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57
보이스피싱이 끊긴 후, 주혁은 메모도 잊은 채 켜져 있던 디쓰패치 홈페이지를 내렸고, 새로운 검색창을 켜서 방금 들었던 미래정보를 검색했다.
하지만 역시 HY테크놀로지 제2공장의 대한 정보는 토지 조사 진행 중이라는 기사나 예상 정도는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확정은 없었다.
“ 이렇게 되면 완공까지 꽤 걸리겠는데. 뭐, 상관없나? 건설 확정이 광주로만 발표 나면 건물값이 오르긴 할 테니까. ”
즉, 미래 언젠가 대형 제2공장이 경기도 광주에 건설된다는 뜻.
검색을 마친 주혁은 그제야 수첩에 메모를 시작했다.
일단, 애초 진행 중이던 미래정보에서 J-쥬비스의 멤버 최화진 자살 관련은 내용은 지웠다.
“ 이제 굳이 자살까진 하지 않겠지. ”
거기다 박기자가 명함도 전달했다고 했었다. 문제가 있다면 전화하겠지 싶었다. 물론, 확실하게 박기자에게 따로 확인은 해봐야겠지만.
어쨌든 주혁은 최화진 건은 지웠고 방금 들었던 정보와 내용을 간략하게 채워 넣었다.
-영화 ‘척살’ (진행 중)
-다큐 독립영화, 내 어머니 박점례 (진행 중)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 오물 드라마, 졸작.(진행 중)
-HY테크놀로지, 제2공장을 경기도 광주 오포읍 방면으로 건설 (진행 중)
현재 주혁의 전 재산은 약 80억가량.
“ 미니 하나 찍는데, 대충 제작비가 50억. ”
언젠가 제작될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
16부작 미니 시리즈 드라마의 제작비는 대략 50억 안팎. 물론, 스타 작가가 쓴 대본이라면 가격 자체가 달라진다. 몸값이 하늘을 나는 탑스타가 합류하고, 해외 로케에 비싼 CG, 장비 등 100억대를 가볍게 넘기도 하지만.
보통은 50억 정도.
거기에 방송사 자체 제작비 지원은 20%로 보고, 기타 작은 투사사의 투자금을 빼면 주혁이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에 넣을 투자금은 대략 30억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 남는 50억으로 돌려봐야겠네. ”
너무 큰 건물일 필요도 없고, 예산안에서 딱 적당한 건물을 찾아보자 마음먹은 주혁이었다.
보이스피싱의 미래정보를 대충 정리한 주혁은 다시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약 루머의 피해자 탑배우 강모씨는 누구? 그에 대한 오해들.]이어서 박기자가 올린 기사를 정독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박기자가 글빨이 있어서인지 가독성이 매우 뛰어난 기자였다. A4용지로 뽑는다면 대략 2장 정도로 뽑힐 분량이었지만.
대충 내용은 이랬다.
강주혁 루머의 시작인 이중계약으로 시작해서, 어떻게 이 사건이 진행됐는지에 대해 서술돼있고, 강주혁이 전달한 증거나 자료들이 첨부로 달려있다. 그렇게 이중계약에 관한 오해가 끝나고, 다음 문단은 마약 관련 루머가 서술돼있었다.
역시 해명 자료들이 달려있었고.
끝으로 박기자가 강주혁을 조사했을 당시의 느낀 점과 현재 생각 등을 서술하며 기사는 끝을 맺는다.
내용은 깔끔했다.
넘치지도 않았고 부족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기사였고, 강주혁이 딱 원하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 괜찮네. ”
기사를 확인한 주혁은 확실히 박기자는 계속 주변에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일을 처리하는 능력으로 봐서는 아군 쪽이 나았다.
어쨌든 기사가 게재된 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댓글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이거 강주혁 맞는 듯.
-ㅎㄹ강주혁 마녀사냥 당했었음?
-돌아와요 오빠ㅠㅠ
-얘 이거 말고도 또 있지 않냐?
-개억울하겠다.
-솔까 이 정도면 ㅆㅅㅌㅊ양반아님? 요즘 스벌 약 빨고도 버젓이 방송 나오는데.
-아직 안 밝혀진 사건도 많음.
-위 댓글 새끼 니같은 새끼들 때매 연옌들이 악플로 시달리는거여.
-검색해봤는데 이거 강주혁 거의 확실.
-갤러리에 이거 추리한 거 떴음.
-강주혁 빤스런 아니었네.
