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420
외전 (19)
난데없이 연회장 단상에 파티를 진행하는 직원들이 바쁘게 책상과 의자를 세팅하는 모습에, 파티를 즐기던 모든 이의 두 눈에 물음표가 띄워졌다.
스탠딩 구역 뒤쪽으로 원형 탁자에 둘러앉아 있던, 세팅된 과자를 씹던 헐리웃 배우들도.
“ 어? 제인. 이 과자 맛있는데? ”
“ 한국 과자도 먹을 만하더라, 난 인터넷으로 자주 주문하거든. ”
“ ······저기 좀 봐. 뭔가 할 모양인데? ”
“ 응? 그러네? 뭐 하려고 자리 세팅하는 거지? ”
스탠딩 구역에서 방금까지 신명 나게 대화를 나누던 감독들, 유명 영화사 간부들.
“ 뭘 하려는 걸까요, 뭔가 준비 중인데? ”
“ 글쎄, 들은 건 없어요. ”
“ 하하하, 레크레이션이라도 할 작정인가? ”
연회장 외곽 쪽에 자리 잡고 있던 한국의 언론사 디쓰패치 포함.
“ 슬슬 자리 옮기자, 뭔가 터질 것 같다. ”
“ 그러게요? 저렇게 놓고 보니 뭔 기자회견이라도 할 모양인가? ”
“ 뭐가 됐든 심상치 않아. 다른 놈들 눈치채고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자리 잡자고. ”
파티에 초대된 국내 기자들과 외신 기자들 등등. 예고도 없이 정면 단상에 세팅되고 있는 책상과 의자에, 파티를 즐기던 수백의 셀럽들과 배우, 기자 등등이 모두 의아해하는 상황.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가늠하는 인물은 딱 두 명이었다.
간만에 깔끔한 턱시도를 입은 추민재 이사.
“ 슬슬- 시작하려나? ”
그의 옆에서 은색 드레스를 정돈하며 미소짓는 홍혜수 이사.
“ 그런가 봐. 끝날 즈음 할 줄 알았는데, 파티 시작하자마자 쏘는데? ”
이 두 명을 제외하고는 보이스프로덕션의 박찬규 임시 사장이나 간부들 모두 고개를 갸웃했다. 소속 배우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 뭐야 저거? ”
한 테이블에 모여 있던 강하영, 강하진, 정진훈 그리고 하정훈 등. 특히 하정훈은 꽤 흥미 섞인 얼굴로 읊조렸다.
“ 또 무슨 짓거리를 하려고······ ”
그 순간.
책상과 의자가 세팅되고 있는 단상 뒤쪽에 걸려 있던 대형 스크린에 넷플렉스 로고가 쏴졌고.
-파팍!
단상 주변에 서 있던 넷플렉스의 사장 마크 헤이스가 체크 정장 재킷을 여유롭게 여미며 단상에 올랐다.
따라서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고.
그런 상황에 세팅이 완료된 자리 첫 번째에 앉은 마크 헤이스 사장이, 댄디한 미소를 지으며 책상 위에 올려진 마이크를 당겼다.
“ 안녕하세요, 마크 헤이스입니다. 다들 즐기는 와중에 한가지 발표할 것이 있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Control’의 제작 발표회가 시작됐다.
약 10분 뒤.
마크 헤이스 사장이 단상에 오른 뒤로, 내부파티가 열린 연회장 내부는 꽤 부산스러워졌다. 그런 분위기를 먼저 단상에 오른 마크 헤이스 사장이 정돈했다.
“ 막상 이렇게 앞에 서니 좀 떨리네요. ”
얼추 정돈된 분위기에 마크 헤이스 사장이 농담을 던지는 상황쯤에는, 밖이나 화장실 등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연회장으로 모였다.
그리고 뭔가 낌새를 눈치챈, 외곽에 분포돼있던 기자들이 어느새 단상과 가장 가까이 서 있었다. 그쯤.
“ ······ ”
흰색 커버가 깔린, 일자로 세팅된 책상 가장 첫 번째에 앉은 마크 헤이스 사장이 연회장 내부 분위기를 말없이 전체적으로 한번 훑은 뒤, 앞에 놓인 마이크를 더 가까이 당겼다.
