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28
수첩에 메모를 마친 주혁은 자신이 적은 미래정보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영화 ‘척살’ (진행 중)
-G-NEO게임즈 모바일게임 ‘13’인의 용사 대박 (진행 중)
– G-NEO게임즈의 신작 모바일게임 ‘13’인의 용사. 국내와 중국에서 오픈과 동시에 초대박. ‘13’인의 용사의 초대박은 잠시 주춤했던 국내 게임 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됨.
수첩에 적힌 미래정보를 주혁은 적어도 두세 번은 연달아 읽는다. 류진주의 마약사건 이후로, 보이스피싱이 알려주는 정보에 자신이 빠트리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일단 오케이 ”
확인을 끝낸 주혁이 핸드폰으로 통장에 있는 총재산을 증권통장으로 다시 옮긴다. 그와 동시에 강주혁은 무비트리 사람들이 있는 방으로 돌아갔고, 주혁이 방으로 돌아오자, 송사장과 박경수 피디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비트리로 돌아가는 길. 차 안.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강주혁의 말수는 극명하게 줄어들었다. 송사장이 조용한 주혁을 보고 왜 이렇게 조용하냐며 몇 번 말을 걸긴 했으나, 강주혁은 바쁜 일이 있다며 핸드폰에 얼굴을 처박았다.
-잔액 1,285,574,448
현재 강주혁의 재산은 13억에 가까웠다. 물론 이 중 10억은 척살 투자금으로 빠질 예정이지만, 당장 투자까지는 진행된 게 아니니 13억.
잔액을 확인한 주혁이 MTS 앱을 켠다. 곧이어 MTS 화면이 켜졌고, 강주혁은 G-NEO게임즈를 검색했다.
-G-NEO게임즈 30,100(-1.63%)
G-NEO게임즈의 주가는 평범했다. 일단 침착하게 다시 인터넷을 켰다. G-NEO게임즈를 검색해볼 작정이었다.
검색창에 G-NEO게임즈를 치고 검색을 때리니, 곧이어 기사 몇 개가 눈에 띄었다.
『G-NEO게임즈, 4월 3일 나오는 신작 모바일게임 영상 공개 』
『모바일 신작 ’13인의 용사’ 시동, G-NEO게임즈, 티저 오픈 』
『자동 위주의 모바일 MMORPG 신작 ’13인의 용사’ G-NEO게임즈 날아오르나. 』
『’13인의 용사’ 중국과 국내 동시 오픈! 기대치 높아져 』
기사를 읽던 주혁은 기사의 댓글들도 확인한다. 현재 이 게임에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역대급 똥망작.
-아니 G-NEO게임즈가 또?!
-동네북 태석이 왕서방 돈 먹튀 각.
-태석아 제발 게임 좀 똑바로 만들어라!!
-G-NEO게임즈 역대급 똥게임 또 만듬?
-똑같은 양산형 게임 지겹다 지겨워.
-G-NEO게임즈 내 돈 내놔.
“ 아주 개판이네. ”
G-NEO게임즈에 이미지는 거의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 바람에 강주혁이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을 뱉었는데, 그걸 듣고 송사장이 되묻는다.
“ 어?! 뭐가 개판이야? ”
“ 아니야 아무것도. ”
“ 뭐여? ”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린 강주혁이 날짜를 확인한다. 오늘은 4월 1일.
‘ 이틀 뒤 오픈인데, 반응이 구려서 주가가 살짝 내려간 건가? ’
-G-NEO게임즈 30,100(-1.63%)
다시 확인한 G-NEO게임즈에 주가. 댓글과 주가만으로 현재 이 13인의 용사라는 모바일게임이 얼마나 기대치가 낮은지 알 수 있었다.
‘ 근데 어떻게 대박을 치는 거야? ’
뭐, 상관없지. 강주혁이 굳이 G-NEO게임즈에 미래를 걱정해줄 필욘 없었다. 그저 보이스피싱이 알려주는 정보를 이용하면 그뿐.
주혁은 곧장 매수메뉴를 눌렀다.
