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419
외전 (18)
11월 10일경부터 내부파티 초대장이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했다. 포대장을 받는 곳은 많았다. 보이스프로덕션, 강주혁과 연이 닿는 곳에는 모두.
오프라인, 온라인 할 것 없이 뿌려졌다.
대기업 해창, 현봉, 태신은 물론이고, 보이스프로덕션 덕에 제작사 2위로 추락한, 과거 강주혁과 전쟁을 치렀었던 MV e&m 포함.
“ 사장님. 보이스프로덕션에서 초대장이······ ”
“ 우리한테도 초대장을 보내? 어이가 없구만? ”
국내 대형·중형 영화사, 제작사, 배급사들. 그리고 MBS 드라마국의 이동남 국장과.
“ 진짜 넷플렉스와 합동으로 파티를? 나 참. 강주혁 그 친구 얼마나 더 클지 가늠도 안 되네. 그보다 음- 총인원 3명까지라······김CP!! ”
“ 예! 국장님. ”
“ 박 PD가 장주연 캐스팅 얘기하지 않았었어? ”
“ 그렇죠. 지금 조율 중이라고. ”
“ 걔한테 얘기해서 짐 싸! ”
“ 예? 짐이요? ”
“ 미국 갔다 오자. ”
KBC, SBC 3사 공중파, 종편, 케이블 포함, 전체 방송국.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언론사 디쓰패치.
“ 이번 보이스프로덕션 내부파티는 나랑 대식이랑 도형이! 이렇게 간다! 마음 단단히 먹자고. ”
“ 마음을 단단히 먹어요? 아니, 그냥 파티나 즐기고 오면 되는 거 아닙니까? ”
“ 아니. 일전에 강주혁을 한번 봤는데, 뭔가 이번 내부파티. 심상치 않아. ”
디쓰패치와 동급으로 취급하는 국내 대형 언론사들과 중형 언론사들. 추가로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연예인들과 직원들 등등.
초대장 수백 장이 뿌려졌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원이 초대됐으며, 초대장이 뿌려지는 와중에 시간은 착착 흘러, 11월 18일을 가리켰다. 날씨는 어느새 차갑다고 말할 정도의 쌀쌀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었으며 넷플렉스와 합동으로 여는 내부파티가 이틀 남은 상황.
강주혁은 미국에 있었다.
18일 금요일 아침. 강주혁이 묵는 호텔 로비에 갈색 경량패딩을 입은 황실장이 시간을 확인하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보였다.
“ ······슬슬 내려오실 때가. ”
그때.
“ 황실장님. ”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강주혁이 정장 재킷을 한 손에 쥔 채, 걸어왔다.
“ 아, 사장님. 바로 출발하시죠. 시간이 좀 빠듯합니다. ”
“ 그래요? ”
“ 예. ”
이어 황실장과 나란히 호텔 입구 쪽으로 걷던 주혁이 웃으며 읊조렸다.
“ 그럼 바로 가죠. 제작 발표회 리허설 하러. ”
이틀 뒤, 11월 20일 오후. 베벌리 힐튼 호텔.
내부파티 당일. 파티의 정식 시작 시각은 오후 7시였지만, 5시인 지금 상황에 내부파티가 열릴 연회장부터 입구까지 깔린 레드카펫에는 적어도 2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서로 엉켜 있었다.
덕분에 무척 요란스러웠다.
깔린 레드카펫은 보통의 영화제에서 깔리는 길이보다는 짧았지만, 그 주변에 쳐진 줄 펜스를 감싸는 기자들은 더욱 많았다.
어쨌든.
모인 기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머리통만 한 카메라를 들고 있더나, 아예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리는 등 전투력이 높아 보였다.
문제는.
“ 야야! 밀지 마!! ”
“ 헤이! 흥분하지 말라고! ”
“ ······이 새끼가 지금 뭐라는 거야? ”
“ 지금 당신 나한테 욕했어?! ”
한국 기자들과 외국인 기자들이 한데 엉켜 있었기에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재밌는 상황이 연출 됐고.
