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nam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448
449화. 종남재견(終南再見) (2)
맑은 산바람이 불어왔다. 남방과는 다르게 서늘한 바람이었다.
단청은 바람을 정면으로 맞이하면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한참 고생한 탓에 눈 아래가 우묵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흙먼지로 가득하여서 잿빛의 꼴이었다.
옷가지를 정리할 정신이 없었다.
단청은 마지막 기운까지 다해서 두 다리로 서 있는 것만도 힘겨운 처지였다.
한걸음 옆에 선 우광도 똑같은 꼴이었다.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얼굴은 땀범벅이다.
우광은 죽립을 목 뒤로 넘기면서 한탄하듯이 중얼거렸다.
“다 왔네요. 이제야 다 왔어요. 으아, 종남산.”
“그래. 이제야 다 왔네. 후우…….”
단청은 한숨을 길게도 흘렸다.
두 사람은 십만대산에서 성륜교 잔당을 처리하고 바로 귀로에 올라선 끝에 이제야 종남산, 그것도 종남봉까지 다 올라온 참이었다.
잠깐이라도 주저했다가는 그대로 주저앉을 판이어서, 단청은 아주 단단히 마음을 다잡고 단숨에 종남봉으로 오르는 아득한 계단을 주파한 참이었다. 우광도 차마 뒤처질 수가 없어서 천근만근인 두 다리를 부여잡고 뒤따라 올라왔다.
우광은 종남파에서 한참 신세진 시간이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어찌 올라오지 않을 수 있겠나. ‘아이구.’ 앓는 소리를 삼키면서 우광은 두 무릎을 부여잡고 헐떡거렸다.
종남파의 정문, 심검관의 문루가 저기 보였다.
지친 숨도 지친 숨이지만, 감정이 새삼 올라왔다.
단청은 허리를 곧게 세우고서 심검관 전경을 바라보았다.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많은 이들이 오가고 있었다.
우광이 마른침을 꼴깍 삼키고서, 사뭇 불퉁한 기색으로 말했다.
“아니, 그 뭐야. 산 아래에서 잠깐 좀 쉬었다가 올라와도 괜찮았잖아요. 이렇게 날도 밝은데…….”
“뭐, 불만이야?”
“부, 불만까지는 아니고…….”
“어느 분 덕분에 까마득한 산길을 헤맨 일 때문에 마음이 급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냐?”
“…….”
우광은 입술을 꽉 말아 물었다.
괜히 말 꺼냈다. 다른 의미로 굵은 식은땀이 관자놀이에 딱 맺혔다. 눈빛이 바쁘게 돌아갔다.
지름길이랍시고 십만대산을 아예 관통하는 말도 안 되는 계획 탓에 족히 보름을 헤매었던 일이 새삼 떠올랐다. 여기서 무슨 변명이라도 했다가는 눈치 주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야, 그런데 정말 어디나 할 것 없이 종남파와 진무 형의 위명이 자자하네요. 오는 도중에 검성의 무용담을 듣지 않은 때가 없었잖아요.”
“말 돌리냐?”
“크흠, 크흠. 가, 가죠. 일단은. 여기는 여전하네요. 하, 하하하.”
어색하게 웃으면서, 우광은 멈칫한 걸음을 재촉했다.
“쳇!”
뒤에서 단청이 눈빛을 번뜩이면서 짧게 혀를 찼다. 잠깐이지만, 우광은 섬뜩함에 어깨를 들썩였다.
단청은 곧 피식 짧은 실소를 흘렸다. 하여튼 미운 녀석이다. 문득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지. 어디서나 검성의 이름이 들리고 있으니까.”
머나먼 십만대산에서도 종남파와 검성의 명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가.
종남산에 가까이 닿았을 때에도 마찬가지. 단청과 우광은 검성이 황하에서 사룡(邪龍)을 부리는 마인을 베었고, 그 아래 무수한 수적을 소탕하고서 종남산으로 돌아갔다는 풍문을 들은 참이었다. 그 또한 ‘교’의 잔당일 터였다.
“저기, 안 들어가요?”
우광이 저기 앞에서 돌아보고 있었다. 막상 앞서기는 했지만, 그래도 먼저 들어가지는 못하고 심검관 앞에서 단청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청은 그 모습에 콧등을 찡긋거렸다.
“그래, 들어가야지. 이제야 고 사형을 다시 뵙겠네.”
“돌아왔구나, 사매!”
“고생했네, 단청 사매.”
심검관을 넘어, 종남파 내로 들어서자 바로 두 사람을 알아보고 여러 사형제가 반겼다. 그들은 우광도 바로 알아보았다.
