이 속으로 농담을 읊조릴 때, 살짝 급박한 표정으로 송사장이 강주혁의 어깨를 잡았다.
“ 그래. 그래그래. 미장센? 좋은 거 알겠으니까, 전체적으로는 어때? 내가 볼 땐 잘 나왔거든? ”
“ 괜찮아요. 아니, 오히려 괜찮다보단 위야. 로코 특유의 오바스러움도 없고, 부족하지도 않고. 뭣보다 이 영화 자체가 여주 1인칭으로 진행되는데, 건욱이보단 하진 씨가 집중되게 그림 잘 뽑혔어요. ”
대체로 칭찬이 섞인 강주혁의 감상에 주변 모두가 ‘오오오’ 정도의 감탄을 뱉었다. 그럴 때 주혁이 송사장에게 작게 물었다.
“ 개봉일은? 확정했어요? ”
“ 어어- 8월 26일. 2주 좀 넘게 남았지. 살 떨려 죽갔다. ”
8월 26일. 개봉일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그쯤이면 ‘도적패’를 볼 사람들은 거진 다 봤을 테고, 다들 신작 영화에 눈길을 돌릴 것이 분명했다.
‘ 뭐, 경쟁작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
주혁이 음향감독과 얘기 중인 김필수 감독에게 시선을 던졌고, 피식했다.
‘ 고마움의 표시로 살짝 도와줄까? ’
이어 주혁이 홍보팀 박팀장에게 문자를 치기 시작했다.
-하진씨 관련, 보도자료 선별해서 모아둔 것 중에 영화 ‘폭풍’ 자료 몇 개 추려서 8월 24~25일 나눠서 쏴.
이번엔 강하영 다음으로 강하진의 차례였다.
이후, 강하진이 바빠졌다. 현재 준비 중인 작품과 진행 중인 작품에 더해서, ‘19살 그리고 20살’의 마케팅 스케쥴까지.
안 그래도 바빴던 그녀의 스케쥴이 더욱 빼곡해졌다.
“ 오빠. 저 이번 주 스케줄이 어떻게 돼요? ”
“ 어어- 일단, 월화 오전에 ‘간 큰 여자들’ 촬영, 오후에 화보, 수요일 하루 통으로 ‘19살 그리고 20살’ 제작 발표회 및 마케팅 스케쥴, 목요일 오전에 언론사 인터뷰, 점심부터 밤까지 촬영, 중간중간 샵도 들러야 하고······ 하진아. 그냥 일주일 스케쥴이 20개가 넘어. ”
그럼 에도 강하진은 묵묵히 스케쥴을 소화했다.
“ 네. 그럼. 그때그때 스케쥴 움직일 동선만 알려줘요. 오빠. ”
마치, 일에 미친 여자 마냥. 덕분에 강하진의 스케쥴 매니저나 로드, 스타일리스트들은 걱정이 깊어졌다.
“ 하진아. 힘들면 내가 부장님한테 말해서, 스케쥴 몇 개 빼볼. ”
“ 아니요. 괜찮아요. 전부 할래요. 저 튼튼하니까, 걱정마세요. 많이 일해야 빨리 크죠. ”
“ 어? 어어. ”
하지만 강하진은 어째선지 독기가 서린 상태였고, 강하진의 언니인 강하영도 바쁘긴 마찬가지.
“ 죽겠다!! 족발 먹고싶다아아!! 오빠!! 나 족발! ”
“ 너 그 뭐냐. 홍혜수 팀장님이 준 먹는 거 자유권 끝났잖아? 안돼안돼. 나 죽어. 그리고 지금 바로 MBS 들어가야 돼. 시트콤 때문에. ”
“ ······미팅하는 거면 과자 같은 거 있겠지? 가자가자! 오빠. 빨리 가자! ”
8월 9일 일요일을 기점으로 800만을 넘긴 ‘도적패’ 관련 스케쥴과 최근 확정 지은 MBS의 시트콤, 예능 ‘당해낼 수 없다’ 와 간간이 붙는 광주 홍보대사 스케쥴까지.
강자매는 데뷔 이래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고, 집에서 둘이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
그러다 8월 10일 월요일 새벽.
우연찮게 강하영과 강하진의 퇴근 시간이 맞았다. 강하영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했을 때, 강하진은 화장도 지우지 않고, 거실 소파에 널브러져 있었다.
강하영이 강하진의 엉덩이를 냅다 때렸다.
“ 하진! 죽었어?! ”
“ ······엉덩이가 아픈 걸 보니, 나 아직 안 죽었나 봐. ”
“ 깜짝이야 이것아!! 할머니는? ”
“ 주무셔. ”
“ 화장 지우고 너도 얼릉 자! 하진. 너 내일 몇 시 나가? ”
“ 6시. ”
강하진이 말한 6시는 새벽일 것이 분명했다. 지금부터 자봤자 4시간이나 잘까?
