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380
선언 (3)
늦은 점심 무립, 강주혁의 차 안,
강주혁이 켜진 빨간불에 차를 멈춰 세웠다. 곧, 사거리라 꽤 시간이 걸릴 것을 인지한 주혁이 속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냈다. 아침, ‘트로트의 신’ 관련미팅도 있었고, 정리해둔 보이스피싱 정보를 다시 확인하기 위함이었고,
-팔락,
-영화 ‘Ugly girl 한국에선 200만 관객이라는 꽤 준수한 성적, 해외선 생소한 K-POP과 연출은 맡은 데미언 폴 감독의 불륜 등이 터지면서, 해외성적 처참 (진행 중)
-마니또 해외 진출 관련 럭키박스, 이대로 진출하면 미적지근한 결과 (진행 중)
-게임 Legend of Legends의 ‘2021년 월드 챔피언십’의 우승국 한국, 우승국 스킨 ARMY 에디션의 세계적으로 꽤 좋은 반응 (진행 중)
다음 장.
-2024년 MBS에서 방영된 ‘가정부일기’, 옴니버스식의 드라마로 시청률 면에서는 참패, 해외서 대인기 (진행 중) – 아카데미상 제96회 시상식에서 영화 ‘Control’ 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총 6개 부문 수상 (진행 중) -트로트 관련 오디션 예능, 잊힌 장르임에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시청률 30% (진행 중)
– 웹툰 원작 ‘폭력검사’ 영화화, 원작을 해지지 않고개봉시키면 관객수 800만 이상. (진행 중)
미래정보가 메모된 주혁의 수첩에는 영화 ‘폭풍’이나 ‘화이트 빅 마우스’ 그리고 제니퍼 라이블리의 ‘the perfect wall’ 영화 캐스팅 정보 등, 해결된 정보는
지워져 있었다.
그런 수첩을 내려보며 주혁이 읊조렸다.
“최근 것을 제외하면 몇 개 안 남았네.”
실제로 강주혁이 요즘 가장 신경을 쓰지만, 실체가 보이지 않는 영화 ‘Control’과 최근 들었던 예능’트로트의 신’, 웹툰 원작 영화 ‘폭력검사’를 제외하면 할 것은 다 한 결과만 남은 미래정보뿐이었고,
“‘폭력검사’ 라….”
지금 주혁은 우진태 사장이 찾아낸, 원작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면 800만을 찍을, 웹툰 ‘폭력검사’의 작가를 만나기 위해 보이스 라이브러리로 이동 중이었다.
다행히 최근 들었던 보이스피싱 정보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굳이 문제가 있다면,
“‘Control’ 이지.”
보이스피싱의 미래정보대로라면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가 있는 아카데미상 영화제에서 6개 부문 수상을 한다는 영화 ‘Control’. 주혁이 계산한 것이 맞다면 슬슬 프리프로덕션을 준비해야 할 시기임에도 정보가 전혀 없었다.
헐리웃도 국내도.
어느 쪽이 됐든, 강주혁이 뿌려둔 레이더망에 걸리는 것은 없었고, 덕분에 미래정보 중 영화 ‘Control’만 정체된 상태였다.
“후-”
이어 주혁이 짧은 한숨을 뱉으며 수첩을 주머니에 다시금 넣을 때였다.
미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그의 핸드폰이 벨소리를 토해냈고,
-정한주 지사장,
상대는 라이넷 코리아의 정한주 지사장, 발신자를 확인하자마자, 앞쪽 신호등 상태를 힐끔 쳐다본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네, 지사장님.”
그런데 강주혁의 핸드폰을 통해 들리는 정한주 지사장의 목소리는 꽤 격했다.
“사장님!! 혹시, 확인하셨습니까?!”
“예?”
주혁이 고개를 살짝 갸웃했고, 바로 켜진 초록불에 차를 갓길에 댄 강주혁이 되물었다.
