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52
곧, 주혁은 노트북이 출력하는 검색사이트에 VIP픽쳐스를 검색했고, 공식 홈페이지를 클릭했다.
-딸깍, 딸깍.
VIP픽쳐스 공식 홈페이지 여기저기를 확인하던 주혁은 빠른 결론을 내렸다.
“ 아직 외화를 수입해, 국내 배급하는 사업은 시작도 안 했나 보네. ”
국내 3대 배급사라 칭해지는 VIP픽쳐스. 다만, 아무리 대형 배급사라 할지라도 헐리웃 영화나 전 세계의 모든 영화를 마음대로 구입하여 국내에 배급하진 못한다.
외화의 배급은 국내 직배사(직접 배급사)가 하기 때문.
직배사란 쉽게 말해, 해외의 유명 스튜디오(영화사나 제작사, 디즈니나 유니버설 등등)가 각국에 지사를 두고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를 직접 배급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헐리웃 영화의 국내 배급은 이런 직배사가 도맡아 한다.
따라서 VIP픽쳐스가 아무리 대형 배급사라 할지라도 외화를 수입해 마음대로 국내 배급을 할 수 없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
“ MV e&m은 이미 이 사업을 시작했었지? ”
국내 대형 배급사 중 VIP픽쳐스보다 조금 앞선 배급사라 칭해지는 MV e&m은 이미 외화를 수입해, 국내 배급을 하고 있었다.
VIP픽쳐스는 못 하는데 MV e&m은 어째서 가능한가?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MV e&m은 직배사는 아니지만, 해외 유명 스튜디오 중 한 곳과 배급 계약을 진행, 그 유명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만 MV e&m이 국내 배급을 맡는 것.
즉, VIP픽쳐스도 비슷한 절차를 밟으면 가능했다.
따라서 보이스피싱의 정보대로라면 VIP픽쳐스가 사업확장을 위해, 어느 해외 유명 스튜디오와 국내 배급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로비 관련 비리가 터짐을 뜻했다.
“ 흠. ”
VIP픽쳐스가 어느 해외 유명 스튜디오와 계약을 맺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혁에게는 이미 답이 나와 있었다.
-스윽.
대충 머릿속에 결론을 내린 주혁이 핸드폰을 들어 VIP픽쳐스 최혁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 신호는 짧았고.
“ 옙! 사장님. 안 그래도 애니메이션 배급 관련으로 전화를. ”
“ 팀장님. 그것보다 제가 들은 소문이 하나 있어서요. ”
“ 소문이요? ”
“ 예. VIP픽셔츠가 외화를 수입해 배급하는 사업에 손을 댄다는 소문. 이거 사실입니까? ”
주혁이 전화를 받자마자, 떡밥을 던졌다. 그런데 최혁 팀장이 의외로 떡밥을 빠르게 받아먹었다.
“ 아아- 윗선에서 얘기는 나오는 모양이더라고요. 아직 저희 선까지 내려온 공식 피셜은 없는데, 해외 스튜디오 서치 중이라는 정도입니다. ”
즉, 움직임은 있으나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는 뜻이었다. 이런 경우 강주혁의 선택은 하나.
‘ 먼저 치고 나간다. ’
곧 주혁이 최혁 팀장에게 말을 추가했고.
“ 팀장님. ”
“ 예? ”
“ VIP픽쳐스 대표님을 제가 좀 만나 뵐 수 있겠습니까? ”
“ 대표님을요? ”
“ 네. ”
당연히 최혁 팀장의 대답에 고민은 없었다.
“ 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점심 무렵.
사장실의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곧, 옆구리에 다이어리를 낀 추민재 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 사장님~ 바쁘셔? ”
“ 괜찮아. 무슨 일 있어? ”
“ 아아- 큰일은 아니고. 아니, 스읍- 이거 큰일인가? ”
정장 재킷은 어디 갔는지, 셔츠만 입은 추민재 부장이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붙이며 자리에 앉았다.
