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62
아침 11시경 강주혁이 분당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보이스프로덕션 직원들은 요즘 거의 광주 건물에 붙어있기에 사무실이 나름 한산했다.
사무실에 도착 전 무비트리에서 한창 편집을 진행 중이던 다큐 독립영화 팀 감독들을 태운 주혁은 곧장 사무실로 달렸다.
“ 앉으세요. ”
“ 옙! ”
“ 넵! ”
류성원 감독과 최철수 감독이 소파에 앉았고, 그들에게 주혁이 커피 한 잔씩을 돌렸다.
“ VIP쪽 오면 미팅 바로 진행하시죠. ”
“ 알겠습니다. ”
대답을 듣고는 주혁도 그들의 반대쪽 소파에 궁둥이를 붙이며 물었다.
“ 편집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
“ 아, 지금은 하영씨 나레이션 부분하고 녹음 따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다큐라 상업이랑 또 편집이 좀 다르거든요. ”
“ 아, 그렇군요. 하영씨 나레이션 부분은 녹음이 끝났습니까? ”
“ 아니요. 이제 반 정도 끝냈습니다. ”
노크 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똑똑!
“ 아, 안녕하십니까. ”
VIP 독립파트 팀장이 강주혁에게 손을 내밀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 손을 강주혁이 붙잡았다.
“ 일찍 오셨네요. ”
“ 하하하. 회사로 안 가고 그냥 바로 왔습니다. ”
“ 아, 일단 앉으세요. 커피 하시겠습니까? ”
“ 저야 감사하죠. 아 감독님들 오랜만입니다. ”
팀장은 넉살 좋게 감독들에게 인사를 나누며 소파에 앉았다. 그렇게 잠시간 이런저런 인사치레가 오간 후, 강주혁이 본격적인 주제를 꺼내 들었다.
-툭.
탁자에 올려진 비닐 파일 3개.
“ 어? 이게 뭡니까? ”
“ 일단 전부 한번 읽어보세요. ”
팀장이나 감독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주혁이 준비해온 파일을 펼쳤다.
그렇게 약 5분여가 흘렀고, 가장 먼저 입은 연 것은 최철수 감독이었다.
“ 사장님. 이거. 우리 영화로 출품을 해보겠다는. ”
“ 맞아요. 기간은 두 달 남았습니다. 당연히 DBS 국제독립영화제에 대해서는 잘 아시죠? ”
“ 당연하죠. 독립 쪽에선 워낙에 유명한 영화제니까. 그런데 저희 작품으로 여길 나간다는 게 승산이······ ”
최철수 감독이 자신 없는 듯한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고, 그 말끝을 VIP독립파트 팀장이 붙잡았다.
“ 음. 정리하신 내용상으로 그림은 좋아요. 보통 배급사에서 환영하는 루트기도 하구요. 근데 가능하겠습니까? DBS 영화제는 진짜 깐깐하거든요. 이게 수상이나 되면 다행인데, 까딱 잘못하면 영화관에 걸기도 전에 욕먹기 십상이라. ”
배급사 팀장다운 판단이었다. 하지만 주혁은 여유로웠다.
“ 저는 수상까지도 보고 있습니다. 감독님들 작품 좋아요. 팀장님도 작품보고 배급 결정했다시피, 저도 작품보고 투자 결정한 겁니다. 뭣보다 작품의 목적성이 좋아요.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
상업영화판에서는 독립영화를 예술 한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감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확실해야 하고, 보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느끼게끔 해줘야 한다.
그렇게 따지면 내 어머니 박점례는 굉장한 수작이었다.
“ 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들은 어때요? 저는 감독님들 판단에 따르죠. ”
주혁의 말에 팀장도 그게 좋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최철수 감독과 류성원 감독이 파일을 내려다보며 고심에 빠졌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고, 먼저 입을 연 것은 최철수 감독이었다.
