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410
외전 (9)
7월 15일, 한국.
한국은 여전히 해창그룹의 김재황 사장과 배우 김재욱의 이슈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아니, 거의 용광로였다.
『김재황 사장의 아들 ‘김재욱’, 발표 2주가 지났음에도 해창전자 주가 여전히 ‘흔들’』
『[스타IS]기자회견 후, 배우 ‘김재욱’ 어디로?』
『[공식]해창전자는 몸을 웅크렸고, 보이스프로덕션은 묵묵부답!』
언론은 당연했고.
-발표는 기자회견 한 번으로 끝내는 거?ㅋㅋㅋㅋㅋ
-개미들 곡소리 여기까지 들리넼ㅋㅋㅋ한강이 붐비겠어.
-ㄴㄴ해창전자 주가 생각보다 크게 흔들리지는 않던데?
-ㅋㅋㅋㅋ기사볼 때마다 ㅈㄴ충격적이다!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상황이 현실로…..
-슬슬 강트맨 나설 때 되지 않았냐? 강주혁은 왜 배우 복귀 썰 푼 다음부터 보이지를 않음?
-강주혁이 나선다고 이 사태가 진정되겠음?
여론은 그야말로 미쳐있었다. SNS는 연일 #김재황과 #김재욱이 오르내렸고, 너튜브 실시간 인기 영상에는.
-김재황 사장 기자회견 풀버전!/ 이슈몰이/ 조회수 118만회.
-해창전자 김재황 사장 그는 왜 이 시기에 핵폭탄을 떨어트렸나?!!/ 시사맨/ 조회수 67만회.
-해창전자 사태! 주가는 어떨까? / 주식쟁이/ 조회수 221만회.
모두 김재황 사장이 열었던 기자회견 관련이 랭크됐다.
이뿐 아니라 검색사이트부터 카페, 블로그, 갤러리 등. 대중들이 흔적을 남기는 모든 곳에서 김재황 사장과 김재욱이 거론됐다. 대한민국 1등 대기업 해창의 기자회견 파급력은 너무나 거셌다.
『[공식]아직 추가 발표 없는 김재황 사장, 대중들 목소리는 비판과 용서 반반』
뭐가 됐든 한국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와중, 기자회견으로부터 며칠이 지난 상황에 여론은 반반이었다.
‘ 고백을 영화로 한 것이 신박했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은 것이 진심이 보인다’
정도와.
‘ 이제사 고백하면 무슨 소용이냐? 의미 없다. ’
같은 반응이 팽팽하게 갈라졌다. 와중에 김재황 사장과 김재욱의 관계를 언론으로 확인한, 김재욱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 이건 또 무슨 미친 소리지? ”
영화 ‘Broken down’의 촬영을 마치고, 헐리웃에서 지내며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하정훈은.
“ 걔가 해창그룹 김재황 사장 아들이라고? 허- 내가 찍은 영화가 실화였네? 강주혁이 이런 미친새끼! ”
필히, 강주혁이 판을 짰다고 생각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넷플렉스에 런칭될 드라마 ‘왕좌의 무게’의 추가 촬영을 진행하던 류진주는 꽤 담담했다.
“ 이래서 선배님이 초반에 해창 일을 그렇게 쉽게 턱턱 따왔던 거구나······ ”
그래도 신기해하기는 했다.
“ 와- 이거 어떻게 굴러가려나? 선배님도 한국에 없고. ”
마찬가지로 한국에 없는, 현재 디즈니 실사판 영화 ‘비스트’의 개봉 전 홍보 스케줄로 LA에 있는 강하진은.
“ 이것 때문에 언니가 전화했었나? ”
딱히 큰 반응이 없었다. 다만, 걱정이 앞서는 듯 보였다.
“ 재욱이는 괜찮나? ”
반면, 헤나와 서아리, 말숙이나 장주연, 유재은 등 보이스프로덕션의 배우진 포함 감독, 작가, 스탭들, 직원들까지.
이들의 반응을 한 글자로 적자면.
‘헐!!!’
