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374
폭파 (2)
방금 미래정보를 들은 주혁이 핸드폰을 탁자에 내린 뒤, 수첩을 꺼내 정보를 메모했다.
“영화 ‘Control’ 이라……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 수상은 대단한데?”
무려 아카데미상이었다. 진 세계 난다긴다하는, 탑에 오른 감독, 배우 포함 영화와 관련된 인물들이 모여드는 곳. 배우라면 누구나 아카데미상 영화제에서 상을 타는 꿈을 가지기 마련.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
그런 아카데미상에서 6개 부문 상을 타는 것은 강주혁으로서도 익숙지 않은 일이었다. 그만큼 이례적이었고, 대단한 성과임을 뜻했다. 물론, 미래의 일이었지만, 거기다가.
“이 ‘Control’ 이라는 영화는 아카데미상뿐 아니라, 다른 시상식도 휩쓴다고 했어.”
보이스피싱 말미에 들렸던 VIP 정보.
[VIP 정보: 영화 ‘Control 은 아카데미상뿐만 아니라, 여러 시상식을 읽습니다!]주혁은 미래정보를 메모한 수첩을 내리며 다리를 모았고, 턱을 쓸었다.
“이거 진짜 대박이네.”
아카데미상에서 6개 부문 수상도 대단한데, 다른 시상식에서도 두각을 보인다는 뜻이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영화라는 뜻.
-스윽.
곧, 주혁이 살짝 풀었던 넥타이를 아예 벗겨냈고, 탁자에 놓인 노트북으로 몸을 숙였다.
“일단, 찾아보자.”
말을 마친 그가 노트북이 켜자마자, 검색사이트에서 영화 ‘Control’을 검색했다. 그러나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개뿔 없네.”
영화 ‘Control’에 관한 정보는 없었다. 영어단어의 뜻이나 단어에 관련된 물품을 파는 사이트 등이 전부였다. 그런 검색결과를 보던 주혁이 팔짱을 끼며 속으로 읊조렸다.
‘대박이긴 대박인데, 아카데미상은 둘째치고 정보가 너무 적어. 지금까지 들은 보이스피싱 중에 가장 난제다.’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보통 보이스피싱은 정확한 정보를 내놓기보다는 단편적인 미래정보를 제시하는데, 그 미래정보를 강주혁이 가공하여 이용해 먹는다.
그런데 이번은 뽑아낼 정보 자체가 많지 않았고,
“음.”
침음을 뱉은 주혁이 수첩을 다시금 펼쳐, 방금 들었던 미래정보를 재차 확인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상의 제96회 시상식에서 영화 ‘Control’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총 6개 부문에서 상을 받는 돼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고, 이게 세계적으로 화제에……]“여기서 뽑을 수 있는 정보는 두 개. 영화 제목과 시상식의 시기.”
영화 제목은 ‘Control’ 이며 ‘Control’이라는 영화가 시상식을 휩쓰는 시기가 제96회 아카데미상. 이 두 개의 정보가 가장 정확하면서도 쓸만한 정보였다.
“이번 해가 아카데미상 몇 회였지?”
을조린 주혁이 노트북으로 2021년 아카데미상을 검색했다. 결과는 빨랐다.
-제93회 아카데미상.
93회였다. 그렇다면 보이스피싱에서 말한 제96회 아카데미상은 2021년인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년 뒤였다. 즉, 2024년이라는 뜻.
잠시간 시간을 계산하던 주혁이 입을 열었다.
“올해는 끝났다 치고, 내년인 2022년부터 대중 1년을 제작 기간으로 잡으면 개봉은 2023년, 2024년에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상은 2023년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니까, 시간이 한……반년쯤 있나? 길어야 1년이야.”
여기서 나오는 답은 하나였다.
“그렇다면 시기상 ‘Control’ 이라는 영화는 지금 누가 쓰고 있거나, 어딘가에 잠들어 있거나.”