“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잠시만 들어주세요. ”
이어 말을 잠시 멈춘 마크 헤이스 사장이 등 뒤에 걸린 스크린에 쏴지고 있는 넷플렉스 로고를 엄지로 찍었고.
“ 사실, 우리 넷플렉스는 올해 꽤 비밀스러운 프로젝트 작품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
찍었던 손을 다시 복귀시킨 그가 입꼬리를 올렸다.
“ 그리고 그 작품이 저번 주에 모든 후반 작업. 즉, 편집을 최종적으로 마쳤습니다. 이제 개봉만 남았습니다. ”
바로 여기서 파티에 초대됐던 무비 마운틴 픽쳐스 포함, 여러 헐리웃 유명 영화사 간부들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 개봉? 개봉이라니? ”
“ ······플랫폼 ‘런칭’이 아니라, ‘개봉’을 시킨다? ”
“ 그러니까 넷플렉스 플랫폼이 아니라, 영화관에 걸겠다는 건가? ”
“ 지금까지는 그렇게 들리네요. ”
“ 어쩐지······올해 넷플렉스가 좀 조용하긴 했어. ”
이때.
“ 자- 그럼. ”
마크 헤이스 사장이 마이크에 대고, 목소리 크기를 키웠다.
“ 이번 프로젝트를 맡아주신 감독을 소개합니다! ”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크 헤이스 사장에게 시선을 집중하던 모든 이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혹시 주변에 있나? 싶어서였고.
“ 존 스필버그 감독. 올라오세요. ”
마크 헤이스 사장의 입에서 감독 이름이 호명됐다. 곧,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 뭐? 누구? ”
“ 어딨지? 존 스필버그 감독 지금 어딨어? ”
“ 존 스필버그 감독이라고 했나 방금? ”
그런 부산스러운 상황에 한 늙은 외국인 남자가 움직였다. 워낙에 마른 탓에 입은 턱시도가 움직일 때마다 풀럭거리는 존 스필버그 감독.
-스윽.
그가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마크 헤이스 사장 옆자리에 앉았고, 코끝에 걸친 안경을 한번 당겨쓰며 마이크를 집었다.
“ 안녕하세요. ”
존 스필버그 감독이 단상에 세팅된 자리 중 두 번째를 차지하자, 공기가 일순 바뀌었다. 말로 듣는 것과 실물을 직접 보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으니.
“ 넷플렉스와 존 스필버그 감독이 합쳤다고? 아니, 왜? ”
이어 존 스필버그 감독을 보며 모두가 수군거렸다. 단상과 가까운 곳에 서 있는 기자들은 물론이고, 특히나 헐리웃 영화계 배우나 관계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 존 스필버그 감독 쉬고 있던 거 아니었나? 차기작 기사도 최근에 떴잖아?! ”
“ 그게 문제가 아니라······지금 헐리웃 거장 감독 중 으뜸으로 치는 존 스필버그 감독이 넷플렉스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게 포인트잖아요. ”
“ 대체 무슨 짓을 벌이는 거야? ”
그러거나 말거나 존 스필버그 감독은 단상에 올라올 때의 무표정 그대로 말을 이었다.
“ 이번 넷플렉스와 같이 한 작품이 방금도 말씀드렸다시피, 편집까지 끝났습니다. 아무 문제 없이 완료되어 기쁩니다. 어- 이 작품은 나에게나 넷플렉스 모두에게 도전이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대대적으로 발표할지는 몰랐지만. ”
분명, 존 스필버그 감독의 마지막 말은 약간의 농담 식이었지만.
“ ······ ”
“ ······ ”
장내는 그야말로 싸늘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조용했다. 덕분에 짧게 헛기침한 존 스필버그 감독이 약간의 파마기가 섞인 흰 머리를 쓸어넘기며 입을 다시 열었다.
