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60
황실장이 운전을 하며 조수석에 앉아 있는 강주혁을 힐끔거렸다. 어느새 그들은 4번째 건물을 보고, 마지막 건물을 보기 위해 이동 중이었고, 강주혁은 차에 타서 이동할 때마다 작은 수첩에다 메모도 하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면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충분히 이상했지만.
과묵한 황실장은 딱히 자신의 사장님에게 뭐하시냐고 묻지 않았다. 그렇게 황실장이 다시금 운전에 열중하기 시작했을 때, 수첩에 미래정보를 적고선 생각을 정리하던 주혁이 입을 열었다.
“ 황실장님. ”
“ 예. 사장님. ”
“ 다음이 마지막이죠? ”
“ 네. 마지막 건물입니다. ”
주혁이 고개를 끄덕거렸고, 황실장이 마침 보이는 건물을 손으로 가리키며 답했다.
“ 저 건물입니다. ”
“ 아. 벌써 도착했나요? ”
“ 예. ”
손에 쥐고 있던 수첩을 속주머니에 집어넣은 주혁은 황실장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쭉 내밀며 일차적으로 건물을 훑었다.
-끼익
그사이 황실장이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했고.
-텅!
차 문을 닫으며 주혁이 건물을 천천히 둘러봤다.
1층에는 작은 카페와 핸드폰 판매 매장, 그리고 빵집이 있었다. 주변은 조용했고, 유동인구도 그리 많이 보이지 않았다.
4층짜리 건물은 외관상 꽤 깨끗해 보였고, 나름 지하 주차장도 있는지, 밑으로 뚫려있는 주차장 입구도 보였다.
무엇보다.
“ 주변에 뭐가 많이 없네요? ”
“ 네. 이 건물 중심으로 보면 꽤 떨어진 곳에 아파트나 시내가 있긴 하지만, 이 주변으로는 보시다시피 크게 뭐가 없습니다. ”
“ 흠······ ”
건물 주변이 깔끔했다. 작은 점포 몇몇은 눈에 보였지만, 대체로 현재 강주혁이 보고 있는 건물이 가장 높았다.
“ 여긴 얼마에 거래됩니까? ”
“ 아, 잠시만요. 어- 일단 28억에 올라와 있습니다. ”
“ 28억. ”
가격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주변이 깔끔한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지, 주혁이 턱을 쓰다듬으며 황실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 내부 한번 보죠. 부동산 업자. 불러보세요. ”
“ 알겠습니다. ”
사장의 지시가 떨어지자, 황실장이 핸드폰을 꺼내 곧장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쏜살같이 달려왔는지, 주혁의 차 뒤에 흰색 승용차 한 대가 급박하게 정차했다.
-끼익!
그 승용차에서 살짝 중앙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자가 내려, 주혁과 황실장에게로 뛰어왔다.
“ 아- 혹시 건물 때문에 전화 주신. ”
“ 네. 맞아요. 반갑습니다. ”
부동산 업자는 주혁과 10걸음은 차이 나는 거리에서부터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자세로 뛰어왔다.
어느새 코앞까지 도착한 업자는 주혁과 손을 맞잡으며 환하게 웃었다.
“ 아이고. 이거 빨리 온다고 왔는데, 죄송합니다. ”
“ 아니요. 정말 빨리 오셨습니다. ”
“ 예예. 어······ 그런데 제가 사장님을 뵌 적이 있던가요? 묘하게 낯이 익네요. ”
“ 아아. 뭐, 부동산 하시면 많은 분을 보셔서 그런 것 아닙니까? ”
“ 하하하. 맞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
흔히 하는 잡담을 나누던 주혁인 이내 표정을 바꾸고 업자에게 본론을 던졌다.
“ 건물 내부를 좀 보고 싶네요. ”
“ 아이 그럼요. 따라오십쇼! ”
신속하게 앞장서는 업자의 뒤로 주혁과 황실장이 따라붙었다.
-띵!
시작은 4층부터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주혁은 가장 먼저 보이는 복도를 눈여겨봤다.
“ 사장님. 저는 자율적으로 한번 돌아보겠습니다. ”
“ 아, 네. 그렇게 하세요. ”
말을 끝낸 황실장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갔고, 주혁은 다시금 일자로 펼쳐진 복도 벽 변을 쳐다봤다.
당장은 그저 흰색으로 칠해진 벽에 불과하지만.