인터넷에 ‘Control’이라는 영화 정보는 없었다. 그러나 시기를 계산해보면 지금부터 1년 안에 제작이 들어가야 제96회 아카데미상에 출품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 이상 추측은 힘들어.”
어느 나라인지, 어느 곳에서 만드는지, 누가 만드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 그렇게 잠시간 팔짱 낀 채 허공을 바라보던 주혁이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가능성이 높은 곳부터 파고들자.”
당장은 현실적인 방법이 가장 적절하다 주혁은 판단했다.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자체도 미국에서 열리니까. 그렇다면 미국에서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했다.
“아무래도 헐리웃 영화사 설립을 더 빠르게 앞당겨야겠어.”
미국 영화의 심장. 헐리웃에 정보망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 18일.
강주혁이 출근하는 길에 배급사 VIP픽쳐스에 들렀다. 오상훈 사장 포함 VIP픽쳐스 배급림과 미팅이 있었기 때문. VIP픽쳐스는 당연하게도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지금 ‘danger2’는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입니다!! 흐흐.”
그런 분위기에서 발표를 맡은 최혁 팀장의 얼굴은 이미 흥분 그 자체였다.
“지금 ‘폭풍’의 발톱의 때만큼도, 아! 일단, PPT를 보시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어 잠시 흥분했던 최혁 팀장이 자신을 지긋이 올려보는 강주혁을 보곤 현실로 돌아왔고,
-삑!
정면 스크린에 PPT가 출력됐다.
[2021년 6월 17일 관객수 조회]1. 폭풍, 개봉일: 6월 16일 관객수: 556,210/ 스크린수 : 1003/ 누적관객수:1,266,766
2. 죽어있다! 개봉일: 5월 26일, 관객수: 98,115/ 스크린수 :988 /누적관객수: 3,413,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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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anger2/ 개봉일: 6월 16일 관객수: 45,458/ 스크린수 : 1075 / 누적관객수: 100,268
16일 개봉부터 어제까지 집계된 관객수 결과였다. 이 같은 결과를 검지로 찍으며 최혁 팀장이 가슴을 폈다.
“보십쇼! ‘폭풍, 이틀에 100만! ‘danger2’는 10만입니다. 10배 차이 납니다! 10배!”
그야말로 극명한 차이였다. 그런 차이가 출력되는 스크린을 보던 주혁이 꼰 다리 방향을 바꾸며 질문을 던졌고,
“‘폭풍’ 개봉 첫날 성적이 어땠죠?”
최혁 팀장이 곧장 힘 있는 답변을 던졌다.
“71 만이었습니다! 아! 지금은 좀 빠졌는데, 당연한 현상입니다. 개봉 첫날엔 아무래도 여러 가지 이슈가 합쳐지기도 했고, 강주혁 사장님 힘도 있었고요. 하하하. 요즘 말로 어그로가 끌렸다고 할까요?”
그의 답변을 들은 주혁이 속으로 읊조렸고,
“71만이라……내가 개입하면서 판이 완전히 바뀌어서, 좀 걱정했는데, 얼추맞군.’
‘폭풍’ 관련 보이스피싱 정보를 떠올렸다.
[‘6.25 전쟁 배경’을 모티브로 삼아 찍은 영화 폭풍이 개봉과 함께 첫날에만 관객수 70만을 넘기며 국민에게 극찬을 받는 영화로 성공을……]영화 ‘폭풍’은 강주혁이 감독부터 시작해서, 판 자체를 새로 짠 영화였다. 그럼에도 첫날 개봉 70만을 넘은 결과에 만족한 주혁이 반대편에 앉은 오상훈 사장에게 시선을 던졌고,
“‘화이트 빅 마우스’ 얘기를 좀 해보죠.”
회색 넥타이를 바로 잡은 오상훈 사장이 입을 열었다.
“예. ‘화이트 빅 마우스’는 7월 7일 개봉으로 지금 국내 마케팅에 박차를.”
“아니요. 국내는 걱정 안 됩니다. 국내 말고 해외요.”
