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63
다음 날 아침 광주 소속사 건물에 도착한 주혁은 건물 주변을 한번 휘 둘러봤다. 여기저기 보도에 공사 자재들이 널려있다.
“ 이렇게 하지 말라니까. 쯧! ”
사람들이 지나다니기에 충분히 방해될만한 상태였다. 거기다 1층 점포에도 피해가 갈지 몰랐다.
주혁은 차 문을 대충 닫고는 건물로 들어서면서 눈이 마주친 인테리어 사장에게 1층 자재들을 치우라는 주의를 던졌다.
인테리어 사장은 넙죽 대답하고는 인부들 몇몇을 불러 자재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주혁은 곧장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은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였다. 거의 사무실 용도로 사용될 4층은 사무실마다 냄새를 빼기 위해 문이 열려있었고, 강주혁이 요청한 것처럼 복도에는 이미 비어있는 큰 액자들이 주룩 걸려있다.
그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던 주혁의 등 뒤로 홍혜수 팀장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 어머. 사장님 왔어? ”
“ 아, 누나. 구상도처럼 잘 나왔네. ”
“ 그지? 이 내가 손을 댔는데 이 정돈 나와야지! 아, 민재 연락 안 되지? ”
“ 그러게 아직 안돼. 냅둬봐. 뭔가 하고 있겠지. ”
“ 하여간에 도움 안 되는 인간이라니까. ”
“ 하하. 하영씨 하진씨는? ”
“ 아, 지금 사장실에 모여있어. 재욱이도. ”
홍혜수 팀장이 씨익 웃으면서 사장실이라는 글씨가 박혀있는 명패를 가리킨다.
다른 사무실의 명패는 비어있었지만, 오직 사장실의 명패만 끼워져있다.
강주혁이 사장실의 명패를 올려다보고 있을 때, 홍혜수 팀장이 따라오라는 시늉을 하며 사장실의 문을 열었다.
사장실의 내부는 이미 세팅이 끝난 상태였다.
정면 큰 창문, 햇빛이 쏟아지는 곳에 강주혁의 자리가 있었고, 그 앞으로 길쭉한 책상과 의자들이 배치돼 있다. 벽면에는 여기저기 센스 넘치는 그림들이 걸려있고, 사장실 전체적으로 인테리어 소품이 과하지 않게 놓여 있다.
“ 아! 사장님 안녕하세요! ”
“ 오셨어요? ”
“ 안녕하세요. ”
사장실에 들어선 강주혁을 보곤 김재욱과 강자매들이 벌떡 일어나, 꾸벅 인사를 던졌다.
“ 아, 앉아요. 누나. 내가 여기 얼마나 박혀있다고, 이렇게 힘을 줬어? ”
“ 어머. 왜 그래. 여긴 우리 소속사의 얼굴인데 당연히 힘을 줘야지! ”
피식한 주혁이 주머니에 양손을 꽂은 채, 앉아 있는 소속 연기자들을 지나, 자신의 자리 옆에 서서 널찍한 창문을 통해 밖을 가만히 바라본다.
‘ 전경 좋네. ’
그렇게 몇 초간 창밖을 바라보던 주혁은 이내 고개를 돌려 자신의 책상을 손바닥으로 한번 스윽 쓸어낸 후, 웃는 얼굴로 소속 연기자들이 앉아 있는 길쭉한 책상 상석에 앉았다.
그에 따라 홍혜수 팀장이 강주혁의 바로 옆에 자리했고, 강자매들이나 김재욱의 시선이 모두 주혁에게 꽂혔다.
-덜컥!
바로 그때 황실장과 박과장이 목장갑을 벗으면서 사장실로 들어왔다.
“ 아, 사장님 오셨습니까! ”
“ 안녕하세요. 사장님. ”
“ 네, 황실장님. 박과장님. 앉으세요. ”
황실장과 박과장이 목장갑을 주머니에 쑤셔 넣으면서 책상 끝쪽에 앉았다.
그런데 강하영의 상태가 이상했다. 뭔가 안절부절못하는 느낌. 주혁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 하영씨. 봤죠? ”
“ ······저, 저! 사장님! 저 너무 불안해요! 어, 어떡하죠! 하진이랑 마트 갔는데 사람들이 막 알아보고! ”
“ 하영아. 진정. 심호흡해. 심호흡. ”
강하영은 홍혜수 팀장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심호흡하면서 마음을 진정시켰고, 주혁은 그대로 자신의 자리 위 올려져 있는 노트북을 허리를 쭉 펴서는 집었다.