“확인이요?”
“예! 난리 났습니다. 지금!! 본사에서도 이 정도 반응을 예상 못 했는지, 전화 엄청 옵니다!’
정한주 지사장의 외침을 들은 주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오늘 아침, 홍혜수 부장이 말했던 폭탄 투하가 떠오른 것.
“라이넛 본사는 뭐랍니까? 지금 롤드컴(월드 챔피언십) 진행 중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포커스가 비틀어진 건데.”
주혁의 물음에 정한주 지사장의 대답은 빨랐다.
“무슨 상관입니까! 어느 쪽이 됐든, 터지면 윈윈이죠!!! 아! 사장님. 지금 본사서 또 전화 들어오는데,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뚝.
그렇게 정한주 지사장과의 동화는 다급하게 끊겼고,
“……”
주혁이 핸드폰으로 검색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런데.
“진짜 난리 났네.”
실제로 검색사이트에는 온통 마니또 이야기뿐이었다. 약 30분 뒤.
인터넷은 마니또 관련 소식으로 불타오르는 중이었다.
『 베일 벗은 라이넛 보이스프로덕션 콜라보, 왜 마니또가 시네마틱에서 나와?』
『 [공식]라이넛이 선공개한 시네마틱 뮤직비디오, 주연은 ‘마니또’』
게임업계는 물론, 연예계 그리고 인터넷 방송 쪽도 들썩거렸다.
『 ‘롤(LoL)’ 걸그룹 마니또 ‘K-STAR’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공개되자마자 관심 폭발!』
『[속보]롤드컵 진행 중에 이게 무슨 일? 라이넛이 공개한 시네마틱 뮤직비디오 보니……』
『[이슈체크]게임 캐릭터가 걸그룹으로? 국내 유명 BJ부터 해외 게임 BJ들까지 관심집중!』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마니또 주연? ‘K-STAR’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너튜브 조회수 폭발!』
때문인지, 라이넛 측에서 정확하게 정오쯤 발표한 시네마틱 영상 하나의 조회수가 엄청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채널명: Legend of Legends]-K-STAR/ Music Video.
(with voice production/ Legend of Legends)
-인기 급상승 동영상 #1
-조회수 5,811,960회/ 2021. 10.15
올린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500만 뷰를 넘기고 있는 영상. 꽤 오랫동안 준비한 마니또들의 ‘K-STAR’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였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애니메이터의 재능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네? 이것은 영화보다 나은 수준이야.
-난 LoL을 하지 않아. 그러나 이 뮤직비디오는 미쳤어.
-듣는 것을 멈출 수 없어! 날 도와줘!!
-난 K-POP을 사랑하지만, 이 노래는 K-POP을 넘어, 어떤 문화야. 확신해.
-나: 난 K-POP을 몰라, 라이넛: 그래? 이걸 들어봐,
워낙에 글로벌한 게임 기업이라 그런지, 영상에 달린 댓글은 온통 영어, 즉, 외국인들 뿐이었다. 물론, 간혹 한글이 보이긴 했지만,
-한글을 찾는 당신. 당신의 끈기에 박수를! (한국인의 저력을 좋아요로 확인해볼까?)
그야말로 극소수였다. 드넓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비슷할 정도, 그만큼 수많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진다는 뜻이었고,
-난 벌써 4번째 재생이야. 이 애니메이션은 정말 놀라워!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내 인생에서 본 애니메이션 중에 최고야!!
-이 한국의 걸그룹은 어디 가면 볼 수 있어?
-확실히 한국 여자는 아름다워. 물론, 이 뮤직비디오도 아름답고.
-난 게임은 하지 않지만, 이 노래는 다운받고 싶어!! 어디서 다운받을 수 있지?
댓글은 초마다 갱신됐다. 뮤직비디오의 뷰도 마찬가지. 와중에 엄청난 반응에 힘입어, 영상이 업로드된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음에도.
