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58
촬영장에 있는 스텝들과 관련자들 모두의 시선이 강주혁에게 박혔다. 그중 스텝들이 각자 얼굴들을 마주 보며 당연하게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 뭐야? 강주혁 아니야? ”
“ 헐. 강주혁이 여기 왜 왔데? 아까 살짝 핸드폰으로 기사 뜬 거 봤는데. 각 잡고 복귀하나? ”
내용은 대부분 오늘 터진 기사에 대한 것과 강주혁이 이곳에 왜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들.
주변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멀리 떨어져 있던 해창 전자의 직원들도 무언가 이상했는지, 현장으로 조금 다가왔고, 프로덕션클릭의 주황구 피디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주혁은 앞에 있는 고봉욱 감독이 누군지 몰랐고, 그저 짜증이 난 상태였다.
어디서 굴러먹다 튀어나온 개뼈다귀 같은 놈이 강하영에게 막 대하고, 다큐 독립영화를 방해하고 있었으니까.
사실상 강주혁의 앞길을 막는 것과 같은 행위였다.
“ 와 현장 꼬라지 아주 자알 돌아간다. 그치 만국아? ”
그때 고봉욱 감독이 멀찍이 떨어져 있는 남자 스텝을 째려봤다. 그러자 남자 스텝이 움찔했다. 그 모습에 짧게 혀를 찬 고봉욱 감독이 강주혁을 다시금 바라봤다. 아니, 올려다봤다. 키 차이 덕분이었다.
“ 나, 여기 감독이요. ”
대답을 들은 강주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양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현장 상황을 파악했다.
세트장에서 몸을 움츠린 채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는 강하영, 침묵을 유지하던 촬영장, 어느새 표정을 알아볼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와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주황구 피디, 그보다는 멀찍이 말없이 서 있는 해창전자 직원들.
그리고 반성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다큐 독립영화 팀, 걱정스러운 얼굴을 머금은 김점숙 할머니까지.
여기서 문제는 죄지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게, 모두 보이스 프로덕션과 관련된 사람들이라는 점.
바로 그 부분이 강주혁을 폭발하게 했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던 주혁의 시선은 다시금 고봉욱 감독에게 맞춰졌다. 고봉욱 감독은 어느새 권력자 다운 미소가, 여유가 서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마치 ‘여기서는 내가 왕이야’와 같은 얼굴.
하지만 고봉욱 감독은 몰랐다.
여기서 왕은 따로 있었다는 것을.
“ 아니, 강주혁씨. 여기 왜 왔냐니까? ”
“ 야. ”
“ 뭐? 야? ”
“ 그래. 야. 감독이고 나발이고, 니가 욕한 사람들에게 사과해. ”
“ 하. 참. 별 거지 같은 꼴을 다 겪네.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
“ 안 해? ”
“ 안 한다면. ”
주황구 피디가 중재를 나선 건 그때였다.
“ 자자. 적당히들 하세요. 보세요 강주혁씨 지금 사진 찍히고 난리. ”
“ 너도 입 다물어. 밥줄 끊기기 싫으면. ”
“ 뭐, 뭐라고?! ”
“ 당신들이 현장에 나와서 하는 일이 뭐야? 이따위 일 없게끔 하는 거 아닌가? 근데 구경을 처하고 자빠졌어? ”
면상에다 직격을 맞은 주황구 피디가 입을 벙긋거렸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프로덕션클릭 제작팀이 지원 나와 있는 이유는 현장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는 의도적으로 고봉욱 감독의 행위를 눈감았다.
“ 거기 해창 직원들 이쪽으로 와보세요. ”
입 다물고 있는 주황구 피디를 보던 주혁은 곧장 멀찍이 떨어져 있는 해창전자 직원들을 불렀다. 그러자 직원들이 멈칫멈칫 슬슬 다가왔다.
마치 남 일인 양.