이어서 파워뮤직 사이트를 켜서, 현재 해창전자의 광고 삽입곡의 순위를 확인.
“ 지금은 2위로 올랐네. ”
어느새 3위에서 2위로 오른 광고 삽입곡. 이어서 검색사이트에 걸린 해창전자의 티저광고를 확인한 주혁은 노트북 화면을 모두가 볼 수 있게 빙글 돌리면서 말을 이었다.
“ 물이 들어오고 있어요. 지금. 프로덕션클릭이랑 얘길 나눠보니까, 노래도 노랜데. 대중들이 하영씨를 궁금해하고 있어요. ”
“ 저 그 노래 댓글 보고 너무 놀라서! 세수도 엄청 많이 해봤는데······. 현실이었어요. 꿈이 아니라. ”
“ 하영아. 심호흡. ”
놀란 강하영의 등을 토닥이던 홍혜수 팀장이 말을 이었다.
“ 사장님. 이거 그 루트야. 15초의 미학 루트. 왜 종종 있잖아? 광고로 대박 난 연예인들이. ”
“ 맞아. 그런데 이번엔 사정이 좀 달라. 하영씨는 지금 인지도가 거의 없는 상태라. ”
“ 하영아. 너 그 병맛춤이 드디어 빛을 본다! ”
어느새 진정했는지 강하영이 빙그레 웃는다.
“ 헤헤헤. 저 엄청 연습했잖아요. 팀장님 에어로빅이 진짜 완전 도움 짱! ”
홍혜수 팀장을 보며 강하영이 엄지를 쭉 내밀어 치켜세웠고, 조용히 앉아 있던 강하진도 조심스레 숨겨뒀던 엄지를 내밀었다.
아직 홍혜수 팀장의 에어로빅을 겪어보지 못한 김재욱은 그저 어리둥절하게 눈만 껌뻑이고 있었고, 그들을 지켜보던 주혁이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 당장은 베일에 감춘 컨셉으로 갈 거야. 대신에 관심이 식지 않게끔 너튜브나 SNS위주로 짧은 광고를 퍼다 나를 거고. ”
“ 해창전자에서 해준데? ”
“ 어차피 하영씨를 모델로 세워서 제작비 세이브됐을 텐데, 그 정돈 해주겠지. 그리고 자기네 광고가 팔리는데 거기 홍보팀도 지금 바쁠 거야. ”
이해 간다는 듯 홍혜수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리고 이건 내가 해창전자랑 결판을 봐야 할 사항이긴 하지만, 나는 이렇게 갈까 해. ”
“ 어떻게? ”
“ 일단, 티저나 짧은 광고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을 때, 본 광고가 나가겠지. 그럼 곧 해창전자 너튜브에 광고가 게시될 거야. 거기다 추가로 광고 메이킹을 만들어서 올리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 ”
“ ······광고 메이킹. 사장님. 아이디어 괜찮은 거 같은데? ”
“ 광고 메이킹은 하영씨 인사말을 시작으로 조금씩 아주 살짝만 보여주는 거야. 하영씨 매력을. 너무 다 보여주면 안 되고, 궁금해하면서 서서히 빠져들게. ”
홍혜수 팀장에서 잔뜩 상기된 강하영의 얼굴로 시선을 돌린 주혁이 계속 말을 이었다.
“ 그 영상 설명에 우리 회사 공식 사이트나 SNS 주소를 달고, 어차피 오른 관심이니까 사람들은 당연히 영상을 보러 찾아올 테니, 해창전자 노트북이나 하영씨를 둘 다 노출 시키는 거지. ”
강주혁의 계획을 들은 홍혜수 팀장과 연기자 그리고 직원들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 일단, 물은 들어오고 있어. 그러니까 노를 저어야지.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까. 누나는 오늘부터 하영씨, 하진씨 그리고 하는 김에 재욱이까지 프로필부터 만들고, 보이스프로덕션 공식 사이트, SNS 개설하는데 붙어줘. ”
“ 알았어. ”
“ 공식 사이트는 완성되면 바로 알려주고, 조금씩 수정을 거치는 방향으로. ”
어느새 홍혜수 팀장은 다이어리에 할 일을 적어내고 있었다.