“이게 누구야. 우광 스님 아니신가. 어린 시절 모습이 그래도 좀 남아 있구만.”
“으익, 스님은 아니라고요!”
“으하핫, 오대파의 혈사자라고 하면 위명이 자자하던걸.”
“그건, 그으…….”
오대파란 소리에 차마 성을 내지 못했다. 혈사가 어쩌다가 오대파라고 불리는 것인지. 그러나 혈도조사도 그러하고, 혈도승 사형들도 그 이름에 슬슬 적응하기 시작하고 있으니, 막내인 자신이 울컥할 수도 없었다.
자포자기한 사람처럼 어깨 늘어뜨리고 한숨을 폭 흘렸다. 그래도 타고난 넉살은 어디 가지 않아서, 의기소침하기보다는 실실 웃으면서, 알아보는 다른 종남파 동기들과 어깨를 툭툭 부딪치고 가벼운 농을 던졌다.
“그래서 여기 계신 분들은 일은 잘 마무리하고 오신 겁니까?”
“후우, 그럼. 그럼. 말도 말라고. 우문 대사형 따라서 북해까지 찍고 왔다니까. 설마 북해 무림에도 ‘교’의 잔당이 있을 줄은. 으휴…….”
‘난 남월이었지. 이야, 거기서 광륜 스님의 천살을 보았는데, 어마무시하던걸.“
가만 들으니, 십만대산으로는 멀다고 할 것이 아니었다.
다들 오가는 데에만도 일이 년이 걸릴만한 거리를 종횡하면서 ‘교’의 잔당을 소탕하고 왔다니까.
크게 상한 이들은 없었지만, 부상은 적지 않았다. 오랜 내상으로 얼굴이 납빛으로 물들고서도 껄껄 웃어댔다.
단청은 하하, 같이 웃다가 불현듯 고개를 세웠다.
“어엇, 백 언니!”
뜻밖의 손님을 그들 사이에서 발견했다. 당대에 협객으로 강호의 누구보다 이름이 높은 강동오서, 그 중 백옥상이었다.
종남, 개방과 함께 하동 백성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선 일로 그들 또한 협명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백옥상은 백의포군 차림으로 종남파 제자들 사이에서 단청을 보고 있었다.
“단청 동생.”
단청은 한없이 반가운 표정이었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하동 땅에서 같이 고생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지 않은가. 그러다가 불현듯 입꼬리를 슬쩍 끌어올렸다.
“아항.”
“오호, 백 누님이 종남파에 계셨군요.”
“어, 으음.”
무슨 말을 듣기도 전에, 대충 상황을 짐작해낸 얼굴이었다. 우광도 그 눈치에 키득 웃었다.
백옥상은 둘의 얼굴에서 장난스러운 기색이 당장 드러나자 잠깐 멈칫했다.
“후후, 고 사형을 보러 오셨군요.”
“그렇지, 그렇지. 진무 형이겠지.”
“아니, 뭐. 그게.”
백옥상은 이제 얼굴이 온통 붉게 물들었다. 다른 때라면 허튼소리라고 타박이라도 하겠지만, 차마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다.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
“후후후. 그러고 보니 고 사형은 어디 계시나요?”
그런데 가볍게 웃던 단청이 주변을 휘휘 둘러보면서 물었다. 그러자 백옥상은 입을 꾹 다물었고, 뒤에서 다른 사형이 대신 말 꺼냈다.
“어, 그게 고 사형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네에? 아니, 돌아오지 않았다니요? 황하의 사룡을 베고서 종남산으로 돌아갔다는 소문을 들은 게 불과 얼마 전인 것을요?”
“그래, 그랬지.”
그러나 돌아오지 않았다는 데에 무슨 소리를 하겠나.
단청은 퍼뜩 백옥상의 안색을 살폈다.
백옥상은 잠깐 입술을 꾹 깨물었지만, 그뿐이었다. 놀라거나, 실망하는 기색이 전혀 아니었다. 이건 또 무슨 뜻일까.
단청은 대번에 미간을 바짝 모았다.
“뭐죠? 분명 뭐가 있는 표정인데요.”
“있기는 뭐가 있다고. 크흠, 크흠!”
“그렇구나! 고 사형을 만나러 온 게 아니라, 고 사형의 소식을 들고 온 거로군요!”
“후우, 하여튼 단청 동생은 눈치가 좋네.”
앞뒤를 빠르게 맞추더니, 바로 맥을 찌르듯이 말했다. 눈썹을 한껏 치켜들었다. 백옥상은 거기서 더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자 대번에 눈길이 모였다.
“아이고, 백 여협.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진무가 그럼 어디를 간 건데요?”