“ 아오- 썅! 말이 안 통하니까, 개답답하네! ”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퍼졌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 왜 전부 턱시도를 입고 있는 거지? ”
“ 그, 글쎄? ”
파티에 정식으로 초대장을 받고 온 기자들은 죄다 턱시도를 입고 있다는 것. 이 수백의 기자 중에는 정식으로 초대된 기자들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기자들도 많았지만, 입은 복장으로 판단 가능했다. 초대된 기자들은 턱시도를 입고 있었고, 그렇지 못한 기자들은 평상복이었다.
어쨌든 하나 확실한 점은 모인 기자들 모두 굉장히 열정적이라는 것,
와중에.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점부터 배우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 엠마!! 엠마 메이!! 이쪽! 이쪽 좀 봐주세요!! ”
“ 엠마? 그 엠마 메이? 어디??! ”
“ 저기!! 저기 리무진에 엠마메이! ”
차 두 대를 합쳐놓은 듯한, 길쭉한 검은색 리무진에서 내린 헐리웃 여배우 엠마 메이부터.
“ 크리스! 헤이!! 크리스!! ”
턱시도를 입었음에도 근육이 보이는 듯한 크리스 햄톰슨.
“ ······아! 저기 하정훈이다. ”
“ 어? 하정훈? 어디? 아! 맞네! ”
“ 크크. 계속 헐리웃 배우만 보다가 우리나라 배우 보니까, 왜 이렇게 반갑냐? 응? 근데 같이 내리는 여자는 강···하진인데? ”
“ 조합 묘하네? ”
방금 같은 차에서 내린 하정훈과 하정훈의 팔짱을 낀 강하진 등. 5시 30분부터는 헐리웃 배우와 국내 스타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 조이!! 조이!!! ”
“ 모건~!! 헤이 모건!! ”
덕분인지.
-파파파파파팍!
-파파파파파파팍!!
헐리웃이나 국내 할 것 없이 스타들이 도착할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는 미친 듯이 터졌고.
“ 여기!! 여기 좀 봐주세요!! ”
“ 팬들에게 손 한번 흔들어 주세요!!! ”
모인 기자들이 고함을 질러댔다. 그런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정식 영화제보다는 짧은 레드카펫 위를 초대된 모든 이가 런웨이 삼아 천천히 걸었다.
와중에 방금 지나간 하정훈과 강하진을 찍어대던 기자 한 명이 픽 웃었고.
“ 야- 이거 진짜 파티가 아니라, 영화제 같은데? ”
옆에 선 기자가 공감했다.
“ 그러게. 파티라고 말 안 하면 다들 영화제로 보겠네. ”
외국인 기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 오- 뭔가 참석하는 배우들 급도 그렇고, 이 파티 내년에도 한다면 또 올만 해. ”
“ 계속 이 정도 급만 온다 하면 참석 인원이 영화제랑 다를 게 없겠는데? ”
“ 하하하. 그러게. 연말 영화제들 시작 전 전야제 같은 건가? ”
벌써 어떠한 상징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약 1시간 뒤.
오후 6시가 넘은 시각, 이제 파티의 정식 시작까지는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 덕분인지 도착해서 연회장부터 들어갔었던 기자들까지 입구 쪽 레드카펫과 로비 앞에 비치된 포토존에 몰리면서, 인파는 더욱 인산인해였다.
더군다나 파티시간이 임박해짐에 따라 더욱 엄청난 인물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 김재황 사장님!! 아드님과 손 한번 흔들어 주세요!! ”
“ 저 사람이 해창의 김재황 사장이야? ”
“ 김재욱군! 아버님과 파티 온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깔끔하게 턱시도를 입은 해창의 김재황 사장과 김재욱의 등장에 국내 기자들은 당연히 미친 듯이 셔터를 눌러댔고, 외국인 기자들도 얼굴은 처음 봤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플래시를 터트렸다.
물론, 이들이 끝은 아니었다.
“ 박만욱?! 현봉 박만욱이 왔어?! ”
“ 몰랐냐? 현봉에서 이번 보이스프로덕션 내부파티에 차 협찬했다고 하던데? ”
“ 아아! 그래서 애들이 타고 오는 차 대부분이 현봉차가 많았구만? 난 왜 현봉차 타고 오는가 했지! ”
현봉 박만욱 사장부터.
