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418
외전 (17)
대뜸 협찬을 대달라는 강주혁의 말에 박만욱 사장이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
“ 자동차를 협찬해 달라? 내가 미쳤냐? ”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박만욱 사장은 강주혁과 그다지 좋은 인연을 이어온 것은 아니었으니. 반면, 강주혁의 반응은 초연했다.
“ 음- 어렵다는 겁니까? ”
이어 박만욱 사장의 큰 코에서 콧방귀가 튀어나왔다.
“ 흥! 가능하겠냐?! ”
그런 반응에 주혁은 그저 박만욱 사장의 넙데데한 얼굴을 빤히 바라봤고, 검지로 탁자를 툭툭 두드렸다. 강주혁의 입이 다시 열린 것은 10초 뒤였다.
“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파티에 박만욱 사장님 말고도, 김재황 사장님과 태신식품의 박종설 부사장까지 초대를 제의했습니다. 차야 뭐 해창도 만드니까, 김재황 사장님께 말해도 되겠죠. ”
여기서 소리는 안 들렸지만, 박만욱 사장 마음속에 무언가 꿈틀거렸다.
“ 그 두 명은 간다고 하디? ”
“ 김재황 사장님이야 저와 해외 문화산업을 같이 하고 있으니 당연하고, 태신식품의 박종설 부사장님도 딱히 저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라서요. ”
“ ······ ”
순간 말이 없어진 박만욱 사장. 그리고 그 틈에 강주혁이 끼어들었다.
“ 안타깝긴 하네요. 그래도 차하면 해창보단 현봉이 더 알아주긴 하는데, 다시 여쭤보죠. 진짜 어려우시겠습니까? 분명 말씀드리지만, 이 파티는 올해 헐리웃 이슈 중 가장 크게 터질 겁니다. ”
왜 굳이 강주혁이 그다지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님에도 현봉그룹의 박만욱 사장을 초대하려 하는가? 그 이유는 꽤 심플했다.
‘ 몸집을 최대한 불려야 해. ’
상징성 때문이었다.
현봉은 해창과 더불어 한국 대기업 중 글로벌 기업이었다. 그런 대기업 현봉에서 강주혁이 주최하는 내부파티에 차를 협찬함과 동시에, 실세인 박만욱 사장이 파티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화제성과 더불어, 한국의 여러 대기업이 함께한다는 인상과 상징성을 끌어올 수 있었다.
‘ 넷플렉스에서도 쟁쟁한 인물들을 대거 불러모을 텐데, 밀리면 곤란하지. ’
거기다 김재황 사장이나 박만욱, 박종설 부사장처럼 글로벌 기업 총수들이 끼어들면 외신이나 국내 언론이나 씹고 뜯고 맛볼 키워드가 대폭 늘어날 것이 빤했다.
즉, 화제성을 2~3배까지 빵 터트릴 수 있다는 뜻.
적을 가까이 둘수록 형편에 좋다는 말은 강주혁이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였다. 어쨌든 여러모로 박만욱 사장이 이번 내부파티에 합류하는 것이 강주혁으로서는 상황이 나았다.
“ 박만욱 사장님 입장에서도 그리 나쁜 제안은 아닐 텐데요? 심지어 어려운 일도 아니잖습니까? ”
“ ······ ”
“ 제가 아는 바로는 현봉이 과거 게임구단 사건으로 완벽하게 이미지 회복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해창과 사이 안 좋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죠. 실제로도 안 좋으시고. ”
이어 주혁이 앞에 놓인 물컵을 들어 올리며 직격탄을 던졌다.
“ 거기다 올해 현봉 자동차 실적이 썩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아닙니까? ”
“ 뭠마? ”
“ 그러니까 사장님께서도 잃을 게 없다는 거죠. 차 협찬과 파티에 참석하면 해외서 브랜드 홍보를 함과 동시에 해창과의 불화설과 잘하면 이미지 상승까지 노리실 수 있을 텐데요? ”
여기서부터 박만욱 사장은 혼돈에 빠졌다. 지금 강주혁이 내뱉는 말들에 틀린 소리가 하나 없었기 때문. 심지어.
‘ 해창은 지금 해외 문화산업으로 브랜드파워가 한층 높아졌어. ’
박만욱 사장은 강주혁과 김재황 사장이 진행하는 해외 문화산업을 꽤 인정하는 편이었다. 뭐가 됐든 결과가 엄청났고, 해외서도 충분히 먹히고 있으니까.
