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63
대뜸 캘리가 제안을 던지자, 무비 마운틴 픽쳐스의 회의실이 술렁였다.
“ 우리가 한국에 직접? ”
“ 으음. 그렇게 하면 중국 쪽이 기분 나빠할지 몰라. ”
“ 하긴. ”
하지만 모인 중책 열댓 명 중 대부분의 인원이 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캘리가 책상을 강하게 내려치며 성질을 냈다.
-쾅!!!
“ 이런 망할 멍청이들아!! 언제까지 그렇게 생각 없이 굴 거야?! 니들이 그러니까 엉덩이 살만 돼지처럼 찌는 거야!! 결정을 하란 말이야!! 중국에 붙으려면 시나리오 고치고, 중국 배우를 끼워 넣어! ”
그러자 에반이 근육질 팔을 들어 올려 캘리의 어깨를 토닥였다.
“ 캘리. 진정해. ”
“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아니, 애초에 한국이 끼어들기 전에도 중국 투자만으로 충분했잖아?! 지금 한국이 내미는 자금은 중국과 비슷하다고! 중국 쪽이 기분 나빠서, 빠진다 해도 문제 될 게 있어?!! ”
그러자 어느새 빨간 모자를 다시 쓴, 몸이 비대한 콜슨이 턱을 쓸었고.
“ 캘리 말이 틀린 것은 아니야. 물론, 중국이 빠지면 중국 시장 진출에 빨간불이 켜지겠지만, 진짜 그들이 빠질까? ”
얘기 듣던 콧수염 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작을 거라 생각해. 저들은 이미 언론플레이까지 마친 상태야. 여기서 한국에 밀려 빠진다는 것이 더욱 자존심 상할 거야. ”
“ 존. 내 말이 그 말이야. ”
남자 두 명이 나름의 정리를 해줬음에도, 아직 성질이 안 풀리는지 쉬익쉬익 거리던 캘리가 단언했다.
“ 만약. 여기서 중국에 여기저기 끌려다니면서, 이 작품을 만들겠다면 난 빠지겠어! 에반! 넌 어때? ”
“ 어? 아······그렇지. 캘리 네가 그러겠다면 나도 그래야겠지. ”
“ 캘리. 진정해. 이 타이밍에 제작, 캐스팅 오너가 빠지면 어쩌자는 거야. ”
이어 방금 캘리를 진정시킨 콜슨이 다시 물었고.
“ 캘리. 네 생각을 말해봐. 왜 한국 쪽이 연락 두절 됐다고 생각해? ”
꽤 새침하게 팔짱 낀 캘리가 톡 쏘듯 답했다.
“ 내 추측이지만, 기분 상했을 거야. 우리 쪽의 반응이 미지근했으니까. 그리고 만약 강이 나와 만나지 않았다면 강은 다른 작품을 선택했을 거라고. 사실, 우리도 ‘강’과 ‘해창’이 함께라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 반응한 거잖아? ”
“ 그러니까, 캘리 네 말은 한국 쪽이 우릴 꽤 신경 써줬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으니.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한국을 들어가야 한다? ”
“ 아니. ”
콜슨의 정리에 캘리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정정했다.
“ 그게 아니라, 공식적으로 메인 투자자로서 인정하고, 대접을 해줘야 한다는 소리야. ”
“ 흠. 그렇다면 해창그룹을 만나야 하는 게 아닐까? ”
“ 내가 볼 땐, ‘해창’보단 ‘강’쪽이 진짜야. 강이 실무자로서 움직이고 있는 거야. ”
캘리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에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은 약 1분은 이어졌고, 중책 중 가장 입김이 쌘듯한 콜슨이 결단을 내렸다.
“ 좋아. 캘리. 내가 이번 위쪽 회의에서 밀어붙여 볼게. 달리 내가 회의서 말할 게 또 있을까? ”
얼굴 크기보다, 쓴 빨간 모자가 너무나 작은 콜슨의 물음에 캘리가 약간은 악의적인 웃음을 내보였고.
