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73
그다지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침대에서 눈을 뜬 주혁은 나름에 숙취가 느껴져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 으윽. ”
그렇게 뒹굴뒹굴하기를 1시간.
-스윽
맘 같아서는 종일 침대에서 요양을 즐기고 싶었지만.
“ 움직여야지. ”
그가 늦게 움직일수록 그가 손댄 일들은 그만큼 늦게 돌아가기에, 천근 만근한 몸을 어렵사리 일으키는 주혁이었다.
광주 보이스프로덕션 사옥
건물에 도착한 주혁은 임대 계약이 완료된 KR마카롱이 들어올 점포 안을 살폈다.
“ 일단 자재만 가져다 놓은 건가? ”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 것처럼은 안 보였고, 주말이 끝나고 시작할 참인지, 여러 공사 자재들이 보였다.
“ 기대되네. ”
공사가 끝난 후, 어떤 사건이 터져서 일본 불매 운동이 터지는지, 그 과정에서 이 KR마카롱이 어떻게 대박이 터지는지에 대해 궁금증 반 기대감 반이 담긴 표정으로 미소짓던 주혁이 사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사장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커피 한잔을 내린 주혁은 곧바로 자리에 앉아, 수첩을 집었다.
“ 일단 척살은 됐어. ”
모든 촬영 일정을 쳐낸 최명훈 감독은 주말이 지난 다음 주부터 VIP픽쳐스가 정해놓은 기본적인 마케팅 일정을 소화한 후, 편집실에 틀어박힐 예정.
“ 제작 발표회와 기자들과의 인터뷰 등 대체로 일주일이면 끝나겠지. ”
이후, 편집이 막바지에 오르면 VIP픽쳐스와 무비트리 쪽과 미팅을 통해 영화 개봉일을 확정하면 끝이었다.
“ 다큐 독립은 내일 편집본 확인하고, 곧장 영화제 출품. ”
사실 내 어머니 박점례는 개봉이 임박한 상태였다.
물론, 영화제 접수 마감 포함 선정작 발표와 최종심사까지는 대략 3주는 넘게 걸리겠지만, 어차피 개봉일정 자체는 그 이후가 될 것이다.
“ 오래 걸리는 건 제쳐두고. ”
HY테크놀로지, KR-마카롱.
HY테크놀로지 쪽은 발표 기미가 전혀 없고, 며칠 전 임대 계약을 체결한 KR마카롱은 주말이 지나고 공사를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서 주혁의 시선이 보이스피싱에서 들은 웹드라마 관련 정보에 꽂혔다.
-백번 촬영 동아리팀, 웹드라마 청순한 멜로, 리메이크 후, 1억 뷰.
“ 동아리 팀이면 대학교? ”
확인해 봐야 했다. 이 동아리팀이 촬영팀인지 뭔지, 제작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그리고.
“ 내가 개입할 수 있는 정도인지. ”
-스윽
대충 생각을 정리한 주혁이 노트북을 켜며 읊조렸다.
“ 일단은 다큐 독립, 드라마, 웹드라마, 매니지에 집중하자. ”
검색 시작은 웹드라마 청순한 멜로.
결과는 빠르게 출력됐지만.
“ 흠. ”
쓸만한 정보는 없었다. 아니,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 아직 시작도 안 했나? ”
이렇게 되면 답은 두 가지였다. 제작 전이거나 제작 중이거나. 어쨌든 완성된 상태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웹드라마 제목으로 정보를 확인한 주혁은 두 번째로 동아리팀 이름인 백번 촬영으로 검색의 결을 늘렸다.
하지만 이쪽도 백번에 관련된 정보만 쏟아질 뿐, 동아리팀에 관한 정보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잠시간 노트북을 바라보던 주혁이 팔짱을 끼며 혼잣말을 뱉었다.
“ 얘네를 어떻게 찾아야 하나. 일단 기다려야 되나? ”
무조건 시작하기 위해선, 이 동아리 팀부터 찾아야 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대학교를 일일이 찾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
그렇게 생각에 빠져있던 주혁은 일단, 속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연결 신호는 길지 않았다.