“ 형. 나는 솔직히 해보고 싶다. ”
“ 그래? ”
“ 어어. 우리 솔직히 강주혁 사장님 아니었으면 시작도 못 해봤을 테고, 지원이 든든해서 퀄리티도 높아졌잖아. 난 해보고 싶어. ”
“ 그렇긴 하지. 음. ”
평소에 실없어 보이던 류성원 감독이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강주혁을 잠시간 쳐다보다가, 이내 최철수 감독을 보며 입을 열었다.
“ 가보자. 나도 왠지 사장님이 말씀하시니까 뭔가 될 거 같다. ”
“ 사장님. 저희 해보겠습니다. ”
감독들의 결정에 VIP 독립파트 팀장도 내려놨던 파일을 다시 집어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고, 주혁은 감독들을 보며 가장 급한 부분부터 짚어줬다.
“ 좋아요. 잘 될 겁니다. 일단, 가장 급한 건 시간입니다. ”
그때 팀장이 끼어들었다.
“ 두 달 정도 남았네요. 감독님 지금 편집 얼마나 진행했습니까? ”
“ 후반 나레이션 따고, 음악, 효과녹음 단계 정도 됩니다. ”
“ 음. 빠듯해요. 어떻습니까 사장님. ”
턱을 쓰다듬던 팀장이 강주혁에게 의중을 물었다.
“ 제 생각에는 출품용과 개봉용을 따로 만드는 게 어떨까 싶어요. ”
“ 따로요? ”
“ 네. 예를 들어 개봉용을 90분으로 만들고, 그걸 편집해서 60분짜리를 출품하는 겁니다. ”
주혁의 말을 들은 최철수 감독이 무릎을 탁 치며 답했다.
“ 해보겠습니다. ”
그의 눈에서 다짐이 돋보였다. 슬쩍 웃음을 내보인 주혁이 팀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 팀장님. 이것도 마케팅에 일환인데, 감독님들은 편집에만 신경 쓰게 하고, 나머지 자질구레한 일은 저랑 나눠서 하시죠. ”
“ 아닙니다. 제가 혼자 해야죠. 당연히 배급사가 할 일입니다. 혹시 도움 필요하면 그때 연락 드리겠습니다. ”
고개를 끄덕이며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일단, 다 같이 식사나. ”
바로 그때였다.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주혁의 전화가 울렸다.
-프로덕션클릭 박장수AE
발신자는 프로덕션클릭의 박장수 총괄 기획자였다.
“ 네. 기획자님. ”
“ 사장님! ”
박장수는 매우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 지금 바로 파워뮤직 차트 3등 확인 좀 해보세요. 해보시고 다시 전화 좀 부탁드립니다! ”
“ 파워뮤직이요? ”
“ 네! 지금 바로! ”
-뚝.
“ 파워뮤직? 아, 잠시만요. 이것 좀 확인하고 움직이시죠. ”
전화가 끊겼고, 주혁은 고개를 갸웃하며 자리에 놓인 노트북으로 향했다.
몇 초간의 부팅시간이 지나고 바탕화면이 나오자마자, 곧장 파워뮤직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 접속했다. 그런데.
“ 허? ”
주혁의 눈이 커졌다. 그 이유가 바로 3등에 걸려있는 광고 삽입곡 때문이었다.
[ 3. NEW/ 이건 싫어!, 혜쥬 (해창전자 울트라 노트북 ‘내팽개쳐진 그것’ 편 광고 삽입곡) ]‘ 이거 분명 어제 검색사이트 상단에 걸려있던 광고. ’
어제 주혁이 잠들기 전, 들어보겠다고 했다가 까먹었던 노래가 실시간 차트 3등에 올라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 앨범 자켓이 하영씨네? ’
당장 급해서 이랬는지는 모르지만, 무려 실시간차트 3위 노래 앨범자켓에 강하영의 얼굴이 박혀있었다.
거기다 총괄 기획자가 직접 전화를 했다.