“ 만약 한국 방문 승인이 떨어진다면 작은 선물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된다면 무려 해창그룹과 이어지는 꼴인데? ”
“ 선물? 무슨 선물? ”
캘리가 선물의 정체를 공개했다.
“ 예를 들어, 중국 쪽이 요구했던 ‘조빈’역을 강의 배우 중 한 명에게 제안한다든지? ”
이후, 시간이 꽤 빠르게 흘렀다.
강주혁은 강주혁대로 현재와 미래를 위해, 처리할 일이 산더미였고, 그와 관련된 모든 일이 스타트를 끊으면서, 시간에 마치 시한폭탄이 달린 듯, 뜀박질하기 시작했다.
와중에 보이스프로덕션에는 꽤 많은 변화가 생겼다. 물론, 제1회 내부파티 이후로 생긴 변화였고, 이 변화는 언론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속보] 다작 배우 ‘이혜성’ 결국, 보이스프로덕션 행』
『‘이혜성’을 시작으로 GM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들 속속 보이스프로덕션으로···GM 빨간불』
가장 큰 변화는 국내 스타들의 움직임이었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기업인, 셀럽들이 대거 참석한 보이스프로덕션의 제1회 내부파티 이후, 국내 언론을 포함해, SNS나 너튜브 등등으로 퍼진 보이스프로덕션의 위엄을 본 스타들이 서서히 이적하기 시작한 것.
『[공식] 보이스프로덕션 이적 위해 번호표를 뽑아야 하나? 대기 줄 생긴 기현상!』
특히나 재밌는 것은 회사가 스타에게 컨텍하는 것이 아닌, 스타들이 직접 회사로 컨텍 요청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야말로 기현상.
덕분에 GM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있던 다작 배우 이혜성을 포함하여 S~A급의 다양한 배우, 방송인 등이 보이스프로덕션으로 이적했다.
“ 이주희 연락 아직도 안 돼?!! ”
“ 예! 어제까진 톡 잘 확인했는데, 전화도 안 받습니다 지금! ”
“ 어허! 이주희 빠지면 진짜 좆 돼! 막아! 무조건! 집 앞에 가서 드러눕던 뭐든 어떻게든! ”
이런 현상 덕분에 GM엔터테인먼트나 기타 엔터테인먼트에 폭탄이 떨어졌다. 그중 GM엔터테인먼트는 대형 기획사였기에 망할 일이야 없겠지만, 대형 스타 몇몇이 빠져나감으로써 출혈이 상당했다.
반면, 보이스프로덕션은 다른 의미로 폭탄이 떨어졌다.
“ 이혜성, 정윤민, 김태주. 얘네가 가장 급해요! 저쪽 회사랑 계약 4달 남았는데, 끝나면 우리 쪽 스텝으로 채워야 됩니다. ”
“ 알아! 알아! 내가 모르냐?! 갑자기 이렇게 죽죽 들어올 줄 알았나! ”
“ 일단, 매니지먼트 1팀에 지원 요청은 보냈는데. ”
“ 야! 그쪽도 난리야 지금. 빌려줄 애들이 있겠냐?! ”
이적해오는 스타들로 인해, 보이스프로덕션 매니지먼트 팀이 미친 듯이 바빠졌다.
“ 일단, 내가 위에다 매니지먼트 팀을 4팀까지 늘리자고 요청할 테니까, 너는 인사팀이랑 얘기해서 직원 추가 공고부터 내! ”
“ 네네! ”
가수나 방송인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1팀, 배우를 주로 관리하는 2팀. 고작 두 팀만으로 지금의 업무량을 처리하기란 불가능했고, 팀을 늘리는 것 빼고는 방법이 없었다.
한편.
“ 제작 의뢰요?! 아- 죄송합니다. 지금 저희 제작 스케쥴이 꽉 찼어요. 인원도 없고요. ”
바쁜 것은 비등 매니지먼트 팀만이 아니었다.
