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391
등장 (2)
강주혁의 사퇴 이슈는 11월 중순쯤이 돼서야 잠잠해졌다. 물론, 언론부터 여론까지 모두 물음표를 머금은 상태였지만, 어쨌든 잠잠해졌다.
그러나 강주혁이 사퇴 전 벌여놓은 일들은 잠잠하지 않았다.
『 중위권 팀 ‘V1’ 롤드컵 우승, “다음에도 우승하고 싶다”』
마치.
『[e-스포츠]롤드컵 우승 V1 선수들 “연습에 집중한 결과, 다음 해에도 우승 노릴 것”』
『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V1팀, 기적의 우승을 일궈내다! / 사진
『[포토] 롤드컵 종합 MVP, V1 팀의 마법의 컨트롤 미드 장성훈 ‘뿌듯』
시간을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듯.
『 롤드컵 우승부터 마니또까지, 올해 e 스포츠는 한국이 쓸어 담았다!』 -디쓰패치.
『 [공식]라이넛측 “우승국 스킨, 마니또포함하여 제작될 것”』
11월이 끝나가는 무렵에도, 강주혁이 손을 댄 모든 일들이 결과를 내고 있었다.
[채널명 : Legend of Legends] -K-STAR/Music Video.(with. voice production/ Legend of Legends)
-조회수 63,115,043회/ 2021.10. 15
-댓글 41,139개
어느새 게재한 지 한 달이 넘은 마니또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는 조희수 6,000만을 넘어, 1억뷰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 [스타IS]마니또, K-POP을 세계에 알린다! 신규 앨범 해외, 국내 동시 런칭』
『마니또 신곡, 너튜브 와 SNS 등 조회수폭발!!』
보이스프로덕션이 지금껏 지켜만 보던 마니또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면서, 해외 팬들을 휘어잡기에 나섰다. 덕분에 너튜브나 SNS등으로 퍼지던 그녀들의 인지도는 점차 몸집을 불려 나갔고,
『마니또의 ‘K-STAR’, 美 빌보드 5개 차트진입!』
『[기획] 롤 걸그룹으로 출발해, 케이팝 스타로 거듭난 ‘마니또’, 그녀들의 질주!!』
『[이슈체크]K-POP 열풍, ‘롤’ 걸그룹 마니또 “K-STAR’빌보드 차트 상위권 점령』
어느새 해외서는 K-POP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마니또 신규 앨범 타이틀곡,’빌보드 Hot100′ 24위에 안착!』
『[속보] 美 빌보드 마니또, K팝 걸그룹 사상 최초의 기록 달성”』
『 ‘빌보드 Hot 200’ 상위권도 휩쓴 마니또의 저력, 해외 스타들의 SNS에도 러브콜 쇄도!”』
이런 현상에.
『[공식] K-POP의 중심 마니또, 걸그룹 최초미국 인기 토크쇼 ‘엘린쇼’출연 확정!』
미국 방송가에서도 K-POP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네~ 벌써 202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연예계가 가장 바쁜 시기죠? 송주연 리포터가 소식 전합니다! ”
“그렇습니다. 벌써, 방송가에는 연말 특집방송으로 바쁘고, 영화계는 영화제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데요? 제가 발 빠르게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먼저, 올해 180도 바뀌었다는 대종상부터 보시죠!”
와중에 1년 중 연예계가 가장 바쁘다는 12월이 다가왔다.
12월 1일, 수요일.
첫눈이 생각보다 일찍 내려, 거리 곳곳에 흰눈이 쌓인 것이 보이는 와중, 영화 ‘Ugly girl’ 팀이 한국에 내한했다. 물론, ‘Ugly girl’의 핸들링을 맡은 보이스필름 스튜디오의 대표 캘리와 그녀의 팀, 마리미코 감독 및 스탭들 그리고 ‘Uglygirl’에 출연한 헐리웃 배우까지.
어느새 국내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온 ‘Uglygirl’의 마케팅 관련 한국 스케줄을 위한 내한이었고,
“안녕하세요. 이번 ‘Ugly girl’의 한국 배급을 맡은 VIP픽쳐스라고 합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영화 ‘Uglygirl’ 팀과 국내 배급을 맡은 VIP픽쳐스 인원들은, 모두 강주혁이 자리를 비운 보이스프로덕션 본사에 모였다.
시작은 겨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베이지색 목티를 입은 홍혜수 이사부터.
“지금 해외서 K-POP이 난리 난 마당에, 당연히 헐리웃부터 개봉을 먼저하고, 한국은 그 뒤에 하는 게 어떤가 싶은데요?”
대답은 보이스필름 스튜디오의 켈리 쪽에서 나왔다.
“같은 생각이에요. 이미 해외에서는 K-POP 관련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개봉 시기를 12월 중순쯤으로 보고 있어요. 한국은 1월 초가 어떤가 싶은데.”