-오늘 비 옴?
-미친놈아 기상청으로 꺼져.
-불쌍타.
-강주혁 연기로는 못까지.
-얘 은둔 중이라던데.
기사 자체에 대중들 관심이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연예계에서 사라진 지 5년이 넘었음에도 강주혁이라는 이름이 아직은 소비할 것이 남아있다는 증거였고.
반응 속도도 나쁘지 않았다.
“ 여기서 김재황 사장이 터트리면 얼추 되겠어. ”
이 정도 반응에 강주혁이 김재황 사장에게 부탁해놓은 추가타가 터지면 완벽히는 씻을 순 없겠지만, 처음보다야 훨씬 편하게 활동할 정도는 될 것 같았다.
적당히 상황을 파악한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출근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강주혁이 할 것은 딱히 없었다. 그가 현재로서 할 수 있는 건 모두 했다.
이제는 이 스노우 볼이 알아서 굴러가길 기다리는 일이 전부.
주혁은 집을 나서면서 생각했다.
‘ 많이는 안되더라도, 적당히만 이슈되도 성공이야. ’
딱 그 정도의 기대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의 오피스텔을 나섰다. 하지만 강주혁을 제외한 모두의 반응은 달랐다.
먼저, 주혁이 출근하고 있는 그 순간에 김재황 사장 쪽은 미리 준비해뒀던 자료들을 퍼트릴 준비와 퍽치기 사건을 해결한 탑스타 배우에 관한 기사까지 장전 완료된 상태였다.
이어서 박기자가 가장 먼저 쏘아 올린 강주혁의 해명기사를 타 언론사가 접하면서, 빠르게 번져갔다.
“ 야! 이거 뭐야 이거! ”
“ 편집장님? 뭐가요? ”
“ 디쓰패치 기사 뜬 거! 강주혁이라는데, 우리는 뭐 아는 거 없냐? ”
“ 예?! 강주혁이요? 그 강주혁? ”
“ 그래 임마! 몰라? 아니다. 일단 기사 갈겨! 일단 베껴서 비슷하게 빨리 내보내! ”
최근 연예계에 연달아 터지는 사건들은 대부분 이 덩치 큰, 예민한 주제가 많았다. 2차 미투부터 시작해서, 접대, 마약 등.
그 때문에 박기자가 올린 강주혁에 관한 기사가 완급조절용으로 딱이다 생각했는지, 아니면 그저 강주혁이라는 이름표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언론사 포함 연예기자들의 손가락이 빨라졌다.
『익명이던 피해자 탑배우는 ‘강주혁’』
『5년 은둔하던 강주혁, 지금 올라온 해명기사 왜?』
『5년 만에 터진 해명기사, 대중들 강주혁에 관심 높아져.』
『은둔 탑스타 ‘강주혁’, 지금은 어디에 있나?』
기본적으로 디쓰패치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제목만 바꿔 쓴 기사들이었지만, 발 빠르게 기사가 번진 덕분에 대중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연예계의 더러운 이면에 지친 대중들은 새로운 떡밥에 열광하며 이 소식을 SNS를 포함해 여기저기 퍼 날랐다.
이렇게 강주혁의 기사가 서서히 번질 동안 주혁의 일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난리였지만, 당장은 소수에 불과했고, 아직까지 FNF와 박종주의 대한 관심이 훨씬 뜨거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즈음 새로운 기사 하나가 세상에 던져졌다.
『[단독] 강주혁 찌라시, 진실을 밝힌다.』
국내에서 굵직한 언론사의 연예면 메인기사였다. 내용은 강주혁의 루머가 떠돌기 시작했을 때, 멋대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기사로 내보낸 기자들의 인터뷰와 사과 그리고 그 과정들이 낱낱이 적혀져 있었다.
김재황 사장의 추가타가 시작된 것이었다.
그 무렵.
세상이 한창 시끄러운 순간에 강주혁은 광고촬영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강하영이 광고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출연하는 해창전자의 노트북 광고 일정이 픽스되어, 다큐 독립영화팀도 이미 촬영장에서 촬영을 시작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는지라, 확인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 좀 늦겠는데. ”
촬영장으로 이동하는 주혁의 차를 빠르게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광고 촬영 세트장.
집 안 모습처럼 꾸며진 세트장에 수많은 스텝이 뛰어다니고 있다. 그중 한쪽에는 이번 광고의 광고주인 해창전자 홍보팀의 직원 몇몇이 보였고, 프로덕션클릭 직원들 그리고 보이스 프로덕션의 홍혜수 팀장과 강하영도 광고 촬영을 준비 중이었다.