“ 아이고- 사장님. 저희가 왜 주시는 의뢰를 까겠습니까~ 올해 상반기 ‘간 큰 여자들’ 이제 끝났어요. 하반기에 ‘폭풍’이나 애니메이션도 있고, 독립영화 ‘상품을 소개합니다’도 지금 한창입니다. ”
제작팀도 매니지먼트 팀 못지않게 정신이 없었다.
“ 그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시나리오도 많고요. 사장님보다 빨리 들어온 작품도 많습니다. 저도 죽겠다고요! ”
이렇듯 제작 1팀의 박건웅 팀장이 핸드폰에 대고 곡소리를 내는 중에, 제작 2팀의 서경수 팀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 공동제작이요? 우리 애들 죽어요. 죽어. 지금 드라마 ‘없어졌던 남자’에 반 이상 달라붙었고, 제안 들어온 예능부터 드라마 차고 넘칩니다. 저희 사장님이 추진한다는 예능도 있어서, 올해는 절대 불가능하고, 내년 하반기나 좀 가능하려나? ”
제작팀에는 내부파티 이후, 영화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 예능 등의 제작 제안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심지어 투자 제의까지 들어오는 중이었다.
“ 투자요? 사장님. 우리 회사 투자 부분은 강주혁 사장님이 총괄합니다. 강주혁 사장님께 직접 전화 넣으세요. 전 모릅니다. 투자. ”
결국, 제작팀이나 매니지먼트 팀 팀장들은 추민재 부장이나 홍혜수 부장에게 달려들었다.
“ 추민재 부장님! 지금 팀 안 늘리면 애들 다 죽어요! 아까운 것들도 많은데, 죄다 놓치기도 그렇고요! ”
“ 그래그래. 안다 알아. 내가 지금 노는 거로 보이냐? 여기 홍혜수 부장님 얼굴 좀 봐라! 주름 안 보여?! ”
“ ······추 부장님. 그러면서 은근히 나 디스하지 말아줄래? 어쨌든 직원 추가 건하고, 팀은 최대한 빨리 늘리는 방향으로 하고 있으니까, 다들 조금만 힘내요. ”
어쨌든 보이스프로덕션은 내부파티 이후,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빠른 성장을 이루는 중이었다.
이어 어느새 일주일이 지난 9월 17일 목요일.
대형 배급사 VIP픽쳐스 본사. 그 본사의 1층 로비에 커다란 게시판에 게시물이 하나 걸렸다.
덕분에 게시판 앞에 모인 VIP픽쳐스 직원들이 웅성거렸다.
“ 헐- 대박. ”
“ 이거 이러면 소문이 진짠 가본데? 사장님이 내부적으로 먼지털이 한다더니. ”
“ 이렇게 되면 부사장이나 박팀장이나 뭔 짓을 벌였다는 게 되잖아? ”
게시판에 붙은 게시물에는 몇 명의 이름과 설명 등이 적혀있었지만, 핵심은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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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위(급): 부사장/ 성명: 김곤태/ 징계내용: 해임
-직위(급): 팀장/ 성명: 박상욱/ 징계내용: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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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처럼 생긴 김곤태 부사장 포함해서, 몇몇이 해임. 즉, 잘렸다는 내용이었다.
다음 날, 아침. 경남 진주 문산읍 주변.
방금 차에서 내린 황실장이 한쪽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서, 말없이 앞에 펼쳐진 광경을 눈에 담았다.
“ ······ ”
한눈에 봐도 시골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 논과 밭이 드넓은 와중, 한 쪽에 보이는 오래된 주택. 그 주택 뒤쪽으로 놓인 은색 컨테이너.
-스윽.
그런 광경을 가만히 쳐다보던 황실장이 핸드폰을 꺼내, 주변을 사진 찍기 시작했다. 길가를 찍고, 오래된 주택을 찍고.
특히나 주택 뒤에 놓인 컨테이너를 집중해서 찍었다.
“ 흠. ”
이어 황실장이 대충 찍을 만큼 찍었는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밤이 되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조용했고, 인적은 드물었다. 딱 여기까지 확인한 황실장이 피식했다.
