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become a tycoon after winning a lottery RAW novel - Chapter 202
202. 손대기 힘든 실타래.
“대표님 코트라에서 연락이 왔는데, 이미 네슬레와 다른 다국적 기업들이 러시아에 들어와 있기에 사업 면허는 쉽게 나올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방 정부에서는 세금면제와 투자금에 대한 법인세 감면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답니다.”
코트라를 통해 러시아에 기업형 영농사업을 문의넣었는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농림축산부에서 대표님과 미팅을 했으면 한다고 합니다.”
“농축산부에서? 왜?”
“축산정책국의 국장이던 김유환 국장이 차관이 되었는데, 스마트 팜 관련 업무 관련 미팅이라고 합니다.”
유업체들 사이에서 주름만 늘어가던 사람이 영전했으니 인사를 하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스마트 팜 관련이라고 하니 만나봐야 했다.
“영전했으니 난이라도 하나 보내주고 일정 잡아줘.”
***
“임 대표님 덕분에 제가 요즘 사는 맛이 납니다 하하하.”
“영전하시고 인상도 좋아지신 거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김유환 부장은 유업체들 사이에선 꿔다 놓은 허수아비 같은 사람이었지만, 차관이 된 이후로는 존재감이 달라졌고, 인상도 여유 있게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철옹성 같던 우유 판이 이렇게 정리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덕분에 제가 영전하게 되었으니 이거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할지. 하하하. 아 참! 이 이야길 하려고 오늘 모신 것이 아닙니다. 이건 때문입니다.”
김유환 부장이 내민 서류는 우리가 코트라에 문의하였던 서류와 스마트 팜을 건설하기 위해 제출한 서류였다.
“요거 그대로 다 진행을 하실 예정이십니까?”
“네. 한국에선 거의 밀 농사를 하지 않고, 수입하는 밀가루 가격도 변동 폭이 크기에 가격 안정을 위해 아예 러시아에서 밀 농사를 지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캬하! 여기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스타 그룹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러시아와의 FTA 협상을 정부에서도 시작을 했습니다. 철도와 몇몇 부분은 MOU 협의를 했는데, 농업 회사가 동북아시아 쪽에 들어 온다고 하면 좋아할 겁니다.”
한·러 FTA 협상이 진행 중인지도 몰랐는데, 이미 몇몇 부분은 MOU까지 협의가 끝났다고 하니 놀랐다.
“그럼 한·러 FTA는 언제쯤 체결이 됩니까? 그리고 체결이 되면 무관세로 밀이나 밀가루가 들어올 수 있는 겁니까?”
“농산물 관련은 아직 협의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쌀을 제외한 농산물은 다 무관세로 들어오게 될 겁니다.”
농민들 반발과 식량 자급 문제로 쌀은 FTA에서 제외 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했지만, 러시아에서 쌀은 아예 경작되지 않으니 그냥 다 들어온다고 보면 될 것 같았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정부에서 한·러 FTA 협상을 하고 있으니 타이밍이 딱 맞았다.
더구나 경작을 위해 농장 터를 다지고, 기후와 수확량에 맞는 품종을 선정해 실험 경작을 하는 데만 2년이 걸릴 터였다.
3년 이후 수확한 밀을 들여올 때쯤 되면 한·러 FTA가 체결되어 혜택을 볼 수 있을 터였다.
“시기적절하군요.”
“그래서 받은 은혜도 있고 하니 농림축산부에서는 스타 그룹의 기업형 농사를 내세워 최대한 빠른 협의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힘써주신다고 하니 저도 감사합니다.”
김유환 차관은 자신이 이렇게 스타 그룹을 챙기고 있다고 어필을 몇 번이나 했다.
“그리고, 이 스마트 팜 말입니다. 지방에 설립을 해도 된다면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지자체가 있습니다. 그리고, 건설비나 설비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농림부에서 지원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 그런 혜택이 있다면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하는 곳으로 입지변경이 가능합니다. 헌데, 설비 부분까지 지원을 하게 되면 대기업에 퍼준다고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스마트 팜 농업에 부지와 설비지원까지 해주는 사업은 몇 년 전부터 있었으니 괜찮을 겁니다. 그리고, 경쟁을 해서 받을 만큼 지원자들이 몰렸던 적도 없었습니다.”