“ 황실장님 하고 박과장님은 한동안은 홍팀장님이랑 같이 움직이세요. 손이 많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
“ 예! ”
“ 알겠습니다. ”
“ 그리고 프로필사진 말인데. ”
주혁이 강자매들을 한 번씩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 내 생각엔 하영씨나 하진씨. 두 명이 뜨면 자매인 게 알려질 거야. 애초부터 컨셉을 정반대로 잡았으면 좋겠어. ”
말을 들은 홍혜수 팀장이 살짝 놀랐다.
“ 어머. 나도 그 생각했는데. ”
“ 그래? 프로필 만들 때, 하진씨는 흑백으로 약간 고혹하게 갔으면 싶고, 하영씨는 컬러감 있게 천방지축 같은 느낌이 좋겠어. 완전 정반대 프로필 사진이 같이 걸려있으면 재미있을 거 같은데. 어때요? ”
강하영과 강하진이 새삼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한 번씩 쳐다보다 이내 강하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저는 사장님이 말씀하시는 거면 무조건 좋습니다! 열씸히 찍을게요! ”
이어서 강하진도.
“ 저도 좋아요. 언니 큰일 났다. 인터뷰 연습해야겠네. ”
“ 헐! 나 그런 거 해본 적 없어. ”
“ 나도 없어. 오늘 집에서 연습하자. ”
다부지게 연습할 것을 다짐한 강자매들을 보던 주혁이 이번에는 김재욱을 쳐다봤다.
“ 재욱이는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좋겠어. 풋풋한 연하 남자친구 같은 느낌. ”
“ 네. 알겠습니다. ”
“ 자, 누나 움직이자. 진행하면서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고. ”
홍혜수 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일어나자, 앉아 있던 모든 인원이 우후죽순으로 그녀를 따라나섰다.
이제 사장실에는 강주혁만 남았고, 주혁은 노트북으로 해창전자 광고 삽입곡의 대중들 반응을 다시 한번 체크했다.
약 두 시간 뒤.
강주혁이 자리에 앉아 한창 미래에 대한 구상을 정리하고 있을 때, 사장실의 문이 열렸다.
추민재 팀장이었다.
“ 아니. 형.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홍누나 보면 도망가. 벼르고 있던데. ”
“ 흥. 맞서 싸워야지. 도망치긴 폼 떨어지게. 그나저나 사장실 멋있네? 하여간에 그 아줌마 딴 건 몰라도 일 하나는. ”
말을 하다 마는 추민재 팀장이 아까 전 홍팀장이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그에 따라 강주혁도 상석에 자리하며 입을 열었다.
“ 그래서. 드라마 쪽 확인하다 온 거지? ”
“ 맞아. 아침에 일어나니까, 그쪽에 약 쳐둔 놈한테 연락이 와있더라. ”
“ 어떻데? ”
메모를 해왔는지, 추민재 팀장이 다이어리를 꺼내 들었다.
“ 일단, 대본은 1부, 2부 나온 상태고 3부 작업 중이라는데, 문제가 있나 봐. ”
“ 문제? ”
“ 어어. 투자하기로 한 어디더라. 하여튼 거기가 대본 가지고 장난질을 치는 모양이던데. ”
추민재 팀장의 말을 들은 주혁의 입에 살짝 미소가 걸렸다.
‘ 보이스피싱에서 들은 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건가. ’
“ 배우 분량으로 장난질을 치는 모양이지? ”
“ 어? 사장님이 그걸 어떻게 알았어? ”
“ 보통 투자사가 대본 가지고 장난질 치는 거면 그거지 뭐. ”
“ 아- 맞아. 그 투자사 새끼들이 스폰 돌리는 배운지는 모르겠는데, 조연 비중을 늘리는 작업 중인 거 같더라. 이러니까 당연히 감독은 중간에서 작가랑 줄다리기하는 모양새인 거 같고. ”
이해 간다는 듯 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 제작사는 어디래. ”
“ 김앤미디어. 제작사도 신생, 작가도 보진 못했는데 신인 작가 같고, 감독도 2년 전 입봉 한 감독. 이런 작품을 왜 알아보라고 한 거야? ”
주혁이 턱을 쓰다듬었다.