“ 작업장으로 쓰기엔 딱 좋은 곳이군. ”
슬슬 웃으며 말을 마친 황실장이 조수석 쪽 차 문을 열어, 검은색 다이어리를 꺼내어 펼쳤고, 무언가 적으며 혼잣말을 뱉었다.
“ 설마. 부모님이 사는 곳에 작업장을 만들었을 줄이야. ”
이곳은 ‘조력좌’의 부모님이 사는 곳임과 동시에.
“ ‘조력좌’ 그 새끼도 어지간히 미친놈이군. ”
‘조력좌’의 작업장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보이스프로덕션 삼성동 사옥.
5층 회의실에 사장인 강주혁 포함, 보이스프로덕션의 간부급 직원들이 모여 회의 중이었다.
“ 음. 그럼. 당장 급한 건 직원 추가 채용과 팀을 늘리는 건데······ ”
회의 자체는 이미 막바지 분위기였다.
“ 좋아요. 그럼 좀 고생스럽더라도, 각 제작, 매니지먼트 팀은 총 5팀까지 늘리고, 5팀은 지원팀으로 만들죠. 직원 채용은 이 안대로 움직이면 되겠고. ”
그때 홍혜수 부장이 끼었다.
“ 근데, 사장님. 우리 넘어오겠다는 애들은 계속 받아줄 거야? ”
“ 일단, 탑급이 아니면 스톱하고, 팀이 추가로 구성되는 속도를 보면서 조절하자. ”
“ 알았어요~ 참! 어머. 내 정신 좀 봐. 그러고 보니, 우리 해외파트 팀도 꾸려야 되잖아? ”
대답은 추민재 부장 쪽에서 나왔다.
“ 그건 내가 송사장님이랑 맞춰서 조율하고 있다. ”
“ 어머머. 추민재 부장님이 웬일이래? 내 일도 대신해주시고? ”
부장들은 나름 생기가 있어 보였지만, 모인 팀장들은 꽤 파김치 상태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일단, 회의는 마무리하죠.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
-스윽.
이어 회의실을 나온 주혁이 사무실로 걸어가며 생각에 빠졌고.
‘ 스읍- 이대로 가면 해외는 그렇다 치고, 국내가 삐걱거릴 것 같은데······ ’
-끼익.
사장실로 돌아온 주혁이 곧장, 커피를 내리며 혼잣말을 뱉었다.
“ 직원 충원이야 하면 되지만, 쭉 간다는 보장도 없고 직원이 문제가 되면 나아가 팀 존속도 문제가 발생해. ”
회사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성장이 빠른 만큼 성장통도 발생하는 법. 덕분에 주혁은 커피머신기에서 커피를 다 내렸다는 소리가 날 때까지 고민에 빠져 있었고.
“ ······ ”
약 3분이 지나서야 그의 입에서 결론이 굴러 나왔다.
“ 내년이나 생각 중이었는데. 좀 앞당겨야 하나? 스읍- 요즘 빅엔터 상황이. ”
그때였다.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주혁의 핸드폰이 벨소리를 뱉었고, 상대는 추민재 부장이었다.
“ 어- 형. ”
“ 사장님. 나도 지금 보고 받았는데. 회사 공식메일 말고, 투자부문 쪽 메일로 뭐가 왔나 보더라. ”
“ 투자 쪽으로? ”
주혁이 살짝 놀랐다. 강주혁이 전체를 책임지는 투자 쪽 메일은 형식상 만들어놓긴 했지만, 실제로 무언가 온 것은 처음이었다.
그쯤 추민재 부장이 내용을 설명을 살짝 곁들였다.
“ 어어- 제목에 무슨 ‘무비마운틴 픽쳐스’ 어쩌고저쩌고. 나머진 죄다 영어라 난 못 읽겠다. 확인해봐. ”
“ 알았어. ”
-뚝.
전화를 끊은 주혁이 곧장, 노트북을 열고 투자 쪽으로 도착한 메일을 확인했다. 추민재 부장의 말대로 정말 죄다 영어로 된 메일이었고.
“ 그래. ”
메일을 확인한 주혁이 미소지었다.
“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어야지.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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