-K-STAR 입덕 전 입덕 후 리액션ㅋㅋㅋㅋ
너튜버나.
-난리 난 K-STAR!! 를 전혀 모르는 친구한테 보여주면?
국내 유명 BJ들 등등이 이슈의 냄새를 맡고, 발 빠르게 K-STAR 뮤직비디오 관련 영상들을 올려댔다.
-마니또와 라이넛이 만났다?!! 이거 물건이네!!
이런 현상은 곧, 마니또들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흥행에 장작을 계속 던지는 것이었고,
『[이슈IS]마니또의 K-STAR 애니메이션뮤직비디오, 해외서도 터졌다!! 외국 네티즌들 “음원 내놔라” 성화』
걸그룹 마니또의 해외 진출에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1시간 뒤, 라이넷 한국지사.
정오에 던져진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가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와중, 여전히 피부가 새하얀 정한주 지사장은 사무실 이곳저곳을 거닐며 핸드폰을 붙들고 있었다.
“아니! 지금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못 보셨어요?! 스킨은 언제 나오냐는 질문이 수천 개에다 음원다운 경로라든지, 하여튼 이럴 때 바짝 당겨야죠!”
그가 열변을 토하는 언어가 영어인 것을 봐서는, 아마 라이넛 본사와의 통화인 듯 보였다.
“영상 뷰 확인했어요? 아까까지만 해도 500만 뷰였는데, 지금 벌써 700만 뷰 넘었습니다! 이 속도면 내일 아니, 이번 주면 천을 넘어 억도 가능할 정돈데, 가만히 있으면 안 되죠!”
정한주 지사장은 마치, 지금 칼자루는 본인이 쥐고 있는 것처럼 소리쳤다.
“이거 우리 쪽에서 계속 마케팅 던지면서 부추기면 전 세계적으로 커질지도 몰라요. 일단, 이번 달 안으로 한국의 음원 플랫폼에 노래 풀고, 마니또 스킨을 한정판으로, 패키지로 변경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이후, 몇 분간 목에 핏대를 세우며 통화하던 정한주 지사장이 더욱 목소리에 힘을 실었고,
“그리고 이번 월드 챔피언십 우승국 스킨으로 결정된, ARMY 에디션에도 마니또 멤버들을 추가하는 게 좋지 않아요? 아니! 무조건 해야 됩니다! 이대로면 마니또가 우리 게임의 마스코트가 될 것이 확실해요!!”
말을 마친 그가, 예전 차 안에서 주혁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만약 새로운 프로젝트로서 우리 것이 먼저 터지면, 그? 지금 컨셉을 잡고 진행 중이라는 우승국 스킨에도 우리 것을 접목시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터져야겠지만.’
지금 정한주 지사장은 강주혁에게 들었던 계획을 이행하는 중이었다.
우승국 스킨인 ARMY 에디션까지 먹을 계획을.
같은 날 늦은 오후, 넷플렉스 코리아. 해가 지고, 밖이 컴컴한 오후 8시가 조금 안 되는 시각. 건물 지하주자장에 자를 댄 주혁이 주차장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그 뒤를 야상 재킷을 입은 황실장이 따랐다.
그 순간,
-띵!
12층에 멈춰 있던 엘리베이터가 지하에 도착해 문을 열었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은 황실장이 20층을 누르며 정장 입은 주혁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사장님, 저랑 오셔도 괜잖습니까? 여기 넷플렉스 미팅이라고.”
“상관없어요. 오히려 혼자 오려고 했는데, 좀 그림이 이상하니까. 황실장님 부른 겁니다.”
“아…… 그러십니까?”
고개를 갸웃하며 답한 황실장은 여전히 이해 가지 않는 눈치였지만, 더는 묻지 않고 시선을 다시금 앞으로 향했다.
이어 몇 초 뒤.
-스르륵.
