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91
기자들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광적이었다.
당연했다.
현재 방송가나 영화바닥에서 빅히트를 친 내 어머니 박점례의 감독과 배우들, 거기다 화제의 강주혁까지 붙어있는 그림이니 군침을 흘릴 만했다.
쉴 새 없이 플래시가 터지는 와중에 주혁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그의 뒤에 있던 감독들과 할머니 그리고 강하영이 얼결에 강주혁의 뒤를 쫓았다.
주혁의 걸음은 여유로웠고, 그를 보고 걷는 이들은 매우 든든함을 느꼈다.
그때 포토존에는 유명 개그맨 3명이 질문을 받고 있었고, 어느새 포토존에 도착한 강주혁 무리를 발견한 개그맨 3명이 주혁에게 인사를 던지며 자리를 비켜줬다.
-스윽.
이어서 포토존에 올라선 강주혁이었고, 그를 따라 감독들과 할머니, 강하영이 차례로 포토존에 올랐다. 그러자 이번에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 기자들도 플래시를 터트렸다.
-찰칵!
-찰칵!
-찰칵!
수많은 플래시가 터지는 상황에 주혁이 모두에게 작고 여유롭게 속삭였다.
“ 긴장하지 말고, 평범하게 서 계시면 됩니다. 자, 지금은 정면을 보고. ”
주혁이 정면을 보자, 모두가 그를 따라 정면을 바라보며 섰다. 그렇게 약 10초 정도.
“ 이번엔 왼쪽으로. ”
몸을 왼쪽으로 약간 튼 주혁을 따라 모두가 따랐고.
“ 오른쪽. ”
반대쪽으로 움직이는 강주혁을 모두가 따라 했다. 마치 어미 새의 몸동작을 아기 새들이 따라 하듯이.
“ 다시 정면. 가볍게 손 흔들고 웃어요. ”
한치에 흐트러짐 없이 강주혁을 따라 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자세를 취한 주혁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전에 류성원 감독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 감독님. 할머님 힘드니시까, 먼저 들어가 계세요. 입구에 가면 자리 배정하는 스텝 있을 겁니다. 가서 내 어머니 박점례 팀이라고 말하면 안내해줄 겁니다. ”
“ 예! ”
고개를 끄덕인 류성원 감독이 할머님을 모시고 포토존을 빠져나갔고, 다음으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영화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느냐?, 촬영하며 힘든 점은 없었느냐?, 3관왕을 차지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영화가 300만을 돌파했는데 성적을 얼마나 예상하나? 등등으로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졌고, 최철수 감독과 강하영은 진땀을 빼며 질문에 답했다.
그렇게 몇 개의 질문 후, 드디어 기자 한 명이 주혁에게 질문을 던졌다.
“ 강주혁씨! 요즘은 배우로서보다는 제작자로서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더이상 연기는 안 하시는 겁니까?! ”
“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
“ 화제의 중심에 서 계십니다! 참여하신 작품이 모두 잘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십니까! ”
“ 저를 포함해서, 감독님, 배우들, 스텝분들의 고생이 있기에 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분이야 당연히 좋지 않겠습니까? 하하. ”
강주혁의 농담에 순간 인터뷰 현장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고, 이후로도 꽤 많은 질문이 들어왔지만, 주혁은 여유롭게 대답을 이어갔다.
-스윽.
그러다 주혁이 뒤쪽에 대기하고 있는 인원들을 발견하곤 기자들에게 말을 던졌다.
“ 많이 기다리시는데, 질문 하나만 받고 끝내겠습니다. 아, 거기 빨간 모자 쓰신.”
“ 예! 혹시 지금 제작 준비 중인 작품이 있습니까?! ”
주혁이 웃었다.
“ 곧 개봉시킬 영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작품 선보일 작정이니 기대 부탁드립니다. ”
대답을 끝으로 주혁과 최철수 감독 그리고 강하영은 포토존을 내려와, 입구로 향했다.
그리고 이 같은 인터뷰 및 사진들은 실시간으로 빠르게 기사로 작성되어 인터넷에 던져지기 시작했다.
DBS 디지털통합사옥, 예술홀 안.
개막식과 시상식이 열릴 예술홀 내부는 마치 파티장을 연상케 했다. 수많은 원탁 탁자들과 넓은 무대 그리고 수많은 셀럽(유명인)들이 즐비했다.
그 모습에 최철수 감독과 강하영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 와- ”
“ ······우와. ”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하지만 주혁은 무심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안내받은 자리를 찾았다. 이윽고 가장 앞줄 할머님과 앉아있는 류성원 감독을 발견했다.
