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312
20일 토요일 아침 국내는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은곰상 수상 소식으로 불타올랐다. 대충 아침 8시부터 시작된 이 흐름은 점심 무렵까지 꺼질 기미가 없었다.
『[종합] ‘상품을 소개합니다’ 최철수·류성원 감독,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
『최철수·류성원 감독 은곰상···강주혁과 격한 포옹/ 사진』
『은곰상 수상 소식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천국 “이번 수상은 국제적으로 韓영화 저력 보여줘”』
『[포토] ‘상품을 소개합니다’ 최철수·류성원 감독이 들어 올린 은곰상/ 사진』
이렇듯 19일에 받은 은곰상 소식이 국내에 빠르게 전해진 것은 현지에 공식적으로 초청받은 한국 기자들 덕분이었고.
『연예계의 ‘익숙함’ 속에 ‘다큐’ 녹여낸 최철수·류성원 감독, 세계를 홀리다』
-축하합니다!!!
-와 대박~~~!!! 아침부터 환호했다!!
-10년 만에 은곰상….최철수, 류성원 감독님 진심 축하드립니다!!
– 같이 오른 작품들이 구렸나? 운이 좋았네.
-이분들 ‘내 어머니 박점례’도 대박 터트리지 않았음????
-워- 너튜브에 올라오는 ‘상품을 소개합니다’ 웹드라마 판도 진짜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영화도 보고시프다…
-ㅋㅋㅋㅋㅋㅋ경쟁부문에 일본 작품 2갠가 있었는데, 우리가 개바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내가 다 기쁜데, 감독님들은 얼마나 영광스러울까?
-세계 3대 영화제 중에서도 제일 후진 베를린 영화젠데 왜케들 오바쌈?
-↑넌 똥이나 싸 ㅂㅅ
-진짜…국뽕 차오른다!! 주모!! 샷따!! 샷따내려!!
역시라면 역시겠지만, 은곰상 수상 소식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당연했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
거기다 은곰상을 받은 부문이 무려 경쟁부문이었다.
“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작품이 상 받은 것? 있었죠. 분명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은곰상이 대단한 것은 무려 경쟁부문에서 받았다는 겁니다. ”
“ 우리나라 작품이 받은 상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
“ 대충 기억나는 건 가장 최근으로 13년에 송효 감독이 단편 부문으로 은곰상, 15년에 김영수 감독이 파노라마 부문 관객상 그리고 16년에 이송국 감독이 단편 부문에서 은곰상을 받았죠. ”
“ 그럼 가장 인정받는 경쟁부문에서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
“ 아니죠. 10년에 장기우 감독이 경쟁부문에서 은곰상을 받았었어요. 그런데 그게 10년 전입니다. 지금이랑 그때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예요!! ”
아침 TV 시사프로의 출연자가 흥분하며 쏟는 말처럼 근 10년간 크게 발전한 영화제에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영화작품 중 한국 작품이 상을 받은 것은 꽤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강주혁표’ 작품, 세계에서도 통하는가? 다음은 칸으로···』
그리고.
“ 거기다 세계적으로 쟁쟁한 작품들 제치고 은곰상 탄 ‘상품을 소개합니다’에는 국내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배우들이 포진돼 있죠? ”
모든 환호에 종착지는 결국 보이스프로덕션으로 향했다.
“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이후로 분명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질지도 몰라요. ”
같은 날, 늦은 밤.
국내가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은곰상 수상으로 뜨거운 이때. 공중파 방송국 SBC는 SBC대로 뜨거웠다.
이유는 간단했다.
『[포토] ‘버스킹’x‘방구석친구들’ 신년 콘서트 성황리에 종료!/ 사진』
『최근 휴식 중인 마니또, 신년 콘서트 깜짝 게스트로 등장/ 사진』
『관객 15,000명을 매료시킨 SBC 신년 콘서트, ‘특급 라이브+신선한 게스트’ 관객들 “돈이 아깝지 않았다”』
강주혁이 기획하고 ‘버스킹’x‘방구석친구들’이 움직인 신년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
거기다 축하할 일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축하할 일이 한 가지는 어느새 방송국으로 복귀한 ‘버스킹’ 윤석현 PD에게서 터졌다.
