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414
외전 (13)
8월 중순, 국내 언론은 그야말로 폭풍이었다. 며칠 전 터졌던 존 스필버그 감독이 보이스필름 스튜디오와 계약했다는 것과, 그 작품에 주연으로 김재욱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슈는 이상하게도 현재 강주혁을 까는 이슈로 변질되고 있었다.
『[이슈체크]8년간의 휴식, 연기 실력 죽어 도망? 소식 없는 강주혁의 복귀작』
개봉부터 시끄러웠던 영화 ‘Broken down’을 시작으로 바로 이어진 김재황 사장과 김재욱 이슈 다음으로 번진 탑배우 강하영, 정진훈의 연애이슈, 거기에 몇 주 지나지 않아 터진 존 스필버그 감독이 한국 기업인 보이스필름 스튜디오와 계약한다는 이례적인 결정, 그 계약 작품에 주연을 김재욱으로 보고 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강주혁의 배우 복귀에 관한 논란까지.
영화 ‘Broken down’의 개봉을 기점으로 국내 언론은 그야말로 그 어떤 이슈가 끼어들 틈 없이, 다닥다닥 붙은 지뢰가 터지듯 연속적으로 핵폭탄이 떨어지고 있었다.
따라서 어디든 터지는 이슈 관련으로 떠들어댔다.
“ 영화 ‘Broken down’ 관객수가 1,000만을 넘겼는데, 이렇게 되면 지금 보이스프로덕션이 관여한 영화 중에 1,000만 넘은 영화가 몇 개죠? ”
“ 최근 연애를 인정한 강하영, 정진훈씨의 데이트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
“ 차기작을 보이스프로덕션의 헐리웃 영화사 보이스필름 스튜디오와 계약한 존 스필버그 감독이 한 해외 방송 매체에서 진행한 인터뷰 함께 보시죠! ”
“ 애초 강주혁의 복귀작으로 점쳐지던 존 스필버그 감독의 차기작. 그런데 이 작품에 주연을 김재욱으로 보고 있다고 존 스필버그 감독이 공식 발표한 이상, 강주혁의 복귀 시기는 또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여론이 많이 안 좋기도 하고요. ”
매스컴, 대형 검색사이트들, SNS를 포함한 수많은 매체에서는 연일 주제 자체는 같은 주제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타이틀을 파생시켜, 이슈를 이어갔다.
대충 봐도 대혼돈에 빠져 있었고.
“ ······ ”
그런 한국의 상태를, 모닝커피 마시며 LA에 있는 호텔 스위트룸에서 담담히 지켜보는 강주혁.
“ 딱 좋게 굴러가네. ”
실제로 지금 한국의 모든 상황은 강주혁이 딱 짜 놓은 설계대로, 원하는 상태로 스노우볼이 굴러가고 있었다. 쉽게 말해, 인터넷을 접속하거나 너튜브나 SNS를 켜거나, TV를 틀어도 온통 강주혁이 흘린 키워드, 이슈들이 넘쳐나는 상황.
여기서 재밌는 것은 모든 키워드나 이슈들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
예를 들어, 김재황 사장 키워드를 클릭하면 김재욱으로 이어지고 다음으로 존 스필버그 감독이 등장하며 강주혁, 보이스프로덕션에서 강하영, 정진훈까지 뻗쳐나갔다. 루트를 강주혁으로 시작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루트의 순서만 바뀔 뿐.
대중들은 클릭 자체는 원하는 키워드로 시작할지 모르지만, 결국 일렬로 배치된 이슈의 파이프를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그야말로 개미지옥.
이것은 모두 강주혁이 짜 놓은 판이었다. 자칫 눈을 돌리면 궤도를 이탈하는 것이 일상인, 끝없이 펼쳐진 정보의 바다에 주혁이 곳곳에 안내판을 설치한 것이고.
대중들은 그 안내판을 따라 헤엄치고 있는 상태.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대수롭지 않았지만,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보면 거의 작품에 가까웠다.
와중에 보이스프로덕션의 중책들은.
