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regressed RAW novel - Chapter 11
나는 회귀했다 11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한음철강이 끝내 부도로 쓰러졌습니다. 사상최대의 부도 사태입니다.
-한음철강이 그동안 얻어 쓴 빚은 4조가 넘습니다. 사회적인 그리고 경제적인 여파가 엄청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음철강은 보라은행 삼성동 지점에 돌아온 15억짜리 어음을 결재하지 못해서 결국 부도를 냈습니다. 이를 신호로 전국 19개 채권 은행들이 그동안 부도처리를 보류하고 있던 수백억 원 어음도 동시에 부도처리했으며…
-재계 자산순위 14위, 4조 2천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던 사상 최대 규모의 부실기업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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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보도를 들으며, 이휘는 천장에 매달아둔 바를 쥔 채 턱걸이를 하고 있었다.
“스물하나… 스물둘….”
근육이 찢겨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팔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손바닥이 결리는 느낌조차 사라질 만큼 고통스러웠다.
‘견딘다!’
한 번 더.
“스물넷….”
몸을 한계까지 몰아붙였다.
지난 한 달 전신 구석구석 배기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휘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이처럼 코어근육을 기르는 전신운동을 했다.
발달하길 원하는 근육에 집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기에 슬슬 지방 속에 숨어있던 근육 형태가 잡혀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10킬로미터씩 달렸다. 한강변을 몇 번씩 토하면서 뛰었다.
투욱.
바에서 떨어져 내린 이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우.”
비 오듯 쏟아진 땀이 바닥에 무수한 점을 만들어 놨다. 이휘는 마른 대걸레로 단번에 땀을 밀어버린 뒤 털썩 주저앉아 TV를 응시했다.
하루 종일 모든 채널에서 한음철강 부도사태를 다루고 있었다.
아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게 바로 IMF 외환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것을.
‘나도 슬슬 움직여야겠어.’
일단은 최고의 전문가를 구하는 게 먼저다.
작년, 민족사관학교가 개교했다. 1회 입학식에는 30명쯤 참가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 ‘그 녀석’이 있다.
방준수.
전생에선 일명 ‘방 선생’으로 통하던 놈이다.
이놈이 특이한 게, 집은 찢어지게 가난한 놈이 민사고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갔다.
30명만 뽑던 당시에는 민사고 자체에 장학금 제도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을 주고 데려갔다는 것은 파스퇴르 재단의 장학생이라서도 있겠지만 그만큼 독보적인 실력을 보였다는 뜻이 된다.
녀석의 미래 역시 다른 의미로 독보적이었다.
방준수는 입학하자마자 민사고에 주식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미래에도 쭉 민사고 학생들이 실전으로 경제를 배우는 배움의 장이 됐다.
한데 그 시작이 문제였다. 안 그래도 연간 2000만 원이 넘는 학비를 타가는 놈이 그 외 기숙사비, 식비, 교재비, 도복이나 교복 등의 대여료를 포함해 1000만 원 상당의 금액을 더 지원 받고 나서 모조리 주식에 꼴아 박은 것이다. 정말 골 때리는 건 교복으로 제공되는 한복(?)까지 팔아서 돈놀이를 했다는 점이다.
민사고는 그 목적이 해외에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알리고, 나아가 세계를 이끌어가는 인재로 양성하는 데 의의를 둔다. 그래서 ‘사관학교’지 않나.
그런 취지에서 봤을 때 이놈은 해선 안 될 짓을 저질러버린 것이다.
결국 징계위가 열리고 녀석은 2년을 채 못 버티고 잘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식으로 번 1억여 원의 돈을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가난한 집안 환경 때문에 돈에 한이 맺혔는지, 아니면 학교란 공간이 답답했는지 전학 간 공립학교에 출석도 하지 않고 사무실을 내버렸다.
종목은 대부업. 일명 사채.
1997년 IMF 외환위기에 직격타를 맞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돈 빌릴 데가 없었다.
그런 이들이 사채시장으로 몰려든 것은 당연지사.
녀석은 그러한 미래를 보고 대부업을 시작했고,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으며, 당시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깡패들을 돈으로 막으면서 사채시장의 큰 손이 되었다.