“ 음원! 음원 반응 어때?! ”
“ PD님!! 지금 3사 음원 플랫폼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우리 노랩니다!! ”
“ 됐으!! 아!! 이 얼마 만에 느껴보는 포만감이냐!!! 1위는? 지금 1위는 누구야? ”
“ 아리씨 노래가 1등이고, 2등이 이정미, 3등이 헤나씨요! ”
콘서트 종료 직후, 음원 플랫폼에 최초 공개한 ‘버스킹’의 가수 출연자들 자작곡 겸 콘서트 곡이 상위 차트를 석권했다.
이는 SBC 예능국 국장의 어깨를 승천하게 했고.
“ 어이- 김국장. 왜 그리 똥 씹은 표정이야? 응? ”
예능국 국장은 이미 드라마국 국장의 방에서 자랑 중이었다.
“ 기사 봤지? 강주혁 사장님이랑 기획한 신년 콘서트가 말이야? 아주 대박이 났어. 어디 그뿐인가? 추가로 음원까지 싹 쓸어 담았다고. 허허- 내가 그간 쌓인 똥이 싹 빠져나간 기분이라 달려왔네. ”
반면, 예능국 국장이 싼 똥을 씹은듯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드라마국 국장은 작은 키에 비해선 세상 크게 악을 질렀다.
“ 이봐!! 최국장! 지금 어디서 자랑질이야?!! 안가? 가서 똥을 싸든 설사를 싸든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 ”
이어 하하하 웃으며 도망가듯 드라마국 국장의 방문을 잡은 예능 국장이 마지막 말을 던졌다.
“ 곧, 3월에 KBC랑 드라마 전쟁 시작하지? 그것까지 이기면 초대박인데 말이야. 스읍- 이길 수 있겠어? ”
“ 야!!! 너 이 씨! ”
결국, 흥분에 못이긴 드라마국 국장이 책상에 올려진 각 티슈를 문 쪽으로 집어 던지며 이들의 실랑이는 종료됐다.
그리고 그쯤 ‘버스킹’팀에서 한 가지 발표를 추가했다.
『[공식] ‘버스킹’측 “이번 신년 콘서트로 번 수익 전부 기부, 모두 강주혁 사장님의 생각”』
그 시각, 독일 베를린.
한국은 늦은 밤이지만, 베를린은 이른 오후였다. 전날 시상식을 끝으로 공식적인 일정이 마무리된 베를린 국제 영화제는 현재 베를린날레 팔라스트 건물 주변 연회장에서 폐막식과 뒤풀이를 겸한 파티가 한창이었다.
파티장 내부는 그야말로 스타들의 천국.
이번 경쟁부문에서 대상 격인 황금곰상을 수상한 루마니아 출신 감독 마이아 멜린테를 비롯한 수많은 부문에서 상을 차지한 감독과 배우들 주변으로 엄청난 인원들이 몰렸다.
“ 철수야. 지금 저 외국인이 뭐라고 씨불이는 거냐? 얼추 축하해주는 건 알아듣겠는데. ”
“ 대충······영화 잘 봤다. 뭐 그런 것 같은데? ”
물론, 이번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당당하게 은곰상을 차지한 최철수, 류성원 감독들에게도 많은 관계자들이 몰려 있었다.
“ 잠깐만요! 제가 금방 핸드폰으로 번역을!! ”
그런 상황에 독립영화팀 감독들 주변으로는 백번 촬영팀 인원들의 ‘병맛같은 체험’ 촬영이 계속되고 있었다.
한편.
“ 흠. ”
한 손에 샴페인을 든 강주혁은 연회장 한쪽 벽면에 황실장과 따로 빠져 있었다. 곧, 왜 이렇게 따로 빠져있는지를 황실장이 물었다.
