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 the Smoke Gods RAW novel - Chapter 113
113화
[연기 천재의 탄생.]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짤지만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는 제목의 기사.
「[연기 천재의 탄생]
2023년 11월 4일경.
넷플렉스 ‘하루’의 대본 리딩이 있었다.
‘하루’는 자유 단편영화제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작품으로…….
‘하루’의 주연에 한성태 배우가 감독으로 그의 친구 김민석 감독이 있었다.
이번에 제작하기 시작한 ‘하루’는 공모전에 나온 ‘하루’를 각색한 작품으로 김민석 감독이 연재훈 감독의 보조로 들어가 제작에 참여하고 있었다.
특이한 건, 넷플렉스 ‘하루’가 기존에 있던 배우들을 그대로 주연으로 캐스팅했다는 것이다.
본 기자는 처음에 그 선택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한성태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1년 차였으니까.
그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는 더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대본 리딩 당일.
한성태 배우의 연기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마치, ‘최덕수’라는 배역이 자신을 위해서 만들어진 사람처럼.
그는 ‘최덕수’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백년초에서의 ‘지연우’의 모습은 조금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연기 천재.
한성태 배우의 연기를 보면 ‘천재’라는 단어가 절로 생각나게 만든다.
이번 넷플렉스 신작, ‘하루’.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아몬드초코: 한성태 신작이라고? 이건 못 참쥐. 츄릅.
―억울하면차빼: 이번에 넷플렉스랑 한다고 하는 거 듣기는 했음. 제대로 투자하겠다고 하던데.
―껌씹어라: 넷플 요즘 재미있는 거 많이 나오잖아. 기대할 만하네. 한성태, 연기 보면 그냥 지리더만.
김민수가 올린 기사.
그 기사는 넷플렉스 ‘하루’의 대본 리딩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방대한 양의 정보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한성태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김민수는 한성태를 극찬하고 있었다.
무려 ‘천재’라는 단어까지 써 가면서 한성태의 연기를 칭찬했다.
―돌돌돌: 한성태가 하는 드라마면 인정이지. 요즘 연기로 절정에 올랐잖아.
―금사빠: 백년초 보고 한성태한테 빠졌는데. 이번에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네.
―지랄견: 공모전 찾아보니까. 하루 있던데. 이거 좀 치던데? 이걸 각색한다고?
기사로 인해서 생겨난 관심.
사람들은 단순히 기사를 보고 만족하지 않았다.
직접 기사에 나온 내용들을 찾아보았고, 급기야 단편영화제 공모전까지 찾아보고 있었다.
「[야야, 한성태 공모전 이거 맞는 거 같은데?]
나, 혹시 몰라서 자유 단편영화제 2023년 거 찾아봤단 말이야?
그런데 ‘하루’라고 있더라고.
아쉽게 영상은 없음.
아마, 넷플렉스 제작한다고 영상 내린 거 같은데.
사람들 반응 좋은 거 보면 기대해도 되는 부분 인정?」
―비타민: 인정하는 부분이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성태라고. 백년초 봐라. 솔직히 나는, 백년초도 한성태 때문에 봤음.
―모니터부쉈다: 한성태 연기가 좀 뭔가 있어. 저거 공모전도 보면. 사람들 반응 봐봐. 다 한성태 칭찬하고 있다니까?
―내주먹: 하긴……. 1년 차가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한 거 아니야?
―무를뽑아: 다른 배우였으면, 이렇게까지 하지 못했을걸? 한성태랑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놈들 봐봐. 걔네 중에 지금 알려진 놈들이 있기는 하냐?
공모전을 직접 찾아본 사람들의 증언이 있었다.
그 증언에 사람들의 반응은 더욱 뜨겁게 들끓었다.
―Villein: 한성태 차기작 기대 엄청 되네. 김민수가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평범하지 않다는 거잖아.
―abyss2다: 그러니까. 항상 욕만 하던 놈이 극찬한 거 보면 뭐가 있는 거지.
커뮤니티도 어느새 한성태의 차기작으로 이야기가 가득해져 있었다.
그만큼 한성태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서.
“성태야, 뭐 해? 가자!”
“네, 형. 지금 가요.”
한성태는 촬영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 * *
흥얼흥얼.
세트장 위.
한성태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의 걸음이 한 걸음 옮겨질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이쪽은 잠겼고. 아, 여기도 잠갔네.”
한성태는 세트장에 지어진 집 주위를 돌아다니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도끼를 위로 던졌다가 잡기를 반복하며 걷는 그의 발걸음은 매우 느긋했다.
조금도 급할 거 없다는 듯이.
그는 천천히, 하지만 느리지는 않게 집 주위를 돌아다녔다.
부웅.
그런 그를 따라 드론이 하나 따라다녔다.
드론에 달린 카메라가 한성태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한성태는 드론이 날리면서 나는 소리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온전히 집에 고정되어 있었다.
집 안에 있는 서하린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한성태의 움직임을 따라 빠르게 달리며 집에 있는 창문과 문을 잠가버렸다.
외부인이 들어올 구석을 조금도 만들지 않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며 문이란 문은 전부 잠그는 서하린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절박해 보였다.