만약 녀석이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일개 조직폭력배의 칼에 살해되지만 않았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가 죽은 뒤, 그가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 역시 감쪽같이 사라졌다.
국가정보원은 물론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프리랜서 에이전트(FA)한테까지 내려온 정보에 의하면 사채와 주식으로 끌어 모은 돈이 10조원이 넘는 거금이라고 했다.
방준수가 남긴 돈을 찾는 임무.
당시 UDU를 전역한지 얼마 안 되었던 이휘 역시 그 임무에 파견됐다.
‘결국 실패했지.’
이휘는 고속버스 안에서, 휙휙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정말 귀신같은 놈이다.
10조를 어디다 숨긴 걸까?
아니, 그게 과장된 소문이라 해도 작전주도 아닌 개인이, 합법적인 주식과 돈놀이만으로 범죄 하나 저지르지 않고 10년 남짓한 시간 만에 조 단위를 만진다?
‘그 새끼도 미래를 알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런 의심이 들만큼 말이 안 되는 수익률이다. 어쩌면 미래를 아는 이휘보다 더 정확한 미래를 봤을지도 모른다. 물론 녀석의 행적을 쫓다 보면 그런 초능력이 아니라, 정말 모든 걸 본인의 능력으로 일궜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아무튼 미래를 본다는 걸 제외하면 여러모로 지금의 자신과 비슷한 면이 많은 놈이었다.
그때 고속버스 기사가 마이크에 대고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려왔다.
이곳은 강원도 횡성.
민사고, 그리고 방준수가 있는 땅이었다.
***
민족사관학교 교장실에는 교장과 파스퇴르 재단 이사, 그리고 1기 입학생 30명을 전담하는 2학년 담임이 각기 다른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담임은 죄 지은 표정, 교장은 눈치를 보고 있고, 재단 이사는 얼마나 화가 났는지 얼굴이 새빨개진 채 맞은편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있는 방준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제가 투자한 1400만 원은 지금 1억 4천이 됐어요. 불과 1년 만에 10배가 뛴 거죠. 학생이 학생다우려면 주식을 해선 안 된다? 그건 어디서 나온 개똥같은 규칙인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개똥? 방준수, 넌 우리 재단의 지원 하에 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거다.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걸 모르나?”
그러나 방준수는 콧방귀를 뀌었다.
“교칙에도 없는 규칙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만약 주식동아리 만들지 말라고 하셨으면 안 왔습니다.”
“주식동아리가 문제가 아니라, 네가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화폐를 동원하니 문제가 되는 거다! 너 때문에 돈을 잃은 학생이 한 둘이 아니야! 심지어 학부모들이 보낸 용돈과 교재비까지 모조리 탕진한 녀석도 있다! 너 때문에!”
“그것도 교칙에 없고요. 그놈들도 하라는 종목만 했으면 돈 벌었어요. 재미 봤으면 빠져야지 빠질 때 안 빠지고 멍청하게 더 넣거나 지들의 멍청한 머리를 믿고 새로운 종목에 투자를 하니 문제가 되는 겁니다. 내가 강요한 게 아니라 지들이 돈맛을 못 잊어서 늪 속으로 뛰어드는 데 어쩝니까? 그게 제 탓이에요?”
방준수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태도로 따지고 들었다. 아무리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듣던 방준수라도, 남들과 다른 천재 중의 천재인 방준수라 해도 이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재단 이사의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
“3달 간 정학이다.”
“어차피 다닐 생각도 없었습니다. 한 마리 학이 닭들 사이에서 놀 수 있으랴.”
“뭐? 이놈이!”
“가서 짐 쌀게요. 나도 돈이나 벌랍니다. 더 이상 나한테 필요한 건 교육이 아닌 모양이네요.”
“저, 저…!”
방준수는 그 말을 무시한 채 교장실을 나섰다. 문을 닫고 그 앞에서 잠시 볼을 부풀리고 열 받은 표정으로 서있던 그는 뜬금없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기숙사를 향해서였다.
“멍청한 새끼들!”
화가 났다.
도무지 말이 통하는 놈이 없다.