“ 사장님. 감독님들과 함께 계셔야 하는 것이. ”
“ 아니요. 제가 빠져 있어야 최대한 감독님들 사진이 많이 찍힐 겁니다. 주인공은 감독님들이고. ”
이어 말을 잠시 멈춘 강주혁이 들고 있던 삼폐인을 앞쪽 원형 탁자에 올리며 말을 이었고.
“ 슬슬 저 두 감독님 이름값이 높아야 져야 됩니다. ”
두 손을 모두 주머니에 넣은 주혁이 경쟁부문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루마니아 출신 여자 감독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그나저나 이번 베를린 국제 영화제는 다큐멘터리. 즉, 휴머니즘이 강세였네요. ”
“ 그렇습니까? ”
“ 네. 수상한 작품의 70% 이상이 휴머니즘 다큐가 가미된 작품들이었어요. 세계서도 사람들 냄새를 맡고 싶은 거지. ”
실제로 이번 경쟁부문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루마니아 감독도 세미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이었고, 은곰상의 ‘상품을 소개합니다’ 역시 휴머니즘 다큐 형식.
어쨌든 읊조리며 연회장을 둘러보던 주혁이 몸을 돌렸다.
“ 황실장님. 우린 슬슬 빠집시다. ”
주혁 움직이자, 황실장이 따라붙었다. 그런데 입구 부근에서 강주혁의 발걸음이 살짝 느려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입구 부근에서 사람들과 얘기 중인 산신령 모습의 토우타 나오무네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 참고로 이번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일본 쪽은 상을 하나도 타지 못했다.
-스윽.
어쨌든 주혁이 사람들과 얘기를 하면서도 중간중간 강주혁을 노려보던 토우타 나오무네를 스칠 쯤, 그가 토우타 나오무네만 들리게끔 속삭였고.
“ 한일전 어쩌고 하더니, 내가 이겼네요. ”
금방 얼굴이 벌게진 토우타 나오무네가 입구를 통과하는 강주혁 쪽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그런 그를 보며 강주혁은 픽 웃을 뿐이었다.
“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고 배워서. ”
약 10분 뒤. 연회장 복도.
복도 거의 끝쪽에서 동양인처럼 생겼지만, 눈은 파란. 꽤 이국적인 얼굴의 검은색 파마머리 여자가 배가 비대하게 나온 외국인 남자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 안토니오! 제발! 제발 한 번만 다시 생각해줘요! ”
하지만.
“ 린다. 여기까지 쫓아와서, 이게 무슨 짓이야! 분명 힘들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
배 나온 외국인 남자는. 안토니오라 불린 남자는 검은색 시스루 드레스를 입은 린다의 팔을 거칠게 뿌리쳤다.
그럼에도 린다는 포기하지 않았다.
“ 많이도 아니고, 제작비에 반만! 아니! 30%만이라도 부탁해요! 안토니오! 시나리오를 봤다시피 K팝이 중심이 아니라, 그냥 K팝을 좋아하는 소녀가 주인공인. ”
“ 후- 린다. 내가 말했잖아! 뮤지컬 영화는 한물갔어! 10년 전이면 몰라도, 지금 팔리겠냐고! 이봐 칼! 자네는 이 아이를 안 말리고 뭐 했어!! ”
말을 마친 배 나온 안토니오는 매달린 린다의 뒤쪽에 목석처럼 서 있는 민머리 남자를 쏘아봤다. 덕분에 민머리 남자가 죄지은 얼굴로 읊조렸다.
“ 미안···해. 안토니오. 그런데 정말 안 되겠어? 제작비 30%만 투자해주면 감독이고 시나리오고 이미 세팅이 끝나서, 바로 시작할 수. ”
“ 안 돼! 아니, 못 한다고 몇 번을 말해!! ”
“ 안토니오······ ”
“ 다른 곳은? 다른 영화사도 전부 거절했지? 그것 봐. 전부 같은 생각이란 말이야! 이 이상 따라붙으면 신고하겠어. 죽은 이안과의 의리는 이걸로 끝이야. ”
-슥.