“ 허허. 이게 지금 한 사람이 만들어낸 상황이 맞나? 익숙해진다 싶었는데, 아직 멀었군. ”
“ 그래도 기자 새끼들 우리 주혁. 아니, 사장님 욕을 너무 퍼다 나르는데? 박이사님. 우리 이거 정정기사라도 내야 하지 않나?! ”
“ 아니요. 강주혁 사장님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정정기사나 뭐, 옹호하는 기사 같은 거 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어요. ”
“ 흠- 그럼 이 상황 모두 지금 계획하에 들어가 있는 건가? 아오- 나는 모르겠다! ”
일단은 지켜보는 태도였다. 이어 해창 그룹의 김재황 사장은 꽤 놀라운 보고를 받고 있었다.
“ 하양세를 띠던 주가가 회복됐습니다. 아니, 존 스필버그 감독 이슈와 더불어 ‘Broken down’의 흥행 등, 해외 문화산업이 힘을 쓰면서 현재는 오히려 주가가 올랐습니다. ”
“ 회복하다 못해, 더 올랐다? ”
“ 예. 거기다가 내외부 잡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언론에 침투할 틈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워낙에 지금 언론 여론 할 것 없이 난리가 난 상태라. ”
약 한 달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상황에 김재황 사장이 실소를 터트렸고.
“ 모든 논란, 이슈들을 하나로 엮어서 고속도로를 만들었어. 어느 한 지점에만 집중되지 못하게. 와중에 이득 얻을 것은 전부 얻으면서. ”
헛웃음을 계속 흘리던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항상 느끼지만. 절대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놈이야. ”
물론, 현재 상황에 고개를 젓는 인물은 김재황 사장뿐만이 아니었다.
“ 상황이······왜 이렇게 반전됐지? 강주혁 그 새끼 그냥 언론을 쥐락펴락하는구만?! ”
현봉의 박만욱 사장이나 LA에 있는 김재욱, 강하영이나 정진훈 등. 속사정을 알고 있는 모든 이가 강주혁의 움직임에 혀를 내둘렀다.
반면.
“ 지금 한국은 보이스프로덕션과 관련된 이슈들로 뜨거운데요? ”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 그렇죠. 그런데 재밌는 건 영화 ‘Broken down’이 1,000만을 넘긴 것은 그렇다 치고, 배우 김재욱이 아들이라고 깜짝 발표한 김재황 사장의 해창도 지금 주가가 안정됐어요. ”
“ 그런 와중에 강하영, 정진훈씨가 사귀고 있다는 것도 인정했죠? ”
“ 김재황 사장의 기자회견 다음으로 터진 이슈였는데, 지금은 대중들이 탑배우 둘의 연애를 축복해주는 분위기죠. 거기에 헐리웃 거장 존 스필버그 감독 관련도 지금 아주 시끄럽고요. 문제는. ”
“ 문제는 강주혁씨죠. ”
“ 맞습니다. 지금 이 모든 이슈들의 종착역이 강주혁씨로 귀결되고 있는데, 여론이 많이 안 좋습니다. ”
여론과 수많은 매체들은 강주혁을 까대는 중이었다.
“ 현재 강주혁씨의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
“ 작년 말에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배우 복귀를 마케팅용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던데. ”
“ 예. 맞습니다. 발표 뒤로 거의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복귀작 정보도 없고, 움직임도 없죠. 언론에서는 벌써 강주혁씨가 본인의 파급력을 이용해, 마케팅용 또는 시선 돌리기 용으로 써먹은 거라고들 생각하고 있습니다. ”
쉽게 말해, 떡밥은 뿌렸는데 회수를 안 하고 있다는 명목하에 신명 나게 씹어댔다. 심지어 이런 논란에 관해 강주혁 측이나 보이스프로덕션 측에서 그 어떤 해명이 나오지 않고 있기에 논란의 몸집은 점점 불어났다.
어쨌든.
“ 뭐, 강주혁씨가 앞으로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보면 되는 상황이고요. 그것과는 별개로 김재황 사장 이슈는 잘 정리됐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
김재황 사장과 김재욱에 관한 논란은 어느새 마무리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8월 말.
국내 언론이 보이스프로덕션 관련으로 여전히 개미지옥인 와중에 8월 말부터는 새로운 결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뮤비IS]8월 31일, 영화 ‘스톤맨1’ 개봉!』
『위너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한 유재은, 과연 결과는?』
8월까지는 여러 이슈들이 이슈를 덮는 상황이었다면, 8월 말부터는 해외 문화산업으로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결과가 터지기 시작했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휘발유 붓듯.