조금 통하나 싶다가도 제 주제를 모르고 이상한 짓을 해서 자신에게 피해를 안긴다.
주식 종목 몇 개 추천했던 놈들도 죄다 그랬다.
그러니 여기 불려 와서 추궁을 당했고, 교칙에도 없는 규칙을 어겼다고 잘못도 없이 정학 당하는 거다.
선생님들은 미친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펙트가 아닌가?
정학은 괜찮은데 잘못도 없으면서 당하는 건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관두기로 했다.
벌컥!
기숙사 문을 신경질적으로 열어젖힌 방준수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곤 침대에 늘어져 있던 물건들을 가방에 대충 쑤셔 박았다.
머릿속에선 계속 어제 봐놓은 정보들이 맴돌고 있었다. 외국과 국내언론을 샅샅이 뒤져 끄집어 올린 정확한 세계정세, 여러 기업들의 현 재무상태와 있을 수 있는 함정, 가능성, 경우의 수, 미래가치까지….
두뇌가 거의 빛의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순간.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곳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준수?”
방준수의 집중력이 깨졌다. 미간을 찌푸린 방준수가 고개를 들자, 사복을 입은 또래 학생이 보였다. 행색만 봐도 여기 학생이 아닌데다 못 보던 얼굴인데 어떻게 들어온 거지?
“기숙사 사관은?”
“재웠다.”
물론 농담이다.
휘는 사관을 피해서 들어왔다.
어쩌나 보려는데, 방준수는 살짝 놀란 듯했지만 전혀 쫄지 않았다.
“…여긴 왜 온 건데? 너도 나 때문에 돈 잃었다느니, 그런 말을 하려고 온 거야? 그 멍청한 놈들 형이나 동생쯤 되나 보지?”
“뭐라는 거야, 이 새끼가.”
이휘가 하얗게 웃었다. 전생에 이 새끼 덕분에 개고생만 하고 실패한 임무가 떠올라서 자기도 모르게 열이 뻗친 것이다. 그럼에도 방준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마주 쏘아봤다. 이 담력은 마음에 든다.
하긴, 이런 놈이니 고등학교 잘린 열여덟 살짜리가 사채 시장에 뛰어들 생각을 했겠지.
그때 방준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물었다.
“걔들 가족도 아닌데 내 방에는 왜 온 거야?”
“널 만나러.”
“날 알아?”
“잘 알지. 학교는 다닐만하냐?”
갑작스러운 질문에 방준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 잘렸다.”
“하하.”
이휘가 웃자 방준수가 도끼 눈을 떴다.
그러나 이휘는 아랑곳 않고 중얼거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인연이란 게 있긴 한 모양이다. 하루만 늦었어도 찾는데 애 좀 먹을 뻔했네.”
못 찾겠다는 게 아니다.
언제고 찾아왔을 거라는 뜻.
방준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소리야? 넌 누구고?”
“난 이휘다.”
“이휘?”
“TV 봤지?”
“연예인이야?”
피식 웃은 이휘가 말했다.
“한음철강이 부도났다.”
“…?”
갑자기 웬 한음철강?
이휘가 말했다.
“내가 봤을 땐 앞으로 닥쳐올 일의 시작에 불과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
방준수의 표정이 굳었다.
그러나 이휘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우린 결국 IMF에 손을 벌릴 거라고 본다. 회복하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빚을 다 상환하려면 21세기가 되어야 할 거야.”
“너…!”
방준수는 기겁했다.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이휘의 한마디 한마디가 시사하는 바는 컸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긴가민가하는 외환위기. 그걸 예측하는 걸 넘어서 국제통화기금(IMF)에 손 벌릴 것까지 내다보는 건 단순히 한국경제에 빠삭하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현 국내 정치 동향과 경제흐름과의 상관관계를 완벽히 파악해도 결과를 추론해내기가 쉽지 않은 문제였다.
물론 이휘 입장에서야 이 모든 것을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 하나로 때웠지만, IMF라는 결론을 수많은 조사와 연구로 이끌어낸 방준수로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는 덜덜 떨기까지했다.
‘협박할 땐 꿈쩍도 안 하더니.’
이휘는 쓴 웃음을 머금었다.