“ 박종설 부사장님!! 이쪽 한 번 봐주세요!! ”
태신식품 박종설 부사장, 해외 유명 영화사 무비마운틴 픽쳐스 중책들, 이들과 버금가는 영화사의 높으신 인물들, 최근 헐리웃서 성공한 영화 ‘the perfect wall’로 영향력을 다시금 확인 중인 스티븐 베이 감독 및 유명 감독, 감독들과 함께 또는 따로 등장하는 헐리웃과 국내 유명 배우들, 영화계 셀럽들 등등.
6시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별들 천지였다.
평소 어디서 만나든 대중들의 눈길을 끄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함에, 레드카펫에 번개 치듯 쉴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렇게 미친 듯이 플래시를 터트려도 기자들은 부족해 보였다.
따라서 기자들은 국내, 헐리웃 할 것 없이 엄청난 인물들이 입장할 때마다 고성에 가까운 질문세례를 멈추고, 사진 찍는 데에 집중했다.
이어 약 10분 뒤.
“ 도차악!! ”
파티 시작까지 20분 남은 상황에 현봉차에서 협찬해준 고급 세단에서 강하영이 폴짝 뛰어내렸다. 그녀는 검은색 숏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그녀가 내린 뒤에 턱시도를 입은 정진훈이 따라 내렸다.
“ 오빠! 빨리 여기 서봐! ”
“ 어? 어어. ”
그런데 이상하게도 강하영이 핸드폰에 대고 소리쳤다.
“ 여러분! 잘 보이세요?!! ”
강하영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왼손으로 정진훈과 팔짱을 꼈고, 오른손에는 핸드폰 달린 셀카봉으로 자신을 비추고 있었다.
“ 저희 방금 베벌리 힐튼 호텔에 도착했어요! 오빠 인사인사! ”
“ 안녕하세요~ 잘 보이시려나? ”
강하영은 개인 SNS에서 실시간 방송 중이었다. 지금 강하영의 실시간 방송을 보는 인원은 만 명이 넘어가고 있었고, 그만큼 셀카봉 끝에 달린 그녀의 핸드폰에 박히는 채팅은 하나하나 읽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었다.
-헐….사람 봐!!
-언니! 예뻐요!! 오늘 드레스 완전 찰떡!
-ㅋㅋㅋㅋㅋㅋ겁나 신났네?
-기자들 몇 명이나 몰린거여? 한 300명은 돼 보이는데?
-헐리웃 배우들 좀 보여주센!!!!
-나도 가고싶ㅠㅠㅠㅠㅠ
-지금 반짝이는 거 카메라 플래시임???
그런 핸드폰에 대고 손 흔들던 강하영이, 들고 있던 셀카봉과 함께 제자리서 한 바퀴 빙 돌며 미쳐 돌아가는 레드카펫을 생중계했다.
그때 기자들의 고함이 침투했고.
“ 강하영씨!!! 진훈씨와 포즈 좀 잡아주세요!! ”
“ 두 분 잘 어울리십니다!! ”
“ 이쪽도 좀 봐주세요!!! 하영씨!! ”
정진훈이 강하영의 어깨를 톡 쳤다.
“ 슬슬 들어가자, 하영아. ”
“ 응! ”
답한 강하영이 여전히 한 손에 셀카봉을 든 채로, 정진훈과 레드카펫 위를 천천히 걸을 때였다. 그녀의 핸드폰 채팅창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언뜻 보면 지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와 속도가 비슷했고.
-언니!!! 저 뒤에 지금 내리는 사람 좀!!
-뒤에 남자 강주혁 아님?
-헐? 진짜 강주혁?
-지금 차에서 내린 남자 강주혁 맞는 듯.
-ㅠㅠㅠㅠㅠ하영 언니 뒤에 강주혁!!
-옼ㅋㅋㅋㅋㅋㅋ빤스런 강주혁 실물 영접ㅋㅋㅋㅋ
-아ㅡㅡ 빤스런 뭐 이딴 것 좀 쓰지 마라, 위에 벤점여.
-ㅋㅋㅋㅋㅋ쉴드오지네?