‘ 전부 붓자. ’
게임이 오픈하는 날은 이틀 뒤. 국내와 중국에서 게임이 초대박이 터진다고 했으니, 상한가를 치는데 며칠 잡고, 넉넉잡게 일주일 정도.
강주혁을 다시 앞쪽을 보며 송사장을 불렀다.
“ 형. 내 투자금은 주요 투자사 정해진 다음에 넣어도 되지? ”
“ 그렇지. 지금 MV e&m 투자 관련 최감독이랑도 얘기해봐야 하고, 어차피 배급투자 결정되기 전엔 움직이지도 못하니까. ”
“ 한 일주일 여유 되겠지? ”
“ 후반부 투자금은 더 늦어도 상관없지. ”
“ 알았어. ”
대답을 들은 강주혁은 고민 없이 매수주문을 넣기 시작한다.
‘체결, 체결, 체결.’
마치 G-NEO게임즈 미래가 폭삭 망할 것을 예감했는지 누군가 주식을 뭉텅뭉텅으로 팔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 뒤, 주혁은 3억에서 5억까지 나눠서 G-NEO게임즈의 주식을 사들였다. 중간중간 매수주문이 체결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주혁의 재산으로 최대한 살 수 있는 부분까지는 살 수 있었다.
-G-NEO게임즈 42,568주
-매수 30,200(-1.31) 금액 1,285,553,600
13억 가까이 돈을 붓고 보니, G-NEO게임즈의 주가가 살짝 회복됐다. 그즈음 송사장의 차가 무비트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주혁은 곧바로 박경수 피디에게 고생했다고 인사를 했고, 그 모습을 본 송사장의 입이 열렸다.
“ 갈라고? ”
“ 가야지. 최명훈 감독님이랑 얘기 잘해보고, 내부적으로 잘 확인해서 알려줘요. ”
“ 넌 어떤데? ”
어느새 바로 앞으로 다가온 송사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강주혁의 의중을 묻고 있었다. 하지만 심각한 송사장의 표정과 비교하면 강주혁은 담담했다.
“ 뭐,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 배우 하나 끼워서 터는 거야 문제없지만, 그게 홍경연인 건 문제가 되지. MV e&m 정도면 배급부터 홍보 마케팅 짱짱하긴 한데, 글쎄? 상황을 좀 지켜보자구요. ”
“ 난 니가 전면에 나서는 게 좀 걱정돼서······ ”
-짝!
“ 아! ”
팔짱을 낀 채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는 송사장의 등짝을 후려친 강주혁.
“ 송사장님. 괜찮아요. 척살 제작이랑 투자 참여하면서 내가 이런 일 생각 안 해봤겠어? 내가 1~2년 욕먹고 살았나 뭐. 괜찮으니까 형은 제작에만 힘써줘요. 혹시 모르니까 투자배급사 미팅 들어온 거 전부 만나보시고. ”
“ 후- 너가 그렇게 말하면 나도 괜찮긴 한데. 쯧! 하여튼 결과 나오면 전화할게. ”
“ 예~ 갑니다. 이제. ”
손을 흔드는 송사장을 뒤로하고, 강주혁이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정자, 강주혁의 사무실(보이스 프로덕션)
무비트리에서 주혁은 곧장 오피스텔로 가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을 들렀다. 큰 이유는 없었고, 그저 오피스텔의 이삿짐 정리가 덜 됐기 때문이었다. 사무실이 더 깨끗했다.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주혁은 소파에 몸을 뉘었다. 자연스럽게 한숨이 터져 나왔다.
“ 후- ”
한숨을 끝으로 탁자에 놓인 노트북을 배 위에 올리곤 MV e&m에 관해 검색을 시작한다. 가장 먼저 MV e&m에 공식 사이트가 눈에 띄었다.
주혁은 한참 동안 MV e&m의 공식 사이트를 돌아다녔다. 결과적으로 대단했다. 드라마,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매니지먼트 등 각각 다 나눠진 사업부로 운영되고 있었고, 그간 투자 및 제작한 작품 수만 다 합쳐 천 개가 넘어갔다.