“그래요, 백 언니. 고 사형은 황하에서 대체 어디로 간 거예요?”
“화산.”
“예? 화산이라니요? 아니 뜬금없이 왜?”
“화, 화산?”
백옥상은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단청도 그렇지만, 우광은 물론, 막 고진무의 행보를 들은 다른 종남 제자들도 어리둥절한 채 백옥상을 바라보았다.
“잘 생각해 봐. 화산에 누가 계신지.”
“어? 어어…… 어억!”
눈동자가 한층 크게 벌어졌다. 설마, 설마 하는 생각에 입이 굳었다.
단청은 홱 고개를 돌렸다. 이건 눈치가 있고 없고의 일이 아니었다.
“설마.”
“그래, 가가께서는 신검을 만나러 가셨단다.”
백옥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고진무의 부탁으로 사정을 종남파에 알리기 위해서 온 것이었다. 입매를 굳게 다물고서 고개를 돌렸다.
백옥상이 막 소식을 전하고 나왔던 종남파의 중지, 삼원각이었다. 그곳에서는 세 장문인과 함께 종남오검이 한참이나 말없이 앉아 있었다.
백옥상을 통해 전해들은 일이기는 하지만, 고진무가 신검의 초청을 받아서 화산으로 향했다고 하니.
“허어, 신검, 신검이신가.”
“참으로 복잡한 심경이군요.”
“그도 그렇군.”
세 장문인은 한숨 섞인 채, 한 마디씩 건네었다.
신검은 종남파로서는 참으로 복잡한 존재다. 그가 있기에 과거의 종남삼대무관이 하나가 되어서 종남파를 이룰 수 있었으나, 달리 보자면 그에게 종남의 검이 처참하게 패배하기도 하였으니.
그렇더라도 돌이켜보면, 원망보다는 은이 더욱 깊었다.
그 내막을 알고 있는 종남오검도 쓴웃음을 그리는 한편, 살짝 불안한 마음이었다.
“설마 하니, 진무 이 녀석이 또 큰일을 벌이는 건 아니겠지요?”
“에, 에이. 신검이시지 않은가. 무슨 ‘교’도 아니고.”
“그렇죠. 그렇…… 겠죠?”
연신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어째 자신이 없는 모양인지 말끝이 흐려졌다. 그 모습에 여전히 시무관주인 도기홍이 피식하고 웃었다.
“응? 도 사제는 불안하지 않은 모양일세?”
“불안하기보다는 부럽군요.”
“부러워?”
“그럼요. 천하의 신검이 아닙니까. 만남 자체야말로 천하의 검인이라면 누구나 바라마지 않는 일이지요.”
“어, 그게 그렇게 되나?”
“흐음, 확실히 검객으로서는 더없는 기연이기는 하겠지.”
슬슬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불현듯 쓴웃음을 지었다.
“후후, 검오 사숙의 유고를 들고서 멀고 먼 북방을 걸어온 아이가 이제는 검성이라니. 참…… 대단한 세월입니다.”
도기홍은 시무관 시절의 어린 고진무를 고스란히 떠올리면서 차분하게 웃었다. 그러자 다른 이들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 맺힌 미소가 역력했다.
“그렇군, 북방에서 온 아이가, 후, 후후후.”
낮은 웃음이 흘렀다.
***
지이잉…… 지이잉…….
검이 맑게 울었다.
외법의 혈륜을 베어 낸 이후로 빛이 흐려지기는 했지만, 검은 여전히 신령함을 품고, 한껏 울었다.
토해 내는 검명은 구름이 발치에서 흐르는 아득한 산세를 타고서 주변을 빙글빙글 맴돌았다.
번뜩이는 검광이 높이 떨어지는 햇빛을 받아서 무지갯빛으로 빛났다. 고진무는 잠시 난처한 기색으로 아득한 산봉 높은 허공에서 맴도는 청명검을 지켜보았다.
청명검이 이렇게 들뜬 것처럼 튀어나오는 모습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일이었다.
몇 년 전에 ‘교’의 광명정에서 외법을 끊어낸 이후로 좀체 청명검을 뽑지 않았다. 심지어 황하 주변을 소란케 하기 시작한 ‘교’의 잔당들, 그들을 베었을 때에도 청명검은 진면목을 드러낼 틈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특별한 날이고, 특별한 장소이지 않은가.
바로 신검을 마주하고 있었다.
신검 서문정. 그는 뒷짐을 진 채 맴도는 청명검을 같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곳은 화산 낙안봉, 본래 신검이 은거하고 있던 화산의 비처였다.
“청명검이 한참 들뜬 것처럼 보이는군. 오랜만인 모양일세.”