『[포토]‘스톤맨1’ 주연 헐리웃 배우들 한국 내한!/ 사진』
『한국부터 개봉하는 ‘스톤맨1’ 대중들 기대감↑』
강주혁이 직접 배치한 작품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방금 ‘스톤맨1’의 주연들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쟁쟁한 헐리웃 배우 사이에 유재은씨가 보이는데요! 재은씨!! 재은씨!! 연예가소식에서 나왔습니다!! ”
줄줄이 사탕처럼.
『[해외토픽]베일에 싸여 있던 스티븐 베이 감독 차기작, ‘the perfect wall’ 9월 개봉!』
『시작부터 대형 프로젝트로 기대감 컸던 영화 ‘the perfect wall’ 9월 초 헐리웃부터 시작』
8월 말에 개봉한 ‘스톤맨1’을 시작으로 영화계에 불어닥친 신작의 바람은 8월을 넘어 9월 초, 보이스프로덕션의 해외 매니지먼트 1호 배우 제니퍼 라이블리의 ‘the perfect wall’로 이어졌다.
제니퍼 라이블리는 이미 국내나 해외에서 꽤 관심이 높아진 상태였다.
당연했다. 해외 쪽으로는 존 스필버그 감독과 버금가는 스티븐 베이 감독의 대형 영화에, 오디션으로 합격한 유일한 신인 여배우라는 타이틀 때문에 유명했고, 국내서는 보이스프로덕션이 처음으로 계약한 헐리웃 신인 배우라는 이름표 때문에 유명했다.
따라서 ‘the perfect wall’도 꽤 기대작으로 꼽혔다.
이어 결과는 9월 중순쯤 확인할 수 있었다.
[2022년 9월 16일 관객수 조회]1. 스톤맨/ 개봉일: 8월 31일/ 관객수: 669,784/ 스크린수 : 1105 / 누적관객수: 6,882,005
2. 터치다운/ 개봉일: 9월 7일/ 관객수: 245,887/ 스크린수 : 955 / 누적관객수: 1,027,448
3. Broken down/ 개봉일: 6월 29일/ 관객수: 118,169/ 스크린수 : 1080 / 누적관객수: 14,515,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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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에 개봉한, 유재은의 헐리웃 진출작 ‘스톤맨1’은 해외보단 국내부터 개봉했고, 2주 만에 관객수 700만에 가까운 성적을 올렸으며 ‘Broken down’은 개봉한 지 2달 만에 1,400만을 올렸다.
거기에 헐리웃부터 개봉한 ‘the perfect wall’은.
『[박스오피스]전 세계 박스오피스 상위권 휩쓴 ‘the perfect wall’, 역시 스티븐 베이 감독이었다』
워낙에 쟁쟁한 헐리웃 배우들과 스티븐 베이의 이름값 덕분인지, 해외에 개봉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꽤 대단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즉.
『‘보이스프로덕션’,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대박 파티!』
현재 어디든 보이스프로덕션과 관련된 배우와 작품들이 빵빵 터지고 있었음을 뜻했다. 심지어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공식] 10월 디즈니 영화 ‘비스트’ 개봉, 강하진의 헐리웃 진출작에 대중들 기대감 상승!』
그러나.
“ 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 최근 이슈들을 파헤쳐드리는 포인트 이슈 시간입니다! 오늘도 박청국 문화평론가님 함께 해주시겠습니다! 반갑습니다! ”
보이스프로덕션이 줄줄이 엄청난 결과를 내는 와중에도.
“ 자- 오늘 포인트 이슈 첫 번째 주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이름! 강주혁으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지금 강주혁씨 하면 마케팅 먹튀, 빤스런 같은 단어가 뒤따라 붙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 워낙에 파급력 있는 인물이라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죠. ”
“ 어쩔 수 없다? ”
“ 네. 언론에서는 강주혁씨의 배우 복귀 발표를 ‘마케팅용으로 이용했다’라고 확실시하게 보도하고 있고, 여론도 동조하는 중인데 강주혁씨 본인이 그 어떤 액션이 없잖아요? 따라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어요. ”
“ 이상하죠? 왜 아무런 움직임이 없을까요? 이렇게 난리가 났는데. ”
“ 글쎄요. 본인만 알겠죠. 어쨌든 확실한 건, 지금 강주혁씨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겁니다. ”
강주혁의 마케팅 먹튀 논란은 계속되고 있었다.