“ 당신들은 이걸 보고만 있었습니까? ”
“ 아니, 뭐. 이런 일이야 광고 현장에서 자주 있는 일 아닙니까? ”
“ 하. 이것들 봐라? ”
한심했다. 그래서 주혁은 참지 않았다.
“ 병신같은 감독에 쓰레기 같은 제작사에 이딴 무능한 직원을 보냈다 이거지. ”
주혁의 말을 듣곤 모두 발끈하며 나서려 했지만, 가장 먼저 고봉욱 감독이 외쳤다.
“ 이봐! 당신. 적당히 해! 안 그래도 이미지 안 좋은 양반이 어디서 지금. ”
“ 어디 듣도 보도 못한 인간이 감독이랍시고 나대는데, 어떻게 적당히 하지? 당신 광고 빼고 뭐해봤어? 나는 당신 본 적도 없는데. ”
“ 뭐, 뭐야?! ”
고봉욱 감독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 삼류 감독 주제에 설치고 자빠졌네. 최철수 감독님 홍혜수 팀장님 어디 갔습니까. ”
느닷없이 불린 최철수 감독이 깜짝 놀라며 얼결에 대답했다.
“ 예? 아, 아! 급하게 전화를 받으면서 나가시던데. 아직 안 들어오셨습니다. ”
대충 상황을 확인한 주혁이 고민 없이 강하영을 크게 불렀다.
“ 하영씨. 나와요! ”
“ ······네? 아! 네! ”
강주혁의 부름에 잠시 얼빠져있던 강하영이 도도도 달려왔다.
“ 전부 철수합니다. 하영씨 홍 팀장님한테 전화해서 같이 차에 가 있어요. 감독님들도 할머님 모시고 차에서 잠시 기다리세요. 곧 갑니다. ”
그때야 뭔가 일이 복잡해짐을 직감했는지, 주황구 피디가 말렸다.
“ 아니, 강주혁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 ”
“ 이딴 거 안 찍어. 니네들 끼리 찍던가. ”
강주혁의 느닷없는 폭탄 발언에 촬영장에 모인 스텝들 포함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주혁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해창전자 사장실.
같은 시각 김재황 사장이 장수림 변호사에게 업무 보고를 받고 있었다.
“ 강주혁 사장 관련 기사는 모두 내보냈습니다. 이제 퍽치기 사건 기사만 남았습니다. ”
“ 음. 오늘 광고 촬영이라지? ”
“ 예. 아마 지금 한창 촬영 중일 겁니다. ”
“ 그래. 계속 신경 써. ”
“ 예. 알겠습니다. ”
그때 책상 위에 올려둔 핸드폰이 울렸다.
-강주혁 사장.
발신자를 확인한 김재황 사장이 피식했다.
“ 이 친구도 양반은 못 되는군. ”
그러면서 전화를 받는 김재황 사장.
“ 그래. 나야. 어떻게 광고 촬영은 잘하고. ”
김재황 사장이 한창 말하는 와중에 전화를 건 강주혁이 말을 톡 잘랐다.
“ 이게 보상입니까? ”
“ 음? ”
“ 이딴 게 보상이면 안 받느니 못하는군요. ”
“ ······자네. 지금 무슨 소릴. ”
“ 해창 전자도 별거 없네요. 얼마나 느슨하면 그쪽 직원들이나 광고제작사가 광고주를 무서워하지도 않는지. ”
순간 무슨 소린가 싶은 김재황 사장은 말문이 막혔고, 강주혁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 이딴 게 보상이라면 안 받겠습니다. 광고고 나발이고, 제 사람들 욕먹으면서까지 찍는 거라면 어떤 것도 받지 않겠습니다. 실망이 큽니다. 그럼. ”
-뚝!
강주혁이 제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살짝 미간을 찌푸린 김재황 사장이 잠시간 핸드폰을 내려다보다가 이내 장수림 변호사를 불렀다.
“ 야. 광고 쪽 무슨 일 있는지 빨리 알아봐. ”
지시를 들은 장수림 변호사가 잠시 움찔하더니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시 뒤.