‘ 작품 포스터를 쭉 걸면 괜찮겠는데. ’
주혁이 미래의 구도를 상상해본다.
그런 게 있다.
영화사나 제작사 또는 투자사 등을 가면 입구에서부터 그 회사가 제작하거나 투자한 영화부터 드라마 등의 포스터를 입구부터 쭉 이어진 복도까지 걸어둔다.
보기 좋으라고 해놓는 게 아니다.
그 회사의 자랑을, ‘우리는 이런 것들을 만들어 냈소이다’ 같은 홍보를 멋들어지게 걸어두는 것이다.
물론, 걸작이든 망작이든 일단 걸어둔다는 게 문제지만.
강주혁은 사정이 달랐다.
그에게는 보이스피싱이 있고, 오로지 걸작만을 걸어둘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이제 해봐야 고작 영화 두 편이지만, 주혁은 앞으로 자신이 투자할, 또는 만들어 낼 수많은 작품을 이 복도에 걸린 것을 상상해본다.
“ 전부 대박 터진 작품만 쭉 걸려있으면 아주 그림이 볼만하겠네. ”
“ 예? ”
“ 아, 아닙니다. ”
잠시 환상에 젖어있던 주혁은 부동산 업자의 되물음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물론 속으로 다시 한번 다짐은 했다.
‘ 못할 건 없지. ’
이후부턴 부동산 업자의 안내대로 4층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결과적으로는 3층과 4층 전부가 비어 있는 상태였다.
조건이 아주 좋았다.
‘ 3층은 연습실과 휴게실 위주로 만들고, 4층을 팀별로 사무실을 만들면 되겠어. ’
그렇게 주혁이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둘러보고 있을 때.
-띵!
황실장이 다시금 4층으로 올라왔다.
“ 사장님. 지하 주차장과 화장실 그리고 계단부터 건물 벽면까지 딱히 문제점은 안보입니다. ”
그러자 부동산 업자가 기회는 이때다 싶었는지 대뜸 끼어든다.
“ 완전히 새 건물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애초에 4층에는 태권도장이 잠시 들어왔었는데, 거진 공실로 놀았고, 3층도 깨끗해요. 둘러보셨다니 아시겠지만, 건물 벽면에도 구멍 하나 없이 아주 깔끔합니다. ”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주혁과 황실장은 건물 옥상까지 둘러본 후에야 부동산 업자와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 일정 잡아보시죠. ”
“ 예? 무슨 일정을. ”
“ 계약 일정이요. 최대한 빨리. ”
“ 아, 아! 예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해보겠습니다. ”
곧장 핸드폰을 꺼내든 부동산 업자였고, 주혁은 다시 고개를 돌려 1층에 들어서 있는 점포들을 찬찬히 둘러본다.
잠시 후.
부동산 업자가 통화를 마쳤는지, 주혁에게 다가왔다.
“ 이번 주 주말에는 어떠신지? ”
“ 괜찮습니다. 잡아주세요. ”
“ 예! ”
“ 그런데요. ”
“ 아, 예예. ”
“ 여기 1층 월세가 어떻게 됩니까? ”
“ 아. ”
신난 부동산 업자가 하나 빠짐없이 주변 상권부터 시작해서, 월세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까지 나열하기 시작했다.
그 중간을 주혁이 잘라먹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 월세를 한 50만 원 낮출 생각입니다. ”
“ 아, 네네······예?! ”
“ 대신에 각 점포 주인들과 계약서를 다시 쓰고, 특별한 조항을 몇 개 넣을 생각입니다. 어려운 것은 없으니, 가게 주인분들 의견 한번 물어보시고, 계약 날 알려주세요. ”
업자는 당황하긴 했지만, 일단 어렵사리 고개를 끄덕거렸다. 강주혁이 말한 특별 조항은 진짜 별거 없었다.
점차 회복되고 있는 강주혁의 이미지에 따라, 언젠가는 주혁의 행보도 세상에 알려질 테고, 보이스프로덕션도 곧 유명해질지 몰랐다.
아니, 유명해 져야 했다.
거기다 강자매들이나 김재욱 그리고 앞으로 강주혁 회사에 둥지를 틀 연예인들이 늘어나고 또한 그들이 유명해진다면 필시 보이스프로덕션에는 이쪽 바닥관계자부터 팬들 기자들 등이 오갈 것이다.
그들에게 또는 소속 연예인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나 대우를 약속해달라는 특별 조항.
물론, 반대로.
