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60
무비마운틴 픽쳐스 본사 회의실에 일전에 모였던 영화 ‘화이트 빅 마우스’에 참여한 영화사 중책들과 캘리 그리고 에반이 다시 모였다.
그런데 저번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 ······ ”
먼저, 캘리는 방금 도착했는지 말없이 자리에 앉아 노트북으로 기사 하나를 확인하고 있었고, 그 옆에 근육질 에반이 딱 달라붙어 같은 화면을 보고 있다.
반면, 영화사 중책 중 흰색 콧수염이 덥수룩한 존이나 몸은 비대하지만 작은 모자를 쓴 콜슨 등등.
“ 해창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그렇지 존? ”
“ 물론이지. 해창그룹이라면 중국 쪽에서도 아무 말 못 할 거야. ”
캘리나 에반보다 빨리 모인 무비 마운틴 스튜디오 영화사 중책들은 이미 기사를 확인한 모양인지, 연신 해창해창 떠들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캘리는 여전히 노트북 화면이 출력하는 기사를 보고 있다. 혼이 빠진 듯이.
그때 에반이 캘리에게 슬며시 물었다.
“ ······캘리. 이 기사 관련해서, 강에게 들은 거 있어? ”
“ 아니. 그럴 리가. 난 전혀. ”
대답을 들은 에반이 근육이 덕지덕지 붙은 팔을 들어, 검지로 기사에 걸린 사진을 찍었다.
“ 그럼 이 사진은 뭐야. 사진만 보면 해창그룹 김재황 사장과 강이 베스트프렌드처럼 보이잖아? ”
실제로 그랬다.
캘리와 에반이 보고 있는 기사는 LA에서 꽤 유명한 언론사, ‘로스앤젤레스 굿모닝’에 걸린 기사였고, 사진은 보이스프로덕션이 주최한 내부파티에 참석한 김재황 사장과 강주혁이 마치, 추억을 나누듯 미소지으며 얘기를 나누는 장면.
기사 제목은 이랬다.
『엔터테인먼트 파티 참석한 김재황 사장, 해창그룹 문화산업 본격화?』
물론, 기사 내용에 강주혁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내용 대부분은 해창그룹 김재황 사장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고, 결과적으로는 문화산업에 관해 지금껏 두각을 보이지 않던 해창그룹이 움직이나? 정도의 기사.
“ 강이 해창그룹과 친하다? ”
일반인이 본다면 그냥 ‘그렇구나’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갈 정도의 가벼운 의문을 던지는 정도의 기사였지만, 캘리나 에반 그리고 무비마운틴 픽쳐스 스튜디오 인원들은 달랐다.
그때 영화사 중책 중 콧수염이 덥수룩한 존이 웃으며 캘리를 불렀다.
“ 하하. 캘리. 이걸 왜 숨긴 거야? 서프라이즈로 준비한 거라면 성공했어. 기사 보고 정말 놀랐다고. ”
“ ······ ”
반면, 캘리는 앞에서 웃고 있는 존을 보며 대답하진 못했다. 숨긴 것이 아니라, 캘리도 몰랐으니까.
-스윽.
곧, 시선을 다시금 노트북으로 내린 캘리가 ‘로스앤젤레스 굿모닝’이 아닌 타 유명 언론사를 검색했다. 그러나 아직 시간이 이른 탓인지 해창그룹 관련 기사가 걸린 곳은 없었다.
‘ 그래······생각해보면 강이 대뜸 5000만 달러를 제시했을 때, 자금 출처를 말하지 않았어. 아니, 내가 묻지 못했지. 금액에 놀라서. ’
노트북으로 기사를 검색하던 캘리는 한국에서 강주혁과 했던 미팅을 떠올렸다. 생각해보면 강주혁의 회사는 컸지만, 5000만 달러를 이렇게 쉽게 운영할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 투자는 어찌 보면 도박.
구할 수야 있겠지만, 어느 회사가 이런 도박에 5000만 달러를 동전 던지듯 투자할까?
‘ 말도 안 되지. 5000만 달러 정도면 몇 년 동안 회사를 무리 없이 운영할 정도의 자금인데. ’
이어 캘리는 미팅 중 강주혁에게 들은 말 중에 해외 문화산업 관련 얘기를 떠올렸고.