20층에 멈춘 엘리베이터가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정면 유리문에 박힌 ‘넷플렉스’ 상호, 그리고 유리문을 통해 보이는 넷플렉스 코리아 내부 인테리어는 확실히 외국계 기업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보였고,
“가죠.”
황실장에게 읊조린 주혁이 복도부터 진열된 영화 포스터나, 장식용 굿즈 등을 지나쳐, 넷플렉스 코리아 내부로 들어섰다.
곧, 유리로 된 자동문이 열렸고,
“아! 안녕하. 협!”
유리문 주변에 앉은 여직원이 시선을 노트북에 둔 채, 일어나다가 나타난 강주혁을 보자마자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와. 진짜 강주혁, 아니! 죄송해요! 그- 미팅 때문에 오셨죠?!”
혼이 빠진 듯 외치는 여직원 덕분에, 퇴근 시간이 넘었음에도 남아있던 직원들의 고개가 쑤욱 올라왔다. 그런 사무실을 쭉 좋던 주혁이 앞에 혼 빠진 여직원에게 다시금 시선을 맞추며 미소지었고,
“맞아요, 오늘 8시에 이수영 총괄 디렉터님과 미팅이 있어요. 어디로 가면 될까요?”
그런 강주혁의 얼굴을 빤히 처다보던 여직원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는 대뜸 앞장섰다.
“이, 이쪽으로 오세요!”
강주혁이 앞장서는 여직원의 뒤를 따라가는 와중에도 곳곳에서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 소리가 들렸고, 모든 직원들의 시선이 주혁의 움직임을 따랐다.
그러던 와중.
“여기요!”
유리로 둘러싸였지만, 그 위로 넷플렉스라는 글자들과 영화 포스터들을 덧댄 회의실 앞에 멈춰선 여직원이 강주혁을 올려봤고,
“디렉터님하고 크리에이티브 팀 전부 이미 안에 계세요!”
강주혁이 미소로 화답했다.
“고마워요.”
“네, 네!”
“황실장님, 들어가죠.”
“예.”
이어 회의실 유리문에 노크를 두세 번 한 주혁이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자, 꽤 넓은 책상과 그 주변으로 열댓 명 되는 사람들이 서서 강주혁을 신기한 듯 보고 있었다.
그때 문 쪽으로 다가오는 가디건 입은, 약간은 통통한 여자가 강주혁에게 손을 내밀었고,
“어서 오세요. 넷플렉스 코리아의 총괄 디렉터 이수영이라고 해요.”
이수영 총괄 디렉터의 손을 강주혁이 맞잡았다.
“강주혁입니다. 이쪽은 황실장님.”
“네네, 반가워요. 일단, 앉을까요?”
곧, 강주혁을 신기한 듯 쳐다보던 직원들이 자리에 앉았고, 이수영 총괄 디렉터가 가까운 곳에 자리했다. 강주혁은 그녀의 반대편에 앉았고, 황실장이 옆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반대편 강주혁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이수영 총괄 디렉터가 작게 웃으며 종이 뭉치들을 꺼냈다.
“떨리네요. 이미 강주혁 사장님이 온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했는데, 직접 뵈니까, 진정이 안 된다고 할까요? 저 진짜 사장님 팬이었는데, 영화 소장하는 것도 많아요. 저.”
그녀의 말에 주혁이 여유롭게 웃으며 다리를 꼬았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일은 해야겠죠?”
대뜸 본론을 꺼내든 이수영 총괄 디렉터가 보이스프로덕션에서 받은 대본과 시놉을 검지로 찍으며, 입을 열었다.
“작품 자체는 너무 좋아요. 무조건 하고 싶은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그녀의 본론에 주혁이 싱긋 웃으며 되물었고,
“문제가 뭘까요?”
이수영 총괄 디렉터가 앞에 앉은 강주혁을 예의 있게 손짓했다.
“문제는 바로 사장님의 파급력. 즉, 강주혁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브랜드 파워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