광고촬영장의 문제를 파악한 김재황 사장은 이미 한차례 장수림 변호사에게 호통을 쳤는지 거친 숨을 내쉬고 있고, 장수림 변호사는 잔뜩 움츠려있었다.
“ 제작사에 광고 줄 때, 강사장 쪽은 특별히 신경 쓰게 하라고 몇 번을 말해! 일을 왜 그따위로 처리하는 거야! ”
“ 죄, 죄송합니다! ”
허리에 양손을 올리고 잔뜩 퍼부은 김재황 사장은 한차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 다 짤라. 감독이고 제작사고. 강사장한테 전화해서, 다시 판 짜준다고 말하고! 원하는 대로 해줘! ”
“ 예! ”
현재 김재황 사장은 판을 다시 짜든 말든 돈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해창전자, 아니 김재황 사장 본인의 자존심 문제였다.
그렇게 당당하게 보상이랍시고 던져줬는데, 보기 좋게 무시를 당했으니 김재황 사장의 자존심에 금이 갈 만도 했다.
“ 아! 강주혁 사장님. 접니다! 예예. 저 사장님께서 원하는 대로······ ”
그리고 이미 장수림 변호사는 강주혁에게 전화를 걸어 그를 설득시키고 있었다.
다시 광고촬영장.
촬영장의 스텝들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강주혁과 관련된 사람들은 진작에 촬영장을 빠져나갔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던 강주혁도 현장을 빠져나간 지 오래였다.
거기다 해창 전자에서 나온 직원들은 어디서 전화가 왔는지, 전화를 받자마자 화들짝 놀라며 강주혁을 찾는다며 부리나케 뛰쳐나갔다.
“ 아, 감독님. 적당히 좀 하지 그랬어요. ”
주황구 피디가 고봉욱 감독에게 짜증 내며 말했다. 하지만 고봉욱 감독은 팔짱을 끼며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 내가 뭘! 야. 까놓고 말해서, 내가 뭘 했냐? 아니 감독이 현장에서 이 정도도 못해? 그리고 강주혁 쟤는 갑자기 나타나서 뭔데? ”
“ 아니. 그게. ”
-우우우웅 우우우웅
바로 그때 주황구 피디가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울렸고, 발신자를 확인한 그가 화들짝 놀랐다. 발신자는 프로덕션클릭 대표였다.
쏜살같이 전화를 받는 주황구 피디.
“ 예! 사장님! ”
“ 너 잘리고 싶어?!! ”
“ 예?? ”
놀란 주황구 피디의 턱살이 흔들렸다.
“ 현장에 기름 바르라고 보내놨더니, 시발 무슨 짓거리를 한 거야! 지금 강주혁 씨한테 가서 무릎 꿇고 빌어! 당장! ”
“ 아니. 그게 무슨. ”
“ 해창에서 광고 끊겠단다. 너 밥줄 끊기고 싶어? 이게 얼마짜리 프로젝트인지 알아? 가서 빌어 빨리. 어떻게든 강주혁씨 용서받고 되돌려놔. 못하면 너도 끝이야! 알아들어? ”
“ 아······ ”
-뚝!
전화는 끊겼지만, 주황구 피디는 핸드폰을 귀에 댄 채로 하염없이 허공을 바라봤다. 그 모습이 이상했는지, 고봉욱 감독이 물었다.
“ 야. 너 왜 그래? ”
“ 시발! ”
그러거나 말거나, 주황구 피디는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어디론가 필사적으로 뛰어갔다. 덕분에 뱃살이 출렁거리는 것이 고봉욱 감독의 눈에 선명했다.
촬영장 앞.
주황구 피디가 도착했을 땐, 이미 해창전자 직원들이 서 있는 강주혁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주황구 피디가 더욱 속도를 높여 강주혁의 앞에 섰다. 그러자 강주혁이 말없이 헐떡이는 주황구 피디를 지긋이 노려봤다.
“ 죄, 죄송합니다! ”
강주혁과 눈이 마주친 주황구 피디는 냅다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용서를 구했다.
