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302
강주혁의 1월은 그야말로 일주일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그가 이렇게 바쁜 것은 작년이나 올해나 다를 건 없었지만.
“ 야!! 태수야!! 시민 통제 똑바로 해!! 그쪽 밀리잖아!! ”
보이스프로덕션과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연예인들의 위상은 작년과 판이하게 달랐다.
“ 꺄아아아앆!!! 강하진!! ”
“ 여우주연상 축하드려요!!! ”
“ 아 좀!! 밀지 좀 마요!! ”
“ 언니!!! ”
“ 건욱 오빠!! 토크쇼 재밌게 보고 있어요!! ”
“ 오빠!! 이쪽!! 이쪽 좀요!! ”
“ 아!! 누가 자꾸 밀어요!! ”
2차선 도로에서 촬영 중인 드라마 ‘없어졌던 남자’에 몰린 구경꾼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추운 겨울 날씨임에도 차량 운전씬을 위해, 대기 중인 렉카 주변으로 모인 인파들만 100명이 넘어 보였다.
전부 운전석의 김건욱, 조수석에 강하진을 보기 위해 모인 것.
“ 죄송합니다!! 조금만 물러나실 게요!! 죄송합니다!! 거기!! 조심하세요! ”
결국, 촬영 진행을 위해 제작진은 각 팀별로 부족한 안전요원을 더 뽑아, 주변을 막을 수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이뿐 아니라, 최근 광주시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강하영은.
“ 저희! 저희랑도 사진 찍어주세요!! ”
“ 아! 이번에 우리 차례예요! ”
“ 천천히! 다 찍어드릴 테니까, 천천히 오세요!! ”
보이스프로덕션 광주 사옥 주변에서 열린 행사가 끝나서도 약 1시간 동안 몰린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줘야 할 정도였다.
심지어.
“ 저거 김재욱 아님? ”
“ 어어어- 맞네? ”
“ LA에는 왜 왔지? ”
“ 아- 그거 뭐냐 헐리웃 영화 캐스팅됐다더니, 그 영화 촬영 때문에 온 거 아니야? ”
“ 아! 그렇겠네! 와- 근데 쟤 어리다며? 근데 실물은 좀 쩐다. 비주얼 봐. ”
“ 사진! 사진!! ”
『[포토] LA 공항에서 포착된 김재욱/ 사진』
『팬들에게 찍힌 김재욱, LA에는 영화 ‘화이트 빅 마우스’ 촬영 때문에?』
LA로 출국한 김재욱은 LA 현지에서 한국 관광객들에게 사진이 찍혀 국내에 기사가 뜰 정도였다.
이어 최근 정규 편성을 받은 예능 ‘버스킹’은.
『[스타포토] 이번엔 아일랜드다! ‘버스킹’ 스텝 SNS에 올라온 현장 사진, 외국인들 열광』
『‘버스킹’ 정규 편성 후, 시청률 18.4%』
『너튜브에 올라온 ‘버스킹’ 편집 영상, 댓글을 죄다 외국인뿐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비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아름아름 그 인지도를 넓히고 있었다. 이렇듯 보이스프로덕션에 소속된 모든 연예인의 전체적인 인지도가 폭등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몸값이었다.
『[이슈체크]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배우들 몸값 ↑』
보이스프로덕션에 소속된 모든 연예인들의 몸값이 하늘을 찔렀다.
그럼 에도 캐스팅은 봇물 터지듯 흘러들었다.
영화판은 영화판대로.
“ 그럼 ‘최정윤’역에 강하진 어떤가? 여우주연상도 받았겠다, 인지도도 최상급이 좋잖아. ”
“ 아이고- 강하진 정도면 최고죠. 그런데 김감독님. 강하진은 지금 돈을 따블로 줘도 못 잡아요. 걔 지금 김삼봉 감독님 영화에, 드라마 들어간 상탠데도 시나리오 겁나 들어간답니다. 우리 같은 영화사가 한둘인 줄 알아요? ”
“ 몸값 얼만데? ”
“ 모르죠. 찔러보질 않았으니까. 근데 못해도 2억은 넘지 않겠어요? 김삼봉 감독님 차기작 ‘폭풍’ 그거 1억 후반대에 들어갔다던데? ”
“ 비싸네. 그래도 시나리오는 보내보자. ”
연초는 영화사 제작사로서 성수기. 잔뜩 움츠리고 있던 고개를 쳐올리듯이, 영화사나 제작사는 내내 숨겨놨던 시나리오를 뿌리기 시작했다.