‘ 뭔가 터진 거야. ’
뭔가가 터진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주혁이 곧장 핸드폰을 들어 박장수에게 다시금 전화를 걸었다.
“ 기획자님 지금 확인했습니다. 지금 뭔가가. ”
“ 사장님! 제가 방금 톡으로 보낸 내용 좀 읽어보시겠습니까? ”
“ 아, 네. ”
주혁은 전화를 끊지 않고, 어느새 도착해 있는 톡을 확인했다.
-제목 : 광고 티저 모델분 이름 좀 알려주세요.
-내용 : 모델분 배우시죠? 어제 티저 뜬 거 보고 밤새 찾았는데, 전혀 정보가 없어서요. 혹시 출연하신 작품이라도 있으면······
글자만 복사해서 보낸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글 문맥상 메일 같은 분위기였다.
톡을 확인한 주혁이 핸드폰을 다시금 귀에 대며 입을 열었다.
“ 메일입니까? ”
“ 네. 어제 온 메일 복사해서 보내드린 겁니다. ”
주혁이 고개를 갸웃했다.
“ 이게 이렇게 놀랄 일입니까? ”
사실이 그랬다.
광고모델이 마음에 들어 제작사에 모델에 대한 메일 한 두통 온 것이 큰일일까?
하지만 박장수의 목소리는 여전히 상기돼 있었다.
“ 사장님. 이런 메일이 몇 개가 왔는지 아십니까? ”
“ 예? 몇 개라니. ”
“ 메일만 5천 개가 넘게 왔어요. ”
순간 주혁의 눈이 커지고 말문이 막혔다. 그렇게 몇 초간 입을 다물었던 그가 힘겹게 답했다.
“ ······5천 개? ”
“ 네! 5천 개. 지금 광고 티저만 나갔습니다. 그것도 하영씨가 춤추는 장면 10초짜리 티저. 거기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
핸드폰 저편에서 박장수의 마우스 클릭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 톡으로 링크 보냈습니다. 우리 회사 공식 홈페이지랑 SNS입니다. ”
주혁이 다시금 확인해보니 박장수가 보낸 URL 링크 2개가 도착해 있다. 그것을 터치하니 프로덕션클릭의 공식 SNS와 홈페이지가 열렸고.
그와 동시에 박장수의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렸다.
“ 게시글이나 SNS에 공개한 티저영상 댓글 좀 보세요. ”
박장수의 말대로 주혁은 SNS에 달린 댓글을 확인했다.
– 총 댓글 7889개
프로덕션클릭의 공식 SNS에 공개한 광고티저 영상에 댓글이 7000개가 넘어갔다.
심지어 댓글 대부분이 강하영을 찾고 있었다.
거기다 프로덕션클릭의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게시글 번호가 1000번대를 넘기고 있었고, 역시 전부 강하영에 대한 궁금증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때 핸드폰에서 흥분한 박장수가 말소리가 다시 들렸다.
“ 아침부터 문의 전화가 미친 듯이 옵니다! 아직 까지는 대충 얼버무리면서 넘기곤 있는데, 사장님. 이거 왠지 느낌이 심상치 않아요. ”
“ 느낌이요? ”
“ 예. 제가 이 바닥이 수십 년인데. 광고로 걸 티저로 노래 터지고, 모델이 이렇게 초반에 관심받는 경우는 또 처음입니다. 이거 마케팅 잘만 굴리면 본 광고 나갈 때, 제대로 터질지 모릅니다. ”
박장수의 말을 들은 주혁이 순간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그러자 박장수가 다급하게 물었다.
“ 죄송한데, 하영씨 프로필 돌릴 거 있습니까? ”
반면, 다급한 박장수에 비해 주혁은 어느새 양 볼을 쓰다듬으면서 차분하게 계획을 짰다.
그렇게 몇 초가 흘렀고, 주혁이 팔을 내리면서 입을 열었다.