“ 뭐가요. ”
반면 강주혁의 목소리는 차분하다 못해, 싸늘했다.
“ 제 대처가 안일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생각을 바꿔주시면. ”
그러면서도 주황구 피디는 프로덕션클릭에서 강주혁을 처음 봤을 때 자신이 그를 막 대했던 것을 떠올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 이 사람이 어떻게 했길래, 무려 해창 전자가 움직였을까. 좆된다. 까딱하면 진짜 좆돼. ’
그만큼 주황구 피디는 필사적이었다.
반면 강주혁은 무심하게 허리를 잔뜩 수그리고 있는 해창 전자의 직원들과 주황구 피디를 쳐다봤다. 사실 그도 광고를 이렇게 엎을 생각은 없었다.
그저 경고를 주고자 했을 뿐.
“ 그 감독이란 작자는 안 나오네요. ”
“ 아! 지금 바로. ”
“ 아니요. 됐습니다. 그리고 사과받을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이분들이지. ”
말을 끝내며 주혁이 앞차에 있는 다큐 독립영화팀과 김점숙 할머니, 그리고 강하영을 가리켰다.
“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
“ 죄, 죄송합니다! ”
강주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황구 피디와 해창 전자의 직원들이 머리가 땅에 닿을 듯 연신 허리를 굽혔다.
덕분에 강하영을 포함한 사람들을 어색하게 괜찮다며 그들을 위로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혁은 어느새 돌아온 홍혜수 팀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 홍팀장님. 일단 하영씨랑 할머님 모시고, 잡아둔 숙소로 움직이세요. 이후 연락은 따로 줄 테니까. ”
“ 알겠어요. 사장님~ ”
지시가 떨어지자, 홍혜수 팀장이 앞차에 있던 할머님을 뒤차로 모셨고,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 감독님들은 잠시 계세요. 하던 얘기, 제 사무실 가서 마저 하죠. ”
“ 알겠습니다. ”
다큐 독립영화 팀 감독들에게까지 말을 전달한 주혁은 이내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 주황구 피디님. ”
“ 예, 예! ”
“ 이틀 드립니다. 이틀 안에 감독 다시 구하세요. 저 쓰레기 감독은 앞으로 안 봤으면 좋겠군요. 만약 힘드시면 제작사 바꿉니다. ”
“ 아, 아닙니다! 가능합니다! ”
“ 이틀 안에 구하시고, 삼일 뒤에 다시 촬영하는 거로 가능하겠습니까? ”
“ 물론입니다! ”
대답을 들은 주혁이 차에 올라타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 그럼 바로 움직이세요. 그리고 해창 전자 직원분들은 위에 전화하세요. 대충 해결했다고. ”
“ 아, 네! ”
-텅!
말을 끝낸 주혁은 곧장 차 문을 닫았고, 주황구 피디나 해창 전자 직원들은 각자 빠르게 움직이기 바빴다.
다시 촬영장으로 바삐 들어온 주황구 피디는 모니터 앞에 심드렁하게 앉아 있는 고봉욱 감독을 보자마자 가볍게 말을 던졌다.
“ 감독님. 집에 가세요. ”
“ 어? 뭔 소리야. ”
“ 방금 감독님 잘렸어. 약속된 다른 파트도 전부 파토야. 해창 건은 전부. ”
“ 뭐?! ”
“ 그러니까 적당히 했어야지. 아, 몰라. 하여튼 알아서 가세요. 자! 현장 정리합시다! ”
대충 던지듯 고봉욱 감독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주황구 피디는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반면 순식간에 감독이라는 직책을 박탈당한 고봉욱 씨는 주황구 피디의 뒷모습을 멍청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점심과 저녁 사이, 강주혁의 사무실.
광고촬영장에서 곧장 사무실로 이동한 주혁과 다큐 독립영화팀 감독들이 소파에 앉아 있다.