그러든 말든 방준수가 불쑥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외쳤다.
“역시! 너도 그렇게 생각해?”
“뭐?”
와락!
이휘의 손을 붙잡은 방준수가 마치 이산가족이 상봉한 것마냥 입이 쭉 찢어져선 반가운 표정으로 소리쳤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야, 침 튀겨. 좀 떨어져서….”
“그래! 여기 멍청이들은 개소리라고 했지만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가 올 수밖에 없어!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실업률은 10퍼센트까지 폭등할 거야! 체불임금도 수천억대로 치솟겠지! 재난수준의….”
방준수의 예측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휘는 순간 턱주가리를 주먹으로 쳐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 냄새 때문이 아니라 이 새끼는 자기 나라가 치욕을 입고 수많은 국민들이 죽어나갈 이야기를 마치 남 얘기하듯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놀라서, 때릴 생각까지 싹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일단 내 생각엔 로진그룹, 루삼식품, 농도그룹, 한지공영그룹, 기정그룹, 상윤그룹이 위험해. 내가 파악한 것만 해도 이 정도야. 더 많은 기업들이 부도 위기에 처하겠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문제로 금융권 대출이 막힐 테고 결국 정부에선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할 수밖에 없어. 그러면 사채시장이 활성화 될 게 분명한데….”
그 후에도 계속되는 방준수의 신랄한 예측은 모두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이휘가 전생에서 겪은 외환위기 당시 모든 경제흐름을 기억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오히려 미래에서 온 자신보다, 방준수의 예측이 더 정확한 것이다.
“하.”
기가 막힌 이휘가 피식 웃어버리고는 방준수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콱!
“…읍!”
“미안하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안 닥칠 것 같아서.”
방준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으으으으!’
힘을 줘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래도 나름 민족사관학교에서 1년 간 태권도와 검도를 배웠던 몸이다. 남들 다 하는 교양이라 했던 거지만 운동은 뇌를 활성화시키기에 할 때만큼은 열심히 참여했다.
하지만 그딴 건 아무 상관없었다. 압도적인 힘을 느낀 방준수가 마침내 꼬랑지를 내렸다.
눈빛이 약해지자 이휘가 물었다.
“나도 말 좀 하자. 조용할 거지?”
끄덕 끄덕!
이휘가 입을 틀어막았던 손을 풀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래 지식으로 간단한 테스트를 하려고 했는데 이거야 원, 확인 작업이 전혀 필요 없다.
“너 어차피 학교도 그만뒀다며, 나랑 같이 가자. 인생을 바꿔줄게.”
이제부터 계획을 세우려던 방준수가 잠시 고민했다. 다행히 입을 열진 않았다.
그러나 이휘에게 의존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지 인상을 찌푸린 방준수가 물었다.
“내가 왜 가야 하는데?”
네가 사채니 주식이니 돈 되는 거면 물불 안 가리고 손대다 삼십대 중반에 조폭 똘마니 칼에 찔려 죽으니까… 라고 하면 안 믿겠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 이휘가 말했다.
“내가 너 하고 싶은 걸 전부 다 할 수 있게 만들어줄 테니까. 네가 원하는 만큼 돈을 벌고, 네가 원하는 레벨에서 공 부 할 수 있게 도와줄 거야. 모든 환경을 만들어주지. 네가 원한다면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학비, 의식주에 드는 비용까지 전부 다 책임지겠다.”
“네가?”
방준수는 미심쩍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애는 애인지, 놀라서 눈이 왕방울만해져 있었다.
‘이제 더 놀랄 텐데.’
피식 웃은 이휘가 책상 위에 올려놨던 묵직한 가방을 툭 던져줬다.
그곳에는 혼자 살던 펜트하우스에 있던 명품이며 가구들을 침대 하나 빼놓고 다 팔아서 만든 2천만 원이 들어있었다.
고등학생이 보기엔 입이 떡 벌어질 금액이지만 방준수는 이미 주식으로 1억 4천을 번 녀석이었다.
녀석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선금.”
이휘가 씨익 웃었다.
“나머지 계약금으로 1억 8천 더 주지. 2억으로 네 1년을 살 생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