강하영도 얼추 나가는 시간이 비슷했는지, 여전히 소파에 얼굴을 파묻은 동생의 안쓰러운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때 강하진이 소파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대뜸 입을 열었다.
“ ······언니. ”
“ 응? ”
“ 예전에 사장님이 그랬잖아. ”
“ 사장님? 우리 사장님? ”
“ 응. 사장님이 그때 우리랑 계약하면서, 하는 김에 이 바닥 씹어먹는다고 그랬잖아? ”
“ 맞아! 지금도 그 말 자주 하시는데! 근데 그게 왜? ”
곧, 강하진이 얼굴만 강하영 쪽으로 돌려 언니와 눈을 마주쳤다.
“ 지금도 사장님은 그 생각뿐이겠지? ”
“ 어······ 아마도? ”
대답한 강하영이 미소지으며 또다시 강하진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고.
“ 갑자기 새벽 갬성 터트리지 말고! 잘 준비나 해! 나 먼저 씻는다? ”
곧, 강하영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강하진이 소파에 얼굴을 다시 파묻으며 혼잣말을 뱉었다.
“ 하- 근데 난 왜 그게 질투가 나지. 미치겠네. ”
다음날 8월 10일 월요일 아침.
홍보팀 박팀장이 보이스프로덕션의 제1회 내부파티에 초대할 명단의 정리를 끝냈다.
“ 바로 돌려볼까? ”
박팀장은 명단을 정리하자마자, 곧바로 초청장을 돌렸다.
대부분은 메일이나 카톡을 이용하여 초청장을 돌렸지만, 중요도가 높은 몇 곳은 미리 만들어놓은 초청장을 퀵으로 보낼 생각인 박팀장은 명단을 보며 마지막 확인을 서둘렀다.
“ 해창전자, 태신식품, VIP픽쳐스. ”
대충 봐도 10곳은 넘었다. 이윽고 박팀장의 입에서 마지막 엔터 회사가 뱉어졌다.
“ 그리고 GM엔터테인먼트 이강수 사장. ”
이 초청장들은 정확히 30분 뒤, 박팀장의 손을 떠났다.
한편, 박팀장의 손에서 떠난 초청장들은 명단에 적힌 보이스프로덕션과 관련된 각 회사나 집단 또는 개인이나 배우들에게 전달됐다.
방송국, 제작사, 영화사, 배급사, 엔터회사 등등.
수많은 곳에서 보이스프로덕션 제1회 내부파티 초청장을 확인했고, 그중 방금 비서에게 초청장을 전달받은 태신식품의 박종설 부사장은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 보이스프로덕션 파티라······ ”
최근 태신식품은 보이스프로덕션과 연관이 깊어졌다.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배우가 광고를 찍은 ‘불제육 볶음면’의 후속상품 ‘불짜장 볶음면’의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고, 최근 복귀한 아시아의 별 서아리가 태신의 전속 모델로서 해외 마케팅을 겸한 화보 촬영도 진행 중이었다.
어쨌든 지금은 보이스프로덕션과 부대끼는 것이 맞았다.
곧, 박종설 부사장이 결론을 뱉었다.
“ 기자들 포함, 보는 눈이 많겠어. 가는 게 맞겠군. ”
다음으로 해창전자의 김재황 사장.
김재황 사장은 초청장을 전달받자마자, 강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 강사장. 이게 뭐지? ”
“ 파티 초청장입니다. ”
“ 그러니까. 이걸 왜 나한테도 보냈냐 이 말이야. ”
초청장을 받자마자, 김재황 사장은 궁금증이 생겼다. 예전부터 강주혁은 재벌들과 엮이기를 꺼렸었다.
“ 자네는 이쪽을 별로 안 좋아하지 않았나? ”
그런데 이 초청장은 그야말로 재벌과 엮이기 위한 초청장. 하지만 핸드폰 너머 강주혁의 대답은 간단했다.
“ 맞습니다. 여전히 비슷하죠. 사장님은 잠깐 얼굴만 비추셔도 상관없습니다. ”
“ ······뭔가 속뜻이 숨어있는 것 같은데? ”
“ 해외 문화산업에 필요합니다. ”
의외의 대답에 김재황 사장의 고개가 살짝 꺾였다.
“ 해외 문화산업에 내가 그 파티에 잠깐 얼굴을 비추는 장면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GM엔터테인먼트의 이강수 사장.
파티 초청장을 받은 이강수 사장의 반응은 의외로 초연했다. 다만, 표정은 뭔가 기묘하달까?
“ ······ ”
평소 웃음을 달고 사는 이강수 사장이었지만, 지금 순간만큼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에, 방금 도착한 초청장을 세워 책상을 천천히 때리고 있었다.