“ 최근 우리 애들한테 파리가 꼬이는 것 같다. ”
“ 파리? ”
추민재 부장 반대편에 앉은 강주혁이 되묻자, 수염을 깔끔하게 정리한 추민재 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 지금까지 매니저 애들한테 올라온 보고만 3건. 하영이, 건욱이, 말숙 씨까지. 다른 회사에서 영입제안을 한 모양이야. ”
“ 영입제안? ”
“ 어어- 조건 높여 불러서, 데려가려고 하는 거지. 귀찮은 새끼들. 슬슬 이럴 거 같긴 했다. ”
“ 어디 어디 붙었는데? ”
“ 아직은 GM 엔터만 움직이는 것 같다. 올라온 보고 전부 GM 쪽이라고 하더라. ”
곧, 이강수 사장을 떠올린 강주혁이 되물었다.
“ GM? ”
“ 어. GM. 이강수 사장. 좀 쪼잔하게 나오는데? ”
“ 뭔가. 타이밍이 이상해. ”
“ 타이밍? ”
강주혁은 순간 뭔가 의문이 들었다.
이강수 사장은 박종주와 뭔가 관련이 있는 인물. 즉, 강주혁의 과거에도 무언가 연관이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이강수 관련해서는 그 어떤 정보도 캐낼 수 없었다. 그 능력 좋은 황실장이 움직였는데도 먼지 한 톨 안 나왔었다.
덕분에 주혁도 그를 견제 중이었다.
하지만 이강수가 GM 엔터를 먹은 뒤로는 크게 움직임이 있지는 않았다. 물론, 중간중간 깨작거리는 정황이나 드라마 전쟁을 선포하는 등은 있었으나, 눈에 띄게 발광하던 박종주에 비교하자면 신사에 가까웠다.
‘ 그런 놈이 왜 이 타이밍에 이런 치졸한 방법으로. ’
주혁이 턱을 쓸고 있을 때, 추민재 부장이 되물었다.
“ 사장님아. 타이밍이 이상하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타이밍? ”
“ 이강수 사장이 우리 쪽 ‘없어졌던 남자’던, 아니면 엔터 회사로서 내 회사를 견제하던, 뭘 하려고 했으면 진작에 다른 짓거리로 깨작거렸겠지. 왜 이제사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움직이지? 난 그 인간 꽤 지능캐라고 봤었는데. ”
주혁은 WTVM과 TVL 관련 종편 방송사 사건의 뒤에 이강수가 있었을 거라 판단했었고, 보험으로 폭탄 신준규를 그쪽 진영에 박았을 때 신준규를 보란 듯이 제거한 것도 이강수 사장이라 생각했다.
즉, 머리가 꽤 잘 도는 인물이라는 뜻.
그런 인간이 이렇게 티 나게 움직일 리가 없었다. 어쨌든 강주혁의 대답에 추민재 부장이 슬쩍 턱을 긁었다.
“ 아무래도 우리 애들 계약 사항이 밖으로 샌 것 같다. 전부 계약 기간이 1년이니까, 파리들이 꼬일 수밖에 없지. ”
“ 흠. ”
“ 사장님. 우리 회사도 이렇게 큰 데다, 애들 급도 웬만큼 올랐고, 내로라하는 탑 급 애들도 많은데, 슬슬 계약 기간이나 계약 자체에 변화를 줘야 되지 않겠냐? 적어도 계약 기간이 3년은 돼야. ”
하지만 주혁은 간결하게 고개를 저었다.
“ 아니, 계약 기간 자체를 건들 생각은 없어. 바꾸면 여타 소속사와 다를 게 없어. 계약 부분은 변경 없이 그대로 간다. ”
“ 그러다 얘들 죽죽 빠져나가면? ”
추민재 부장으로서는 당연한 걱정이었지만, 주혁은 꽤 여유롭게 미소지었고.
“ 내 회사가 마음에 안 들면 옮겨야지. 그러라고 만든 계약서니까. 근데. ”
당연한 듯이 결론을 던졌다.
“ 진짜 나갈 애들이 있을까 싶은데? ”
-스윽.
이어 주혁이 팔짱을 끼며 턱을 쓸었다.
“ 그런데 그냥 있기도 빡치니까, 우리도 움직이자. ”
곧, 바라던 바라는 듯이 악동 같은 웃음을 뱉은 추민재 부장이 시시덕거렸다.
