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300
『KBC 연예대상에서 특별상 받은 강주혁/ 사진』
『최우수상 받고, 살짝 긴장한 듯한 김재욱/ 사진』
『[연말IS] 공로 특별상 받은 강트맨 ‘강주혁’ “이건 안 던지겠다” 시청자들도 폭소』
『연기·연예 대상도 휩쓸었다! 올해 가장 뜨거웠던 보이스프로덕션』
12월 말.
『영화제부터 방송 연예대상까지···내년엔 얼마나 더 성장할까? 보이스프로덕션의 무서운 성장세』
SBC와 KBC의 연기·연예대상이 끝났고, 이젠 MBS만 남은 상황.
쉽게 얘기해서.
『[스타is] 연말 마무리단계, 방송가 내년 방송 라인업 편성에 집중』
영화제부터 방송가 시상식까지 사건·사고도 많고, 특별하거나 이례적인 일이 많았던 연말이 끝나가고 있었다. 즉.
『벌써 한 해 마무리? 2021년 기대되는 작품은?』
2021년이 코 앞이었다.
12월 26일 토요일, 밤 9시.
넓디넓은 보이스프로덕션 3층 휴게실.
짧은 노란 단발이지만, 억지로 머리를 묶은 헤나와 그녀의 스텝, 요즘 땋은 머리에 빠졌는지, 긴 회색 머리카락을 땋은 서아리와 그녀의 스텝들 그리고 최근 연습에 매진하던 마니또 멤버들이 모였다.
이들이 이렇게 늦은 밤에 옹기종기 모인 이유.
“ 아리 언니! 빨리 와! 빨리! 광고 끝났어!! ”
그 이유는 바로 지금 파일럿 예능 ‘버스킹’의 첫 방송이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 한다!! ”
늦은 밤이라 텅텅 비어있는 휴게실. 여기에 모인 인원은 15명 남짓. 대형 TV 앞 탁자에는 맥주며 치킨이며 이미 일용할 양식들이 펼쳐져 있었고.
-‘버스킹’
마니또 멤버 중, 검은색 레깅스를 입은 수현이 치킨 닭 다리를 집어 올리는 순간, TV 화면에 ‘버스킹’ 타이틀이 떴다.
그때.
“ 시작했어요? ”
모두의 시선이 TV에 박혀 있는 순간, 정장 재킷이나 넥타이는 어딨는지, 셔츠만 입은 강주혁이 나타났다. 덕분에.
“ 오ㅃ······아니, 사장님! 왜 이렇게 늦게 와요! 여기 앉으세요!! ”
앉았던 서아리가 입은 베이지색 후드를 풀럭거리며 강주혁에게 도도도 달려가, 주혁의 팔을 끌었다.
-스윽.
곧, TV가 정면으로 보이는 상석에 주혁이 앉았다. 현재 TV에서는 ‘버스킹’ 초반, 제작진이 헤나나 서아리와 미팅을 하고있는 장면이 출력되고 있었다.
“ 헤나씨. ”
딱 거기까지 보던 주혁이 앞에 놓인 맥주 하나를 집어 들며 오른쪽 롱코트를 입은 헤나에게 물었다.
“ 윤석현 PD한테 전화 왔어요? 슬슬 오프닝 시청률은 나왔지 싶은데. ”
같은 시각, SBC 예능국.
이미 SBC 예능국 주조정실은 인산인해였다. 당연히 지금 내보내고 있는 파일럿 예능 ‘버스킹’ 때문이었고.
“ 하하하!! 그렇지! 이 맛이지!! 꿀 같구나!! 보자- 어이구. 내가 이러고 있으면 안 되지. 드라마국 국장한테 자랑을! ”
방금까지 주조정실에서 초조함에 손톱을 뜯던 SBC 예능국장이 발표된 시청률을 듣자마자, 어깨춤을 추며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버스킹’의 윤석현 PD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주조정실 기사에게 물었다.
“ 우리 연예대상 시청률 몇 등이었죠? ”
“ 꼴등. ”
아쉽게도 SBC의 연예대상 시청률은 공중파 방송국 3사 중에 꼴등이었다. 그러나.