“해외… 말씀입니까?”
강주혁은 이미 ‘화이트 빅 마우스’의 국내 성적을 알고 있었다. 보이스피싱에서 들은 대로라면 1300만 확정. 거기다 ‘화이트 빅 마우스’에는 강주혁이 큰 개입을 하지 않았다.
그저 투자자로서 참여만 했을 뿐.
한마디로 ‘화이트 빅 마우스’는 영화 자제만으로도 퀄리티가 높고, 재밌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내 흥행보단 결과가 미지수인 해외의 흥행이었고,
“대충은 알고 있는데, ‘화이트 빅 마우스’ 해외 개봉이 언니까?”
“저희보다 2주 빠릅니다. 그러니까 어- 6월 24일입니다.”
“며칠 안 남았네요. 좋아요. 제작사에서도 연락 오겠지만, 무비 마운틴이랑 직통 연락인 VIP가 소식은 파르겠죠. ‘화이트 빅 마우스’ 해외 개봉하고, 반응나오면 바로 연락주세요.”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오상훈 사장을 보며 주혁이 속으로 읊조렸다.
‘투자금 회수도 회수지만, 재욱이 헐리웃 진출작에 해외 문화산업 첫 작품이야. 거기에 내 소속은 아니지만, 정진훈도 참여했고, ‘
즉, 첫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화이트 빅 마우스’가 해외서 흥행하면 강주혁이 진행하는 해외 문화산업에 아주 큰 힘이 실린다는 뜻.
‘화이트 빅 마우스’는 국내도 국내지만, 해외서도 터져야 했다.
어쨌든 주혁이 자리서 일어나며 오상훈 사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화이트 빅 마우스’가 해외서 먼저 터지면 국내 흥행 성적에도 도움이 되겠죠?”
같은 날, 점심 무렵.
‘폭풍’의 개봉 이들 성적이 100만이라는 것에 언론과 국내 영화계가 들썩였다. 물론, 방송가도 조용하진 않았다.
“캬- 강주혁 또 터트렸네?”
“에이, 선배님 이번 건 그냥 강주혁이 투자만 한 거 아닙니까?”
“야! 그게 중요한 거야. 그게, 투자건 제작이건 강주혁이 손대면 터진다는 이 현상이 중요한 거라고, 브랜드 가치 상상이나 가냐? 후- 이번 거 망하면 강하진 좀 써보려고 했더만, 네, 어.”
“강하진 회당 1억은 줘야 쓰겠죠?”
“야야. 지금 상태만 보면 무조건 회당 1억 이상이야, 비싸서 쓰겠나?”
국내 방송가는 높아지는 보이스프로덕션 배우들의 몸값에 곡소리를 냈다.
“근데 강하진이 지금 안 비싸도 못 쓰잖아요?”
“디즈니 영화 들어간다고 기사 뜨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아- 맞아. 그러고 보니 하정훈도 이번 ‘폭풍’을 끝으로 해외 쪽으로 치중한다고 그러더만.”
“이렇게 보니까. 어째 보이스프로덕션 초창기 애들은 죄다 해외로 빠지네요?”
거기다 당연하게도 국내 영화사, 제작사도 ‘폭풍’ 의 흥행에 보이스프로덕션 배우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었다.
“강하진은 일단, 포기! 박캐디(캐스팅디렉터)! 강하진 말고 또 불러봐요.”
“다들 아시잖아요. 보이스프로덕션에서 뽑을 여배우 카드가 지금 강하영, 류진주, 말숙, 정혜인, 유재은, 장주연인데, 말은 캐릭터 나이가 안 맞고, 유재은은 ‘스톤맨1’에 들어갔.”
“잠깐, 정혜인은 거기 왜 껴? 걔 보이스프로덕션 아니잖아? 작가로서는 거기 붙었지만, 엄연히 배우로서는 소속사가 다른데?”