김재욱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야말로 대충격에 빠졌다. 상황이 이쯤 되자, 당연하겠지만, 해창전자의 주가가 요동쳤다.
“ 지금 해창 관련 주가가 어떻나요? ”
“ 해창전자는 당연하게 하향으로 돌아섰습니다. 큰 폭은 아니지만, 확실히 기자회견 전후로 주가가 요동치고 있긴 합니다. ”
“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까요? ”
“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올해 해창전자가 여러모로 실적이 좋고, 이슈가 많아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좀 달라지겠죠. ”
덕분에 라디오나 너뷰브등 주식 관련을 다루는 매체에서는 연일 해창전자를 씹어댔고, 추가로.
“ 자- 상황이 이렇게 되면 해창그룹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
“ 그렇겠죠? ”
“ 제 생각이지만, 지금까지 해창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김재황 사장이 계속 거론됐는데,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좀 물러나지 싶습니다. ”
“ 그런데 이게 또 문제가 해창그룹에 지금 김재황 사장을 누를만한 인물이 있나요? ”
“ 아쉽지만 대등한 인물은 없다는 게 현재 상탠데, 어쩌겠어요? 일이 너무 커졌습니다. ”
정치, 시사, 경제 등을 다루는 매체에서는 해창그룹을 연일 해부했다. 그야말로 기회는 이때다 싶었는지, 어디든 달려들었다.
실검도 기자회견 이후 며칠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김재황 사장 관련 단어가 휩쓸고 있었으며.
1. 해창전자 주가.
2. 김재황 사장 사퇴.
3. 오늘 날씨.
4. 김재욱.
5. 보이스프로덕션 해창전자
6. 해외 문화산업
·
·
·
언론, 여론 할 것 없이 김재황 사장과 김재욱 그리고 해창그룹 거기에 보이스프로덕션까지, 매일 새로운 화제를 낳았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2022년 7월 15일 관객수 조회]1. Broken down/ 개봉일: 6월 29일/ 관객수: 553,118/ 스크린수 : 1080 / 누적관객수: 8,754,250
6월 말에 개봉한 영화 ‘Broken down’은 그야말로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라는 것. 개봉한 지 3주가 안 된 상황에 관객수 800만을 돌파했다.
물론, 해외도 마찬가지였다.
‘Broken down’은 해외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내려올 줄을 몰랐고, 국내 예매 점유율은 독보적인 1위였다.
『[속보]영화 ‘Broken down’ 개봉 2주 만에 800만 돌파, 논란과는 상반된 성적!』
해창전자 김재황 사장의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해외 문화산업의 결실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어쨌든 이 이슈는 쉽사리 진화될 것 같진 않았다.
그리고 같은 날 늦은 오후.
“ 사장님. 어디로 움직이시겠습니까? ”
방금 공항에서 나와, 주차장에 있는 검은색 승합차에 몸을 실은 남자 2명.
“ 글쎄요. 워낙에 들러야 할 곳이 많아서. ”
운전석에 앉은 남자나 조수석에 앉은 길쭉한 남자나 공항을 통과해, 차에 오기까지 얼굴을 칭칭 가리고 있는 모습이 퍽 수상한 모습.
그런 남자 중 조수석에 앉은 남자가 썼던 마스크를 벗으며 읊조렸고.
“ 일단, 본사부터 가죠. 확인할 것도 있고. ”
말을 마친 그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해창전자 사장실.
회색 정장을 차려입은 김재황 사장이 입에 담배를 물고선, 보고서를 보고 있다.
“ 후- ”
그러다 한숨을 푹 내쉰 김재황 사장이 보던 보고서를 책상에 대충 던지고선, 쓴 안경을 벗었다.
“ 염병. ”
읊조린 그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지, 엄지와 검지로 눈과 눈 사이를 꾹꾹 눌렀다. 당연했다. 지금 김재황 사장이 보고 있던 보고서는 쉽게 말해, 전체 피해 상황이 적힌 보고서였으니까.
“ 각오는 했지만, 막상 수치로 확인하니 골치 아프군. ”
더불어 기자회견 이후, 김재황 사장을 끌어내리려는 해창그룹의 내부적인 압박이나, 외부적인 움직임, 언론, 여론 등.