‘ 캘리. 난 최대한 빨리 해외 쪽으로 문화산업을 시작할 거예요. 그리고 이 영화, ‘화이트 빅 마우스’를 내 문화산업. 즉, 해외 진출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어요. ’
강주혁의 강직한 포부를 떠올리며 캘리가 작게 읊조렸다.
“ 해창과 같은 배를 탄 거야. ”
그러자 에반이 되물었다.
“ 그런데 캘리. 이 기사만 보고 해창이 강과 같은 배를 탔다고 볼 수 있을까? 그냥 추측성 기사일지도 모르잖아? ”
“ ······아니. 기사가 터진 타이밍이 너무 절묘해. 시기가 너무 잘 맞아떨어지잖아. 이건 강이 의도했을 가능성이 커.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
“ 영화 투자에 신뢰 문제로 일이 꼬일 것을 예견하고, 강이 미리 손을 써놨다? ”
되물은 에반이 근육 붙은 팔을 꼬며 팔짱을 꼈다.
“ 그 정도면 강은 천재 아니야? ”
그때 중책 중 몸은 비대하지만 작은 모자를 쓴 콜슨이 캘리에게 외쳤고.
“ 캘리! 어서 강에게 연락해봐! 이런 대어를 놓칠 순 없잖아?! ”
그의 말에 모인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창그룹이라 그런지 모두의 눈에서 빛이 났다.
반면, 연주황 머리카락을 쓸어넘긴 캘리는 꽤 침착했다.
“ 진정해 콜슨. 여긴 아침이지만, 한국은 밤이라고. 일단, 메일을 보내놓을 게. ”
다시, 한국. 9월 7일 아침.
국내 언론은 5일 있었던 보이스프로덕션 내부파티 관련으로 이미 미쳐있었다. 사실, 어제인 6일부터 기사는 빠르게 퍼지고 있었지만.
절정은 오늘부터였다.
『[핫이슈] 보이스프로덕션 제1회 내부파티에 참석한 어마어마한 셀럽들/ 사진』
『이 정도였어? 강트맨 ‘강주혁’의 화려한 인맥』
『[공식] 파티 참석해, 인사하는 태신식품 박종설 부사장/ 사진』
『[포토]탑스타들의 행렬, 눈이 즐거웠던 보이스프로덕션 제1회 내부파티』
『영화제를 방불케 했던 보이스프로덕션 제1회 내부파티, 뉴스에서도 다뤄』
기사는 물론이고.
[Kimssss/킴쓰] [#보이스프로덕션 #제1회 내부파티 #해창호텔 #강주혁 #셀럽] [20. 09. 07/ 해창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나오는데, 가이드라인이 쳐져 있고, 사람들 몰려있어서 봤는데. 그게 보이스프로덕션 제1회 내부파티였나봄. 덕분에 눈 호강!! 글고 강주혁 실제로는 처음 봤는데, 격이 다르더라…. 아직도 현역임. 어지간한 배우들 압살…..할 듯 ]SNS와 너튜브를 통해 퍼져나갔다. 심지어 종편이나 공중파 아침 뉴스 오프닝 소식으로 소개될 정도였고.
『[이슈IS] 김재황 해창전자 사장, 보이스프로덕션 내부파티 참석. 왜?』
무엇보다 가장 핫했던 소식은 김재황 사장과 강주혁의 관계에 대해서였다.
『보이스프로덕션 내부파티에 뜬금없이 모습 드러낸, 김재황 사장/ 사진』
『[속보] 엔터테인먼트 파티에 나타나는 거물들, 박종설 부사장부터 김재황 사장까지.』
『강주혁과 김재황 사장, 둘은 무슨 인연?』
『[공식] 보이스프로덕션 파티서 약 40분 있다가 떠나는 해창전자 김재황 사장/ 사진』
김재황 사장과 강주혁의 인연은 꽤 오래됐지만, 사실상 이처럼 표면상으로 드러낸 것은 처음이었다.
『궁금증 커지는 김재황 사장의 행보, 해창전자 측은 묵묵부답』
덕분에 언론, 여론 할 것 없이 모두가 궁금증에 휩싸였다. 오죽했으면 아침 라디오에서도 이 주제가 나올 정도.