그 중 매니지먼트 사업부 자체가 신생이었다.
“ 대충 5년쯤 한 건가. ”
MV e&m 매니지사업부가 출범한 지는 5년 정도. 소속된 연예인들은 대략 20명 내외였다. 솔직히 그중 가장 끗발 날리는 건 오늘 만난 유명 원로배우 홍경연이었고, 나머진 대부분이 그저 그런 배우들이었다.
“ 이래서 그렇게 기를 쓰고 살리나? 흠······”
확실히 MV e&m 영화 사업본부가 척살에 관심을 가진 건, 많은 우연이 겹쳐진 결과였다. 솔직히 지금 MV e&m이 투자하거나 제작한 굵직한 영화들만 봐도 느껴졌다. 대부분 100억대가 가뿐히 넘어가는 블록버스터나 누가 봐도 탑배우들이 줄줄줄 나오는 영화뿐.
평소 같았으면 척살에 관심도 가지지 않았겠지.
그리고 투자배급사는 몸집이 클수록 이미지메이킹이 확실하게 돼 있다. 흥행한 영화가 많으니까.
대중들은 그 영화에 제작이나 투자를 MV e&m이 한 것을 기억할 테고, MV e&m 로고만 보고도 영화 자체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어쨌거나 MV e&m이 투자배급을 맡아준다면 무비트리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었다.
한참을 검색하던 주혁이 노트북을 덮는다.
“ 그래도 뭔가 찜찜하단 말이지. ”
홍경연의 이미지세탁.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슬쩍 발을 담가 복귀 각을 잡는다는 건데. 주혁은 이 부분이 영 탐탁지 않았다.
“ 세탁기도 아니고. ”
영화 척살이 세탁기도 아니고, 거기다 이 영화는 대박을 터트리기까지 한다. 그런 척살이 홍경연의 복귀작으로 선정된 것이 짜증이 났다.
“ 투자사야 바꾸면 되는데. ”
투자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투자사야 국내에 널렸으니까. 아니면 강주혁이 직접 벌어다 쏟아내면 된다.
진짜 문제는 배급과 마케팅.
MV e&m이 작정하고 척살을 방해하면 끝도 없이 추락할 거다.
“ 뭔가 있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
하지만 현재 상황에 MV e&m을 아니 MV e&m 영화사업팀과 매니지팀을 공격할 무기가 없었다.
“ 쯧! ”
현재로선 짜증스럽게 혀를 찰 수밖에 없다.
이후.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그 사이 주혁은 사무실과 오피스텔 정리를 확실하게 끝냈다. 오피스텔은 이제야 사람 사는 곳처럼 보였고, 사무실(보이스프로덕션)은 당장 사무실로 사용하기에 손색없었다.
그리고 무비트리와 하정훈, 류진주는 척살의 출연으로 최종 계약서를 작성했다.
하정훈은 출연료 7억에 러닝 100원.
류진주는 출연료 1억에 러닝 50원.
강주혁은 류진주와 계약 직전에 다시 한번 확인을 했었다.
“ 너 진짜 이걸로 괜찮냐? ”
“ 괜찮아요. 선배님이 안 괜찮으신 거 같은데요? ”
류진주는 전혀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리고 하정훈에게는 특별히 좋은 일을 할 기회를 선사했다.
“ 하정훈. ”
“ 왜? ”
“ 너 기부를 그렇게 좋아한다며. ”
“ 뭔 개똥 같은 소리······너 설마. ”
강주혁이 하정훈을 보며 웃는다.
“ 영화 마케팅 시점에 출연료 기부하자. ”
“ 너! ”
“ 왜~ 좋잖아? 이미지도 좋아지고, 영화 홍보도 되고. 너 돈 많을 거 아냐. 왜 싫냐? ”
“ ······ ”
그렇게 하정훈은 강주혁의 전혀 강제적이지 않은 제안으로 좋은 일을 하게 됐고. 류진주의 계약도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다음으로 투자배급사.