“ 저쪽이네요. ”
“ 아, 네. ”
“ 넵! ”
강주혁이 앞장섰고, 그 뒤를 최철수 감독과 강하영이 졸졸졸 따라갔다. 그런데 그들의 따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 주혁씨. 오랜만이죠? ”
“ 아- 황철 감독님. ”
느닷없이 강주혁의 앞에 나타난 남자가 손을 내밀었고, 주혁은 손을 맞잡으며 서로를 소개했다.
“ 여기가 최철수 감독님. 배우 강하영씨. 이분은 아시죠? 광군 연출하신 황철 감독님. ”
“ 잘 알고 있습니다. 마, 만나서 영광입니다! ”
“ 바, 반갑습니다! ”
“ 하하. 반가워요. ”
그렇게 소개가 끝나고, 두 걸음 만에 다시 잡혔다.
“ 주혁아. ”
“ 아, 선배님. 오랜만입니다. ”
기라성같은 중년 배우, 유명 배우들, 내로라하는 개그맨, 감독들, 제작사 관련 인물들 등등이 속속들이 나타나면서 주혁의 앞길을 막았다.
그때마다 주혁은 최철수 감독과 강하영을 빠짐없이 소개했고 얼결에 인사는 하고 있지만, 최철수 감독과 강하영은 꿈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존경하던 감독들이나, 배우들 모두가 강주혁에게 인사를 나누거나 먼저 아는 척을 하고 있다.
새삼 최철수 감독과 강하영은 느꼈다.
이 바닥에서 강주혁의 위상이 얼마나 큰지.
어렵사리 자리에 도착한 주혁은 물을 마시고 있는 김점숙 할머님에게 물었다.
“ 할머니. 괜찮으세요? ”
“ 오야. 끄떡없제. ”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강주혁이 가장 먼저 자리에 앉았고, 이어서 최철수 감독과 강하영이 자리했다.
잠시 뒤.
내부 조명이 살짝 어두워지면서 무대에 유명 개그맨 박철복이 마이크를 들고 입장했다.
“ 자, 곧 개막식이 시작될 예정이니,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
그렇게 DBS 국제독립영화제 시상식이 시작됐다.
같은 시각, 강주혁의 건물 앞.
KR마카롱의 인기는 여전했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언제나 줄을 서야 했다.
거기다 KR마카롱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에게 주혁이 살짝 귀띔한 마케팅 방법이 신의 한 수였다.
‘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과 오프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에 차별성을 두고, 오프라인 판매에는 2시간이면 2시간 3시간이면 3시간 타임어택을 도입해보면 어떻습니까? ’
주혁의 조언을 듣고 젊은 부부가 내놓은 방법이 바로 오프라인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매 KR마카롱 선물세트였다.
하루 300개를 한정으로 12시부터 5시까지만 판매하고, 온라인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방법이 터져버렸다.
순식간에 KR마카롱은 마카롱 맛집으로 SNS부터 여러 매체로 빠르게 퍼졌다.
이런 이슈몰이 먹잇감을 방송 쪽에서 냄새를 맡았고, 지상파 방송국 SBN의 음식 소개 프로인 ‘ 맛맛맛 ’팀이 강주혁의 건물 앞에서 촬영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이미 KR마카롱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에게는 촬영 허가를 받은 상태였고, 박소희 PD가 주요 스텝들과 촬영 컨셉을 확인하며 구도를 맞추고 있었다.
그때 리포터로 출연하는 김소연이 건물 내부 화장실에 들렸다가 복도에서 엘리베이터 층수 알림판에 눈길이 꽂혔다.
‘ 3층, 4층. 보이스프로덕션? 보이스프로덕션. 어디서 많이 들어본. ’
잠시 멍하게 알림판을 쳐다보던 김소연이 번뜩 무언가를 떠올렸고, 후다닥 박소희 PD에게 뛰어갔다.
“ PD님! ”
“ 아 소연씨. 슬슬 준비를. ”
“ 이 건물에 그 제작사 있어요! ”
“ 그 제작사? ”
고개를 갸웃하는 박소희 PD에게 리포터 김소연이 손가락으로 건물 3~4층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 그 강주혁씨 제작사 있잖아요. 엄청 핫한. 보이스프로덕션! ”
“ 진짜?! ”
순간 깜짝 놀란 박소희 PD가 김소연이 가리키는 건물 3~4층을 올려다봤고, 이어서 천천히 고개를 내리며 생각에 빠졌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수만 가지의 가능성이 떠올랐고, 그러다 혼잣말을 뱉었다.
“ 그림이 괜찮겠는데? ”
다시 DBS 디지털통합사옥, 예술홀 안.
어느새 마무리가 한창인 DBS 국제독립영화제 시상식은 내 어머니 박점례로 시작해서 내 어머니 박점례로 막을 내렸다.
물론, 기타 다큐 영화에도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대체로 내 어머니 박점례에 포커스를 맞춘 시상식이었고, 그야말로 내 어머니 박점례 파티였다.
-스윽.