“ 어째서 해창그룹에서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 김재황 사장이 엔터테인먼트 파티에 참석했을까요? ”
“ 글쎄요. 아직 김재황 사장 측에서 정확하게 답을 해주진 않고 있지만, 추측은 해볼 수 있습니다. ”
“ 추측? ”
“ 네. 눈에 보이는 것만 보자면 그간 해창전자가 내부적인 미디어산업에는 움직였지만, 공식적으로 미디어산업에 뛰어들겠다! 이런 건 없었거든요. ”
“ 이번에 보인 것은 해창이 미디어산업에 공식적으로 뛰어들겠다는 퍼포먼스다? ”
“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겁니다. 이 파티 소식을 외신에서도 다뤘을 정도니까요. ”
“ 그렇죠? LA에 유명 언론사에서. ”
어쩌면 당연한 추측들이 난무했다.
“ 김재황 사장이 움직였다. 그렇다면 해창전자를 넘어 해창그룹 전체가 미디어산업. 즉, 문화산업에 무게를 두겠다는 걸까요? ”
“ 가능성이 있죠. 어쨌든 해창전자 수장이 움직였을 정도니까요. ”
“ 하하. 그렇겠네요. 그런데요. 이게 참 미묘한 게, 왜 강주혁이냐? 이겁니다. 무슨 인연일까요? ”
“ 그렇죠. 그건 저도 이해가 안 갑니다. ”
그리고 나온 결과는 대부분 같았다.
“ 어쨌든 하나는 확실합니다. 강주혁의 보이스프로덕션은 이번 일로 어마어마하게 힘이 실릴 거예요. ”
국내가 파티 관련으로 한창 시끄러울 시각.
대형 배급사 VIP픽쳐스 사장실에 오상훈 사장이 최혁 팀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시작은 오상훈 사장부터였다.
“ 팀장님. 지금까지 보이스프로덕션 작품들 쭉 같이 해오셨죠? ”
“ 예. 맞습니다. ”
“ 나열해보세요. 했던 것, 할 것 전부. ”
오상훈 사장과 1대1 대면은 처음인지 최혁 팀장은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다.
“ 어- 일단, 강주혁 사장님과 시작은 ‘척살’ 배급부터였습니다. 신인 감독이었는데, 그러니까 최명훈 감독님. 어쨌든 신인 감독작품에 하정훈이나 류진주 같은 S급 탑배우를 턱턱 꽂아 넣어서. ”
“ ‘척살’부터 시작했다? ”
“ 예. 다음으로는 아시다시피 독립 영화 ‘내 어머니 박점례’로 이어졌고, 지금 진행 중인 ‘간 큰 여자들’이 있고, 예정이긴 하지만 김삼봉 감독님 차기작 ‘폭풍’ 그리고 이건 좀 애매하지만, 극장판 애니메이션 ‘폭풍 전야’가 얘기 중입니다. ”
“ 흠. 알겠어요. 나가봐요. ”
“ 옙! ”
당찬 대답과 함께 최혁 팀장이 사장실을 빠져나갔다. 이어 혼자남은 오상훈 사장이 동그란 안경을 추켜올리며 읊조렸다.
“ 사실, 그것들만으로도 대단한 거야. ”
최혁 팀장이 나열한 작품들만으로 작년 상, 하반기 그리고 올해 상, 하반기의 VIP픽쳐스 매출 중 꽤 많은 부분을 강주혁이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즉, 강주혁은 국내 영화판에서 충분히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었다.
“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 헐리웃 영화 투자에 그 뒤에는 해창이 있다? ”
곧, 오상훈 사장은 며칠 전 보이스프로덕션 제1회 내부파티에서 본 해창의 김재황 사장을 떠올렸다. 오상훈 사장이 처음 김재황 사장을 봤을 땐 정말 놀라 까무러칠 뻔했었다.
“ ······재밌는 게 둘이 굉장히 친해 보였단 말이지. ”
연회장 입구서 얘기를 나누는 김재황 사장과 강주혁의 모습은 하루 이틀 알고 지내선 나올 수 없는 분위기를 뿜고 있었다.