“ 본 광고 언제부터 나갑니까? 대충. ”
“ 예? 아, 2주도 안 남았습니다. 아니 그보다. ”
길어지는 박장수의 말을 잘라먹고 주혁이 툭 말을 던졌다.
“ 베일에 싸인 느낌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
“ 예? ”
“ 이미 관심은 받았으니, 5초에서 10초짜리 짧은 광고로 너튜브부터 시작해서 SNS까지 전부 돌리되 모델은 베일에 싸인 컨셉으로. ”
이미 혜쥬라는 가수가 부른 광고 삽입곡은 차트 상위권에 들었고, 강하영이 관심받기 시작했다.
즉, 물이 들어오고 있다는 소리.
흥분하던 박장수가 주혁의 말을 듣고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박장수 역시 나름 생각을 정리하는 듯했다.
그렇게 흐른 시간이 몇 초.
이윽고 기획자 박장수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 음······ 나쁘지 않네요. 본편 전에 인터넷부터 휩쓸겠다? 반면 모델의 궁금증은 가중 시키겠다는 거고. ”
“ 물이 들어오는데 노를 저어야죠. ”
“ 자세한 건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쳐야겠지만, 당장 들어선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한번 광고주 쪽이랑도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
이후로도 강주혁은 박장수와 앞으로의 계획이나 일정 등을 논의 후, 빠른 시일안에 다시 미팅을 잡자는 결론을 내리고 주혁은 전화를 끊었고.
이어서 곧장 홍혜수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녀가 여유롭게 답했다.
“ 어머. 사장님. 안 그래도 전화를. ”
“ 누나. 지금 어디야? ”
“ 나? 광주 건물이지. 지금 한창 공사를. ”
“ 누나 오늘부터 하진씨랑 하영씨 그리고 재욱이 프로필 좀 만들자. ”
“ 있잖아? 기초 프로필은 만들어 놓지 않았어? ”
“ 그거 말고, 제대로 된 거. 확실하게 여기저기 뿌릴 거 만들자고, 그리고 우리 회사 홈페이지랑 공식 SNS도 개설해. 누나는 오늘부터 여기에 붙어줘. 나도 곧 넘어갈 테니까 자세한 건 가서 말해줄게. 민재 형은? ”
추민재 팀장의 이름이 나오자, 홍혜수 팀장이 투덜거렸다.
“ 걔 오늘 안 왔어. 어딜 싸돌아다니는지, 전화도 안 받아. 잘라버려! ”
“ 하하. 안되지. 내가 한번 해볼게. 하여튼 가서 봐. ”
“ 알았어~ ”
-뚝!
그렇게 전화를 끊은 주혁은 자신을 멀뚱멀뚱하게 쳐다보고 있는 감독들과 VIP 독립파트 팀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 죄송합니다. 식사는 저 빼고 하시죠. ”
비슷한 시각, 대형마트.
강자매들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 하진! 이거 봐 이거! 새우가 내 얼굴만 하다? ”
“ ······언니. 그냥 새우가 먹고 싶다고 말하면 되는 거 아닐까? ”
“ 헤헤헤. 역시! 내가 말을 이렇게 개똥같이 했어도 의도를 파악해주는구나. 사랑해.”
강하영이 새우를 파는 곳 앞에서 어깨춤을 들썩거렸고, 카트를 끌던 강하진이 안 그런 척하다가 이내 옅은 몸짓으로 어깨 들썩임에 동참했다.
“ 하진아! 이 새우의 자태를 봐! 와 진짜. ”
어느새 새우에 얼굴을 처박은 강하영 옆으로 다가온 강하진이 탄성을 뱉었다.
“ 와······이건 사야 돼. 완전 사야 돼.”