“ 어어. 그래 강사장. ”
“ 사장님. 통화 좀 괜찮으십니까? ”
“ 그래. 괜찮아. ”
상대는 김재황 사장이었다.
“ 다름이 아니라, 주시기로 한 웹드라마 말입니다. ”
“ 음. 홍보팀에서 보고받기로는 시안확정이 아직 안 됐다지? 저번 광고처럼은 안 되게끔 단단히 일러뒀어. ”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하나 여쭤볼 게 있습니다. ”
“ 뭔가? ”
“ 그 웹드라마. 마케팅용일 텐데, 핸드폰 출시에 맞춰서 광고 형식으로 뿌린다고 친다면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
“ 길어야 두 달이겠지. 광고 후발로 뿌린다고 해도 제작까지 두 달이야. 왜 그런가? ”
잠시 말을 끊은 주혁이 머릿속으로 계산을 빠르게 돌렸다.
“ 두 달. ”
“ 음? ”
“ 아, 아닙니다. ”
김재황 사장 역시 침묵을 짧게 유지하다 이내 답했다.
“ ······자네. 또 뭔가 꾸미고 있어. 그렇지? ”
“ 하하. 그럴 리가요. 확인차 연락드렸습니다. 일단, 그 웹드라마 시놉부터 확인해 봐야겠네요. ”
“ 그래. 내 장변한테 얘기해두지. ”
“ 감사합니다. ”
-뚝.
“ 시간이 많이 없는데. ”
무심한 표정으로 주혁이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렸다.
사장실의 문이 열린 것은 그때였다.
-끼익.
“ 형? 뭐야 이 시간에. ”
문을 연 건은 이미 사람의 몰골이 아닌 추민재 팀장이었다.
“ 웁! 허······사장님 어제 혼자 도망쳤겠다. ”
“ 하하. 아니. 내가 술만 먹고 그렇게 마냥 놀 순 없잖아. 오늘은 좀 쉬지 그랬어. ”
“ ······아침부터 28주, 궁궐 쪽에서 전화가 왔다. 미친. 생각해보면 아침도 아니야! 새벽이었지. 웁! ”
워낙에 크게 소리 질렀는지, 추민재 팀장이 앞에 있는 책상을 짚으며 헛구역질을 하는 바람에 주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형. 화장실 가서 한번 게워내는 게 어때? ”
“ ······싫다. 너랑 얘기하다가 얼굴에 뿜을 거야. ”
“ 나가. 해고야 당신. ”
“ 웃기시네. 해고해도 뿜을 거다. ”
“ 침착해 형. 왜 그렇게 사람이 부정적이야. ”
-드륵
서 있을 힘도, 다툴 힘도 없는지, 추민재 팀장이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그를 측은하게 바라보던 주혁이 커피 한잔을 내려 추민재 팀장에게 건네며 상석에 자리했다.
“ 그런데 28주, 궁궐팀에서 새벽에 전화했다고? ”
“ ······어어. ”
“ 뭐 때문에? ”
“ 오디션 일정 픽스 됐다고. ”
“ 오. ······그래? ”
-후릅.
자신의 앞에 놓인 커피를 한잔 들이킨 추민재 팀장이 계속 말을 이었다.
“ 오디션 대본 나왔다길래, 확인해 보고 싶다고, 퀵으로 보내라고 했다. 나 오늘 파업이야 거기 방송국까지 못가. ”
“ 하하하. 잘했어. 그래서 거기 진행 상태가 요즘 어때? ”
“ 달리고 있지. 주연으로 헤나랑 건욱이 때려 박았는데, 남은 거야 제작 문제 아니겠어? 보니까 헤드급 스텝들 계약은 전부 마쳤고, 제작 회의 들어갔지 뭐. ”
“ 동굴이겠네. ”
드라마는 기획 CP의 손을 떠나 국장의 편성 직인이 찍히면 오롯이 연출의 권한으로 변한다.
이어서 가장 기본적인 작가, 주연, 투자가 해결되면 나머지는 방송국 회의실에 스텝들과 박혀서 수많은 미팅을 거듭한다.
일명 동굴.