강주혁이 앉아있는 자리에 최철수, 류성원 감독이 총 6개가 넘는 트로피를 올려다 놓고 금덩어리를 만지듯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 모습에 주혁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 그렇게 좋으십니까? ”
“ 물론이죠! 내일 눈뜨면 전부 꿈일까 봐 지금 미치겠습니다! ”
“ 처, 철수야. 이게 꿈이면 난 진짜. ”
“ 하하하. ”
분위기는 최고였고, 그 여세를 몰아 어느새 무대에는 DBS 국제독립영화제 시상식을 끝맺음하는 걸그룹의 축하 무대가 이어졌다.
바로 그때.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주혁의 전화가 울렸고.
-박기자.
발신자는 디쓰패치 박기자였다. 전화를 받은 주혁은 박기자에게 잠시 기다리라 말한 후, 홀을 나와 복도에서 전화를 받았다.
“ 어. 무슨 일 있어? ”
“ 이야. 강주혁. 독립영화제 시상식이라매? 기사 벌써 떴다. 사진 보는데, 옛날 강주혁이 떠오르던데? ”
주혁이 피식했다.
“ 간단한 시상식인데 뭘. 뭔데 그래서? ”
“ 하하. 어. 별건 아니고. 박송호 그 친구 좀 나대고 있는 것 같더라. ”
“ 박송호? 박송호 PD? ”
“ 어어. 여기저기 들어보니까, 방송국 나온 뒤로 기자들 몇몇 만나서 헛소문을 좀 퍼트리는 모양이야. 너랑 너 회사에 관해 좀 지저분한 얘기를 뱉고 다닌다는데? ”
“ 무슨 헛소문? ”
“ 뭐, 별거 있냐. 잠잠해진 오디션 비리나 배우 캐스팅 과정 같은 거. 흔한 말로 찌라시라도 돌게 해서 너랑 28주, 궁궐 좀 타격 입히려고 하는 거지. 방송국 잘렸다며? 그래서 뭐 지랄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
“ 이것 봐라. ”
주혁이 짧게 말하며 주머니에 남은 손을 쑤셔 넣었다. 그러자 박기자가 몇 가지를 덧붙였다.
“ 박송호 걔 소문 좀 더럽더라. 뭣 같으면 기자들 만나서 상대 작품 저격하고, 심심하면 딴죽 기사 내보내게 해서 피해 입히고 그렇던데. 거기다 내가 좀 털어보니까, 신인 여배우들을 상대로 성상납까지 서슴없이 하는 모양인데. ”
“ 성상납? ”
“ 뭐. 있잖아. 그런 거. 오디션 보고 괜찮다 싶은 애 연락해서 만나고 ”
“ 미친 새끼였네. 근데 그거 얼마나 확실한 거야? ”
박기자가 웃었다.
“ 알잖아. 기자들 마지막 보루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거. 물증은 있는데, 굳이 쏠 필요가 없어서 썩혀두는 이슈는 많아. 이게 그런 부류지. 어쨌든 박송호 그거 하이에나 같은 새끼라 냅두면 아주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겠어. ”
“ 흠. 아예 밟아놔야겠는데. ”
잠시간 생각하던 주혁이 말을 이었다.
“ ······물증. 내가 받을 수 있나? ”
“ 있지. 대신 돈이 좀 들어. 시간 하고. 다른 쪽에서 구하는 거라. ”
“ 진행비는 얼마가 들든 신경 쓰지 말고 구해봐. 나중에 나한테 청구하면 되잖아. 그리고 박송호한테 연락해서, 기자로서 만나자고 해서 약속 잡아. ”
“ 크크. 그리고 나 말고 니가 나타나는 그림? 재밌겠네. 알았다. 약속 잡고 문자로 알려줄게. ”
-뚝.
그렇게 전화가 끊겼고 이어서 DBS 국제독립영화제 시상식도 끝났다.
대충 여기저기 마무리 인사를 던진 주혁은 입구에서 몰려드는 팬들에게 사인과 사진을 찍어주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고 진행한 후 최철수, 류성원 감독들과 할머님 그리고 강하영까지 데려다주고 나서야 밤늦게 사무실로 복귀했다.
그때.
-띠링.
도착한 문자.
-박기자.
-다음 주 일요일. 아침 10시. 장소는 우리가 갔었던 중국집이다. 예약은 내 이름으로. 물증은 그 안에 구해줄게.
박기자가 약속장소를 보내왔고.
-알았다.
약속 날은 다음 주 주말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저녁.
강주혁의 이름과 보이스프로덕션 그리고 내 어머니 박점례는 DBS 국제독립영화제 시상식의 여파로 꼬박 하루 동안 실검을 활개 치다 밤이 돼서야 겨우 내려왔다.