“부지와 설비지원까지 해주는데도 그런 겁니까?”
“네. 그게 지금 한국 농업의 현실입니다. 땅과 농기계까지 준다고 해도 농사를 하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돈이 안 되어서 그런 거겠지요?”
“뭐, 돈이 안 된다는 것도 있지만, 시골은 인프라 문제도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든 장년이든 살아 가려면 병원도 있어야 하고, 학교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없다 보니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흠. 그래서, 부지와 설비지원까지 해서라도 스마트 팜을 유치하려고 하는 거군요.”
“맞습니다. 이제까지는 벤처 업체들이 주로 스마트 팜 사업에 지원을 했었습니다. 헌데, 역량 있는 대기업에서 이쪽을 개척해주신다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허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큽니다. 적당하게 기대해 주십시오. 그런데, 벤처업체들이 주로 스마트 팜을 했다고 하던데 그렇게 먼저 시작한 팜들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까?”
“그게… 적자를 면한 곳이 몇 곳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이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이 되는 형편입니다.”
“네? 농업대학교에서 기술지원도 해주고 있고, 농협에서 신품종 종자도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돈이 안 되는 겁니까?”
정부와 농협에서 지원금에 무이자 대출까지 퍼주고 있는 상황임에도 적자를 겨우 면했다고 한다면 문제가 있는 사업이었다.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제가 스타 그룹이 이쪽으로 눈 돌려 주신 것에 고맙고,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유에 못지않게 농산물 유통 쪽도 꼬여있습니다. 아니 꼬인 게 아니라 그냥 층(層)이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층이 다르게 되어 있다고요? 건물 높이 말하는 층이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혹시, 농산물도매시장에 혹시 가보셨습니까?”
“예전에 그냥 과일이나 몇 번 사러 가본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 일반 사람들은 농산물도매시장에 농사꾼이 농작물과 과일을 들고 가면 경매를 통해 소매상인에게 전달된다고 아실 겁니다.”
“네. 맞습니다. 그렇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겁니까?”
“네. 현실적으로는 좀 많이 다릅니다. 보통은 중계를 해주는 중매인이 농사꾼과 상인들을 중계해 주는데, 그 과정이 경매이면서도 경매가 아닙니다.”
“경매이면서도 경매가 아니라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네요.”
“중간 상인에게 그냥 정해진 값으로 넘긴다는 말입니다. 경매는 요식행위일 뿐입니다.”
“이해가 가지 않네요. 경매가 요식행위라니.”
“수확기에 농산물시장에 들어오는 물량은 어마어마합니다. 그걸 각각 경매에 붙여서 맞는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낙찰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정상적인 경매를 거쳐야 하는 물건이 하루에 트럭 오백 대가 들어 옵니다.”
“한번에 너무 몰려들어 정상적인 경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거군요.”
“맞습니다. 우선 경매에 일반인은 참여를 하지 못한다는게 큽니다. 상회에 등록된 상인들만이 가능하지요. 그러다 보니 중매인과 짝짜꿍이 되어 그날 시세대로 최저 경매가를 정하게 됩니다.”
“최저 경매가 이상으로는 상인들이 입찰을 하지 않는 것이군요.”
“맞습니다. 경매에 올라가는 물건이 작다면 다른 상인들이 확인하고 더 가격을 부를 수도 있겠지만, 몇백 건이 되다 보니 아예 상인들의 눈에 들지도 못하고 최저 경매가에 팔리게 됩니다.”
“그 최저가 낙찰 물건은 그대로 중간 상인에게 넘어가니 경매이면서도 경매가 아니라고 한 것이군요.”
어떻게 보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가격 담합을 서로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유와는 다르게 농산물은 아주 영악한 방법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러니 도시에서는 농산물 가격이 비싸다고 해도 시골에서는 천원 밖에 안 하는 거고, 농사꾼들은 크게 돈을 벌 수 없는 것이로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층(層)이 있다고 한 겁니다. 중매인들과 상인들은 윗 층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농민 위에 산다는 말이군요.”