“ 박캐디(캐스팅디렉터) ‘백형사’ 류진주, ‘조윤’ 강하영 어때? ”
“ ······사장님. 지금 우리 영화 제작비가 얼만지 모르시는 거죠? 그렇죠? 그러니까 보이스프로덕션 애들 막 부르시는 거죠? ”
“ 안되나? ”
“ 안 되죠!! 걔네 둘 몸값이면 여주에다 주·조연 그리고 조연들까지 뽑아요! 가성비를 좀 보시고. ”
“ 하- 나 참. 강하영 ‘도적패’ 들어갔을 땐 그렇게 안 비쌌는데. ”
“ 그때가 대체 언제 적입니까? 그냥 좀 현실적으로 짜보자고요. 쯧. 뭐, 그래도 시나리오는 보내놨어요. 짜투리라도 받을지 모르니까. ”
물론, 드라마 판도.
“ 강하진, 김건욱, 류진주, 김재욱, 헤나. ”
“ ······캐디님. 걔네가 캐스팅이 된다고요? ”
“ 안 되죠. ”
“ 근데 왜 이름을 부르고 난리예요. 설레게. ”
“ 그냥 위시리스트 작성 전에 기운이나 받자고요. 기운이나. ”
올해 상반기에 들어갈 미니부터 장편까지 드라마 판 이곳저곳에서 보이스프로덕션은 미친 듯이 불렸다.
“ 우리도 보이스프로덕션 덕 좀 보게. 헤나, 강하진, 류진주 이런 천상계 말고, 좀 눈을 낮춰서. 장주연 어때요? ”
“ 장주연? 음- 걔 지금 MBS 아침드라마 들어간다고 하던데? 그리고 걔가 싸냐? ‘간 큰 여자들’로 훅 올랐구만. ”
“ 그나마 싸죠. 스케쥴도 제일 적고. 일단, 대본만 보내봐요. 그래도 보이스프로덕션은 끼워팔진 않잖아. ”
“ 그건 그래. 거긴 1+1 없이, 깔끔하긴 하지. ”
예능판 역시 마찬가지였다.
“ SBC ‘버스킹’을 좀 비틀어서 우리는 국내 버스킹을 해보는 거죠. ”
“ 아니, 박PD야. 그거 따라 했다가, 무슨 욕을 들어 처먹으려고. ”
“ 뭐 어때요.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카피죠 카피. ”
“ 어휴- 골이야. 그래. 그걸 따라 한다 치자, ‘버스킹’처럼 든든하게 강주혁이 뒤에서 돈으로 받쳐주는 것도 아니고, 거기다 애들은 누구로 꾸릴 건데? ”
“ 우리는 걸그룹으로 가보는 건 어떠세요? ”
“ 걸그룹? ”
예능 쪽 역시, 강주혁의 후광을 받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중이었다.
“ 예에- 걸그룹. 메인은 마니또로 걸고, 나머지는 대충 구색만 끼워 맞춰서. 걸그룹이 국내 어디서든 버스킹을 한다! 이런 느낌으로. ”
그러나.
『아무리 돈을 싸 들고 와도 못 잡는다,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배우들 캐스팅 전쟁』
새해. 보이스프로덕션을 찾는 곳이 너무 많았다.
1월 말, 배급사 VIP 픽쳐스 회의실.
점심 무렵. VIP 픽쳐스 사장 오상훈과 중책들 그리고 강주혁과 추, 홍 부장이 미팅 중이었다.
시작은 영화 ‘간 큰 여자들’의 배급을 핸들링했던 최혁 팀장부터.
“ ‘간 큰 여자들’은 대충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
곧, 정면 PPT 스크린에 ‘간 큰 여자들’의 최종 성적과 기타정보들이 쏘아졌다.
[간 큰 여자들/ 개봉일: 11월 12일/ 누적관객수: 13,892,700] ··
·
영화 ‘간 큰 여자들’은 누적관객수 1,300만 명으로 거의 마무리 되는 분위기였다.
“ 현재로는 스크린 대부분을 내준 상황이고, 지방 쪽이나 대형 영화관의 특별관에서 주로 상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어 최혁 팀장의 브리핑에 책상 위 자료를 보던 오상훈 사장이 강주혁에게 고개를 돌렸고.