-탁, 탁, 탁.
분명, 깊은 생각에 빠진 얼굴. 그렇게 이강수 사장은 5분간 같은 자세로 있다가, 이내 초청장의 일정을 다시 확인했다.
-일시: 9월 5일 오후 5시.
파티는 약 한 달 뒤였다.
같은 시각,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
방금 김재황 사장과 통화를 마친 주혁이 핸드폰을 내리며 읊조렸다.
“ 스읍- 타이밍이 중요한데. ”
한 달 뒤 열릴 내부파티와 해외 문화산업을 어떻게 엮을지는 모르겠지만, 강주혁은 다이어리를 펼쳐 무언가 글씨를 적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책상 위에 올렸던 핸드폰이 울렸고.
“ 김재황 사장인가? ”
방금까지 통화한 사람이 김재황 사장이라 그런지, 그의 얼굴을 떠올린 주혁이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했다.
그런데 김재황 사장이 아니었다.
*070-1004-1009
보이스피싱이었다.
“ 꽤 빠른데? ”
약 일주일 전에 왔었던 보이스피싱. 이렇게 일주일 만에 연달아 보이스피싱이 온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스윽.
이어 미소짓던 주혁이 보이스피싱을 받았다.
[‘실버’단계의 주인이신 강주혁님 안녕하세요!] [강주혁님의 유료서비스 ‘실버’의 남은 횟수는 총 4번입니다.] [유료 서비스인 ‘실버’단계를 통해 인생역전에 더욱 가까워지길 기원합니다! ] [계속 진행을 원하시면 1번을 눌러주세요. ]“ 4번. ”
짧게 읊조린 그가 1번을 터치했고.
[들으실 항목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 [ 1번 ‘대형 배급사 VIP픽쳐스’, 2번 ‘그리즐리 베어 모습’, 3번 ‘5명 그리고 3명’, 4번 ‘수원 화성행궁’, 5번 ‘오후 7시 40분경’, 6번······ ] [ 다시 듣기는 #버튼을 눌러주세요. ]곧, 보이스피싱은 강주혁에게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런데 키워드를 듣자마자, 주혁의 눈이 커졌다.
“ VIP픽쳐스? ”
꽤 익숙한 키워드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강주혁과 친숙한 배급사 VIP픽쳐스. 주혁은 고민 없이 1번 ‘대형 배급사 VIP픽쳐스’를 선택했다.
-띠익.
-뚝.
“ 로비? ”
보이스피싱이 끊기자마자, 주혁이 수첩을 꺼냈다. 이번에는 방금 들었던 VIP픽쳐스의 미래정보를 메모하는 것이 아닌, 메모해둔 영화 ‘간 큰 여자들’의 미래정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영화 ‘간 큰 여자들’이 코미디 영화로는 이례적인 600만이라는 관객수를 동원하는 성적을 거둡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표현해 게재했던 원작자를 배제한다면 관객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6만으로 망작이 탄생합니다.]‘간 큰 여자들’은 원작자인 송미진 작가를 참여시키고, 아무 문제가 없다면 관객수 600만 이상 확정이었다.
그런데 방금 문제가 발생했다.
“ ······배급이 VIP픽쳐슨데. ”
영화 ‘간 큰 여자들’의 배급사는 VIP픽쳐스였다. 이미 계약서도 완료된 상황. 배급사가 행하는 배급과 마케팅은 영화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 VIP픽쳐스의 로비 관련 비리가 ‘간 큰 여자들’ 개봉 전에 터지든 개봉 후에 터지든. 둘 다 안돼. ”
문제였다.
‘간 큰 여자들’ 개봉 후에 VIP픽쳐스의 로비 관련 비리가 터진다면 ‘간 큰 여자들’의 2차 유통 등에 차질이 생기고, 뭣보다 만약 개봉 전에 터진다면 관객수 600만이 아니라, 60만도 힘들지 몰랐다.
“ 아. ”
순간, 주혁은 김재황 사장과의 내기를 떠올렸다.
‘ 만약 600만이 안 넘으면. 단 한 명이라도 부족하면 500억. 전부 갚아. 그리고 내 밑으로 들어와. 어때? ’
이대로 있다간 진짜 쌩으로 500억을 갚고, 해창전자의 신입사원이 될 판이었다.
“ 그렇게 되면 모든 게 나가린데······ 안되지. ”
-스윽.
곧, 주혁이 수첩에 VIP픽쳐스 관련 미래정보를 메모하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고, 정확히 10분 뒤, 그의 머릿속에 설계가 잡혔다.
“ ······흠. ”
깔끔하게 설계를 잡은 주혁이 짧게 읊조렸다.
“ 이게 되려면. 일단 VIP픽쳐스 내부 상황파악부터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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