‘ 턱 들어서는 뜰 이유가 없는데, 왜 뜨는 걸까.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텐데. ’
생각을 대충 마친 주혁이 다시금 말을 이었다.
“ 지금 제작 상황은 어떻데? ”
“ 앞에 드라마 끝나면 특별편으로 2주 늘리고, 다음 단막 4부작으로 시간 벌 작정인 거 같더라. 제작사 쪽도 투자 확정이 안 나니까, 배우 캐스팅도 홀드 잡은 것 같고, 배우가 확정 나야 PPL도 들어오고 할 텐데, 작가가 수정 안 하겠다고 땡깡을 피우는지. 쯧! 하여튼 투자사 새끼들 돈 지랄은. ”
현재 상황을 이해한 주혁은 조용히 양 볼을 쓰다듬었다.
‘ 슬슬 붙어볼까? ’
적절한 타이밍이였는지, 주혁이 추민재 팀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 형. 이제 그 드라마 우리가 먹을 거야. ”
“ 뭐?! 왜? ”
“ 설명할 시간이 없어. 나중에 설명해줄 테니까, 일단, 그쪽 제작사랑 먼저 접촉해봐. 대충 투자사라고 얘기하면서 내부 상황을 좀 캐와. 대본도 입수해오고. 1부 2부는 나왔다며. ”
“ 그렇지. ”
“ 이젠 형이 전면에 나서서, 판이 확실히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등장할 타이밍을 잡자. 그 타이밍이 제일 중요해. ”
“ 흠. 일단, 알았어. ”
“ 이제 형은 그 일에만 치중해. ”
추민재 팀장은 다이어리를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움직이겠다는 말에 주혁이 그의 팔을 붙잡으며 현재 강자매들의 상태와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설명했다.
“ 어?! 진짜냐! ”
“ 어. 형이 하진씨 담당이니까, 오늘은 그쪽에 붙고 내일부터 움직여. ”
사태파악을 끝낸 추민재 팀장은 핸드폰으로 홍혜수 팀장에게 전화를 걸면서 사장실을 빠져나갔다.
다시 홀로 남은 주혁은 자리에 돌아가 의자에 몸을 움푹 기대었다.
“ 바빠지겠네. ”
그간 주혁의 손을 탄 일들이 하나둘씩 세상에 나오려 하고 있었고, 이 순간 주혁은 이름 모를 어떠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이후부터 주혁은 실제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먼저,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연기자들의 프로필을 확인한 후 컨펌을 내렸고, 홍혜수 팀장이 수주를 넣은 공식 홈페이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수정할 것을 전달했다. SNS도 마찬가지.
정말 하루하루가 빠르게,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사이 광주 건물은 공사가 끝나면서 비로소 소속사다운 자태를 뽐냈다. 그에 따라 주혁은 분당 사무실에서 사용할만한 집기를 모두 광주로 옮기면서 이사를 끝마쳤고.
다음으로 해창전자 홍보팀, 프로덕션 클릭과 미팅을 거듭하며 강주혁 자신의 계획을 전달했다.
어차피 해창전자 입장에서도 물이 들어오고 있기는 마찬가지였고, 만장일치로 주혁의 의견이 확정됐다.
그에 따라 3시리즈 중 첫 번째로 공개될 ‘내팽개쳐진 그것’ 편, 본 광고를 세상에 선보이기 전, 프로덕션 클릭은 광고 메이킹팀을 따로 만들어서 강하영이 출연하기로 한 총 3시리즈 동안 메이킹을 내보낼 설계를 짰다.
“ 아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 어떡해. 팀장님 저 떨려요! ”
소속사로 출근한 강하영은 광고메이킹 첫 번째 영상으로 소개될 자기소개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강하진은 캠퍼스 로코 드라마의 대본을 구해 연습에 들어갔다.
김재욱은 중간고사가 코앞이라 기필코 10등 안에 들겠다는 집념으로 소속사에 와서도 펜을 놓지 않았다.
와중에 주혁은 척살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이제 촬영이 막바지인 상태였고, 모두의 신경이 곤두선 상태였기에 황실장과 대동하여 촬영현장을 돌았다.
최명훈 감독의 컨디션도 신경을 써야 했다.