“ 음- 어때요 강사장님? ”
마찬가지로 자료를 넘기던 주혁이 작게 끄덕였다.
“ 네. 좋네요. 이 정도쯤에서 정리하고, 2차 유통 마케팅 시작하면 되겠어요. ”
“ 알겠습니다. ”
-탁, 탁!
오상훈 사장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회의실 안 꺼졌던 불이 켜졌고, 네이비 풀정장을 입은 주혁이 다리를 꼬며 주제를 바꿨다.
“ 사장님. 무비마운틴 쪽 국내 배급 상황은 좀 어때요? ”
“ 아아- 뭐, 당장 저희가 할 게 있나요. 무비마운틴 쪽에서 티저나 1차 예고편 보내줘야 뭘 시작해도 시작할 수 있겠죠. ”
“ 그렇군요. 그쪽에서 무슨 영상 넘어오면 연락 주세요. ”
“ 예. 그나저나 ‘간 큰 여자들’ 스케쥴도 정리됐겠다, 최명훈 감독님 차기작은 언제쯤. ”
꼈던 안경을 빼내, 닦으며 묻는 오상훈 사장의 질문에 주혁이 정장 재킷을 여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바로 시나리오 작업 들어가셨습니다. ”
“ 예? 지금 바로요?! ”
“ 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아마 국내보단 해외서 먼저 보실지도 모르겠어요. ”
곧, 두 눈이 커진 오상훈 사장이 따라 일어났고.
“ 그 말씀은······헐리웃으로. ”
“ 하하하. 글쎄요. ”
주혁이 웃으며 움직이자, 오상훈 사장이 붙잡았다.
“ 점심이나 같이하시면서 얘기 나누시면. ”
그러나 주혁이 고개를 저었다.
“ 지금 바로 SBC에 넘어가야 돼서. 식사는 다음에 하시죠. ”
약 30분 뒤, SBC 예능국.
예능국 대회의실에 예능 ‘버스킹’에 출연 중인 가수들이나 그들의 스텝들이 전부 모였다. 물론, ‘버스킹’의 메인 PD 윤석현 포함 제작진들도 모여있었고.
“ 어- 다 모이셨죠? 바로 브리핑 시작합니다? ”
윤석현 PD가 책상 상석 쪽에서 무언가 말을 뱉으려 하자, ‘버스킹’의 출연 가수 중 가요계 대모라 불리는 이정미가 숏컷을 팔랑거리며 손을 번쩍 들었다.
“ 윤PD. 오늘 강주혁씨 참석한다고 안 했어요? ”
그녀의 질문에 출연 가수인 태현이나 윤두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윤석현 PD에게 시선을 맞췄다. 반면, 강주혁이란 이름이 익숙한 헤나나 서아리는 서로 떠들기 바빴고.
“ 아- 강주혁 사장님이요? ”
핸드폰을 꺼낸, 윤석현 PD가 시간을 확인하며 답했다.
“ 지금 영화 배급사에서 회의 중이라고 하시던데, 곧 오실 겁니다. 근데 갑자기 강주혁 사장님은 왜요? ”
그의 되물음에 이정미가 호호거렸다.
“ 아니- 나 오늘 여기 오는데, 강주혁씨 실물로 본다고 생각하니까, 좀 두근거리던데? 두현이 너는 안 그래? ”
“ 하하하. 뭔가 실물 뵈면 신기할 것 같긴 합니다. 워낙에 연예인들의 연예인 같은 느낌이라. ”
“ 그렇지? ”
이어 이정미가 계속 떠들고 있는 헤나나 서아리에게 시선을 맞췄고.
“ 어머머. 요것들 여유 넘치는 것 봐라? 너희는 맨날 본다 이거지? ”
오늘은 머리끝에 웨이브를 넣어 멋을 낸 서아리가 웃었다.
“ 후후. 선배님. 우리는 사장님 봐도 이제 뭐, 아무렇지도 않죠. 치킨 닭 다리도 나눠 먹는 사인데. ”
그때, 윤석현 PD가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 자자- 강주혁 사장님 사인을 받던, 사진을 찍던 나중에 하시고요. 일단, 브리핑부터 시작하겠습니다. ”
“ 예~ ”
상황을 진정시킨 윤석현 PD가 모두에게 나눠준, 책상 위 기획서를 검지로 찍었다.