“네. 도시의 마트에서는 포기당 5천 원 8천 원으로 팔리고 있어도, 산지와 이런 도매시장에 넘기는 것은 포기당 천 원입니다. 제값을 받지 못하니 하층민인 겁니다.”
유통이 문제라면 인터넷이나 아파트 단지를 통한 직거래를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를 할 뻔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평생을 농사만 지어온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인터넷에 올리고 아파트의 직거래 행사에 들고 가서 팔고 하는 것 자체가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농민들은 풍년이 드나 흉년이 드나 가격 변동이 크게 없는 계약 재배를 하려고 하는 곳이 많습니다.”
수확물에 대한 계약을 하고 마음 편히 농사를 짓는 게 편할 것 같긴 했다.
“그런데, 농협은 뭘 하는 겁니까? 지역 단위 농협의 경우에는 젊은 인력이 있으니 인터넷이나 아파트 직거래 같은 곳에 농산물을 들고 가서 팔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농협이나 수협에서 농산물과 해산물의 판매를 중계해 주고 있습니다. 농협 창고에 물건을 쌓아두고 인터넷으로 팔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또 수수료라는 게 문제가 됩니다.”
“온라인 쇼핑몰 수수료 때문입니까?”
“쇼핑몰 수수료는 농산물이라 5~10% 대로 괜찮습니다. 하지만, 농협 수수료가 20~30% 대입니다.”
“좀 세긴 하군요.”
팔아주는 농협의 수수료가 좀 센 거 같긴 했지만, 실제 농사하는 사람들에게 대출도 해주고, 농기계와 선별기 같은 설비들을 임대도 하는 곳이 농협이었기에 이 20~30%의 수수료가 어쩌면 적정한 것인지도 몰랐다.
“보관을 위한 창고까지 제공하니 대략 2~30% 수수료가 그렇게 비싼 수수료는 아닙니다.”
“뭐, 홈쇼핑 쪽의 수수료를 알고 있으니 과한 수수료가 아닌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수수료를 다 제하고 나면 50% 정도를 손에 쥐게 되는데 그 돈이 큰돈이 안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수수료를 제하고 50%면 괜찮은 수입 같았는데, 김유환 차관이 보여주는 서류를 보니 그게 또 아니었다.
“쩝. 일단 농민 1인당 경작지 규모가 작군요.”
50%가 남는다고 해도 총금액 자체가 작았기에 얼마 되지 않는 돈이었다.
결국 농민의 수입은 규모와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크게 바뀔 수 밖에 없었다.
흉년이 들어 가격이 폭등할 것을 알고 직거래로 판매를 하는 최적의 조건이라면 농부들도 1년에 억대의 연봉을 가져가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계약 재배를 하거나 중매인에게 바로 넘겨 버리고 한다면 연봉 3천도 겨우 챙길 수 있을까 싶었다.
“규모에서 오는 문제는 해결이 안되지만, 중매인을 통한 경매제도는 제도를 손질하면 해결이 될 것 같은데요.”
“농산물도매시장의 경매제도를 손보겠다고 정부가 나서면 정권이 바뀔 겁니다. 농산물 중계 상인이 40만 명입니다. 그 가족들까지 하면 150만 명은 될 겁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결국 중간 상인들이 가진 투표 때문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제도를 만들려고 하면, 이권이 개입되어 원래의 법안이나 제도가 더 뒤틀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흠. 그럼, 정부에서는 손을 댈 수 없으니 저에게 나서 달라는 겁니까?”
“하하하. 그렇게 되면 참 좋겠는데, 사실 정부에서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명확한 해법이 보이지가 않거든요. 그저 우유 판을 올바르게 만드셨듯이 밀가루와 농산물 판도 부당한 것을 처리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할 뿐입니다.”
“흠. 우리가 나서서 욕 다 듣고 올바르게 고치면 그때 우리와 협의를 하겠다는 그런 말이군요.”
“하하하.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겁니까? 물론, 정부에서도 그냥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겁니다. 최대한 스타 그룹의 편의를 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건호는 어떤 방식으로 스마트 팜을 운영하고 생산물을 유통해야 할지 머리를 굴렸다.
“그럼, 우선 정부에서 해주실 것이 있습니다.”
“네 말씀하십시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받쳐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