의상, 세트, 협찬, 장소 등 작가가 뽑아낸 대본을 토대로 가장 현실적이고 극 중 인물에 적합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쉽게 말해 극 중 배역의 머리부터 발끝, 사는 집, 다니는 회사, 하다못해 주변 놀이터까지 초기에 정하고 간다.
그런 상황을 이해한 주혁이 추민재 팀장을 보며 물었다.
“ 그래서 오디션 대본 보내준대? ”
“ 어어. 점심쯤에는 도착할 거 같은데. ”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강주혁.
“ 그럼. 그쪽에 좀 넉넉하게 보내달라고 해. 일단, 우리 연습생들이 오디션 본다는 얘기는 하지 말고. ”
“ 어어. ”
“ 그리고 홍누나한테 전화 넣어서 지금 말고 점심에 출근하라고 하고, 오면서 연습생들 전부 업어오라고 해줘. 형은 휴게실 가서 좀 쉬고. 대본 오면 내가 받을 테니까. ”
“ 아, 그럴까? 그러자. 내장이 터지겠다. 어훅! ”
헛구역질하며 추민재 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늦은 점심, 3층 연습실.
점심 즈음에 퀵으로 도착한 오디션 대본을 들고, 주혁이 연습실의 문을 열었다.
연습실 안에는 이미 추, 홍팀장과 강자매, 김재욱까지 모여있는 상태였다.
-끼익.
주혁이 연습실로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고, 강자매와 김재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안녕하세요. 사장님! ”
“ 사장님.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각자 인사들을 던졌고, 주혁이 가볍게 미소지으며 인사를 받았다.
“ 앉아요. 나는 서서 얘기할 테니까. ”
이어서 주혁이 오른손에 들려있던 오디션용 대본을 연습생들에게 나눠준다.
3장짜리 대본.
1부 컷 한 장면, 3부, 4부의 한 장면이 들어간 짤막한 대본이었다.
“ WTVM 케이블, 약 두 달 뒤 금토로 들어가는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이라는 드라마의 오디션용 대본이에요. 오디션은 다음 주. ”
“ 다, 다음 주요?! ”
강하영이 놀라 되물었다.
“ 맞아요. 다음 주. 나는 그 드라마의 악역을 모두 여러분 중에서 해줬으면 좋겠는데. ”
“ ······악역이요? ”
이번에 되물은 것은 김재욱.
“ 그래. 악역. 왜 굳이 선한 역할도 있는데, 악역을 해줬으면 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쉬워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을 배우기 위해서. ”
“ ······기본적인 감정. ”
대본을 빤히 쳐다보며 짧게 읊조리는 강하진이었고, 그녀에게 잠시 시선을 두던 주혁이 말을 계속 이었다.
“ 그리고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어요. ”
인정한다는 듯, 당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는 추, 홍 팀장들이었고, 연습생들은 침묵을 지켰다.
“ 그런데 나는 여러분들이 당당하게 오디션에 합격해서 이 드라마에 합류하길 원해. 떨어진다면 그건 그것대로 여러분의 기폭제가 되겠지. ”
잠시 말을 끊고, 주혁이 연습생들을 둘러보다 다시 말을 이었다.
“ 근데 기회라는 게 자주 오는 게 아니죠. 눈앞에 기회를 쟁취하는 것. 그것도 배우의 자질 중 하나고, 그렇게 크는 겁니다. 욕심나는 배역을 놓치는 배우는 크게 못 커요. ”
말을 끝낸 주혁이 들고 있던 오디션 대본을 들어 올렸다.
“ 이건 지정 연기, 하지만 현장에서 자유 연기를 추가로 시킬지도 몰라요. 홍팀장님 각자 개성에 맞춰서 자유 연기 연습시켜줘. ”
“ 네네~ 사장님. ”
“ 아마 그쪽에서 어떤 배역에 맞춰질지 안 알려줄 거에요. 오로지 이 오디션 대본에 표현된 인물을 분석하고 나름대로 답을 꺼내봐요. ”
강주혁의 말이 끝나자, 모두 의욕이 불타올랐다. 그 와중에 주혁이 결말을 던졌다.
“ 자, 다들 스케쥴 조정해줄 테니까. 여기에 매달려요. 그리고. ”
싱긋 웃는 강주혁.