곧, 오상훈 사장은 강주혁이 미팅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고.
‘ 오시죠. 오시면 결정하시기에 여러 가지 도움이 되실 겁니다. 볼거리도 많으실 테고. ’
말 속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파악한 오상훈 사장이 작게 웃으며 핸드폰을 꺼냈다.
“ 이런 판에서 빠지면 병신이지. ”
같은 날, 점심 무렵. 삼성동 주변 고급 횟집.
점심을 같이하기 위해선지, 3번 룸에 강주혁과 송사장이 앉아 있다. 그런데 참석인이 한 명 더 있는지, 강주혁과 송사장이 나란히 앉아 있고 반대편 자리가 비어있다.
그때 핸드폰을 보던 송사장이 입을 열었다.
“ 난리 났다. 난리 났어. 너 지금 실검 3위야. 아냐? ”
“ 알아요. 오다 봤어. ”
“ 김재황 사장님이 1위고, 해창전자가 2위. 보이스프로덕션이 6위. 너네 파티에 참석한 셀럽들이나 배우들이 나머지 순위고. 거의 장악했네. 장악했어. ”
연신 검색사이트 실검을 보며 송사장이 ‘크게 벌려도 너무 크잖아 이건’ 정도의 혼잣말을 뱉으며 관련 기사를 정독하던 무렵.
강주혁이 입을 열었다.
“ 형. 캘리한테 메일 왔다 그랬죠? ”
“ 어? 아아- 맞아. 어제 아침에. ”
“ 내용은? ”
“ 말해 뭐해. 의도한 거라매? 내용이야 뭐, 내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보면 바로 연락 달라. 그런 거지. 크크 캘리가 24시간 안 자고 기다린단다. ”
“ 답장은 안 했죠? ”
물이 반쯤 차 있는 컵을 들어 올린 주혁이 간단히 묻자, 송사장이 핸드폰을 속주머니에 집어넣었다.
“ 안 했지. 전화도 안 했고. 아직 액션 취하지 말라며? 그런데 왜 갑자기 잠수타는 거야? ”
송사장의 되물음에 강주혁이 피식했다.
“ 형. VIP라는 단어 알죠? ”
“ 알지. ”
“ 어디에나 있잖아. 여기 횟집에도 VIP 룸이 있고, 병원에도 VIP 병실, 호텔에도. 심지어 대통령도 VIP라 부르고. ”
“ 그렇지. ”
“ 공통점이 뭔지 알아요? ”
“ 공통점? ”
고개를 갸웃하는 송사장에게 눈을 맞춘 주혁이 미소지었고.
“ 흔하지 않다는 거야. 흔해지면 지랄같이 비싼 VIP 호칭을 돈 넘치는 지랄 같은 놈들이 비싼 돈 주고 안 사니까. ”
이어 그가 결론을 던졌다.
“ 그러니까, 우린 지금 흔하지 않은 VIP가 되기 위해 작업해야 할 단계라는 거죠. ”
그때였다.
-드르륵.
옆으로 열리는 문이 열리고는 안경 낀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VIP 픽쳐스 사장 오상훈이었다.
“ 죄송합니다. 좀 늦었네요. 차가 너무 막혀서. ”
“ 괜찮습니다. 일부러 제 회사 주변으로 와주셨는데. 앉으세요. ”
오상훈 사장을 반갑게 맞이한 주혁이 손을 내밀 때.
-우우우우우웅, 우우우웅.
송사장의 핸드폰이 진동을 뱉었다. 그 바람에 방금 강주혁의 손을 놓은 오상훈 사장이 웃었다.
“ 받으세요. 받고 얘기하시죠. ”
“ 죄송합니다. 그···강사장. ”
오상훈 사장에게 고개를 숙인 송사장이 강주혁에게 다가와 작게 말했고.
“ 캘리다. ”
말을 들은 강주혁이 송사장에게 미소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예정대로 진행하라는 신호 같았다.
이어 송사장이 영어로 전화를 받았고.
“ 어어. 캘리. 미안해. 미팅 중이었어. 메일? 아- 받았어. 그런데 캘리. ”
송사장이 정해진 말을 던졌다.
“ 어떡하지? 영화 투자 건. 좀 보류해야겠어.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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