“ 지금 같은 시간대에 나가는 파일럿 예능 시청률은 몇 등? ”
“ 아까도 물었잖아. 왜 또 물어봐. ”
“ 자꾸자꾸 듣고 싶어서 그러지. ”
윤석현 PD가 미소짓자, 수염이 꽤 덥수룩한 주조정실 메인 기사가 귀찮은 듯 대충 답했다.
“ MBS, KBC 포함. 지금 같은 시간대에 나가고 있는 파일럿 예능 중. ”
“ 예능 중? ”
“ 1등. ”
“ 크- 그렇지. 다시다시. ”
“ 아오- 야! 너 가! ”
결국, 귀찮음이 터진 주조정실 기사가 들고 있던 볼펜을 집어 던지자, 하하하 웃으며 윤석현 PD가 복도 쪽으로 몸을 피했다.
그때.
“ 야! 윤PD!! ”
복도 끝, 엘리베이터 앞에 선 SBC 예능국장이 3선 슬리퍼를 신은 윤석현 PD에게 외쳤다.
“ 바로 전화 돌려!! 시청률 말씀드리고, 정규 편성 건도 잊지 말고 알······ ”
그러나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 바람에 예능 국장의 목소리는 끝까지 들리지 않았다. 허나, 개떡같이 외쳤어도 찰떡같이 알아들은 윤석현 PD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 네. 실장님. 전데요. 혹시, 다 모여있어요? 아, 다 계세요? 강주혁 사장님도? ”
삼선 슬리퍼를 직직 끌며 예능국 사무실로 들어온 윤석현 PD가 씨익 웃었고.
“ ‘버스킹’ 오프닝 시청률 15.9%로 동시간 대 1윕니다. 참- 그리고 강주혁 사장님 계시면 말 좀 전해주세요. ”
그의 웃음에는 왠지 모르게 당당함까지 서려 있었다.
“ ‘버스킹’ 내년 상반기부터 정규 편성 확정이고, 예산도 2배로 받아냈다고. ”
며칠 뒤, 12월 31일. 시간은 밤 11시 48분.
1년의 마지막 날. 그마저도 12분밖에 안 남은 상황. 캐쥬얼하게 회색 코트에 검은색 맨투맨을 입은 강주혁은 보이스프로덕션 삼성동 사옥 사장실에 앉아, 이미 정리해 둔 서류 하나를 확인하고 있었다.
“ 됐어. 이 정도면. ”
이어 그가 보던 서류를 덮었고, 표지에는 이런 제목이 적혀 있었다.
-2021년 해외 계획.
곧, 강주혁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대곤 다리를 꼰 상태로 창밖을 내다봤다.
현재 회사는 고요했다.
실제로 현재 보이스프로덕션 회사에는 경비 직원들을 빼면 강주혁이 전부였다. 이같이 회사가 텅텅 비어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소속 아티스트 포함, 전 직원 휴가.
12월 28일부터 1월 2일까지 약 일주일간 보이스프로덕션이 전체적인 휴가 기간이었기 때문. 어쨌든 강주혁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을 때 벽에 붙은 시계가 11시 50분을 가리켰고.
-띠링!
-띠링!
-띠링!
책상 위에 올려둔 강주혁의 핸드폰에는 약 1시간 전부터 연말 기념 메시지들과 새해 덕담 및 잘 부탁드린다는 메시지가 쏟아지는 중이었다.
“ 몇 개나 오는 거야 대체. ”
덕분에 피식한 주혁이 쉴새 없이 울리는 핸드폰을 내려보며 메시지들을 확인하길 10분. 순간, 어디선가 멀지만 희미하게 종소리가 들렸다.
12시가 됐음을, 새해가 밝았음을 알리는 종소리.
-스윽.
딱 그쯤 다리를 꼰 채 앉았던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양손을 주머니에 넣으며 창밖 야경을 눈에 담았다.
“ 2021년이라······ 이번 년 안으로 해외까지. ”
뭔가 작게 읊조린 주혁이 핸드폰을 챙긴 뒤, 책상 위 달력을 2021년 것으로 바꿨고, 천천히 걸어 사장실의 불을 끄곤 복도로 나섰다.
“ 꽤 채웠네. ”
사장실을 나서자마자, 펼쳐지는 작품의 포스터들. 독립영화 ‘내 어머니 박점례’부터 ‘척살’ 그리고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으로 시작되는 포스터들은 어느새 복도 끝까지 쭉 채워진 상태였다.