“ 오디션 보기 전에, 내가 여러분들 완성된 연기를 먼저 볼 겁니다. ”
모두의 눈이 커졌고, 주혁은 미련 없이 연습실을 빠져나왔다. 그러자 추민재 팀장이 뒤따라 왔다.
“ 형. 형은 28주, 궁궐팀이랑 계속 스케쥴 공유받으면서 나한테 알려주고, DBS 방송국 들어가서 DBS 국제독립영화제 분위기 좀 알아봐. ”
“ 그렇지. 이제 곧이네? ”
“ 어어. DBS 가서 혹시 무슨 문제는 없는지, 지금 현재 상태는 어떤지. 아마 영화제 시작이 임박해서 정보는 많을 거야. ”
“ 알았어. ”
지시를 마친 주혁은 4층으로 향했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 무비트리 편집실.
캄캄한 편집실에 강주혁과 송사장, VIP 독립파트 팀장, 강하영이 모여 앉아, 내 어머니 박점례의 편집본을 보고 있다.
그들의 뒤쪽에 최철수 감독과 류성원 감독이 초조하게 서 있다.
출품용으로 편집된 영화는 약 62분짜리였고.
“ 내는 지금도 행복혀. 이유? 하늘에 있는 내 아이들이 매일 꿈에서 웃어중께. 내도 웃는기제. ”
마지막 할머니의 웃는 모습이 슬로우로 잡히고, 밑으로 나레이션이 담기면서 영화가 끝났다.
“ ······ ”
“ ······ ”
“ ······흑. ”
모니터에는 이미 블랙 화면으로 전환했음에도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오로지 강하영의 훌쩍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탁!
그때 최철수 감독이 편집실의 불을 켜며 조심스레 물었다.
“ 어, 어떠십니까? ”
그러자 VIP 독립파트 팀장이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전화를 걸며 후다닥 복도로 빠져나갔고.
“ 와······ 이거. 완전히······ 이야. ”
송사장은 뭔가 자꾸 알맹이를 빼먹은 감상을 늘어놨다.
“ ······흑- 할머니 ”
이어서 강하영은 할머니를 찾으며 흐느끼기 바빴다.
그 상황에 입이 더욱 바짝바짝 말랐던 최철수, 류성원 감독은 가만히 팔짱을 끼고 있는 주혁에게로 시선을 던졌다.
“ 사장님. ”
“ 어, 어떠셨습니까? ”
그들의 떨림이 담긴 물음에 모니터를 빤히 보던 주혁이 고개를 살며시 돌려 감독들을 쳐다봤다가, 다시 모니터로, 이어서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들에게 말했다.
“ 영화제 출품작들 싹다 쓸어버릴 수 있겠어요. ”
“ 저, 정말입니까? ”
고개를 끄덕이는 강주혁.
“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인물, 분위기, 음향 그리고 무엇보다 할머니의 표정이 너무 현실적으로 담겨서 서사가 느껴지는 영화. 이건 되겠습니다. ”
다름 아닌 강주혁의 감상평을 들은 감독들은 서로의 손을 붙잡으며 연신 흔들어 댔다.
그 모습에 주혁이 살짝 웃으면서 그들의 어깨를 두들겼다.
“ 출품용 개봉용 따로 나눠서 앞으로는 VIP 배급사랑 얘기 나누는 거로 하죠. 영화제 접수 자체는 감독님들이 직접 하시는 게 좋겠네요. 기분도 낼 겸.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접수 완료하시면 연락 다시 주세요. 하영씨. ”
“ ······네? 아, 넵! ”
어느새 울음을 그친 강하영이 편집실을 나서는 주혁에게 따라붙었다. 그런 그녀에게 주혁이 시선을 던졌다.
“ 하영씨도 고생했어요. 할머니를 대하는 눈빛이 진실했고, 특히 나레이션이 아주 좋았어요. 그림 잘빠졌어. ”
“ 헤헤, 감사합니다! ”
그때 최철수 감독이 강주혁을 불러세웠다.