『인사하는 ‘강주혁’과 ‘내 어머니 박점례’ 팀』
『어색한 웃음을 짓는 ‘내 어머니 박점례’의 여주 강하영/ 사진』
『‘강트맨’ 강주혁 “곧 신작 영화도 개봉해, 기대해 달라”』
『신인 여배우 강하영 “ 끝나고 바로 28주, 궁궐 촬영가야 해요”』
다시 한번 강주혁의 입지를 다지는 순간이었다. 그런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VIP 최혁 팀장에게 연락이 왔다.
“ 척살 최종 개봉일은 11월 28일입니다! 별문제가 없다면 개봉일이 유지될 겁니다! ”
척살의 최종 개봉일이 확정됐고.
“ 아! 그리고 시사회 일정이 나왔는데, 기자 반응 시사회부터 시작해서 총 5번 시사회를 열 예정입니다! 그중에 첫 번째 시사회에 사장님이 좀 오셨으면 좋겠는데. 괜찮으십니까?! ”
“ 첫 번째요? ”
“ 예. 하하. 아무래도 기자들이나 영화 평론가 등이 참여하는 시사회니까, 사장님이 군침을 흘리지 않을까 했는데. 틀렸습니까? ”
주혁이 웃었다.
“ 하하하. 딱 좋습니다. 저만 참석합니까? ”
“ 아, 아닙니다. 시사회에는 기자, 평론가, 기타 관계자들, 척살에 출연한 모든 배우, 스텝들 포함해서 꽤 장대하게 진행할 예정입니다. ”
“ 그래요? 일정은요. ”
“ 일주일 뒤, 11월 7일 목요일. 압구정 CCV에서 진행합니다. ”
“ 알겠습니다. 그때 뵙죠. ”
첫 번째 시사회가 일주일 뒤로 잡혔다.
일주일 뒤, 목요일. 압구정 CCV.
척살의 첫 번째 시사회가 열리는 특별관 주변은 이미 기자들과 여러 인파가 몰려있는 상태였다.
물론, 척살에 참여한 배우부터 스텝들은 이미 특별관 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고, 사실상 그들에게는 자신들이 준비한 영화가 처음으로 세상에 출범하는 날과도 같았다.
모두에게 축제였고, 설레는 날이었다.
-띵!
이어서 강주혁과 강하진 그리고 추민재 팀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나타났다. 몰려있던 기자들은 나타난 강주혁을 보곤 ‘왜 강주혁이?’ 같은 느낌을 받긴 했지만, 일단 사진을 찍고 봐야겠다는 생각에 빠르게 셔터를 눌러댔다.
그러나 시끄러운 질문은 없었다. 이미 그들은 VIP픽쳐스 측과 영화와 관련 없는 소란은 일으키지 않겠다는 조항에 합의했기 때문이었다.
-찰칵!
-찰칵!
-찰칵!
강주혁은 어마어마하게 사진이 찍히는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상영관 안으로 들어섰다. 그가 상영관으로 들어서자, 강주혁을 알아본 배우와 관계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주혁을 반겼다.
그렇게 몇십 분간 여기저기 인사를 나눈 주혁은 잠시 뒤로 빠지고, 강하진과 추민재 팀장이 정해진 좌석에 자리했다.
이어서 밖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도 자신들의 자리에 착석하며 상영관의 문이 닫혔다.
대략 300명 정도 되는 인원.
주혁은 상영관 제일 뒤, 주변에 아무도 없는 뒷문 쪽에 어깨를 기대고 섰다.
이유는 간단했다.
영화를 이미 스텝 시사를 통해 보기도 했고, 초반에만 보다가 조용히 빠져나가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툭!
어느새 영화관 내부의 조명이 꺼졌고.
“ 나는 회사에 다닌다. ”
하정훈의 나레이션으로 영화가 곧바로 시작됐다.
바로 그 순간.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주혁의 품속에서 핸드폰 진동이 울렸고, 그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했다.
“ ······! ”
발신자를 확인한 주혁의 눈알이 커졌다.
*070-1004-1009
보이스피싱이었다.
“ 드디어 심사가. ”
솔직히 주혁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보이스피싱 쪽에서 강주혁에게 전화를 안 하면 찾아낼 방법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놀라움은 두 배였다.
어쨌든 강주혁은 재빨리 복도로 빠져나와 전화를 받았고.
[‘브론즈’단계의 주인이신 강주혁님 안녕하세요!] [강주혁님의 유료 서비스 ‘브론즈’의 남은 횟수를 모두 사용하셨습니다.] [‘유료 서비스’를 경험하며 인생역전에 더욱 가까워지길 기원합니다! ] [계속 진행을 원하시면 1번을 눌러주세요. ]곧장 1번을 눌렀다.
-띠익
[들으실 항목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 [ 1번 ‘실버’ ] [ 다시 듣기는 #버튼을 눌러주세요. ]“ 실버. ”
키워드는 ‘실버’ 하나뿐이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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