송사장은 MV e&m의 미팅 이후로 여러 투자배급사를 만났지만, 조건이 맞는 곳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MV e&m에서 압력을 줬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미팅을 잡았다가 발 뺀 투자사도 상당수였고, 그나마 미팅을 진행한 투자사는 적은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말이 나온 것.
송사장이 한탄한다.
“ 방법이 없다. 방법이. MV e&m이 저렇게 작정하고 나와버리니까. ”
길게 한숨을 쉬는 송사장에게 강주혁이 짧게 물었다.
“ MV e&m 라이벌 회사가 VIP픽쳐스 맞나? ”
“ 그렇지. MV e&m 정도면 VIP픽쳐스 정도는 되야 싸움이 되지? 왜? ”
“ 아니 뭐, 그냥. ”
재차 확인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날짜는 4월 3일.
G-NEO게임즈의 모바일게임 ‘13’인의 용사가 오픈하는 날. 게임 오픈 시간은 9시.
주혁은 눈을 뜨자마자, 인터넷을 접속했다. 시간은 오전 10시였다. 하지만 딱히 G-NEO게임즈 관련 기사가 뜬 건 없었다.
“ 하긴 이제 오픈한 지 한 시간 밖에. 어? ”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혼잣말을 뱉으며 MTS에 접속한 주혁이 멈칫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G-NEO게임즈 42,568주
-매수 30,200 금액 1,285,553,600
-현재 38,900(+28.81%) 금액 1,656,673,200
-손익 371,119,600
기사 한 줄 안 났는데, 상한가가 터져있었다.
“ 이게 뭔. ”
한방에 4억.
“ 뭐가 어떻게 된 거야? ”
바로 그때.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주혁이 MTS를 보고 있는 순간에, 전화벨이 울렸다.
“ 아이 씨! 깜짝이야. ”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급작스럽게 울린 벨 소리에 하마터면 핸드폰을 놓쳐서 얼굴에 그대로 떨어질 뻔했다. 간신히 핸드폰을 다시 붙잡은 주혁이 발신자를 확인했다.
*070-1004-1009
보이스피싱이었다. 주혁이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브론즈’단계의 주인이신 강주혁님 안녕하세요!] [강주혁님의 유료 서비스 ‘브론즈’의 남은 횟수는 총 22번입니다.] [‘유료 서비스’를 경험하며 인생역전의 더욱 가까워지길 기원합니다! ] [계속 진행을 원하시면 1번을 눌러주세요. ]언제 챙겼는지 강주혁의 손에는 이미 수첩이 들려있다.
-(1번 ‘아침 11시’, 2번 ‘13’, 3번 ‘저녁 8시’, 4번 ‘새벽 5시’)
수첩에 적힌 지난 키워드를 확인한 주혁은 계속 진행을 하기 위해 1번을 눌렀고.
-띠익
터치음을 끝으로 여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들으실 항목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 [ 1번 ‘아침 11시’, 2번 ‘3년’, 3번 ‘저녁 8시’, 4번 ‘새벽 5시’, 5번······ ] [ 다시 듣기는 #버튼을 눌러주세요. ]역시나 키워드는 2번만 바뀌었고 전부 같았다.
“ 3년이라······ ”
주혁은 이번까지 2번 키워드를 선택하고, 다음부터 시간 키워드들을 하나씩 바꾸자고 마음먹었다.
그가 2번 키워드 ‘3년’을 눌렀다.
-띠익
[ 탁월한 선택! 강주혁 님이 선택한 키워드는 ‘3년’입니다! ] [ 한때 떠들썩했던 미투 운동이 한 신인 여배우의 폭로로 인해 다시 재점화 됩니다. 그녀는 원로배우 홍경연에게 연습생 시절 ‘3년’간 성희롱을 심하게 당했다고 발표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많은 유명 원로배우들의 악행이 차례로 줄줄이 밝혀집니다.]-뚝
보이스피싱은 그렇게 끊겼고, 강주혁은 희미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 이 아저씨 봐라?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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