얼굴에 겁에 잔뜩 질린 채 움직이는 그녀의 모습은 충분히 동정심을 사기에 충분했지만.
씨익.
한성태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자리에 있는 건 한성태가 아니었으니까.
촬영이 시작된 순간부터, 한성태는 최덕수가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생각도, 행동도 모든 게 최덕수의 것이었다.
서하린이, 윤희연이 겁에 질린 얼굴?
그 정도는 최덕수에게 망설일 이유가 되지 못했다.
‘너무 좋아.’
그녀가 두려워하는 모습이 최덕수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빙글빙글 돌던 최덕수는 한 지점에서 멈칫거렸다.
문 하나가 보였다.
조금이지만, 열려 있는 그 문은 최덕수가 들어가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
“킥.”
그는 환하게 웃으며 달려갔다.
분장한 그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괴상한 미소를 만들어냈다.
철컥, 쿵!
간발의 차였다.
윤희연이 조금만 늦게 와서 문을 잠갔다면.
최덕수의 발이 한 발만 더 빨랐다면.
윤희연은 저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 못했겠지.
잔뜩 겁에 질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최덕수는 아쉬운 듯이 입맛을 다셨다.
“…….”
윤희연은 말이 없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겁에 질린 그녀는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한성태는 그 모습을 보면서, 서하린이 연기를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천의 얼굴’이 저건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겁에 질린 것 같다고 중얼거립니다.] [‘비극 속에서 웃음을 만든 이’가 저런 얼굴로 저런 연기를 하는데 누가 겁을 안 먹을 수 있겠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습니다.] [‘속도에 살고 속도에 죽는 자’가 이건 공포 장르로 가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며 고개를 끄덕입니다.]신들의 반응이 보였지만, 한성태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지금 연기하기 바빴다.
연기하고 있는 지금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생동감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퉁퉁.
최덕수가 도낏자루로 유리를 두드렸다.
그 소리에 윤희연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다음에는 이번 같은 운이 따라주지 못할 거야.”
해맑게 웃는 그의 얼굴.
분장은 그 웃음을 따라 섬뜩하고 기괴한 모습을 만들어내었다.
“…….”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이쪽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은 누가 보더라도 겁에 질려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역시 연기 잘해.’
그 모습을 보며 한성태는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커엇!”
때마침,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촬영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소리.
한성태는 높이 들었던 도끼를 내려놓으며 짙게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에 자주 이러네.’
너무 배역에 몰입해서 그럴까.
집중이 끝나고 나면 아주 잠시 현기증이 찾아왔다.
몸이 아픈 건 아니었다.
PAN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고 한 것이 건강검진이었으니까.
“하린 씨, 고생 많았어요. 일어날 수 있죠?”
“예? 아……. 예.”
한성태가 손을 뻗자 그녀가 움찔 몸을 떨더니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의 손을 잡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다시 한번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매니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수고했어. 너는 어떻게 된 게 갈수록 연기를 더 잘하냐?”
“그래요?”
“어, 방금 연기 봤는데, 어후……. 그냥 닭살이 확 돋더라.”
물을 건네주며 말하는 정두식의 모습에 한성태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지금. 다른 사람들도 너, 연기 너무 잘한다고 난리도 아니야.”
“좋게 봐주면 감사하죠.”
“좋게 봐주는 정도가 아니라니까? 그 사람들 말하는 거 들어보면 너를 그냥 연기의 신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
연기의 신이라.
[‘천의 얼굴’이 방금 나쁘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도끼를 든 장면에서 감정이 흐트러졌다고 말합니다.]그의 옆에서 연기의 신들이 재잘거리고 있으니, 마냥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한성태는 웃으며 모니터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모니터 앞으로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게 보였다.
“허…….”
“미쳤네. 뭐 이렇게 연기를 잘해?”
“이거, 같은 사람이 하는 거 맞죠? 아무리 봐도 이건 다른 사람 같은데.”
모니터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숙덕거리고 있었다.
한성태는 그들의 사이로 들어갔다.
“아, 성태 씨 오셨어요.”
“어서 와요.”
“이야, 우리 천재 오셨네.”
사람들이 웃으며 그에게 한마디씩 말을 걸어왔다.
한성태는 웃으며 그들의 말을 받아주고는 바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모니터 속, 방금 촬영했던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도끼를 집을 어슬렁거리는 한성태의 모습.
그 앞으로 서하린이 잔뜩 겁에 질린 연기를 하고 있었다.
‘잘하네.’
[‘속도에 살고 속도에 죽는 자’가 아무리 봐도 저건 연기가 아니라며 작게 중얼거립니다.]신들이 이상한 말을 했지만, 한성태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모니터를 통해 자신의 연기를 보고 부족한 게 있는지 파악했다.
그렇게 파악한 것을 가지고 더 나은 연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분석했다.
“감독님, 이 정도면 1위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음……. 솔직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죠. 이벤트도 넣고 홍보도 넣으면 유입이야 늘어날 테니까.”
“그러면.”
“그래도 힘들 거예요. 1위는 마음처럼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운도 따라줘야 하고요.”
뒤에서 연재훈과 조연출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기 순위 1위.
한성태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장면이 잘 나온 건 사실이지만, 1위를 하기에는 부족한 게 많아 보였다.
1위는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으니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