‘ 저들이 우리 때문에 불편할지도 모르지. ’
당연히 취재나 팬들이 몰려들면 시끄러워질 것이 뻔했다. 처음에야 손님이 늘어나서, 그냥저냥 넘어가 줄지 모르나, 그럼 악감정들이 쌓이다 보면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몰랐다.
여러 가지 이유가 섞인 월세 인하였고, 배려였다.
‘ 그 정도면 까짓 월세 좀 까주지 뭐. “
돈 몇 푼 깎아주고, 사이 좋은 이웃을 만드는 게 이미지상으로도, 앞으로의 관계적으로 훨씬 나았다.
얼추 확인을 끝낸 주혁은 부동산 업자에게 연락 달라는 말을 던지고는 운전석에 탔고, 황실장이 업자에게 명함을 건넨 후, 조수석에 탔다.
“ 사장님. 운전은 제가. ”
“ 아뇨. 오늘 종일 운전하셨는데, 갈 때는 제가 해도 됩니다. 저 운전 좋아해요. ”
“ 아,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
“ 일단, 사무실로 돌아가죠. 그 후배분은? ”
“ 예. 지금 바로 연락해보겠습니다. ”
황실장은 부르기로 한 후배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주혁은 사무실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도착한 보이스프로덕션.
사무실에 도착하고 보니 입구에 웬 건장한 남자가 서 있었다. 턱 봐도 180이 넘어 보이는 키에 울퉁불퉁한 몸집.
그 남자를 보자마자, 황실장이 외쳤다.
“ 천수야! ”
천수라는 이름이 자신이 이름인지, 남자가 휙 하며 고개를 돌렸다.
“ 반갑습니다. 강주혁입니다. ”
“ 아아. ”
남자를 발견하자마자, 주혁이 손을 내밀었고, 천수라는 남자는 이상한 탄성을 내며 주혁의 손을 양손으로 감쌌다.
마치 신이라도 본 듯이.
그 모습에 주혁이 살짝 당황하자,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죽기 전에 꼭 한번 뵈어야지 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을지는 몰랐습니다. ”
주혁이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옆에 서 있는 황실장을 슬쩍 쳐다봤다. 그러자 황실장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 하하. 예전에 한 번 말씀드렸었죠? 사장님 나온 형사영화 수십 번을 봤다고, 이 친구가 추천해줘서 본 겁니다. 아주 광팬이예요. ”
이후로 황실장이 남자의 손을 주혁에게서 떼어냈고, 그대로 전부 사무실로 들어갔다.
다음부터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황실장의 후배는 이름이 박천수였고, 역시 형사 출신이었다. 이력서를 가지고 왔는데, 황실장과 같이 딱히 문제점이 없었다.
“ 내일부터 출근하시고, 앞으로 박천수 과장님이라 부르겠습니다. 황실장님이랑 같은 일을 하게 되실 거고, 자세한 것은 황실장님께 들으세요. 잘 부탁합니다. ”
“ 옙! ”
강주혁에게 꾸벅 인사를 올린 박천수 과장은 이내 황실장과 같이 사무실을 떠났고, 주혁은 그대로 홍혜수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쉬는 시간이었는지, 홍혜수 팀장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
“ 누나. 현장 어때? ”
“ 말도마. 완전 귀빈 대하듯이 극진하게 신경 쓰는데, 내가 다 부담스러울 정도야. ”
“ 그래? 진행 속도는? ”
“ 문제없어요~ 오늘 밤 안으로는 끝날 것 같아. ”
“ 알았어. ”
-뚝!
광고 촬영이 문제없음을 확인한 주혁이 그대로 노트북에 전원을 넣었다. 가장 먼저, 자신에 대한 분위기를 파악했다.
결과적으로 크게 변한 건 없었다.
아직 이곳저곳에서 기사가 양산되고 있기도 했고, 여전히 실시간 검색어 끝자락에 들어있는 상태였지만, 그렇다고 너무 크게 이슈화되지 않은.
딱 뜨뜻미지근한 상태.
“ 이쪽은 됐고. ”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던 주혁이 곧장 검색창에 글자를 치기 시작했다.
-DBS 국제독립영화제
이번 보이스피싱에서 들은 영화제였다. 물론, 주혁도 어지간한 영화제는 거의 다 알지만, 대부분이 상업영화와 관련된 영화제였고, 독립 쪽은 사실 자세히 알진 못했다.