보고서에는 그야말로 여러 가지 재난이 적혀 있었다.
그래도 현재 김재황 사장의 마음은 꽤 단단했다. 흔들리지 않는 거목이랄까?
“ 버텨야겠지. 내가 뿌린 씨앗이니. ”
짧게 혼잣말을 뱉은 김재황 사장이 노트북 옆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연결 신호는 짧았다.
곧, 핸드폰 너머 약간 미성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 네. 아버지. ”
상대는 김재욱이었다.
“ 어디냐. ”
“ 방금 LA에서 지내는 숙소 도착했어요. ”
“ 거긴 별일 없지? ”
“ 여긴 조용해요. ”
곧, 자리서 일어난 김재황 사장이 사무실을 거닐기 시작했다.
“ 너는 좀 어떠냐. ”
“ 괜찮아요.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요. 아버지는요? ”
김재욱의 걱정 서린 물음에 김재황 사장이 픽 웃었다.
“ 임마. 내 걱정하지 말고, 거기서 밥 잘 챙겨 먹어라. 알았지? ”
“ ······죄송해요. 기자회견 때 제가 좀 오바한. ”
“ 아니. 괜찮았다. 그 정도 뚝심은 있어야 내 아들이지. ”
이어 핸드폰 너머, 김재욱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고.
“ 알겠어요. 아버지도 식사 거르지 마세요. ”
“ 오냐. 한국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일해라. ”
“ 네. ”
“ 그래, 또 통화하자. ”
-뚝.
그렇게 김재욱과 짧게 통화를 마친 김재황 사장이 핸드폰을 속주머니에 넣을 때였다.
-우우우웅.
문자가 도착했다. 덕분에 핸드폰을 넣던 김재황 사장이 도착한 문자를 확인했고, 내용은 이랬다.
-사장님, 오늘 밤 늘 보시던 곳에서 좀 보시죠.
이어 두 눈을 끔뻑이며 도착한 문자를 보던 김재황 사장이 어렵게 혼잣말을 뱉었다.
“ 이 친구 지금 한국인가? ”
몇 시간 뒤, 늦은 밤 보이스프로덕션 본사.
시간이 밤 10시가 넘어감에도 보이스프로덕션 본사에는 여러 간부가 모여 있었다. 박찬규 임시 사장을 필두로 추민재, 홍혜수 이사와 홍보팀 박이사 그리고.
“ ······ ”
“ ······ ”
말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탑배우 정진훈과 강하영. 회의실의 분위기는 꽤 거무죽죽했다. 어째서일까? 와중에 박찬규 임시 사장 옆에 앉은 홍보팀 박이사가 움직였다.
“ 뭐가 됐든, 그 기자 새끼가 사진을 증거로 보내왔고, 친절하게 딜까지 쳤어요. 지 말로는 자료가 방대하다는데, 지랄. 얼마나 쫓아다녔으면. ”
홍보팀 박이사는 여전히 다크서클이 자욱했고, 그런 눈으로 보던 다이어리를 덮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 그런데 현재로선 개 같지만, 그쪽이 제시한 딜을 받아드리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아니고선 뭐, 답이 없어. ”
곧, 풀정장을 차려입은 박찬규 임시 사장이 팔짱을 꼈고.
“ 흠······ ”
홍보팀 박이사가 말을 추가했다.
“ 솔직히 타이밍이 너무 거지 같. 아니, 홍보팀 입장에선 곤란합니다. 사장님이 사퇴한 마당에 한국에도 안 계시고, 올해 가장 핵심 사업이 해외 문화산업인데, 동업하는 김재황 사장과 재욱이 이슈가 거의 재난급으로 터져서, 욕을 바가지로 먹는 중이죠. 그런데 거기다. ”
잠시 말을 멈춘 박이사가 정진훈과 강하영을 쳐다봤다.