그 촬영장 중앙에 설치된 모니터 앞 감독으로 보이는 남자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그가 바로 이번 광고 촬영을 책임질 고봉욱 감독이었다. 고봉욱 감독은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은 상태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광고에 자신의 딸을 캐스팅하려다 최근 물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고봉욱 감독이 작은 욕설을 뱉으며 구석에서 준비하고 있는 강하영을 쳐다봤다.
‘시발,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기획사에 저 여자애는 또 뭐야? 쟤한테 내 딸이 밀렸다고?’
순간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이 광고의 감독으로 결정되고부터 프로덕션클릭의 돼지 새끼 같은 주황구 피디에게 얼마나 술을 퍼맥였는가?
덕분에 자신 딸의 캐스팅이 거의 확실시되다시피 했는데, 느닷없이 광고주인 해창전자 쪽에서 무명 여배우 한 명을 들이밀면서 그간의 계획이 와장창 무너졌다.
“ 시발. ”
광고주가 들이민 여자라 뭐라고 말할 수도 없고, 프로덕션 클릭의 주황구 피디는 클라이언트가 곧 신인데 자기가 뭘 할 수 있겠냐고 발을 뺐다.
그저 미안하다는 말뿐.
다시 뭣같은 기억이 떠오른 고봉욱 감독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촬영장 뒤편을 쳐다봤다.
그쪽에는 강하영과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웬 할머니와 그 광경을 찍고 있는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그 광경에 고봉욱 감독의 짜증은 더욱 치밀어 올랐다.
“ 아니, 여기가 무슨 노인정도 아니고. 어후 시발. ”
무슨 다큔지 나발인지를 찍는다고 협조하라는 말을 고봉욱 감독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광고주인 해창전자 직원들에게 듣긴 했지만, 짜증이 가시지 않았다.
“ 준비 끝났습니다. 감독님. ”
“ 어. 배우 올려. ”
“ 옙! ”
그때 스텝 한 명이 고봉욱 감독에게 지시를 받고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촬영 시작을 알렸다.
그에 따라 강하영과 기타 배우들이 세트장으로 들어갔고, 광고주 직원들과 프로덕션클릭의 직원들 그리고 다큐 독립영화팀이 촬영장과 살짝 거리를 뒀다.
이어서 광고에 사용할 소품과 배우들의 짤막한 리허설 후, 본 촬영에 들어갔다.
“ 큐! ”
고봉욱 감독의 우렁찬 외침에 배우들이 연기를 시작했고.
“ 혜진아 아빠가 뭘 사 왔게? ”
“ 아빠! 선물 사 왔어?! ”
“ 그럼. 짜잔! 혜진이가 갖고 싶다던 노트북! ”
“ 우-와. ”
“ 컷. 다시. ”
얼마 지나지 않아, 감독의 입에서 다시라는 말이 뱉어졌다.
“ 저기요. 강하영씨. 표정 좀 화사하게 안 됩니까? 다시 갑니다. ”
“ 네! 죄송합니다! ”
“ 다시. 큐! ”
고봉욱 감독은 ‘화사하게’라는 애매한 디렉팅을 끝으로 다시 촬영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 컷. 아니. 화사하게 몰라요? 화사하게? 다시. ”
같은 장면에서 고봉욱 감독이 ‘화사하게’라는 디렉팅으로 트집을 잡으며 꼬장을 부리기 시작했다.
‘ 고생 좀 해봐라 ’
그리고 이 행위는 고봉욱 감독의 의도된 꼬장이었다.
촬영현장에서 권력을 쥔 쪽은 광고주를 제외하면 감독이 최고위치. 거기다 디렉팅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었다.
‘ 해창전자야 뭐, 지네 광고 잘 빼준다는데 별말 못하겠지. ’
사실이 그랬다. 어느 광고주가 자기네 광고에 심혈을 기울인다는데, 트집 잡는 광고주가 있을까?
즉, 이 현장에 감독을 방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였다.
실제로 그 누구도 고봉욱 감독을 터치하지 못했다. 거기다 고봉욱 감독은 광고바닥에서 꽤 잔뼈가 굵은 감독이기에 더욱 안하무인이었다.
점점 험악해지는 촬영현장에 스텝과 인원들은 감독의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촬영은 계속 진행됐다. 하지만.