“ 2004년에 시작했네. ”
검색결과는 이랬다. 독립영화의 계승과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었고, 영화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명한 교육방송 DBS에서 주최하는 영화제.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독립영화가 매년 출품되는 곳이었다.
특이한 점은 확실히 주최 측이 방송국이라, 이 영화제에서 수상한다면 DBS가 가지고 있는 예술영화관을 비롯, 편성을 잡아 TV에서도 수상작 독립영화들을 방영한다는 점이었다.
“ 생각보다 꽤 굵직한데? ”
독립영화제라고 무시할 게 전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국내에서 이름 날리는 영화감독이나 원로배우들이 참여하고, 독립 판에서는 꽤 묵직한 영화제인 듯 보였다.
“ ‘원한소리’, ‘초파리’도 여기 출신이네. ”
국내에서 나름 히트한 독립영화들이 DBS 국제독립영화제에서 수상을 받은 작품들이었다.
“ 흠. ”
이쯤 되니 더욱 욕심이 나는 주혁이었다. 독립영화나 상업영화나 사실 굵직한 영화제에서 수상을 받으면 그 파급력이 상당하다.
실제로 칸이나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국내에 걸어서 흥행의 달콤함을 맛본 영화도 꽤 되는 데다가, 홍보하기도 그림이 잘 빠져서 배급사에서 꽤 환영하는 루트였다.
“ 거기다 이번에는 거진 쓰레기 작품만 나온다고 했으니까. ”
보이스피싱에서 알려준 정보. 김삼봉 감독이 그렇게 SNS에 쓰레기 작품밖에 없었다고 올릴 정도라면 정말 볼 게 없었다는 뜻이었다.
현재까진 강주혁만 아는 사실이었고.
“ 가능성은 충분해. ”
수상 가능성은 높았다.
생각을 정리한 주혁은 이번 DBS 국제독립영화제가 언제 열리는지 일정을 확인했다.
시작은 약 두 달 뒤.
“ 빠듯하긴 한데, 가능은 하겠어. ”
말을 끝낸 주혁은 곧장, VIP픽쳐스 독립영화 파트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는 금방 끊겼다.
“ 아! 강주혁 사장님. 기사 봤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 아니요. 뭘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보다 미팅을 좀 잡을까 합니다. ”
“ 예. 안 그래도 최철수 감독님한테 전화 받고, 일정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어- 다음 주 수요일쯤 어떠세요? ”
“ 알겠습니다. 정확한 시간, 장소 픽스되면 연락 주세요. ”
“ 옙! 알겠습니다! ”
-뚝!
전화는 그렇게 끊겼고, 이어서 주혁은 다큐 독립영화 팀 감독들에게 미팅을 곧 한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했다.
-알겠습니다! 현재 촬영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철수 감독에게 답장을 받은 주혁은 핸드폰을 책상에 올려두곤 앞으로의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 밤.
얼추 일을 정리하고 오피스텔에 주혁이 도착했을 때, 홍혜수 팀장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광고 촬영 끝! 아무 문제 없었고, 잘 끝났어. 하영이도 잘해줬고, 기념으로 전부 회식하는데, 사장님 올래?
피식한 주혁이 답장을 했다.
-맛있게 먹고, 그거 꼭 우리가 계산해야 돼. 나는 패스.
답장을 보낸 주혁은 그대로 화장실로 직행해, 샤워를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강주혁은 다음날부터 일에 미친 사람처럼 일정을 쳐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해결한 것이.
“ 누나. 저번에 말한 세무사랑 변호사. 만나볼 수 있나? ”
“ 어머. 내 정신 좀 봐. 진행 다 해놓고 사장님한테 말을 안 했네. 여기. 이쪽 계통 빠삭한 인간들이니까 잘해줄 거야. ”
기본적인 세금과 법 관련 일이었다. 홍혜수 팀장에게 명함을 받은 주혁은 빠르게 그들과 미팅을 통해 현재 상태와 예상되는 미래를 전달했고, 다행히 그들이 흔쾌히 참여했기에 큰 문제 없이 앞으로 자문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 얼추 가닥은 잡혔나? ”
물론, 점점 보이스프로덕션이 커짐에 따라, 회계 관련과 정산 관련 직원도 뽑아야 했다. 그건 이사한 후 생각하자고 결론 내린 주혁은 이후부터 이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옮길 게 없네. ”
사실 뭐, 이사 준비랄 것도 없었다, 애초 이 사무실에 들인 것도 별거 없었으니, 계약서에 도장 찍고, 짐만 몇 개 옮기면 끝이었다.