“ 두 사람 스캔들까지 터진다? 언론사들이 어떻게든 엮을 테고, 당연히 겁나 씹히겠지. 이거 까딱 잘못하면 우리 회사 이미지 다 터져요. ”
그때 정진훈과 강하영이 동시에 말을 뱉었다.
“ 죄송합니다. ”
“ 죄송해요!! ”
둘의 사과에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던 박찬규 임시 사장이 어렵게 미소를 지었고.
“ 아니, 두 분이 죄송할 건 없어요. 다만, 미리 얘기나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
그쯤 내내 악동 같은 웃음을 지으며 정진훈과 강하영을 번갈아 보던 추민재 이사가 대뜸 끼었다.
“ 진짜 아무도 모르게 사귀었네? 와- 언제부터야! 불어! ”
그러자 붉은 립밤을 바르던 홍혜수 이사가 추민재 이사의 목덜미를 가볍게 툭 쳤다.
“ 민재야. 지금 그게 문제니? 너 지금 표정이 무슨 손자들 연애 얘기 듣는 할아버지 같아. 알아? ”
“ 뭐라! ”
“ 됐고. 박이사님. 그럼 홍보팀에선 이걸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세요? ”
홍혜수 이사의 물음에 박이사가 턱을 긁었다.
“ 뭐, 답은 나와 있죠. 숨겨야죠. 김재황 사장과 재욱이 논란 잠잠해질 때까지. ”
“ 그럼 그 기자들 딜을 들어주면서, 숨을 죽이고 있어야 한다? 어머. 박이사님 의외로 냉정하시네요? ”
작게 코끝을 찡긋하며 묻는 홍혜수 이사에게 박이사가 담담히 답했고.
“ 우리 회사 홍보팀은 냉정하지 못하면 죽어요. 장난이 아니라, 진짜 죽어. ”
거의 죽어가는 박이사를 보며 정진훈이 고개를 숙였다.
“ 죄송합니다. 차후, 눈에 띄지 않게 처신할게요. ”
뒤로 강하영이 따라붙었다.
“ 진짜 죄송해요! 기자가 따라붙은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이런 일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
기어들어 가는 강하영의 목소리에 홍보팀 박이사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 후- 하영씨. 좀 더러운 놈들한테 걸렸어요. 딱 하는 꼬라지 보니까, 하이에나 중 하이에나 새끼들이야, 걔네. 하필이면 그런 새끼들이 냄새를 맡아서는. 일이 터지려니까, 연달아 터지네. ”
이어 머리를 벅벅 긁는 박이사에게 강하영이 분한 듯 책상을 작게 내리쳤고.
“ 씨! 계속 백미러 보면서 경계할걸! ”
다시금 외쳤다.
“ 죄송해요, 진짜!! ”
외친 강하영이 고개를 푹 숙였고, 정진훈 역시 강하영을 따라 고개를 내렸다.
바로 그때였다.
“ 뭐가 죄송해요? ”
회의실에 대뜸 중저음 남자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곧, 회의실에 앉았던 모두가 놀랐다.
그럴 수밖에.
이 회의 자체가 비밀 소집이었기에, 회의실에 더는 올 사람이 없었기 때문. 어쨌든 모두의 고개가 목소리가 들리는 문 쪽으로 휙 돌아갔다. 문 쪽에는 익숙한 남자 두 명이 서 있었고.
“ 다들 잘 있었어요? ”
두 남자 중, 앞에 선 검은색 카라티 입은 남자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회의실에 앉았던 모두가 벌떡 일어나 각기 다른 호칭을 남자에게 던졌다.
“ 사장님!!! ”
“ 주혁아!! ”
“ 선배님?! ”
대뜸 나타난 것은 강주혁과 황실장이었다.
“ 다들 반겨줘서 고맙네. ”
이어 벼락같은 리액션을 뒤로하고 강주혁이 상석에 앉은, 살짝 멍한 표정의 박찬규 임시 사장과 악수를 나눈 뒤, 나란히 앉아 있는 정진훈과 강하영에게 시선을 한 번씩 던졌다.
그리고 작게 미소지으며 되물었다.
“ 그래서. 두 사람이 죄송한 일이 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