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 the Smoke Gods RAW novel - Chapter 123
123화
[화제의 신인, 한성태. 신인상 타다.]시상식이 있는 당일.
포털 사이트에는 무수히 많은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원래도 시상식 때, 기자들이 기사를 쏟아내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그 양이 달랐다.
단 한 사람.
한성태의 등장에 그들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1년 차가 상을 두 개나 탔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한데.
한성태의 과거 또한 기사로 만들기에 부족한 점이 없었다.
고아 출신, 성인 되어서 연기 시작.
아역 배우 출신도 아닌 한성태가 데뷔 후 1년 만에 상을 타는 건 무척이나 대단한 일이었다.
[한성태, 자신을 이 자리에 있게 만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선배, 동료 배우들에게 영광을 돌린다…… 한성태, 겸손한 수상 소감.] [2023년, 화제의 중심 한성태. 그는 누구인가.]한성태는 자연스럽게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모든 것들이 기자들에게는 기삿거리가 되었다.
「[개천에서 태어난 한성태, 용으로 비상하다.]
한성태는 제37회 KBN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품에 안았다.
데뷔 1년 만에 상을 타는 일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에, 다른 날보다 더 많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제37회 신인상 소감으로 한성태는 자신의 덕으로 돌리기보다 주위에 영광을 돌리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수상 소감을 말하는 한성태의 모습은 담담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마음을 울렸다.
2023년을 빛낸 한성태.
신인상을 시작으로 한성태가 만들어낼 서사에 사람들은 관심을 보였다.
2023년에 이어 2024년.
이번 1년 동안 한성태가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된다.」
―온준서: 성태 형, 성공했구나! 믿고 있었다고! 다음은 주연상 가즈아!
―얍얍: 데뷔 1년 차에 신인상이라니. 진짜 대단한 거 아님? 미쳤네, 진짜.
―박스터: 그런데 상 받을 만했어. 지연우 연기할 때, 솔직히 주인공보다 더 시선이 갔으니까. 그냥 존재감 자체가 다르다고 해야 하니, 상을 안 받는 게 더 이상하기는 해.
한성태의 이야기를 담아낸 기사.
그 밑으로 사람들의 댓글이 달렸다.
한성태의 연기를 칭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한성태라면 신인상을 받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야. 한성태, 얘 진짜 미친놈인데?]
나, 솔직히 한성태 곱게 자란 줄 알았거든?
어렸을 때부터 엘리트 코스 받고 올라간 줄 알았단 말이야.
그런데 전혀 아니었음.
나 주변 사람들한테 묻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알아보기도 했는데.
한성태, 고아라고 하네.
거기다 학창 시절에도 연기를 제대로 배울 기회도 없었고.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 자체가 스무 살이 처음이래.
진짜 무친 재능 아니냐고.」
―버스트: ㄹㅇ임? 아니, 그럼 실질적으로 연기 시작한 게 진짜 이제 막 1년 되었다는 건데. 연기 제대로 배우지 않은 사람이 이런 연기를 하는 게 말이 되는 거임?
―그만: 말이 되겠냐. 절대 안 되지. 이건, 그냥 한성태라는 인간 자체가 괴물인 거야. 지금 한성태랑 비슷한 나이 대의 배우들도 대부분 아역에서부터 시작한 건데. 연기만 놓고 보면 한성태가 압도적이잖아. 재능 차이지.
―씩씩: 나, 한국대학교 다니는 재학생이거든? 한성태, 쟤 미친놈이기는 해. 연기 발표 때부터 그냥, 다른 애들 압살했다더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재능도 있는 놈이 연습에 어찌나 미쳤는지. 쉬는 걸 본 사람이 없데.
―온준서: 진짜임?
―씩씩: 찐임. 나 친구가 연영과라서 잘 암. 한성태 뮤지컬이나 연극할 때도 절대 안 쉬었다고 함. 심지어 무대 다 하고 나서도 다른 대본 가지고 연습한다더라.
―흙흙수저: 와, 그냥 미친놈이네. 이러니까 연기를 잘하는 거지. 엄청나네.
커뮤니터 반응들 역시 대단했다.
다들 한성태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들 중에는 한성태의 과거를 파헤쳐 가져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입에서 한성태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워하고 있었다.
고아 출신.
심지어 연기를 시작한 것도 1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
그 외에도 한성태가 얼마나 노력하고, 열정이 넘치는지.
한성태의 이야기는 꺼내면 꺼낼수록 놀라운 것들이 많았다.
―백퍼다: 연기 좀 하려면, 하루 2시간만 자면 되네. 아, 쉽다. 오늘부터 하루 두 시간만 자고 움직인다……. 선생님, 여긴 어디죠?(병원입니다.) 네? (과로로 쓰러지셨습니다.) 네? 저…… 이틀밖에 안 움직였는데……. 뭐죠?
―금사빠: 말이 두 시간이지. 저걸 한 달만 한 것도 아니고. 최소 1년 이상을 유지했다는 거잖아. 미쳤는데? 그렇게 조금 자고 움직이는 게 가능하기는 해? 연기 하나 하겠다고 저렇게까지 한다고? 진짜 연기에 미친 놈이네.
―GG: 하긴, 이 정도로 안 하면 신인상을 받았다는 게 말이 안 되기는 해. 솔직히, 처음 한성태가 연기상 받았을 때, 쟤 뭔데? 이랬는데. 백년초 보고 아, 이래서 받았구나 했다니까. 그런데 노력도 엄청 한다니. 지금이라도 환승해야 하나.
―온준서: 아직 늦지 않았다.
시상식 한 번으로 인해, 한성태에게 가는 관심이 무척이나 많아졌다.
한성태를 몰랐던 사람들조차 새롭게 유입되었고.