1년간의 결실.
영화, 드라마, 예능 등등. 여기서 재밌는 점은 이 모든 포스터들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대성공한 작품들이라는 것.
실패한 것은 단 한 작품도 없었다. 한마디로 누가 보이스프로덕션에 방문하더라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작품들뿐이었다.
-띵!
엘리베이터 도착음이 들린 것은 강주혁이 포스터들을 한창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곧, 천천히 문이 열리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은 주혁이 1층 로비로 내려갔다.
이어 입구 쪽으로 코트를 펄럭이며 걸어가던 주혁이 별안간 우뚝 멈춰 서더니.
-스윽.
삼성동 사옥의 드넓은 1층 로비를 둘러봤다. 그러다 곳곳에 보이는 벽면 빈틈들을 보며 픽 웃었고.
“ 뭔가. 로비가 심심하네. ”
닫혔던 입구 문을 열며 그가 읊조렸다.
“ 이번 해에는 1층 로비나 채워볼까. ”
2021년. 신정이 지나고, 1월 2일.
토요일 아침임에도 대기업 MV e&m은 시끄러웠다. 직원들이야 쉬는 날이었지만, 간부들은 쉬지 못했다. 이유는 심플했다.
“ 결국, 배급사업본부 박이사 날아간 거야? ”
“ 그 성실한 양반이 회의에 늦을 리가 없잖아? 지금까지 안 나타난 것 보면 확실한 거지. 사내 공식 발표도 곧 나지 않겠어? ”
새해를 맞아 MV e&m 내부에는 피바람이 불고 있었다. 인원 정리. 실제로 현재 각 사업본부 이사들이 참석한 회의에 항상 1등으로 나타나던 배급사업본부 이사가 그 증거였고.
“ ······썅. ”
아까부터 뭐가 초조한지, 매니지먼트 사업본부 최이사는 다리를 초에 10번은 떨어대고 있었다. 그때 매니지 사업본부 최이사의 반대편에 앉은 컨텐츠 사업본부 여자 이사가 흰 태블릿을 터치하며 옆, 남자 이사에게 말을 꺼냈다.
“ 후- ‘간 큰 여자들’ 관객수 1,200만 넘었네요. 이게 무슨 일이야. 이거 그렇게 재밌나? 김이사님 이거 봤어요? ”
“ 내가 미쳤어요? 그걸 보게. 봤다가 박이사 꼴 나려고? ”
이들의 대화를 들은 최이사가 떠는 다리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그러면서 그가 작게 혼잣말을 반복했다.
“ 괜찮아. 괜찮다. 아직 보이스프로덕션이랑 빅엔터 합병 확실한 것도 아니고, 설사 합병한다고 해도 넘긴 유재은이 갑자기 훅 뜨겠냐고. 그렇지? ”
검은 머리와 흰머리가 적당히 섞인 매니지 사업본부 최이사는 빅엔터의 라이징스타 정태준과 MV e&m에 있던 무명 여배우 유재은을 트레이드했다.
물론,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은 트레이드 이후, 보이스프로덕션과 빅엔터테인먼트 합친다는 뜬금없는 합병 소식.
“ 아우- 시발. 하필이면 강주혁이랑. ”
현재 MV e&m은 강주혁. 즉, 보이스프로덕션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중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작년 거의 모든 사업본부가 강주혁에게 패배했기에.
MV e&m의 윗선들은 본보기로 배급사업본부 박이사를 날려버렸다.
이어 여전히 다리를 떨어대는 매니지 사업본부 최이사가 옆자리, 제작이사 오희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 오이사. ”
그러자, 버건디 색상의 코트를 입은 오희연 제작 이사가 미간을 찌푸렸다.
“ 뭐. ”
“ 제작 쪽에는 위에서 뭐 지적하는 거 없어? 곧, 안숙희 작가 ‘대등한 법조인’ 들어가잖아? ”
“ 그걸 최이사가 알아서 어디다 쓰려고? ”
“ ······아니 쓴다기보단, 그냥. 궁금해서 그래. 궁금해서. ”
“ 뭐야. 기분 나쁘게. 최이사 당신 일이나 잘해. 괜히 제작 쪽까지 기웃거리지 말고. ”
잔뜩 짜증을 뱉은 오희연 이사가 앞에 놓인 머그컵을 들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어 잠시 회의실을 빠져나온 제작이사 오희연이 복도에서 핸드폰을 꺼냈고.