“ 좋아. 난 사장님의 그런 자세가 참 좋단다. 아주- 나와 잘 맞아. 흐흐. 어떻게 움직일까? ”
“ 움직이고 자시고 답은 나와 있잖아. 똑같이 해주자고. 우리 스카웃팀 풀어서, GM 엔터 소속 애들한테 달라붙으라고 해. 똑같이 그쪽 연예인들한테 영입제안을 던져. ”
“ 그래서? 넘어온다고 하면? ”
“ 받지 뭐. ”
“ 크크. 재밌겠구만. ”
추민재 부장이 흥미로운 웃음을 지으며 다이어리에 무언가 적기 시작했다. 그때 주혁이 추가로 지시를 던졌고.
“ 그리고. 이참에 우리 계약 사항 아예 오픈하자. 보도자료 돌려버려. 숨길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어. ”
그는 자신만만했다.
“ 무서울 것 없으니까, 아예 대놓고 까버리자고. ”
같은 날, 늦은 오후.
웹상에 희한한 떡밥이 돌았다.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연예인들은 계약 기간이 1년? 특이한 계약 사항』
『[이슈체크] 계약 기간이 1년이라는 ‘보이스프로덕션’ 수장인 강주혁의 영향인가?』
『‘보이스프로덕션’ 1년 계약 소식에 타 엔터테인먼트들 귀추 쏠려』
이에 따라 대중들의 반응도 제각각.
-계약 기간 1년??? 헐…
-강주혁이 배우라 그런가? 연예인들 속사정을 잘 알아서 하는 배려인 듯.
-근데 계약 기간이 1년이면 ㅈㄴ힘들게 키워놨는데, 다른 엔터로 런하는 거 아님??
-↑공감. 개뼈빠지게 키워놨는데, 얼추 컸더니 다른 곳으로 런 할 확률 99%.
-빤스런 각.
-아니 ㅂㅅ들아. 사장이 강주혁에다 회사가 보이스프로덕션인데 왜 런 해. ㅈㄴ 생각 짧네.
개중에는 꽤 강주혁의 의도를 정확히 판단하는 사람도 있었다.
-저건 강주혁 자신감이지. 추가로 소속 연예인들 챙기는 이미지까지 챙기고. 강트맨이 머리 잘 쓴 거임.
-ㅇㅈ 솔직히 나 같아도 보이스프로덕션 안 나감. 히트작 턱턱 꽂아주는데, 왜 런함?
-걱정마. 넌 런 할 껀덕지도 없으니까. 왜 댓글에서 자위하냐?
물론, 국내 여러 엔터 회사들도 이 소식을 접했고, 보이스프로덕션이 이 바닥에서 워낙 돌풍의 핵이다 보니, 소문도 빠르게 퍼졌다.
“ 계약 기간이 1녀어언?! ”
“ 예. 사장님. ”
“ 허- 강주혁 이 친구 미치겠군. 1년이라. 지금 보이스프로덕션에 누구누구 있지? ”
“ 탑 급은 김건욱, 서아리, 헤나 정도고 급격하게 오른 강하진, 강하영 그리고 김재욱이 있습니다. 그 밑으로는 최근 ‘만능엔터테이너’ 우승자인 장주연이나 조연롤만 돌리는 말숙도 있고, 걸그룹 마니또도 가지고 있고요. 아티스트 풀이 넓습니다. ”
그러나 보이스프로덕션은 배우나 가수만 소속돼 있는 것이 아니었다.
“ 전부 탐나는 애들이긴 해. 근데 거긴 감독이나 작가들도 많지 않나? ”
“ 예. ‘척살’을 연출한 최명훈 감독이나 ‘내 어머니 박점례’의 독립 영화감독들 포함해서, 작가 그리고 작사가도 보유 중입니다. ”
“ 그럼. 걔네가 전부 계약 기간이 1년이라는 거잖아?! 기사대로라면!! ”
보이스프로덕션의 계약 기간 관련 기사를 본 엔테 회사들은 거의 위와 같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이 소식은 국내 배우들에게도 퍼졌다.
특히나 이 가십거리는 촬영 중 대기시간에 핸드폰을 보는 배우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 오빠. 이 기사 봤어? 보이스프로덕션 계약 기간 1년인 거. 대박이더라. ”
“ 아아- 아까 올 때 차에서 봤어. 그 회사가 워낙에 특이하잖냐. 주혁 선배도 그렇고. ”
그때 여배우의 매니저가 끼어들었다.
“ 근데 이렇게 계약 기간을 짧게 가져가면 회사 입장에서 손해 아닌가? 인지도 높일 만큼 높이고 다른 회사로 튀면. ”
하지만 배우들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매니저의 말을 들은 배우들이 이구동성을 외쳤다.