그로 인해 해창의 브랜드파워는 더욱 높아졌다.
반면, 현봉그룹은 강주혁의 말처럼 이미지가 최근 좋지 못했다. 올해 부진한 실적이 증거였다. 그래서인지 지금 강주혁에게 설명을 전부 들은 박만욱 사장의 표정이 초반과는 다르게 눈에 띄게 고민에 빠진 얼굴로 변했고.
‘ 그런데 이 내부파티가 강주혁 이 새끼가 말한 것처럼 헐리웃 이슈 중 가장 크게 터질 거라는 보장이 없잖아? ······하지만. ’
다른 사람도 아닌, 했다 하면 국내를 뒤집어 놓는 강주혁이었기에. 이미 강주혁을 몇 번 경험해본 박만욱 사장이었기에 주혁의 말을 무시하기 힘들었다.
바로 이때.
“ 자- 그럼 마지막으로 여쭤보겠습니다. ”
강주혁이 박만욱 사장에게 다시 물었다.
“ 어쩌시겠습니까? 참고로 두 번 제안은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
곧, 박만욱 사장이 어금니를 뿌득 물었다.
이후.
박만욱 사장과의 만남 다음으로 강주혁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와중에 파티 초대 제의를 했던 김재황 사장과 태신식품 박종설 부사장에게서 기별이 왔다.
김재황 사장의 전화가 제일 빨랐다.
“ 시간, 장소 확정되면 최대한 빨리 알려줘. 스케줄을 정리해야 하니까. ”
해창그룹 김재황 사장의 참석은 당연히 확정적이었다. 해외 문화산업의 동업자였고, 핵심인물이었으며 얼굴마담이기도 했으니까.
“ 알겠습니다. 확정되면 가장 빠르게 알려드리죠. 그리고 사장님. ”
“ 음? ”
“ 이번 파티에 참석하시면 재욱이와 계속 붙어 다니시는 게 좋습니다. ”
“ ······사진을 찍히라는 건가? ”
“ 예. 파티에는 국내 기자들도 많겠지만, 외신 기자들도 넘쳐날 겁니다. 대놓고 아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피력하세요. ”
“ 그렇게 하면 그나마 남은 불씨를 완벽하게 꺼트릴 수 있겠군. ”
다음으로 박종설 부사장이 참석 확정을 지었으며 그는 이번 파티 참석에 꽤 욕심을 부렸다.
“ 파티에 쓰이는 다과를 전부 내가 협찬하죠. ”
사실, 박종설 부사장은 서아리 사건 이후 강주혁과 사이가 꽤 좋았고, 최근 빵빵 터지는 해외 문화산업에 끼고 싶어했다.
“ 그래서 우리 태신이 어디 투자할 구멍이 없겠어요? ”
그리고 마지막 연락은.
“ 필요한 차량 수, 적당히 추려서 보내. 도박 한번 해본다. ”
박만욱 사장이었다.
와중에 제3회 내부파티 관련은 막힘없이 착착 진행됐다. 당연했다. 보이스프로덕션 본사 마케팅팀과 홍보팀 그리고 넷플렉스 마케팅팀과 홍보팀이 달라붙었으니까.
“ 넷플렉스 쪽이나 우리 쪽이나 서로 컨셉을 몇 가지 내놓기로 했는데, 저희는 영화제 컨셉으로 가보면 어떨까 싶어요. ”
물론, 보고를 받는 것은 강주혁이 아닌, 박찬규 임시 사장이었고.
“ 영화제? ”
“ 네. 아무래도 모이는 두 기업이 영화와 관련이 깊고, 강주혁 사장님이 말씀하셨던 자유분방한 트렌드에 영화제를 접목하는 거죠. ”
“ 아예 대놓고 포토존을 세우고, 참석하는 인물 누구나 턱시도나 드레스를 입히겠다? ”
어쨌든.
“ 대신에 진짜 영화제보다는 루프탑 파티처럼 보이게 한다면 신선할 것 같아요. ”
10월 초부터 내부파티의 윤곽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했다.
일주일 뒤, 10월 중순. 미국 베벌리 힐튼 호텔.