“ 컷! 다시 갑니다. ”
“ 다시! ”
“ 아니! 아, 시발 진짜 왜 그래 너! 다시. ”
“ 컷컷컷! 다시다시! ”
“ 아오! 야! 너 여기 장난치러 나왔냐?! ”
계속되는 애매한 디렉팅을 뱉던 고봉욱 감독은 욕까지 섞어가며 촬영장 분위기를 심각하게 만들었다.
‘ 크큭. 아, 속이 시원하네. 이제 저 새끼들 밖으로 내몰아볼까? ’
속으로 시원함을 느끼던 고봉욱 감독이 뒤편,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는 다큐 독립영화 팀을 슬쩍 곁눈질했다.
그리곤 다시 촬영 모니터를 보며 입을 열었다.
“ 후- 다시 갑니다. 자, 큐! ”
그러자 배우들이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 혜진아 아빠가 뭘 사 왔게? ”
“ 아빠! 선물 사 왔어? ”
“ 그럼. 짜잔! 혜진이가 갖고 싶다던 노트북! ”
“ 우와! ”
“ 시발! 야! ”
-덜컥!
-팍!
순간 대본을 집어 던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고봉욱 감독. 그러자 촬영장에 묵직한 침묵이 찾아들었다.
덕분에 강하영이 움찔 놀랐다.
“ 너 한국말 몰라? 왜 계속 같은 말 반복하게 해?! 장난치냐? 여기 장난치러 왔어?! 계속 그렇게 할 거면 여기서 꺼져! ”
얼추 보면 꽤 심하다 싶은 장면이었으나 그 누구도 고봉욱 감독을 터치하지 못했다.
바로 그때 뒤편에 있던 할머니가 뱉은 혼잣말을 기가 막히게 고봉욱 감독이 캐치해냈다.
“ 어이구, 어이구. 하영이 불쌍해서 어쩌누. ”
순간 속으로 ‘옳다구나!’를 외친 고봉욱 감독이 자리에서 뒤쪽으로 휙 하니 돌더니 거친 말을 쏟아냈다.
“ 시끄러워요. 할머니. 아니 여기가 무슨 노인정도 아니고. 야! 누가 일반인 출입시켰어? 내보내. 빨리 안 움직여? ”
고봉욱 감독이 남자 스텝을 강하게 쏘아봤다. 그러나 남자 스텝은 어물댈 뿐,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 모습에 짜증이 솟구친 고봉욱 감독이 다시금 할머니 쪽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 아주 다들 놀러들 나왔지. 저기요. 거기 독립 촬영인지 나발인지. 나가라고요. ”
하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말 한마디 못하는 상황이었고, 고봉욱 감독은 기세를 타며 천천히 할머니에게 다가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 거기. 나가란 말 못 들었어요?! 나가라고. 아니 여기 왜 다 한국말을 못 알아 처먹어? ”
그야말로 고봉욱 감독은 암 덩어리였고, 현장의 왕이었다.
“ 나가라고!”
바로 그때였다.
“ 너. 뭔데. ”
정적이 흐르는 촬영장 어디선가 묵직한 남자 음성이 들렸다.
느닷없이 들린 반말에 얼굴이 찌푸려진 고봉욱 감독이 얼굴을 휙휙 돌리며 여기저기 둘러본다.
“ 뭐야? 누구야! ”
-뚜벅뚜벅
희미하게 구두 소리가 들렸고, 고봉욱 감독이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맞췄다.
-뚜벅뚜벅
턱 봐도 배우상인 잘생긴 얼굴에 풀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짜증 난 듯 갈색 핸드폰을 속주머니에 거칠게 집어넣으면서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모여있는 모두의 시선이 그 남자에게 쏠렸다.
-뚜벅뚜벅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거침없는 몸짓으로 빠르게 걸었고, 고봉욱 감독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 너 뭐냐고. ”
남자의 등장에 주변이 웅성거렸다. 당연했다. 느닷없이 촬영장에 강주혁이 나타날 줄 몰랐을 테니까.
-뚜벅뚜벅.
그 와중에 주혁은 어느새 고봉욱 감독과 손만 뻗으면 닿을 정도까지 거리를 좁혔고, 그의 얼굴을 노려보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 너 뭐냐고 물었잖아. ”
강주혁의 등장에 당황한 것은 고봉욱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애써 티 내진 않았다.
“ 아니, 강주혁 씨가 여긴 왜. ”
“ 왜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지? 한국말 못 알아먹어? 너 뭐냐고.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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