“그것이…… 예, 실은 그동안은 청명검까지 뽑을 일이 없었습니다.”
“하하, 그도 그렇겠군.”
그는 차분하게 웃음 지었다. 검심이 상통하면서 진정한 어검을 이루어 낸 것도 그렇지만, 서문정이 보기에도 고진무는 이미 연배를 훌쩍 뛰어넘어 이미 초월경에 발을 디뎠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검로를 궁구하는 중이었다. 어찌 감동하지 않겠는가.
고진무는 내심 생각했다. 들뜨기는 어찌 청명검만 그러할까, 자신 또한 그런 것을.
뭐라 해도 십 년 내 제일고수이자 제일검객. 이미 초월경을 돌파한 바가 있는 무림의 신인이다.
처음도 아니건만, 고진무는 그의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가슴이 뛰었다.
“인사가 늦었네. 자네가 훌륭하게 처리해준 덕분에 큰 소란을 막을 수 있었어. 성마께서도 기특하게 여기시더군. 실로 훌륭하게 해 주었네.”
“별말씀을요. 마땅히 할 일이었습니다.”
“하하.”
서문정은 차분하게 웃었다.
그가 ‘교’의 대사도를 비롯한 그의 세력을 몰살시키면서, 그만 천리를 뒤틀어 버린 탓에 강호에서 떠나 있던 처지였다. 이후로 벌어지는 역천의 외법과 ‘교’의 참사에 손댈 수가 없었는데, 그것을 처리한 것이 눈앞에 있는 고진무의 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른 선배 고인들도 물론이지만, 서문정은 고진무가 수뇌라 할 삼공의 두 사람을 상대한 덕분에 큰 탈 없이 이치를 바로 잡지 않았는가.
서문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인사는 이 정도로 하지.”
“읍!”
고진무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는 바로 손을 뻗었다. 청명검이 유려한 궤적을 그리면서 펼친 손으로 얌전히 내려섰다. 한참 신묘한 경지가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고진무는 청명검을 거꾸로 잡고서 서문정을 향해 두 손을 맞잡았다.
“신검, 감히 가르침을 청하겠습니다.”
“좋지. 검성.”
서문정은 하하, 웃고서 느긋하게 손을 들었다. 그 또한 수 년 만에 손을 쓰는 것이다.
손가락을 모아서 검결지를 맺자, 햇빛이 창창하던 낙안봉 일대에 돌연 삼엄한 기파가 스며들었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우니, 고진무는 청명검을 앞에 세우고도 흠칫할 정도였다. 일대를 아우르면서, 사람 모습은 간데없고 한 자루의 신검이 눈앞에 우뚝 솟은 듯하다.
‘이것이 신검의 진면목.’
고진무는 이내 짙은 미소를 지으면서 청명검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그의 주변으로는 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서서히 맺히기 시작했다.
심검경, 만검귀종이다.
서문정은 그를 보면서 흐뭇함에 저도 모르게 ‘하!’ 한 차례 크게 웃었다. 또 다른 검경을 이루어 가는 후인을 마주하였으니, 그 또한 끝없는 검로를 궁구하는 검인으로서 참으로 기쁜 일이었다.
검성과 신검이 조우하였다.
그날 화산 낙안봉에서는 노을빛이 짙게 저무는 중에도 검광, 검기가 끝도 없이 솟구쳤다. 구름이 뒤틀리고, 바람이 요동쳤다
화산 아래 수많은 이들이 낙안봉 가까이 일어나는 천변을 목격하고서, 신검과 검성이 검을 나누었음을 알았다고 전해진다.
***
종남산.
검문정종(劍門正宗)이라고까지 말하는 종남파가 자리 잡은 곳이다.
당대에 이곳보다 이름 높은 곳은 따로 없을 터였다.
암중에서 천하를 크게 흔든 ‘교’를 소탕하는 데에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그 잔당을 끈질기게 추적하여서 후환을 남기지 않았다.
이때에 종남의 검객들은 천하 각지에서 무용과 협행을 드러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종남파에는 천하의 고수가 새로이 등장하였으니.
종남에는 검성(劍聖)이 있다.
신검 이래로 능히 천하의 검객으로 손꼽았다.
‘교’를 무너뜨린 것도 결국 검성 일인이 해낸 일이라고 하니.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이 혈사의 혈도조사이시고, 남천궁의 남천신묘이며, 개방 방주이자 궁가방의 뇌공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대의 신검이었다.
과연, 누가 있어서 그 이름을 의심할 수가 있을까.
검성재종남산(劍聖在終南山).
종남재견천하(終南再見天下).
검성이 종남산에 있으니.
종남은 다시 천하를 굽어보더라.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