모인 인원은 대략 15명쯤. 헐리웃이 포함된 일이었기에, 당연히 대부분의 대화는 영어로 이루어졌고,
“1월 초 나쁘지 않아요. 한국에서 12월과 1월은 극장의 성수기죠. 그럼 12월 동안은 기본적인 마케팅을 벌이다가, 중간 헐리웃 성적을 좀 보면서 변화를 주겠습니다.”
VIP픽쳐스의 오상훈 사장이 쥐고 있던 펜을 휘휘 돌리며 말하던 때에.
“저기.”
내내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던, 금발 파마의 마리미코 감독이 담담히 손을 올렸다.
“이 현상은 모두 계획했던 것인가요? 해외에서 K-POP 열풍이 불고, 그다음으로 K-POP이 가미된 우리 영화가 개봉하는 거. 타이밍이 너무 기가 막혀서.”
그녀의 물음에 반대편에 앉아 있던 홍혜수부장이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혹시, 감독은 우리 사장님. 아니, 사장이었던 강을 만나지 못했나요? ”
“아니, 보긴 봤어요. 자주는 아니지만.”
곧, 회의실 안 홍혜수 부장 포함, 강주혁을 알고 있는 모두가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마치, 대답을 대신하듯이. 그런 모습에 마리미코 감독이 픽웃었다.
“역시, 이 모든 것은 그 남자가? ”
그때,
“안녕하세요! 좀 늦었어요! ”
“죄송해요!”
옅은 보라색 단발의 헤나와 서아리가 회의실에 등장했다. 서아리는 오늘 자리 때문에 샵을 다녀왔는지, 머리 끝부분에 들어간 웨이브가 돋보였고,
“당신이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마리미코 감독이 작게 읊조리며 서아리 앞에 섰다.
“영어 할 줄 알아요?”
“네? 아, 네. 조금.”
“그 남자도 약속을 지켰으니, 나도 약속을 지켜야겠죠?”
강주혁이 제안한 ‘스텝다운4’에 관한 말이었겠지만, 회의실에서 마리미코 감독의 얘기를 알아듣는 사람은 없었다.
어쨌든.
서아리를 보며 갑자기 뜻 모를 말을 던진 마리미코 감독의 고개가 홍혜수 이사에게 닿았다.
“여기 연습실이 있나요? 안무부터 좀 봐야 할것 같은데.”
같은 시각, 넷플렉스 코리아.
‘Ugly girl’팀이 한창 보이스프로덕션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을 무렵, 넷플렉스 코리아에선 홍혜숙 작가와 정작가의 왕좌의 무게의 1차 제작미팅이 진행될 참이었다.
프리프로덕션의 마무리라고 할까?
정혜인, 안숙희 작가의 ‘가정부일기’보다 시즌1 대본 탈고가 빨리 진행됐기에, 본격적인 제작미팅은 ‘왕좌의 무게 부터 시작됐다. 오늘 제작미팅에서의 핵심은 꾸려진 제작팀과의 인사와 배우 캐스팅 관련이었고,
“너무 일찍 왔네.”
일찍 도착해서인지 아직 넷플렉스 코리아직원과 그들이 꾸린 제작팀은 보이지 않던 중에, 홍혜숙 작가가 네이비색 숏코트를 여미며 옆에 앉은 김태우 PD를 불렀다.
“김PD.”
그러자 흰 패딩을 입은 정작가과 사이좋게 얘기하던 김태우 PD의 고개가 돌아갔다.
“예?”
“혹시, 주혁씨 연락돼? 그때 이후로,”
던져진 물음에 김태우 PD가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사퇴 이후로는 전화 드리기가 좀 뭐해서요.”
“나도 그렇긴 한데……진짜 요지경이네. 신기루야 뭐야? 어떻게 바로 이렇게 사라지지?”
그때 동그란 안경을 추켜올린 정작가가 끼어들었고,
“저번 주에 홍혜수 이사님한테 들었는데, 회사에도 아예 안 나오신대요.”
홍혜숙 작가가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애진작에 알곤 있었지만, 주혁씨는 진짜…… 캐릭터가 확고하네. 중간이 없어. 대단하다면 대단하달까?”
다른 의미로서 혀를 내두르는 홍혜숙 작가에게 팔짱 낀 김태우 PD가 말을 이었다.
“그래도 어제 본사 쪽 제작팀에서 사장님이 작성한 인수인계서 살짝 봤는데, 엄청나던데요. 거의 5년 치 계획이 적혀 있던데.”
“흥, 안 봐도 하지. 주혁씨 성격에 그런 걸 대충 넘길 위인이 아니잖아? 거기다 최근에 김삼봉 감독하고 최상희 감독 각자 팀 꾸려서 해외나갔다며? 와중에 일은 또 착착 진행되니까, 신기하달지, 무섭달지.”
이어 김태우 PD가 회의실 밖 상황을 힐끗 보더니 목소리를 죽였다.
“대충 들어보니까, 그거 헐리웃에서 진행할 5편짜리 대형 프로젝트라던데요.”
“알아. 나도 대충은 들었어.”
대답한 홍혜숙 작가가 파마머리를 쓸어넘기며 말을 이었다.