“ 그치? 뭘까 이 생물체는 대체! 꿈인가? 나 지금 꿈을 꾸는 걸까? ”
“ 얼른 사야 해. 꿈에서 깨기 전에 맛이라도 봐야지. ”
한창 강자매들이 꽁트같은 대화를 이어가고 있을 무렵, 대학교의 과잠(과 점퍼)을 입은 남녀 혼성 그룹이 강하영보고 지나치며 수군거렸다.
대화 내용은 확실히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 강하영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 ······저분들 왜 나를 보고 수군거리지. 하진아 내 얼굴에 혹시 똥이라도 묻었어? ”
“ 그건 아니지만, 언니···. 우리 지금 충분히 추해. 그러니까 내가 얼굴은 씻자고 했잖아. ”
“ 헤헤. 쉬는 날인데 귀찮아! ”
대수롭지 않게 넘긴 강하영 뒤쪽으로 비슷한 점퍼를 입은 또 다른 남자 무리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 어?! 야. 걔 아니냐? ”
“ 뭐? ”
“ 그 있잖아. 노트북 패대기. 존귀 여신. 내가 아침에 보여준 거. ”
“ 어? 그 혜쥬 노래 앨범자켓 그 여자? 어디? ”
호들갑을 떠는 남자들의 소리를 들은 강하영이 슬쩍 뒤를 돌아보자, 남자가 ‘맞네?!’, ‘맞다니까!’ 같은 소리를 질러댔다.
슬슬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강하영이 강하진의 팔뚝을 잡았다.
“ 하, 하진아 뭔가 이상해. ”
“ ······언니. ”
그때 강하진의 시선은 자신의 핸드폰에 박혀있었다. 무심코 핸드폰을 확인하다 발견했는지, 뭔가 표정이 오묘하게 변했다. 그러다 검색사이트가 열려있는 핸드폰을 강하영에게 보여준다.
“ 이거 봐. 언니. 이것 때문 아니야? ”
“ 응? ”
어느새 새우의 존재는 온데간데없어진 강하영이 강하진의 핸드폰 화면을 빤히 쳐다봤다.
검색사이트 메인 상단 대문짝만하게 걸린 광고를 본 강하영. 그녀가 눈을 커다랗게 뜨며 외쳤다.
“ 헐! 이게 왜 여기에도 걸려있지?! ”
같은 시각, WTVM 주변 카페.
추민재 팀장이 누구를 기다리는지, 연신 문 쪽을 바라보면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쪽쪽 빨고 있었다.
-딸랑.
바로 그때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 한 명이 카페로 들어섰다.
“ 아! 껀수야 여기다! ”
그 남자를 보자마자, 추민재 팀장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껀수라고 불린 남자도 이내 추민재 팀장을 알아보고는 그쪽으로 움직였다.
“ 아, 형. 아무리 그래도 아침부터 오면 어떡합니까? ”
“ 야야. 내가 하도 궁금해서 그러지. 요즘 예능국은 좀 어때? ”
“ 뭐가 어때요. 죽어나지. ”
“ 하하하. 언제 한번 가서 커피 한번 쭉 돌릴게. 뭐 좀 마실래? 아니, 마셔마셔. 저기 케이크도 처먹으려면 먹고. ”
흔쾌히 카드를 내미는 추민재 팀장이었고, 안 그래도 배가 고팠는지, 남자는 카드를 받아 카운터로 움직였다.
잠시 후.
동그란 쟁반에 커피와 케익을 받아온 남자가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남자가 포크로 케익의 정 중앙을 가르는 순간에 추민재 팀장이 대뜸 물었다.
“ 그래서.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이 요즘 어떻다는 거야? ”
“ 아이고. 형님 나 방금 포크 들었소. ”
“ 하하하. 아 그래그래. 먹어먹어. ”
못 말린다는 듯, 남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케익 한점을 입에 넣었다.
그러자 추민재 팀장이 남자를 향해 얼굴을 쑥 내밀었다.
“ 그래서? 어떻다는 거냐고 ”
케익을 오물오물하며 맛을 음미하던 남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그거 요즘 투자자 때문에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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