미국에 있는 베벌리 힐튼 호텔은 꽤 유명한 호텔이었다. 그리고 그 베벌리 힐튼 호텔 안에 있는 대형 연회장에 남자 두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 크네요. ”
한 명은 풀 정장의 강주혁이었고.
“ 글쎄, 이곳도 작을지 몰라서 야외에도 공간을 따로 마련할 생각이에요. ”
남은 한 명은 넷플렉스 마크 헤이스 사장이었다. 어쨌든 이번 내부파티를 합동으로 진행하기로 한 사장 두 명은 한창 내부 리모델링이 한창인 연회장을 거닐며 대화를 이어갔다.
시작은 연회장 한쪽을 검지로 찍은 마크 헤이스 사장.
“ 보이스프로덕션 마케팅팀의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아요. ”
“ 아- 연회장 중 한 섹션에 우리 보이스프로덕션과 넷플렉스 영화 틀어주는 거요? ”
“ 예. 여러모로 결정된 영화제 컨셉 분위기가 살 것 같아요. ”
이들이 걷는 베벌리 힐튼 호텔의 대형 연회장은 보이스프로덕션이 내부파티를 주로 여는 한국의 해창호텔의 연회장보다 약 1.5배 정도 커 보였다.
사람을 채우면 500명은 너끈히 채워질 크기.
그런 연회장을 강주혁과 마크 헤이스 사장은 약 30분 정도 거닐었고, 다시금 입구 쪽으로 돌아온 두 남자 중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댄디한 마크 헤이스 사장이 미소지었다.
“ 합동 내부파티 장소로는 어떤 것 같아요? ”
“ 이견은 없습니다. 베벌리 힐튼 호텔. 워낙에 이런 대형 파티에는 자주 이용되는 곳이니까요. ”
“ 익숙한 곳을 골랐어요. ”
이렇게 넷플렉스와 함께할 내부파티 장소는 베벌리 힐튼 호텔로 정해졌다. 이어 연회장을 나온 주혁이 문 앞에서 검지로 바닥을 찍었다.
“ 레드카펫도 깔아버리죠. ”
“ 음- 확실히 레드카펫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느낌 자체가 다르니까. ”
“ 그렇죠? 레드카펫은 신기하죠. 일단, 레드카펫이 깔리면 그 위를 걷는 사람이 누구든 기세가 달라지니까. ”
“ 하하. 배우로서 경험담입니까? ”
“ 뭐, 비슷합니다. ”
픽 웃으며 답한 주혁의 얼굴을 빤히 보던 마크 헤이스 사장이 다시 물었다.
“ 당신은 참 신기한 사람이네요. 촬영장에서는 그냥 배우로 보이는데, 이렇게 보면 또 영락없는 사업가 같기도 하고. ”
“ 둘 다 제 직업입니다만? ”
“ 마스크가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는 겁니다. ”
이어 강주혁이나 마크 헤이스 사장이 베벌리 힐튼 호텔 로비를 빠져나왔다. 앞쪽에 동그란 화단에 커다란 조형물이 눈에 띄는 호텔 입구에서 차를 기다리던 때, 주혁이 마크 헤이스 사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 일시와 시간 확정은. ”
“ 음- 존 스필버그 감독 편집 속도에 따라 달라지겠죠. ”
“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
“ 70% 정도. ”
8월에 시작한 ‘Control’의 후반 작업. 10월인 지금까지 약 3달 만에 70%의 까지 진행됐다는 것은 속도가 상당히 빠름을 뜻했다.
“ 그렇군요. ”
어쨌든 고개를 끄덕인 주혁이 시선을 다시금 앞쪽, 동그란 조형물에 옮기며 툭 말을 뱉었다.
“ 그나저나 사장님. 사장님은 이번 3회 내부파티가 끝나고, 내년에도 같이 하실 의향이 있습니까? ”
“ ······내년까지? ”
“ 네. 만약, 이건 진짜 만약이지만. ‘컨트롤’이 잘되고 우리 보이스프로덕션의 해외 문화산업이 계속 성장한다면. 이 내부파티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쓸모가 크지 않겠어요? ”
“ 흠- ”
주혁의 말에 마크 헤이스 사장이 순간 말이 없어졌다. 그저 깔끔하게 맨 넥타이를 바로 잡을 뿐. 그런 그를 보며 주혁이 속으로 읊조렸고.