-강트맨 아니죠? 강스런!
-멈춰!! 언니!! 멈추라고!! 강주혁 좀 자세히 보여주세요 제바류ㅠㅠㅠㅠㅠㅠ
-멀리 있는데도 여전한 피지컬…….개쩌네…..
갑작스레 강주혁의 이름으로 요동치는 채팅을 뒤늦게 확인한 강하영이 레드카펫 중간쯤에서 멈췄고.
“ 어?! 사장님 보인다고요?!! ”
핸드폰에 대고 물음을 던진 그녀가 몸을 휙 돌렸다. 가장 먼저 강하영의 눈에 보인 것은 끝쪽에 섰던 기자들이 한 방향으로 쏠려있는 모습이었고, 그다음으로.
“ 오빠! 사장님이다! ”
검은색 고급 세단에서 방금 내린 듯 보이는 강주혁이 보였다. 간만에 앞머리를 뒤로 넘긴 강주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깔끔한 턱시도였다.
그런 강주혁을 발견한 강하영이 정진훈의 팔뚝을 잡아끌며 주혁에게 외쳤고.
“ 사장님!!! ”
한창 기자들에게 손 흔들던 강주혁의 시선이 강하영에게 닿았다.
“ 하영씨. ”
작게 그녀의 이름을 부른 주혁이 미소지으며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던졌다.
바로 그때.
-스윽.
강주혁 뒤에 서 있던 고급 세단에서 늙은 외국인 남자가 추가로 내렸다. 곧, 그의 얼굴을 알아본 강하영이 주혁에게 뛰다 우뚝 멈췄고.
“ 어?!! ”
지금 모든 상황이 실시간 생중계 중인 그녀의 핸드폰은 또다시 난리 났고.
-저 할배, 존 스필버그 감독 아님?
엄청난 채팅이 박히기 시작했다.
-존 스필버그 감독이 왜 강주혁이랑 같이 온 거임? 같이 올 정도로 친함?
몇십 분 뒤.
공식적인 레드카펫 행사와 포토타임이 끝나고, 보이스프로덕션X넷플렉스 내부파티가 7시 20분 정식적으로 시작됐다.
따라서 연회장에 모인 인파는 엄청났다.
파티가 진행되는 베벌리 힐튼 호텔 대형 연회장의 모습은 딱 반으로 잘라, 앞쪽은 스탠딩 구역이었고 뒤쪽은 원형 탁자와 의자들이 놓여 있는 모습.
분위기는 꽤 자유분방했다.
한 손에 샴페인이 담긴 잔을 들고 스텐딩 구역인 앞쪽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본격적으로 앉아서 파티를 즐기거나, 모두 각양각색. 턱시도와 드레스의 향연.
와중 정식으로 초대받은 기자들은.
“ 워- 이렇게 섞어놓고 보니까, 또 장관이네. ”
“ 그러게. 이런 그림 보기 흔치 않은데. ”
“ 입 털 시간 있으면 사진이나 찍어! ”
연회장 중앙이 아닌, 거의 외곽 쪽에서 헐리웃 유명 인사들과 국내 유명 인사들이 한데 엮여 있는 모습을 사진찍기 바빴다.
장면이 신기하긴 했다.
외국인들과 동양인들이 한 장소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파티를 즐기는 장면은 흔치 않았으니까.
바로 그때였다.
“ 어?! 저기 뭐 설치하는데? ”
연회장에 대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기자 한 명이 검지로 앞쪽 단상을 가리켰다. 덕분에 그의 주변에 있던 기자들의 시선도 모두 앞으로 향했고.
“ 그러네? 뭘 설치하는 거지? ”
곧, 파티에 참석한 모든 이의 시선 역시 앞쪽으로 향했다. 대형 연회장 정면 단상에 파티를 진행하는 직원들이, 흰색 커버가 씌워진 책상과 의자를 세팅하기 바쁘게 시작했다.
그 모습에 파티를 즐기던 모든 이가 웅성거렸고, 세팅되는 모습을 보던 기자 한 명이 작게 읊조렸다.
“ 책상, 의자 세팅되는 구도가······뭔 기자회견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