감독은 촬영 스케쥴을 모두 쳐냈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편집실로 들어가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러는 틈틈이 다큐 독립영화 팀의 편집 상황도 체크 하면서 주혁은 일정을 소화했다.
“ 형. 김앤미디어랑 접촉해봤어? ”
“ 내일쯤 거기 회사로 들어가기로 했다. ”
추민재 팀장은 강주혁의 지시에 따라,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에 매달려있었다.
그렇게 주혁이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는 동안에 그에게는 한 번의 보이스피싱이 걸려왔고, 결과적으로 단타 주식이었다.
건물 계약금을 뺀 70억을 부었고, 10억 가까이 벌었다. 덕분에 건물 계약금과 중도금 상당 부분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
“ 타이밍이 좋네. ”
사실 돈이 좀 필요하긴 했다. 드라마 투자가 곧 임박한 상황이었기에.
강주혁과 그의 사단은 모두 주혁의 뜻대로 움직여주고 있었고, 그만큼 시간은 하루하루 바쁘게 지나갔다.
바로 이즈음 주혁도 눈치채지 못한 움직임이 있었다.
그 움직임은 조용했지만, 빨랐고.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그 움직임의 시작은 이랬다.
프로덕션클릭은 주혁의 요청에 따라, 너튜브와 SNS에 해창전자의 ‘내팽개쳐진 그것’ 편을 5초와 10초 광고로 만들어, 내 걸기 시작했는데.
이미 혜쥬의 광고 삽입 음원으로 대박이 터졌고, 광고 티저로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너튜브나 SNS에 이 광고가 나오기 시작하자.
너튜버나 유명 SNS 스타들이 이 짧은 광고를 보고 패러디를 시작한 것.
처음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숏 비디오 플랫폼 앱인 ‘톡톡’에서부터였다.
짧은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는 SNS 느낌의 앱인 ‘톡톡’에서 유명한 유저 한 명이 광고를 패러디하면서 이 광고 패러디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 내 딸아! 엄마가 뭘 사 왔게? ”
“ 엄마! 뭔데? ”
“ 짜잔! 우리 딸이 좋아하는 단팥빵! ”
-패대기! ( 실제 입으로 낸 효과음 )
단팥빵을 바닥에 신명 나게 패대기친 여자는 이어서 강하영이 추는 병맛춤과 비슷한 춤을 추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던 엄마는 뒤 춤에 숨겨놓았던 치킨을 꺼내 든다.
그러자 여자는 대뜸 춤을 멈추고, 치킨을 뜯기 시작하는 영상.
이 영상을 시작으로 하나둘 번져간 수많은 패러디 영상에서 패대기쳐진 물건들도 다양했고, 강하영이 춘 병맛춤도 다양하게 변해갔다.
100개, 200개. 호수의 물이 범람하듯, 패러디 게시물이 넘치기 시작했고, 예쁜 여자가 망가지거나, 망가졌던 여자들이 예쁘게 변하는 영상도 등장.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빛나는 패러디 영상이 나타났다.
심지어 이 영상들이 너튜브까지 넘어가면서, 젊은 층의 눈을 사로잡았고, 너튜버들도 하나둘 이 패러디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얘 것도 웃기긴하넼ㅋㅋㅋㅋㅋㅋ
-웃기긴 한 데. 원본 모델 춤 선을 못 따라감.
-원본 모델이 워낙 넘사라.
-2편도 제작 중이라고 함.
-이 패러디 너튜버중에 황소꺼 보셈ㅋㅋㅋㅋㅋ 배째짐.
-톡톡가면 이 영상 존나 넘침
-이거 보니까 원본 마려워서 보러 간다.
-앜ㅋㅋㅋㅋㅋㅋ도랏?
-ㅋㅋㅋㅋㅋ표정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패대기 찰진 거 보소
-이 광고 풀버전 오늘 공개예정이라고 함.
해창전자의 ‘내팽개쳐진 그것’ 편의 본 광고가 뜨기도 전에 패러디로서 먼저 유명세를 탄 강하영이었고.
대중들의 관심이 극에 달했을 즈음, 아침 오피스텔에서 눈을 뜬 주혁이 읊조렸다.
“ 오늘이지? ”
그렇게 본 광고가 세상에 출격할 아침이 밝았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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