이어 배 나온 안토니오가 비정하게 돌아섰고, 연회장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선 길쭉한 남자를 지나치며 씩씩거렸다.
“ 뮤지컬 영화? 요즘 누가 그런 걸 본다고. ”
그런 안토니오를 보던 시스루 드레스 린다는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그러자 민머리 칼이 그녀의 양어깨를 잡으며 읊조렸고.
“ 린다. 돌아가자. ”
린다의 파란 눈에 눈물이 고였다.
“ 정말. 포기해야 되나봐요. 이 작품 꼭 찍고 싶었. ”
그 순간.
“ 제가 그 얘길 좀 들어봐도 될까요? ”
앞쪽에서 남자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2월 21일 일요일 이른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 쩌렁쩌렁한 외침과 카메라 플래시가 미친 듯이 터지고 있었다.
-파파파파파팍!!
“ 처음 은곰상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
“ 수상 이후, 러브콜이 들어온 곳이 있습니까?!! ”
“ 최철수, 류성원 감독님!! 은곰상 받은 ‘상품을 소개합니다’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
“ 이쪽 보고 자세 좀 취해주세요!! 이쪽이요!! ”
적어도 수십, 어쩌면 백 명에 가까운 기자들과 가드들 일반 구경꾼들이 한데 뭉쳐 난리가 났다.
이들이 난리 난 이유는 간단했다.
“ 어- 처음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올랐을 때는 눈앞이 캄캄하고, 아무 생각이 안 들었······ ”
지금 기자들을 향해 대답하는 류성원 감독을 포함해, 최철수 감독 그리고 백번 촬영팀, 보이스가드들까지.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일정을 소화하러 독일로 떠났던 강주혁 사단이 지금 한국에 도착했기 때문.
이들의 소식은 이미 국내를 한번 뜨겁게 뒤집었기 때문에 이렇듯 많은 기자들이 몰린 것이었다.
-파파파파파팍!!
그렇게 한창 정신없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쯤, 몰린 기자들 중 한 명이 무언가를 알아챘다.
“ 어? 그러고 보니 강주혁은? ”
기자의 말은 곧, 모두에게 전염됐고.
“ 아. 맞아. 강주혁이 없어! ”
“ 뒤쪽에 있는 거 아니야? 없어? ”
이윽고 기자들은 감독들에게 외쳤다.
“ 감독님!! 강주혁 사장님은 안 들어오셨습니까?!! ”
“ 따로 움직였나요?!! ”
“ 지금 강주혁 사장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
난리가 났다. 보니 강주혁 사단 중에 황실장도 보이지 않았다. 강주혁에 관련해서 가장 먼저 답변한 것은 그새 또 살이 빠진 최철수 감독이었다.
“ 아······그- 강주혁 사장님은 국내 일정이 급해서, 저희보다 먼저 귀국하셨습니다. ”
같은 시각. 강주혁의 오피스텔.
아직은 고요한 강주혁의 오피스텔 문 앞.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천장에 달린 전등이 잠들어 있을 무렵.
대뜸 엘리베이터에서 소음이 퍼졌다.
-띵!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렸다.
-스르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에서 커다란 캐리어를 든 남자가 문 앞에 쌓인 택배들을 보며 읊조렸다.
“ 많이도 왔네. ”
강주혁이었다.
베이지 니트에 더블코트를 입은 주혁은 커다란 캐리어를 돌돌돌 끌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곧, 천장 조명이 강주혁을 반기듯 띵 하며 켜졌다.
“ 보자. ”
이어 캐리어를 옆에 둔 주혁이 문 앞에 쌓인 3~4개의 택배 중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은, 그러나 택배용지는 붙어 있는 무지박스를 들어 올렸고.
“ 이건가? ”
읊조린 그가 무지박스에 붙은 테입을 뜯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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