“ 먼저, 앞에 놓인 기획서부터 보세요. 보시면 중요한 게, 이거. 결과적으로 ‘버스킹’ 신년 콘서트 프로젝트는 ‘버스킹’ 프로에서 시작하지 않을 거고, 우리 SBC 간판 예능인 ‘방구석 친구들’에서 말아볼까 합니다. ”
“ 그러니까 ‘방구석 친구들’이랑 ‘버스킹’이랑 콜라보를 하겠다는 말이죠? ”
“ 맞아요. 이미 그쪽 송PD, 제작진들이랑은 쇼부 끝났고, 강동식씨 포함 출연자들이랑도 얘기는 끝났어요. ”
“ 우리만 오케이하면 끝이네? ”
되물은 이정미의 시선이 다시금 기획서에 닿았고.
“ 아아- 신년 콘서트 프로젝트. 이거 자체 에피소드를 ‘방구석 친구들’에서 시작하겠다는 거구나? ”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윤석현 PD가 삼선 슬리퍼를 직직 끌며 앞에 놓인 기획서를 집었다.
“ 신년 콘서트는- 2월 20일 토요일에 열리는 것을 목표로 움직일 거고, ‘버스킹’ 음원도 그날 전부 풀 생각이에요. 그리고 헤나씨. 그 비비뮤직인가 비비빅인가 그 해외 너튜버는. ”
“ 맞아! 아마 얘기 중일 거예요. ”
이어 고개를 끄덕이며 집어 든 기획서를 가슴팍까지 내린 윤석현 PD가 빈손으로 머리를 긁었다.
“ 아- 물론, 이 신년 콘서트 계획은 죄다 강주혁 사장님 투자로 진행되는 거라서, 사장님 허락이 떨어져야 진행됩니다. ”
그 시각, 이른오후 SBC 1층 로비.
네이비 정장에 검은색 더블코트를 펄럭거리며 강주혁이 SBC 1층 로비에 들어섰다. 그 뒤를 싱글코트의 추민재 부장, 숏패딩 홍혜수 부장이 따랐다.
추민재 부장은 훈훈한 로비에 들어왔음에도 양손으로 팔뚝을 쓸어대며 몸을 떨었다.
“ 어우우- 추워라. 사장님. 어째 작년보다 더 춥지 않아? ”
대답은 홍혜수 팀장 쪽에서 나왔다.
“ 어머. 민재야. 그거 나이 먹어서 그런 거야. ”
“ 누가 들으면 아줌마는 젊은 줄 알겠. 억!! ”
-툭!
그런데 추민재 부장이 홍혜수 부장을 보며 성질을 부리다, 강주혁의 등판에 얼굴을 부딪쳤다. 앞서 걸어가던 주혁이 대뜸 멈춰섰기 때문.
곧, 추민재 부장이 부딪힌 코를 슬슬 쓸며 강주혁을 불렀다.
“ 사장님! 아니, 왜 잘 가다가 멈추고 그래? 코 부러질······사장님? ”
“ ······ ”
추민재 부장이 야단법석을 피웠지만, 강주혁은 그저 말없이 앞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덕분에 추민재 부장의 시선도 강주혁을 따랐고.
“ 아. ”‘
그때야 강주혁이 우뚝 멈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저 인간. ”
엘리베이터 방향에서 땅딸보 SBC 드라마국 국장과 GM엔터의 이강수 사장이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
이어 저쪽도 강주혁을 발견했는지 걸음의 방향을 바꿨고, 두 남자는 금방 강주혁 앞에 섰다.
“ 어이구- 대단하신 강주혁 사장님 아니세요? ”
“ 하하. 자자- 국장님. 진정하세요. ”
여전히 커 보이는 정장을 입은 땅딸보 드라마국 국장이 주혁 앞에서 비아냥거렸으나, 이강수 사장이 말렸고, 강주혁은 국장을 가뿐히 무시하곤 이강수 사장과 눈을 맞췄다.
덕분에 검은색 싱글코트를 한 손에 든 회색 정장 이강수 사장이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꽤 간만에 아이 같은 웃음을 지었고.
“ 강주혁 사장님. 오랜만이네요? 드라마 준비는 잘 돼 가세요? ”
드라마 전쟁을 겨냥한 이강수 사장의 영혼없는 걱정에 강주혁 역시, 미소지으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 내 드라마 걱정말고, 본인 드라마나 걱정하시는 게 낫지 싶은데. 이렇게 놀고 계셔서 이길 수 있겠습니까? ”
역시나 강주혁에게 후진 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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