“ 사실 넘어가서가 문제지. ”
매입한 건물로 넘어가서 번듯하게 소속사로 보이게끔 만드는 게 훨씬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그래도 고민 자체는 행복한 고민에 속했고.
바쁘게 일정을 쳐낸 덕분인지, 시간은 하루하루 빠르게 흘렀다. 그사이 강하진은 척살 촬영분을 모두 소화해냈다.
잠시간 강자매들을 포함한 전 인원의 스케쥴이 살짝 널널해짐을 틈타, 주혁은 넘어갈 소속사의 계획을 직원들에게 설명했고, 추민재와 홍혜수 팀장을 필두로 새로운 보이스프로덕션의 구상도를 그리게 했다.
이사 준비가 착착 진행되는 동안에도, 주혁은 온라인상 FNF엔터, 박종주의 동향과 자신의 여론 상태 파악을 꾸준히 체크 했다.
그들은 여전히 욕을 들어 처먹고 있었고, FNF엔터의 사장 송갑필은 연습생과의 불륜 사실을 박기자가 추가로 터트리면서, 더욱 나락에 빠졌다.
그 중간에서 강주혁의 이미지는 서서히 회복되는 중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 어느덧 건물 계약이 목전인 금요일 아침이 밝았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주혁은 여전히 침대에 널브러져 있었다.
바로 그때.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주혁의 핸드폰이 울렸고, 뒤척거리던 강주혁이 힘겹게 발신자를 확인했다.
-추민재 팀장.
발신자를 확인한 주혁이 잠긴 목소리를 냈다.
“ ······어. 형. ”
“ 주혁아! 빨리 인터넷 좀 확인해봐! 너 이거 진짜냐?! ”
“ ···뭐? ”
“ 설명하는 것보다 니가 직접 보는 게 나아! 빨리 확인하고 전화 줘라! ”
-뚝!
급박하게 전화를 끊어버리는 추민재 팀장. 주혁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접속했다. 그런데.
“ 허? ”
-실시간 검색어
1. BS화장품 특가 세일.
2. 핫 칠리 피자 최저 8천 원 쿠폰.
3. 강주혁.
4. 태신 식품 불매.
5. 중학생 화장실 폭행.
강주혁의 이름이 3위에 올라있었다.
“ 뭐야 이거. ”
분명 간간이 실시간 검색어에 강주혁의 이름이 오르긴 했지만, 끝자락이었고.
이렇게 상위권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딸칵.
주혁은 곧장 자신의 이름을 클릭했다. 그러자 가장 먼저 보이는 기사 제목.
『용인 퍽치기범 잡은 유명 연예인은 ‘강주혁’』
기사 제목을 보자마자, 주혁의 입이 열렸다.
“ 이건 김재황 사장이구만? ”
분명했다. 이걸 황실장이 퍼트렸을 리는 없으니까. 가만히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던 주혁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그도 그럴게, 강주혁의 여론이 상당히 안 좋았을 무렵 이 기사가 나갔다면 상당히 화가 났을지 몰랐으나, 현재는 썩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지금은 오히려 세상에 알려질수록 상황은 좋았다. 재미있게 흘러간다고 느낀 주혁이 마우스를 움켜잡았다.
주혁은 일단, 기사 제목들을 쭉 훑었다. 그리고 대중들이 달아놓은 댓글과 SNS 등을 확인했다.
“ 와······ ”
이 소식이 언제 터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방금 터졌거나, 새벽녘에 터진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적어도 어제 정도에 터졌다고 생각한 주혁이었다.
대중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
기자는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강주혁의 현재 소식을 미친 듯이 갈구하고 있었다.
대충 상황을 파악한 주혁은 짧게 숨을 내뱉으며 팔짱을 꼈다.
“ 흠······ ”
머릿속으로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는 듯. 허공 중 한 곳을 빤히 쳐다보면서 볼을 쓰다듬는다.
그렇게 정처 없이 몇 분이 흘렀다.
가만히 생각을 정리하던 주혁이 마침내 팔짱을 풀면서 혼잣말을 뱉었다.
“ 이 상황······ 이용해 먹을 수 있겠는데. ”
읊조린 주혁이 핸드폰을 빠르게 집었다. 이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 아이고. 물주님. ”
전화를 건 상대는 박기자였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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