그의 모습을 보며 응원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신인상으로 인해 한성태에게 관심이 생겨난 게 있다면.
또 다른 상으로 생겨난 반응들도 있었다.
「[한성태, 베스트 커플상 받을 때 천예지 표정 본 사람 있냐?]
한성태 신인상 받을 때만 해도 천예지 엄청 환하게 웃으면서 축하했거든?
그런데 베스트 커플상에서 한성태가 수상하니까 표정이 바로 묘해지더라.
자신이 받을 줄 알고 일어나려 했는데.
한성태 이름 불려서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거 봐.
생방으로 봤는데, 그냥 엄청 웃겼음.」
―시기: 아, 나도 그거 봄. 천예지, 한성태를 멍하니 돌아보는데. 그냥 시선 강탈임.
―의사선생님그게무슨말이오: 유재혁: 베스트 커플상 수상자를 발표하겠습니다. 김무철……. / 천예지: 당연히 나겠지. (자리에서 일어나고.) / 유재혁: 한성태 씨! / 천예지: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이제안녕: 첫 시상식에도 이 정도인데. 다음 시상식 때는 그냥 미쳐 날뛰겠네. 혼자 싹쓸이하는 거 아님?
베스트 커플상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수상이기에, 그만큼 더 큰 재미 요소가 되었다.
천예지의 멍한 반응도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한몫했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한성태의 첫 시상식이 마무리되었다.
* * *
부스럭.
침대 위에서 뒤척이던 한성태가 슬며시 눈을 떴다.
창문을 통해 넘어온 햇살이 따사롭다.
한성태는 상체를 일으키며 기지개를 쭉 켰다.
하품하는 그의 시야에 상이 하나 보였다.
신인상과 베스트 커플상.
한성태가 KBN에서 받은 상이자, 이번 생의 첫 상.
상을 바라보는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한성태에게는 의미가 깊은 상이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앞으로, 그의 인생이 변화할 거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명이기도 하다.
“…….”
한성태는 고개를 돌려 방안을 살펴보았다.
허름한 원룸의 풍경 속, 대본이 한쪽에 가득 쌓여 있었다.
대본이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집은 점점 좁아졌다.
‘이사 가야겠네.’
한성태의 시선이 다시 상에게 향했다.
이런 누추한 곳에 저런 상이 있는 게 믿기지 않았다.
상을 위해서라도 이사 가는 게 맞겠지.
부스럭.
이불을 한쪽으로 치운 한성태는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불과 어제가 시상식이었다.
상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그의 표정이 묘했다.
정말로 상을 받을 줄 몰랐으니까.
그래서,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꿈은 아니었다.
이미, 상을 받고 몇 번이나 꿈이 아닌지 확인을 했었으니까.
[‘천의 얼굴’이 언제까지 상만 바라볼 거냐며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자신의 시대를 정의한 존재’가 당신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며, 오늘 하루는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말합니다.] [‘비극 속에서 웃음을 만든 이’는 자신도 처음 상 탈 때 당신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신들의 메시지에 한성태는 웃음을 흘리며 몸을 돌렸다.
그들의 말대로 언제까지 대본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축하하고, 감격하고, 기뻐하는 등의 감정은 어제로도 충분하다.
이제는 현실을 살아갈 때였다.
‘감독님이 대본을 보내주셨다고 했는데.’
씻고 나온 한성태는 바로 이메일을 뒤적였다.
브리튼 리 앞에서 연기하고 난 이후.
그에게 브리튼 리는 새로운 대본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찾았다.”
브리튼 리가 보낸 이메일 하나.
그곳에는 한성태가 그토록 찾던 새로운 대본이 들어 있었다.
한성태는 조금의 머뭇거림 없이 바로 대본을 받았다.
프린트까지 하고 나서야 그는 만족하며, 침대에 앉아 대본을 펼쳐 보았다.
“와…….”
대본을 보는 내내 감탄만 나왔다.
그전에 봤던 쪽대본은 맛만 보여준 느낌처럼, 본 대본은 상상 그 이상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웅.
한참 대본을 보던 한성태는 정두식에게 전화가 온 걸 확인하고 멈칫거렸다.
대본을 더 보고 싶은데.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한성태는 스마트폰을 주워 전화를 받았다.
―뭐 해?
“대본 보고 있었어요.”
―그래? 잠깐 전화할 시간은 되나?
“네, 돼요.”
정두식의 물음에 한성태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일정도 없었고 전화를 받는 것 자체도 큰 문제가 없었다.
―‘폭주’ 있잖아. 그거 계약 때문에 연락했어. 지금 협의하고 있는데, 네 동의가 필요한 것들이 있어서.
“아, 그런 거라면 언제든지 시간 되죠.”
―그럼 지금 올 수 있나? 네가 할 일은 많지 않고. 적당히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만 말하면 될 거야.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조율하면 되는 거니까.
“지금이요?”
―응, 지금. 이미 그쪽에서 와 있거든. 너도 이미 동의 의사 밝혀서 적당히 알아서 계약서 만들려고 했는데. 이게 금액부터가 너무 커서 너 없이 하기가 힘들 것 같아. 다 떠나서, 폭주 제작사 측에서 널 직접 보고 싶다고 하네.
“그럼 가야죠.”
정두식의 말에 한성태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다른 작품도 아니고 무려 ‘폭주’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번에 계약하게 된다면, 작품 참여가 100% 확실해지는 것.
망설일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한성태는 대본을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바로 갈게요.”
―어, 고마워. 내가 데리러 갔어야 했는데, 미안하네.
“아니에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이따가 회사에서 봐요.”
―알았어. 이따가 보자.
정두식과의 전화를 끊은 한성태는 주먹을 꽉 쥐며 숨을 내쉬었다.
하루가 끝나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