“ 영화 제목은 ‘Control’, 각본·감독은 모두 제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전체 배우 캐스팅 자체도 비밀리에 진행했고, 오늘 이 자리에 출연 배우가 모두 참석해 있습니다. ”
존 스필버그 감독의 발표에 또다시 연회장이 술렁거렸다.
“ 다 와있다고? ”
“ 누가 참여한 거지? ”
마치 수많은 인파 속에 숨어 있는 도둑을 찾듯, 모인 사람들이 자신의 왼쪽과 오른쪽을 두리번거렸다. 그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한 것은 다시 존 스필버그 감독.
“ 먼저, 주인공 루이스를 맡아준 남주부터 소개하겠습니다. ”
말을 마친 존 스필버그 감독이 잠시 뜸을 들였다. 마치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듯. 와중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은 죄다 연회장 여기저기 분포돼있는 헐리웃 배우들에게 박혀 있었다.
“ 크리스, 혹시 너야? ”
평소 낙천적으로 유명한 크리스 햄톰슨이나.
“ 그럴 리가. 나도 지금 좀 놀랐다고. ”
“ 그래? 그럼 누구지? ”
“ 조쉬 아니야? 조쉬가 평소 존 스필버그 감독과 친하다고 들었는데? ”
“ 라이언! 라이언 너지?! 네가 이런 파티 온 것부터가 이상하긴 했어! ”
내부파티에 참석한 수많은 헐리웃 남자 배우들에게 시선이 던져졌다. 와중에.
“ 누굴까?! ”
한곳에 모여 있던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배우 중, 강하영이 초콜릿 발린 과자를 연신 입에 넣으며 주변을 훑었고.
“ 솔직히 후보 너무 많다! 헐리웃 스타들이 한 둘이어야지! 그치 하진아? ”
“ 응. ”
긴 머리끝에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넣은 강하진이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강주혁에게 물었다.
“ 사장님은 아세요? ”
그러자 같은 탁자에 앉아 있던 김건욱이나 하정훈.
“ 맞아, 형은 뭐 알겠네. ”
“ 그래, 넷플렉스랑 이런 내부파티도 진행할 정도면 뭐 좀 아는 게 있을 거 아니냐? 크리스 맞지? ”
류진주, 정혜인, 헤나와 서아리.
“ 딱 표정 보니까······강주혁 너는 뭐 알고 있는 것 같은데? ”
“ 사장님! 뭐 아세요?! ”
“ 궁금하다! 누구누구 출연했는지 살짝만 알려주시면 안 돼요? ”
그리고 뒤쪽 테이블 김재황 사장과 같이 앉은 김재욱 등.
“ 저 영화에 투자하긴 했는데······재욱아, 너는 뭐 알고 있냐? ”
“ 아니요. 사장님이 워낙에 비밀이 많으셔서. ”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배우들의 시선은 죄다 다리 꼬고 있는 강주혁에게 던져졌다. 어쨌든 모두 딴 세상 이야기처럼 반응하며 강주혁에게 대답을 갈구했다.
반면, 연회장에 모인 이들은 보이스프로덕션 쪽을 신경 쓰지도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 ······ ”
-스윽.
강주혁이 미소지으며 말없이 자리서 일어났다. 덕분에 강주혁을 쳐다보던 강하진이 고개를 올리며 주혁을 불렀고.
“ 사장님? ”
방금 꿀 발린 과자를 집은 강하영이 천연덕스럽게 외쳤다.
“ 화장실 가시게요?! 저도 같이 가요! ”
그러나 강주혁은 고개만 돌려,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전체 배우들을 한번 훑은 뒤, 단상 쪽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뚜벅, 뚜벅.
그 모습에 미간을 살짝 찌푸린 정혜인이 읊조렸고.
“ 쟤 어디가? ”
느렸지만, 목적지는 확실한 강주혁이 풀었던 정장 재킷을 여미며 몰린 사람들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 죄송합니다, 잠시 지나가겠습니다. ”
그 모습을 가장 먼저 캐치한 것은 디쓰패치 편집장이었고.
“ 찍어. ”
“ 예? ”
“ 강주혁 찍으라고. ”
이어 다른 기자들도 움직이고 있는 강주혁을 따라 시선이 움직였다.
