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398
역전 (4)
강주혁이 귀국 후, 주말이 지난 20일 월요일, 주혁은 월요일 아침이 밝자마자 계획한 대로 여기저기, 이곳저곳을 대놓고 종횡무진 휘젓고 다녔다.
종편, 공중파 방송국은 물론이고,
“아이고~ 강사장님! 오랜만입니다. 아니, 강배우님이라 불러야 하나. 허허허.”
“오랜만입니다, 본부장님, 그나저나 와서 들어보니까, 요즘 방송국이 보이스프로덕션을 밀어낸다는 소리가 돌던데. 진짭니까? 찌라시죠?”
“그럼요! 당연하죠! 저도 그 소리 들었는데, 참 답답합니다. 답답해.”
“그래요? 기자들이 다 그렇죠, 뭐.”
여러 제작사와 영화사 그리고 기타 엔터테인먼트,
“요즘 사장님 쪽에서 우리 배우들한테 접촉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문제가 됩니까? 이적하는 거야, 이 바닥에서 흔한”
“흔하죠. 제가 모르겠습니까? 하세요. 그런데요. 한번 거절당하면 적당히 정리하셔야지, 계속 달라붙어서 배우들 스트레스 주면 되겠습니까?”
“스카웃 팀에 주의를……주겠습니다. ”
“예. 접촉은 하되, 거절하면 그걸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 좋잖아요? 그렇죠?”
거기에 넷플렉스 코리아 포함.
“‘왕좌의 무게는 촬영 직전이고, ‘가정부일기’는 3차 제작 회의까지 왔어요. 아무 문제 없다면 두 작품 모두 내년에는 방영될 것 같네요.”
“그래요? 다행이네요. 이수영 총괄 디렉터님이 알아서 잘해주시겠죠.”
“후후- 그나저나 대단하네요? 솔직히 메인 주연을 먹어버릴 줄은 진짜 몰랐는데.”
“저도 몰랐어요.”
“진짜? 에이 – 지금 본사에서 당신 슈퍼스타인건 알아요?”
여러 거래처까지. 대부분 강주혁을 본 반응은 무척이나 호의적이었다. 사라졌었던 약 3달에 가까운 시간이 무색할 만큼, 아니, 오히려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폭발력이 있었다.
“아! 사장님. 아니, 주혁씨! 우리 식사라도 해야 되는데?!!”
“다음에 하시죠.”
누구든 강주혁을 만나면 친해지길 원했다.
“언제? 짧게라도 괜찮으니까, 꼭 연락해줘요. 오케이??!”
“예.”
그가 사라지기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전엔 능력 면으로서 강주혁과 친해지길 원했다면, 지금은 강주혁의 보석 같은 인맥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하하. 그나저나, 존 스필버그 감독은 성격이 좀 어때요? 그 양반 명성답게 빡빡하지?”
지금 강주혁과 길을 터놓으면, 헐리웃. 즉, 해외진출에 고속도로가 뚫리는 셈이니까. 어쨌든 강주혁은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이틀간, 보이스프로덕션과 관련된 모든 곳을 정신없이 휘젓고 다녔다.
동시에.
“야야. 나왔다. 찍어.”
“어우- 대체 하루에 몇 명을 만나는 겁니까? 미치겠네.”
“일단, 찍어 임마. 저쪽 기자들보다 많이 찍어라?”
강주혁의 뒤를 바싹 뒤쫓는 눈도 많았다. 기자들 수십이 그를 따랐다. 그러나 주혁은 기자들과 대중들의 시선 따윈 아랑곳없이 움직였다. 거침이 없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이 모든 스케줄은 강주혁의 계획하에 있던 것임과 동시에,
“후- 시간이 없어.”
강주혁이 한국에 있을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22일 수요일.
이틀간 정신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던 강주혁은 수요일이 되자마자, 움직임을 멈췄다. 그야말로 오피스텔에 틀어박힌 것. 하지만 그의 이틀간의 행보는 국내 연예계는 물론, 대중들에게 꽤 센세이션한 이슈였다.
『[스타포토] 귀국한 강주혁, 3사 공중파 돌며, 누구를 만났나?』
『 [속보] MV e&m 본사에서 나오는 강트맨강주혁 /사진』
『 늦은 밤까지 쉬지 않는 강주혁, 넷플렉스코리아에서만 ‘1시간』
여전히 강주혁의 뒤를 쫓던 기자들이 초마다 기사를 뱉어내고 있었고,
-강트맨ㅋㅋㅋㅋㅋㅋ 한국 오자마자 정의 구현하러 돌아다니는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웃.
-언론 180도 달라진 것 봐라? 강주혁 까는 기사 전부 어디 갔나?
-질서 확립 나선 강트맨!
여론 역시 불타오르기는 마찬가지였다.
강주혁이 움직인 것은 단 이틀. 하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다.
-댓글들도 마찬가지임ㅋㅋㅋ저번 달부터 강주혁 기사만 뜨면 이 악물고 달려들던 악플러들 거짓말처럼 사라짐.
-확실히…존재감 오지긴 하네.