며칠 뒤, 9월 20일 화요일. 캘리포니아.
한국에서 이미지가 와장창 깨지고 있는 강주혁은 지금 미국에 있었다. 장소는 넷플렉스 본사 사장실. 아침부터 강주혁이 마크 헤이스 사장과 얘기 중이었다.
“ 한국에서 상황이 많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 괜찮나요? ”
정장 재킷 없이 정장 조끼만 입은 덕분에 더욱 댄디함이 눈길을 끄는 마크 헤이스 사장이 묻자, 반대편 강주혁이 입은 베이지색 면바지가 꼬아졌다.
“ 괜찮습니다. 이보다 더 욕먹은 적도 많아요. ”
주혁의 대답이 의외였는지, 마크 헤이스 사장이 고개를 살짝 꺾었다.
“ 그래도 이렇게까지 욕먹을 필요가 없잖아요? 사실도 아니고. 괜히 이미지만 실추되는. ”
“ 위기 속에는 기회도 있는 법이죠. ”
“ ······기회? ”
마크 헤이스 사장이 실눈을 뜨며 되묻자, 주혁이 여유롭게 답했다.
“ 영화나 드라마처럼 위기가 조성돼야 절정에서 쾅 터지는 맛이 있지 않겠습니까? ”
이어 마크 헤이스 사장이 작게 침음을 뱉은 뒤, 주제를 바꿨고.
“ 그래서, ‘Control’의 남은 작업도 끝났고, 존 스필버그 감독도 편집에 들어간 와중에 나를 보자고 한 이유는? ”
강주혁이 마크 헤이스 사장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언뜻 보니 편지봉투 같았다.
“ 이건? ”
그런 편지봉투를 받은 마크 헤이스 사장이 되물은 뒤, 봉투 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종이 가장 상단에는 이런 글자가 적혀 있었다.
-제2회 보이스프로덕션 내부파티 초대장.
하지만 한글로 적혀 있는 탓에 마크 헤이스 사장은 강주혁에게 다시금 시선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 뭐라고 쓰여 있는 건가요? ”
“ 그건 제 회사인 보이스프로덕션이 해마다 여는 내부파티의 초대장입니다. 이건 작년 거죠. ”
“ 내부파티? ”
“ 예. 한국에서 꽤 거대하게 열죠. 작년에는 참석인원만 300명이 넘었습니다. ”
“ 허- 그래요? 그래서? ”
꽤 놀란 눈을 한 마크 헤이스 사장이 들었던 초대장을 내리며 묻자, 주혁이 양손을 모았다.
“ 넷플렉스 측에서 ‘Control’ 관련으로 보내온 보도자료는 받았습니다. ”
“ 음. 그건 10월 말쯤이나 11월 초에 우리와 보이스프로덕션이 거의 동시에 발표해야. ”
“ 그런데요. ”
그쯤 주혁이 마크 헤이스 사장의 말을 잘랐다.
“ 재미없잖아요? ”
“ 재미가 없다니? ”
“ 말 그대롭니다. 그냥 그렇게 보도자료나 언론에 뿌리는 게 심심하다는 거죠. ”
곧, 마크 헤이스 사장의 두 눈에 물음표가 떴고, 강주혁이 앞에 놓인 초대장을 검지로 가리켰다.
“ 우리 내부파티. 슬슬 제3회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거 저랑 같이 해보시겠습니까? ”
“ ······올해 내부파티를 우리 넷플렉스와 합동으로 개최하겠다는 건가요? ”
주혁이 웃었다.
“ 맞습니다. ”
답한 그가 검지로 초대장을 툭툭 찍었다.
“ 보이스프로덕션과 넷플렉스의 합동 내부파티. 장소는 헐리웃. 어마어마한 규모로 열어서, 배우, 감독, 제작사, 기자 등 관련된 모든 이를 초대합니다. ”
“ 그래서? ”
강주혁이 뭘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 거기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Control’ 제작 발표회를 해버리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