“ 난데요. 우리 진짜 아무 액션도 안 취해도 돼요? 지금 나 걸을 때마다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인데?! 우리 MV e&m 지금 피바람 분다구요! ”
그녀가 핸드폰을 붙인 귀의 방향을 바꿀 때, 핸드폰 화면에 발신자가 어렴풋이 보였다.
-GM엔터테인먼트 이강수 사장.
곧, 상대의 목소리가 오희연 이사의 핸드폰에서 흘러나왔다.
“ 기다려 보세요. 생각 중인 게 있으니까. ”
반면, 여전히 회의실에 앉은, 매니지 사업본부 최이사는 짜증 내며 사라진 오희연 제작 이사의 뒷모습을 보며 욕을 뱉었다.
“ 지도 쫄리면서, 강한 척은 시발. ”
바로 그때.
-우우우우웅, 우우우웅.
그의 핸드폰이 진동을 뱉었다. 곧바로 반응한 매니지 사업본부 이사가 핸드폰 화면에 출력되는 발신자를 확인하자마자, 눈알이 커졌다.
“ 예! 예! 접니다! ”
반응만 봐서는 상당히 높은 인물인 듯 보였고, 높은 인물의 잔잔하면서 공격적인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들렸다.
“ 최이사. 내가 지금 이동 중에 기사 하나를 봤는데. 이게 뭔가? ”
“ ······예? 기사 말씀입니까? ”
“ 그래. 기사. 자네는 아직 못 본 모양이지? 그럼 대화가 안 되겠군. 자네도 한번 봐봐. 보고 얘기하지. ”
“ 저, 저! 죄송합니다만, 어떤 기사를 봐야 하는지. ”
“ ······실시간검색 순위 확인해봐. 바로 알 수 있을 테니. ”
-뚝.
그렇게 전화가 끊겼고, 멍청하게 끊긴 핸드폰을 내려보던 매니지 사업본부 이사가 재빨리 검색사이트를 켰다. 그런데.
“ ······왜. 얘 이름이 여기. ”
실검을 보자마자, 그의 손이 덜덜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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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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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유재은 헐리웃.
빅엔터로 넘긴 무명 여배우 유재은의 이름이 실검 6위와 9위에 올랐기 때문. 거기다 헐리웃이란 단어까지 포함됐다.
-스윽.
곧, 매니지 사업본부 최이사가 유재은의 이름을 터치했고, 바로 뜬 기사 제목 때문에 최이사가 핸드폰을 대충 책상에 던지며 얼굴을 감쌌다.
“ 시발······ ”
책상 위 그의 핸드폰에는 이런 기사가 보였다.
『[스타IS] 위너필름 스튜디오가 접촉했다는 여배우 유재은은 누구?』
같은 시각, 강주혁의 오피스텔.
내일까지 보이스프로덕션 전체 휴무인 덕에 강주혁은 동물이 그려진 파란색 파자마 차림이었다. 그런데 차림치고는 그가 노트북을 보는 눈빛은 일할 때의 진지한 눈빛이었고.
“ 이걸······누가 쐈지? ”
어떤 기사를 확인하던 주혁이 혼잣말을 뱉음과 동시에 핸드폰을 집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연결 신호는 길지 않았다.
상대가 전화를 받자마자, 주혁이 꽤 급하게 물었고.
“ 박찬규 사장님. 기사 보셨어요? ”
상대는 박찬규 사장. 하지만 박찬규 사장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 기사. 나도 방금 확인했어요. ”
“ 혹시나 해서 그러는데. 이 기사 사장님이. ”
“ 그럴 리가. 난 강사장이 뿌린 줄 알았는데? ”
여기까지 들은 주혁이 파자마 차림으로 다리를 꼬았다.
“ ······저도 아니고, 사장님도 아니면. 이건 그쪽이 뿌린 거네. ”
“ 그쪽? 혹시 메일 왔던 그 해외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
“ 사장님. ”
“ 그래요. 강사장. ”
이어 주혁이 노트북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아무래도 합병을 좀 서둘러야겠어요.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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