-암행어사 출두요~~~~~~~~
무분별한 찌라시가 사라졌고, 서슴없이 보이스프로덕션을 공격하려던 여러 곳이 움직임을 멈춘 데다, 악플이 넘실거리던 여론도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리고 다른 것이 피어났다.
『 [스타이슈]배우 복귀 인정한 강주혁, 그의 차기작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
-아…. 제발…트맨형…. 뭐 찍는지만 알려줘요. 하다못해 장르라도…현기증난다 진짜.
-여기서 강주혁 연기 까는 새끼들, 하다못해 없어졌던 남자 까메오 것이라도 보고 와라. ㅂㅅ들.
-지금 복귀하면 8년만인가? 지 궁금하긴 하다. 뭘 찍을지.
-진짜 존 스필버그 감독 차기작 들어가는 거 아님? 그럼 진짜 ㅅㅂ 지리는데.
-뭐가 됐든 국내는 아닌 듯, 최소 헐리웃.
-그의 치트키 외모를 어서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하고 싶어…젭라….
-빨.리.보.고.싶.다!!!!!!!!!!!!!!
기대감이었다.
같은 날, 늦은 오후, 강주혁의 오피스텔.
지금 국내는 강주혁의 이슈로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주혁은 의외로 평온했다.
사실, 그의 귀국으로 많은 것이 변했지만, 강주혁의 삶 자체는 크게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직은 사퇴인 채였고, 그가 벌여놓은 일들은 알아서 굴러가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 강주혁은.
-팔락, 팔락,
오피스텔에 틀어박혀, 영화 ‘Control’ 시나리오를 보는 중이었다. 그가 앉은 거실 소파 주변은 이미 종이, 펜, 커피 등등으로 어질러져 있었고, 편한 맨투맨 차림의 강주혁은 시나리오에 들어갈 기세로 집중하고 있었다.
“루이스의 버릇은 뭐지?”
주혁은 이미 캐릭터 분석에 들어간 상태였다.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은? 어린 시절에는 어땠을까?”
작게 작게 읊조린 강주혁은 손에 쥔 펜을 흔들거리다가도, 두꺼운 시나리오 빈칸에 무언가를 적기도 하며 열중했다.
“직업은 작가야. 의외로 업계의 평판도 나쁘지 않고, 작품도 꽤 잘 팔리는 작가. 그런데 애나를 어디서 만났을까?”
그의 시나리오는 어느새 빈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언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지문과 대사 부분도 마찬가지. 덕분인지 넷플렉스 본사에서 받아온, 그의 새것 같던 시나리오는 이미 헤질 대로 헤져있었고,
“애나는 기자였어. 작가와 기자가 만날 일이 음~ 이건 메이와 상의를 해봐야겠네.”
적을 칸이 부족하면 두꺼운 연습장에 옮겨 적으며 강주혁의 캐릭터 분석은 계속됐다. 사실, 강주혁은 배우로서 잘나가던 시절에도 꼼꼼한 인물 분석을 하는 배우로 유명했다.
항간에는 그의 인물 분석이 너무 세세해, 감독이 캐릭터 조형 자제를 바꿨다는 설이 돌 정도.
“아니야. 여기서 루이스는 아내를 잃은 증오보단, 궁금증이 크지 않았을까?”
때문인지, 강주혁은 항상 작품 시나리오를 여러부 받았다. 전부 쓰임새가 있었다. 캐릭터 분석용, 대사 연습용, 촬영용. 하지만 작품이 끝나고 나면, 그 모든 시나리오가 너덜너덜해지는 것이 다반사.
어찌 보면 강주혁은 노력형 천재에 가까웠다.
“왜 아내가 이런 스캔들에 휘말렸는지, 그 궁금증에서 증오로 발전되는 과정이 중요한데……”
그런 강주혁은 아침부터 오후 5시가 넘은 지금까지,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캐릭터 분석에 빠져있었다. 열중하는 그의 표정은 평소 여유가 넘치는 웃음은 온데간데없이, 짐짓 근엄하고 진지했지만,
“궁금증에서 의심, 추측 다음 결과, 분노 그리고 증오?”
지금 강주혁은 꽤 즐거운 상태였다. 아니, 행복하다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모습. 당연했다.
지금 그가 분석하는 작품이 타인의 작품이 아닌.
“그래도 여기서 루이스는 광분까지는 아니었을 거야.”
바로 자기 자신의 작품이었으니까.
추가로 강주혁이 지금 이렇게 캐릭터 분석을 미친 듯이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그 이유는 거실에 놓인 탁자 위, 올해가 아닌 내년 2022년 달력에 적혀 있었고,
“후-”
분석에 열중하던 주혁의 시선이 잠시 달력으로 옮겨졌을 때, 확인할 수 있었다.
-2022년/1월15일/’Control’ 전체 대본리딩.
미국에서 치러질, 영화 ‘Control’의 공식 대본리딩까지 약 3주.
“오늘이 22일이니까. 한 달도 안 남았어.”
즉, 전체 출연 배우들과의 첫 대면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이후, 강주혁이 오피스텔에 틀어박혀, 작품분석을 하는 와중에도 시간을 착착 흘러갔다.