“드라마로 넷플렉스 구워삶았으니까, 영화로도 또 뭔가를 준비해 놨겠지.”
그 순간,
-끼익.
“아~ 안녕하세요~ 앞에서 인원 정리 좀 하느라고 늦었어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넷플렉스 코리아의 이수영 총괄 디렉터와 직원들 그리고 그들이 꾸린 제작사 키스탭들이 회의실에 들어섰다. 이어 홍혜숙, 정작가, 김태우 PD에게 인사를 던지던 이수영 총괄 디렉터가 스탭들에게 자리를 안내했고, *
“카감(카메라감독)님! 거기 말고, 여기 김태우 PD님 앞에 앉으세요! 왜 끝쪽에 앉고 그래.”
하나둘 제자리를 찾아 앉은 스탭들을 바라보던 이수영 총괄 디렉터가 입은 회색 가디건을 여미며 홍혜숙 작가의 반대편에 앉았다. 그런데.
“참! 작가님.”
바로 어제까지도 강주혁과 문자를 주고받았던 그녀가 시치미를 떼며 입을 열었다.
“강주혁 사장님, 못 뵌 지 좀 됐는데, 잘지내시죠?”
같은 날, 늦은 오후,
대학로의 어느 소극장. 대충 6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소극장에 방금 연극이 끝났는지, 출연배우가 관객을 향해 인사를 던지고 있다. 곧,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고, 연극을 관람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던 와중.
“저 남자. 연예인 같지 않아? ”
좌석 중앙쯤 앉았던 여자 3명 중, 긴 생머리 여자가 가장 앞줄에 앉은 남자를 가리켰다. 덕분에 그녀 친구들의 시선도 남자의 뒤통수에 닿았다.
“좀……뭔가 그럴 삘이긴 하네.”
가장 앞줄, 그중에서도 중앙에 앉은 남자는 검은색 모자에 마스크, 네이비색 롱패딩을 입고 있었다.
“누가 연극 보러 오는데, 저런 차림으로 오냐. 무조건 저거 연예인 같은데.”
“그럼 옆에 앉은 저 아저씨는 매니저? ”
“매니저로 보기에는 좀 나이가 있어 보이는데… 소속사 사장쯤 되지 않을까?”
그런 그녀들의 반응이 전염됐는지 아니면 남자의 행색 자체가 특이했는지, 남자의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도 남자를 힐끗거리기 바빴다.
와중.
“와- 키 엄청 큰데?”
“헐. 그러네. 일어서면 피지컬 쩔겠다.”
“민주야 가서 물어봐봐.”
“미쳤냐? 네가 가서 물어보던가.”
좌석 계단을 따라 내려오던 여자들은, 반쯤 관객들이 빠져나갔음에도 여전히 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며 꺄르륵 댔다.
그렇게 관객들이 하나둘 빠져나간 뒤.
-스윽.
거의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던 남자가 대뜸 일어났다. 이어 그가 얼추 사람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 후 마스크를 살짝 내리자, 얼굴이 보였다.
사라졌던 강주혁이었다.
자리서 일어난 강주혁이 옆자리서 패딩 지퍼를 올리는 남자에게. 아니, 황실장에게 시선을 던졌다.
“황실장님.”
“예. 사장님.”
“슬슬 갈까요?”
그러자 황실장이 자리서 일어나,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예. 시간도 그렇고, 어디 가서 저녁이나.”
“아니요.”
그런데 황실장의 말을 자른 주혁이 미소지으며 답했다.
“미국으로 가자는 겁니다. 오디션 보러.”
며칠 뒤, 12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
넷플렉스 본사 내부에 있는, 대충 300명은 너끈히 앉을 수 있는 극장에 넷플렉스 본사직원들이 이른 아침임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카메라 어딨어요?!! ”
“거기 설치해놨잖아요?”
“안돼! 무대가 이만한데, 어떻게 한 대로 커버쳐요! 두 대 더 놔요!”
중대형 스크린이 달린 무대 주변으로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입구에 놓은 책상에 종이 뭉치를 정리하거나 등등 직원들이 정신없는 와중.
“……음? 그 한국의 보이스프로덕션 배우프로필은 어딨어요?”
300명 규모의 좌석 중 제멋대로 여기저기 지그재그로 자리에 앉은 5명의 외국인 중, 민머리 남자가 얇은 종이 뭉치를 확인하며 전체에게 묻자, 건너편에 앉은 여자가 긴 다리를 꼬며 픽 웃었다.
“그쪽에서 안 보냈다고 하던데요?”
그러자 민머리 남자가 꽤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 겁나서 안 오는 거 아니야, 이거?”
그때, 복도에서 방금 극장으로 들어온 여자 직원이 외쳤고,
“존 스필버그 감독, 지금 오셨어요!”
주름진 얼굴의 존 스필버그 감독과 넷플렉스의 사장 마크 헤이스가 소극장에 나타났다.
“1시간 뒤에 시작하겠습니다!”
영화 ‘Control’의 1차 오디션이 임박했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