“뭐 어때요. 그거나그거나, 어쨌든 솔직히 이 중에 우리가 비빌만한 게 딱 한 명. 장주연. 근데 얘도 싼 건 아니야. 거기다 요즘 보이스프로덕션 자체 분위기가 배우들 국내보단 해외로 돌린다는 얘기가 돌아요.”
하지만 국내 영화사, 제작사 역시 보이스프로덕션 배우들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후- 돌겠네, 확실한 카드가 있는데, 쓰질 못해! 진작에 강주혁이랑 다리 좀 깔아두는 건데, !”
“저~ 감독님, 이럴 바엔 보이스프로덕션 본사 쪽 말고, GM엔터테인먼트 쪽 볼까요?”
“GM엔터테인먼트?”
“예. 어자피 GM엔터테인먼트도 강주혁 산하에 있는 엔터니까, 브랜드파워도 붙는 데다가 거기 요즘 배우들 육성 좋다는데. 강주혁이 신경 많이 쓴데요.”
“그래? 흠. 그럼 GM엔터테인먼트 쪽 애들 서치해봐.”
이쯤 되니, 최근 배우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GM엔터테인먼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게임구단 ‘V1’의 사무국.
‘V1’팀의 사무국 사무실에 방금 점심을 먹고 들어온 넙데데한 얼굴의 사무국장이 들어섰다. 그러자 사무실 입구에 앉은 여직원이 사무국장을 불렀다.
“사무국장님! 아까부터 보이스프로덕션 박과장님 기다리고 계세요! 저기!”
여직원이 자신의 방을 가리키자, 어색한 웃음을 뱉은 사무국장이 고개를 끄덕였고,
-끼익.
사무국장이 방문을 열자, 회색티에 청바지를 입은 박과장이 꽤 화사한 웃음을 보이며 그를 반겼다.
“오셨구나! 앉으세요. 제가 왜 왔는지는 사무국장님도 대충 예상은 되죠?”
“……예.”
에어컨이 빵빵한대도 넙데데한 사무국장의 얼굴에 땀이 주르륵 흘렀다. 당연했다. TOM엔터와의 내동을 김재황 사장에 걸렸다. 그리고 지금 강주혁의 측근인 박과장이 왔다.
누가 봐도 강주혁이 움직인다는 뜻이었다. 이어 사무국장이 자리에 앉자, 박과장이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의 책상에 작은 USB를 올렸다.
“이게 뭐 같이 보이세요?”
“U…SB.”
“맞아요. 사무국장님도 아시겠지만, 보통 USB에는 정보나 자료들을 저장하잖아요?”
“마, 맞습니다.”
“그런데, 이 USB에는 당신의 인생이 저장될 거야.”
박과장의 말에 사무국장이 넓은 얼굴을 들었다. 살짝 당황한 듯 보였지만, 박과장은 아랑곳없이 손가락만 한 USB를 사무국장에게 밀며 미소지었다.
“이 USB가 무거워질수록 사무국장님의 남은 인생이 그나마 나아질 거란 소리예요. 오케이?”
주말이 지나고, 며칠 뒤.
이른 아침 출근한 주혁은 자리에 앉아, 보이스 라이브러리의 우진태 사장에게서 올라온 보고서를 보고 있었다.
“놀고 있는 작가들이 많네.”
바로 그때,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주혁의 핸드폰이 울렸고,
-고근우 사장님.
상대는 TOM엔터의 바지사장 고근우였다. 발신자를 본 주혁이 작게 웃으며 전화를 받았고,
“네. 사장님.”
고근우 사장의 결의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말씀하신 사전준비 모두 끝났습니다. 시작하셔도 됩니다.”
“좋아요. 보자~”
이어 책상 위 달력을 보던 주혁이 말을 이었다.
“그냥 오늘 밤에 치워버리죠. 준비는 제 쪽에서 할 테니까, 우리 홍보팀에서 연락하면 그때 움직여 주시면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들은 주혁이 고근우 사장에게 요청을 추가했다.
“그리고 장석태 이사 번호 좀 넘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