‘ 계산기를 두드리는 거겠지. 뭐, 급할 건 없어. 여기선 그냥 떡밥만 뿌리고 빠지면 돼. ’
곧바로 주제를 바꿨다.
“ 생각해보시고 알려주세요. ”
그때.
-끼익.
같이 타고 왔던 마크 헤이스 사장의 검은색 고급 세단이 도착했다. 덕분에 대기하고 있던 호텔 직원이 차 문을 열었고, 뒷좌석에 차례로 강주혁과 마크 헤이스 사장이 탔다.
두 남자가 타자마자, 운전기사가 차를 출발시켰고 그 틈에 주혁이 다리 꼬며 입을 열었다.
“ 파티 관련 확정은 ‘컨트롤’ 편집에 따라 바뀐다 치고, 이 합동 내부파티 소식은 언론에 슬슬 흘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 ”
말을 들은 마크 헤이스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고.
“ 그건 나도 동의해요. ”
강주혁이 핸드폰을 꺼내며 결론을 던졌다.
“ 그럼 더 끌 것 없이 내일부터 뿌리죠. ”
다음 날.
외신과 국내에 거의 동시에 한 가지 소식이 쏘아졌다.
『[공식] 보이스프로덕션 측 “ 올해 내부파티는 넷플렉스와 합동으로 연다”』
이 소식은 ‘강주혁 마케팅 먹튀’, ‘강주혁 빤스런’등, 안 그래도 강주혁이란 이름이 용광로처럼 뜨거운 와중이었기에 전체적으로 퍼지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보이스프로덕션 사이즈 보소? 넷플렉스랑?
-?????갑자기 넷플렉스??
-넷플렉스가 보이스프로덕션이랑 친한가?? 좀 신기하다.
여론의 반응은 상극. 원래도 꽤 유명했던 보이스프로덕션의 내부파티를 넷플렉스와 한다는 것에 놀람을 금치 못하는 쪽과 오히려 욕하는 쪽.
-강주혁…해명 없이 사업만 존나 진행하는 것 보소….
-이건 또 놀랍긴 한데, 보이스프로덕션은 강주혁 빤스런부터 얘기해줘야 되지 않냐?
-딱 보니까, 강주혁 사퇴해놓고 뒤에서 보이스프로덕션 조종하는 듯.
-강트맨? ㄴㄴ 강스런!
와중에 보이스프로덕션이 쏘아 올린 기사를 확인한, 후덕한 디쓰패치 연예부 편집장이 미리 준비해놓은 종이 한 장을 기자 한 명에게 내밀었고.
“ 이대로 기사 올려. ”
받은 종이의 내용을 확인한 기자 두 눈을 끔뻑였다.
“ 어······편집장님 이거 확실한 겁니까? ”
“ 왜? ”
“ 아니, 넷플렉스랑 합동 파티한다는 거, 방금 터졌는데요? ”
기자가 보는 종이에는 이런 제목이 적혀 있었다.
『[공식]넷플렉스와 합동 파티한다는 보이스프로덕션, 장소는 해외 파티 장소로 유명한 ‘베벌리 힐튼 호텔’!』
기자는 방금 터진 소식임에도 장소까지 알고 있는 편집장에 의문을 가진 것.
반면.
“ 괜찮아. ”
후덕한 디쓰패치 편집장은 당황한 기자의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
“ 강주혁이랑 다 얘기된 거니까, 편하게 쏴. ”
몇 주 뒤, 11월 초. 해창전자 사장실.
이른 아침에 출근한 김재황 사장이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소파에 몸을 던지며 담배를 꺼냈다. 그의 비서가 보고를 위해 들어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 사장님. ”
“ 그래. ”
“ 오늘 오전에 도착했습니다. ”
들어온 비서가 여러 보고서와 함께 작은 편지봉투를 김재황 사장에게 내밀었다. 덕분에 방금 담배에 불을 붙인 김재황 사장이 익숙지 않은 편지봉투를 집어, 내용을 확인했다. 초대장이었다.
-초대장.
-제3회 보이스프로덕션X넷플렉스 내부파티.
“ 확정됐군. ”
짧게 읊조리며 미소지은 그가 물었던 담배를 재떨이에 대충 구기며 비서에게 말했다.
“ 11월 20일에 무슨 스케줄이 있지? 아니다. 그냥 19일부터 21일까지 스케줄 싹 비워. ”
11월 초, 내부파티의 공식적인 초대장이 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