“ 사, 사장님! ”
주혁이 돌아보니 최철수 감독과 류성원 감독이 헐레벌떡 따라붙고 있었다.
“ 네. ”
“ 호, 혹시 사장님 회사에 감독 전속계약 같은 것도 하십니까? ”
주혁이 말없이 감독들을 쳐다보자. 최철수 감독과 류성원 감독이 득달같이 말을 이었다.
“ 물론 사, 상업 영화는 안 찍겠지만, 독립 쪽으로 이름을 날려보겠습니다! ”
“ 해외 영화제에서 상 받을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강주혁 사장님 회사에서 하면 안 되겠습니까? ”
다큐 독립영화 감독들의 눈빛은 단단한 반면, 주혁은 미소짓고 있었다.
이어서 주혁은 담담하고 여유롭게 답했다.
“ 설마 다른 곳이랑 계약하려고 하셨어요? 당연히 저랑 가셔야죠. 이미 감독님들은 제 미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예상치 못한 대답에 최철수, 류성원 감독은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같은 날 저녁, 주혁의 오피스텔.
샤워를 끝낸 주혁이 노트북을 열었다. 검색사이트를 열고, 무언가를 치려다가 잠시 생각에 빠지는 강주혁.
‘ 전속 독립영화 팀이라······ 이제 하나 모았네. ’
잠시간 그렇게 턱을 쓰다듬던 주혁이 대충 생각을 정리했는지, 이내 검색사이트로 눈길을 던졌다.
가장 처음 검색한 것은 강하영.
최근 광고가 큰 이슈가 되는 바람에 급부상한 그녀의 인지도와 지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좀 식긴 했는데, 아직 나쁘지 않아. ”
1위를 찍었던 광고 삽입곡이 7위까지 떨어졌고, 치솟던 해창전자의 구독자 수가 거의 멈추긴 했지만, 여전히 기사는 던져지고 있었고, 대중들의 관심도 나쁘지 않았다.
-아침을 이 광고로 시작하는 사람 손들어라
-2탄 언제나오뮤ㅠㅠ
-매일 베댓이 갱신되는 희한한 영상
-손22222
-하루의 시작을 패대기로 해야 제맛이지!
관심이 식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순서지만, 방송가 포함 여기저기서 섭외 메일은 여전히 오고 있었기에, 이대로 2탄 광고와 독립영화가 개봉하면 그녀의 인지도는 유지될 거라 판단했다.
다음 검색어는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
드라마 자체는 기자들이 자꾸 장작을 넣어줘서, 점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였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메이킹을 돌리고, 홍보를 뿌리면 얼마큼이나 관심도가 높아질지 기대가 컸다.
“ 좋아. 다음. ”
이어진 검색어는 강주혁. 본인이었다.
정작 이쪽이 문제였다. 강주혁 자체의 이미지는 개선됐지만, 이어지는 장작이 부족하니 대중들의 관심이 점점 줄어든 실정이었다.
“ 폭발력이 있으려면 관심은 안 끊기는 게 좋은데. ”
화제까진 아니더라도, 앞으로 세상에 던져질 주혁이 손댄 작품들, 그리고 보이스프로덕션이 시너지를 얻고 폭발력을 얻으려면 강주혁 자신의 관심은 어느 정도 이어지는 게 형편에 좋았다.
-툭툭툭.
말없이 노트북을 가만히 지켜보며 마우스를 검지로 쳐대는 강주혁.
그렇게 몇 분이 흘렀고, 아까 전 검색했던 28주, 궁궐로 다시 페이지를 돌렸다.
잠시간 페이지를 쳐다보던 그가 시선을 돌려 탁자 위에 올려진 28주, 궁궐의 오디션 대본을 조용히 내려다봤다.
몇 초간 오디션 대본을 내려다보던 주혁이 혼잣말을 뱉었다.
“ 오디션 심사위원이라면 그림은 나쁘지 않은데 말이지. ”
입소문이 가장 빠른 곳. 방송국.
그리고 드라마 28주, 궁궐의 오디션.
수많은 연출자와 작가, 배우, 기자, 스텝들이 모여드는 소굴. 주혁은 그곳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 오랜만에 방송국이나 한번 가볼까?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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