“ 엥?? 튀긴 왜 튀어? 보이스프로덕션에 무조건 박혀있어야지. 흥행 보증수표가 사장인데, 미쳤다고 튀어? ”
늦은 밤.
한창 보이스프로덕션의 계약 기간으로 웹상이 시끄러울 무렵. 강주혁 역시 노트북으로 현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 ······생각보다 엄청 시끄럽네. ”
그런데 이 일이 생각보다 커지고 있었다.
“ 뭐, 크게 상관은 없지만. ”
이어 짧게 읊조린 주혁이 노트북을 덮었다.
바로 그 순간.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강주혁의 핸드폰이 울렸고.
-황실장님.
발신자는 황실장이었다. 발신자를 확인한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 네. 황실장님. ”
그런데 황실장의 목소리가 꽤 진중했다.
“ 사장님. 죄송합니다만, 지금 3층 휴게실로 오셔야겠습니다. ”
“ 휴게실이요? ”
“ 예. ”
“ 거긴 왜요? ”
강주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황실장이 답했다.
“ 지금 이태평 관련해서, 일본 쪽 흥신소 업체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
잠시 뒤.
3층에 도착한 주혁이 식당 바로 옆에 붙어있는 휴게실의 문을 열었고, 휴게실 내부의 있던 인원들의 고개가 전부 문 쪽으로 돌아갔다.
강주혁은 말없이 휴게실 안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 ······ ”
서 있는 황실장과 호리호리한 인상의 40대 남자 그리고 젊은 여자 한 명. 잠시간 말 없던 주혁이 황실장을 불렀다.
“ 황실장님. ”
“ 예. ”
곧, 황실장이 목소리를 죽여, 강주혁의 귀에 대고 상황을 설명했다.
“ 제가 이태평 일 관련으로 일본 갔을 때, 의뢰지를 뿌린 5곳의 흥신소 중 한 곳이랍니다. 업체는 확인했습니다. ”
“ 이렇게 대뜸 찾아왔다? ”
“ 예. 저도 한 시간 전에 저 남자한테 연락받았습니다. 한국에는 사업차 들어왔다가, 이 의뢰가 생각나서 들렀답니다. 아까부터 자기가 이태평을 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 이태평을요?······그럼 저 여자는. ”
“ 통역입니다. ”
고개를 끄덕인 주혁이 통역인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 죄송합니다. 잠시 자리 좀 비켜주시겠습니까? ”
“ 아, 네네. ”
-끼익.
강주혁의 부탁에 통역인 여자가 휴게실을 나갔고, 그 바람에 빼빼 마른 흥신소 남자가 일본어로 외쳤다.
“ 엇! 저는 한국말을 못합니다! ”
-스윽.
그런데 주혁이 흥신소 남자의 앞에 서며 담담하게 답했다. 일본어로.
“ 괜찮습니다. 내가 일본어를 할 줄 아니까. ”
“ 어? 아아- 그렇습니까? ”
과거 잘나가던 배우 시절 강주혁은 일본에 진출해서 활동했었다. 일본어 정도는 어렵지 않았고, 그쯤 흥신소 남자가 강주혁의 얼굴을 보며 말을 이었다.
“ 그런데 스읍- 저희 어디서 본적이 있나요? 굉장히 낯이 익은. ”
하지만 주혁이 남자의 말을 잘랐다.
“ 이태평을 아신다고요? ”
“ 아! 예예. 찾으신다는 이태평이 제가 아는 이태평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제가 사진이 있습니다. ”
“ 그럼 일단, 사진부터 좀 보죠. ”
대답을 들은 흥신소 남자가 눈을 끔뻑거리다, 이내 핸드폰을 주혁에게 내밀었다.
-스윽.
강주혁에게 건네진 핸드폰에는 사진이 출력되고 있었다. 여러 남자들이 찍힌 사진.
사진 가장 중앙에는 앞에 있는 흥신소 남자가 약간은 어려 보이는 남자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다. 그때 흥신소 남자가 검지로 어려 보이는 남자를 찍으며 설명을 붙였다.
“ 얘가 이태평입니다. 찾는 사람이 맞습니까? ”
그러나 주혁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 ······이강수. ’
사진 속에 이강수 사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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