“ 강주혁이 가는데? ”
“ 아니겠지······서, 설마. ”
그러거나 말거나 단상 쪽으로 걷는 강주혁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뚜벅, 뚜벅.
강주혁이 단상에 다다랐을 때쯤엔 기자들은 물론이거니와 파티에 참석한 수백 명의 시선이 꽂혀있었다.
바로 그쯤에 강주혁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존 스필버그 감독의 목소리가 울렸다.
“ 우리 영화 ‘Control’의 루이스를 맡아준 주연 강주혁을 소개합니다. ”
곧, 연신 과자를 씹고 있던 강하영이 두 눈을 크게 뜬 채, 들고 있던 과자를 떨어트렸고.
“ 어?!! ”
강하진 포함 대부분의 배우들이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김건욱이나 하정훈은 너무 놀란 나머지 욕까지 뱉었다.
“ 저런 미친! ”
상황은 강주혁을 지켜보던 수백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 감사합니다. ”
존 스필버그 감독에게 감사를 표한 강주혁이 자리에 앉은 뒤, 담담하게 앞을 바라봤다. 모두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
그 모습에 픽 웃은 주혁이 앞에 놓인 마이크를 당겼고.
“ 안녕하세요, 배우 강주혁입니다. ”
자신을 당당하게 소개했다.
“ 이번 영화 ‘Control’에서 ‘루이스’역을 맡았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곧, 초대된 모두가 얼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특히 단상 앞에 있던 기자들의 표정이 볼만했다. 그러던 중 국내 기자 한 명이 어렵사리 정신을 차렸고, 재차 확인했다.
“ ······조, 존 스필버그 감독 영화를 이미 찍었다고요? 그것도 주연으로? 사실···입니까? ”
이어 주혁이 방금 질문을 던진 기자와 눈을 마주쳤고.
“ 사실이겠죠? 이 모든 것이 쇼일 리는 없으니까요. ”
말을 마친 그가, 초대된 모든 국내 기자들을 훑으며 약간은 짓궂게 미소지었다.
“ 다들 그간 즐거우셨죠? 저 까시느라. 한동안은 정정기사 내시느라 바쁘시겠네요? ”
주혁의 말을 들은 국내 기자들의 표정이 삽시간에 구겨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주혁은 다리를 꼬며 지은 미소를 유지했다.
“ 서운해서 그런가? 저 까던 언론사들은 잘 잊히지 않네요. ”
약 30분 뒤.
한창 내부파티가 진행되고 있는 베벌리 힐튼 호텔의 연회장 밖은 고요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나 초대된 모든 이가 연회장에 들어가 있었으니 당연했다.
연회장의 문도 굳게 닫혀있었다.
그때.
-쾅!!!
대뜸 굳게 닫혀있던 연회장 문이 굉음을 내며 벌컥 열렸고.
“ 씨!! 이 새끼 왜 전화를 안 받아!! ”
“ 문자 받았어요?!! 내용 확인했어?!! ”
“ 진짜라니까요!! 내가 미쳤다고 미국까지 와서 편집장님한테 구라를 왜 칩니까!!! ”
“ 야!! 우리 강주혁 관련 기사 쐈던 거, 싹다 회수해!! 지금 바로!! ”
썰물 빠지듯 연회장에 있던 국내, 외신 기자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 제인! 타이틀 ‘존 스필버그 감독, 한국 배우를 주연으로 이미 영화 제작 완료’로 기사 만들고 있어 봐! 바로 들어간다! ”
재밌는 것은 연회장에서 뛰쳐나오는 기자들 모두가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는 것.
“ 야!! 보낸 거 받았어?!! 아니!! 받았냐고! 그래? 그럼 바로 쏴!! ”
백에 가까운 기자들은 다들 상당히 다급해 보였고, 특히나 국내 기자들은 공통 적으로.
“ 그래!! 몇 번 말해!! 기사 전부 회수하라고!!! 강주혁 진작에 배우 복귀했어!! ”
세상 떠나가라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 강주혁 이미 영화 찍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