“ 그래서. 아까 뭐라고 하셨죠? ”
“ 아, 슬슬 편집실을 구했으면 해서요. 혹시 아시는 곳이 있나 해서 여쭤보려고. ”
“ 편집? 왜 벌써. ”
강주혁이 의아함에 묻자, 류성원 감독이 고개를 갸웃하며 답했다.
“ 벌써는 아닙니다. 이번 할머님 시외 나들이 촬영이 끝나면 촬영 자체는 거의 끝났다고 보시면 돼요. 후반 나레이션 작업과 엔딩 촬영 정도 남았습니다. ”
순간 놀란 주혁이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다 이내 무엇이 떠올랐는지 다시 물었다.
“ 이상하네요. 분명 기사나 기획서 자체에 촬영 일정만 10개월 이상이라고 봤었는데요. ”
“ 아, 그건 당시의 예상 촬영 기간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때는 저희 투자나 배급도 없었고, 다큐가 아니라 예술 영화였지 않습니까? 거기다가 철수가 빠진 상황이라 넉넉하게 그렇게 잡았던 거였는데, 지금은 다큐로 바뀌었고, 사장님 덕분에 아무 걱정 없이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
그때 옆에서 당차게 끄덕이던 최철수 감독이 보충설명을 덧붙였다.
“ 추가로 제일 골치였던 나레이션이나 도우미 역까지 해결해주셨고 숙소며 장비까지. 투자금이 워낙에 넉넉해서, 원래 같으면 일주일에 잘해봐야 이틀 찍을 거 지금은 거의 일주일 내내 찍었으니 촬영 기간이 그만큼 단축된 겁니다. ”
감독들의 설명에 주혁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즉, 곧 영화를 걸 수 있다는 말이네요. ”
“ 맞습니다. 물론, 걸리는 상영관 수는 적겠지만,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하하하. ”
주혁이 턱을 쓰다듬었다. 생각지도 못한 다큐 독립영화의 개봉이 어느새 눈앞이었다.
“ 알겠습니다. 배급 진행은 제가 VIP픽쳐스와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편집실은 내일 안에 구해드리죠. 일단, 오늘은 이만 숙소 가서 쉬세요. ”
“ 감사합니다! ”
감독들이 강주혁에게 인사를 던지며 차례로 사무실을 떠났다. 감독들이 떠난 후, 주혁은 수첩을 꺼내 독립영화 관련 메모를 확인했다.
“ 관객 수 312만. ”
내 어머니 박점례의 대한 미래 정보를 보며 주혁이 짧게 읊조렸다.
오피스텔로 돌아가는 길, 차 안.
주혁이 핸들을 꺾으며 황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은 금방 끊겼다.
“ 예. 사장님. ”
“ 황실장님. 내일부터 경기도 광주 오포읍 주변으로 건물 좀 알아봐 주세요. ”
“ 알겠습니다. 조건은 어떻게 잡을까요? ”
“ 최근에 올린 건물일수록 좋고, 매매가 50억 이하, 엘리베이터 있는 곳, 우리 소속사 건물로 사용할 거니까. 자세히 알아보시고 적당히 후보군 나오면 추려서 가지고 오세요. ”
“ 아, 소속사 건물로 사용하시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 예? 뭐가요? ”
“ 아닙니다.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
-뚝.
통화를 끝낸 주혁은 살짝 고개를 갸웃하긴 했지만, 이내 액셀을 밟으면서 다큐 독립영화를 생각했다.
“ 당겨지는 거면 바빠지겠어. ”
거기다 이제 강하진의 척살 출연 분량도 곧 끝날테고, 웹드라마 부분도 정리해야 했다.
-부웅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오피스텔 근처에 도착했다.
전화가 온 것은 그때였다.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추민재 팀장.
발신자는 추민재 팀장.
주혁은 핸들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 어. 형. ”
“ 사장님. ”
뭔가 신나는 일이 있었는지 추민재 팀장의 목소리가 살짝 상기 돼 있다. 그런 그가 말을 이었다.
“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 정보 떴다.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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