12월 중순을 넘어, 말로 향하는 중에 연예계 포함국내 자체는 연말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있었다.
물론,
『 ‘대종상’이 변했다? ‘강트맨’이 바꿔놓은 대종상, 올해는 칭찬 일색!』
『[영화제]올해도 시상식 휩쓴 ‘보이스프로덕션’』
작년과 같이, 올해인 2021년도 보이스프로덕션의 해였다. 그러나.
『[연말is]KBC 연예대상은 드라마 ‘없어졌던 남자 파티였다.』
『 [연기대상]대상부터 인기상까지, MBS 연기대상 ‘누나 넷 3대독자’, ‘여자의 복수’가 휩쓸다!』
『SBC 연예대상, ‘버스킹’헤나, 서아리 불참』
분명 작년과는 덩치가 달랐고, 성과도 달랐다.
거기에,
-K-STAR/Music Video.
(with voice production/ Legend of Legends)
-조회수 101,894,229회/ 2021.10.15
-댓글 98, 553개
강주혁이 일군 모든 이의 노력이 빛나기도 했다.
『’마니또, 해외가 열광하다』 -기획/정정철기자.
『헤나 주연 영화 ‘Ugly girl’, 핫한 K-POP의 영향? 해외 박스오피스 2위 진입!』
그러던 중, 2021년의 해가 지고.
『 [해외토]해외박스오피스 상위권, 영화’Ugly girl’의 헤나의 자작곡 빌보드 22, 39, 50위!』
새해인 2022년의 해가 밝았으며,
『해외서 인기 식을 줄 모르는 ‘마니또’, 전 세계 투어 콘서트 연다!』
『[무비IS]새해 첫 달 국내 극장가, 영화 ‘Uglygirl’상륙!!』
2022년에도 보이스프로덕션은 정신없이 달릴 예정이었다.
그렇게 흐른 시간이 얼추 3주.
어느덧 2022년 1월 중순에 다다른 한국은며칠전 내린 폭설로 인해, 온통 흰색이었다.
날짜는 1월 10일, 월요일.
그리고 새벽녘. 이때 공항에 소리소문없이 나타난, 네이비 싱글코트에 모자 거기에 마스크를 쓴 길쭉한 남자. 그리고 한눈에 봐도 두툼한 패딩을 입은 남자.
바로 강주혁과 황실장이었다.
이어 훈훈한 히터 공기가 맴도는 공항 로비에 들어선 황실장이 캐리어를 끌며 시간을 확인했다.
“얼추 2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넉넉하네요. 커피 한잔할까요?”
“예.”
답한 강주혁이 새벽에도 열린 편의점 쪽으로 움직일 때, 황실장이 얼굴을 가린 주혁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런데, 그냥 이렇게 나가도 됩니까? 본사에 살짝 귀띔이라도.”
“아니요. 그냥 이렇게 조용히 빠져나가는 게 맞아요. 보이진 않지만, 어쨌든 강주혁이 한국에 있다는 것. 이런 느낌이 중요하니까.”
“그나저나 황실장님. 휴가 동안 잘 쉬셨어요?”
“예. 뭐, 저야 박과장 그놈 한탄이나 좀 들었습니다.”
“하하. 연락 자주 하세요. 박과장님 갑자기 황실장님 없어져서, 바쁠 겁니다.”
곧, 두 남자는 커피를 사고 여러 자질구레한 절차를 거친 뒤, 비행기 탑승. 넓은 자리에 앉자마자, 황실장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그 모습에 픽 웃은 주혁이다리를 꼬며 물었다.
“황실장님. 아직도 비즈니스석 불편하세요?”
“그~ 확실히 넓고 푹신하긴 한데, 저는 타도타도 적응이 안 됩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나이랑 아무 상관 없을 텐데? 어쨌든 빨리 익숙해지셔야죠. 이제 저 촬영 시작하면 진짜 자주 타셔야 될 텐데.”
“예. 알겠습니다.”
그쯤 미소를 머금은 스튜어디스들이 고객응대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던 황실장이 뭔가 떠올랐는지, 고개를 돌려 시나리오를 내려보는 강주혁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5일 뒤에, 그 넷플렉스 본사에서 있을 대본리딩 때, 저도 갑니까?”
“그럼요? 안 오시고 뭐 하시게요? 에이 황실장님, 매니저치곤 너무 놀고먹으시는데.”
“……제가 매니저치곤 하는 일이 없긴 하죠. 전부 사장님이 알아서 하시니까.”
뱉어진 대답에 주혁이 미소지었다.
“괜찮아요. 차차 배워가시는 거니까. 그래도 15일 대본리딩 땐 같이 가셔야 합니다. 쟁쟁한 헐리웃 배우들 죄다 올 텐데, 봐 두셔야죠. 제 싸움을 ”
“예? 싸움이요?”
“네. 싸움. 그렇잖아요? 대뜸 까보니까, 메인 남주가 동양인 배우? 시끄러울 게 빤하잖아요. 거기다.”
잠시 말을 멈춘 주혁이 두 눈을 크게 뜬 황실장의 얼굴을 보며 미소지었다.
원래 배우들 기 싸움은 대본 리딩부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