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military officer establishes Balhae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히라도와 울라 정벌 (2)
제3함대는 출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꽤 큰 섬과 마주했다. 섬 명칭은 통칭 대도, 즉 ‘오시마’였는데, 주변에 오시마란 섬이 너무 많아, 나중에 ‘아즈치 오시마’로 바뀌게 된다.
오시마가 시야에 들어오자 경흥함 승조원들은 곧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 승조원의 분주한 움직임을 본 전지로가 태미에게 물었다.
“저 섬에 뭐라도 있습니까?”
“저도 몰라요.”
“예?”
“저 섬이 내해로 들어가는 관문이나 다름이 없거든요. 저길 지나면 언제든 적선과 마주칠 수 있으니 대비해야죠.”
“아, 그래서 그랬군요. 근데 저 섬이 꽤 커 보입니다. 저길 점령해 두면 쓸모가 있겠는데요?”
“포로들 얘길 들어보니, 견당사를 태운 배가 들렀던 섬이었답니다.”
견당사란 왜국이 당에 파견한 외교사절을 말한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섬이니, 험난한 외해 항해를 앞두고 저기서 사신들이 쉬었다 간 모양입니다.”
3함대는 계속해서 남쪽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태미의 말대로 우현 쪽에서 섬들이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 모두가 마츠라 가문의 영역이었다.
이윽고, 히라도섬 북단이 시야에 들어오자 태미는 뒤따르던 32전대의 기함인 경원함에 약속된 깃발 신호를 보내게 했다. 그러자 32전대는 히라도섬의 서부 해안 쪽을 향해 방향을 틀었고, 31전대는 그대로 히라도 동부 해안을 향해 나아갔다.
히라도섬은 이키섬보다 다소 넓고, 북동에서 서남 방향으로 길쭉하게 생긴 형태의 섬이었다. 섬의 북단이 강이나 다름없이 비좁은 히라도해협을 사이에 두고 규슈 본토의 마츠라반도와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해, 섬의 중심지가 자연스레 북단에 자리하게 되었다.
원 역사대로 흘러갔다면 마츠라 시게노부는 지금쯤 해안가에 히라도성을 짓기 시작했어야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발해 함대의 공세로 인해, 그 서쪽에 있는 기존의 가츠오다카시성(승미옥성)에 머물고 있었다.
히라도해협으로 진입한 31전대 함선들은 태미의 명령에 따라 히라도항은 물론, 마츠라반도 쪽 포구에 정박해 있는 큰 선박부터 공격하기 시작했다.
3함대는 늘 그렇게 행동해 왔다. 작은 어선을 제외한, 규모가 큰 왜선이라면 모두 범죄 수단으로 간주했다. 어차피 이번 전쟁에서 상선이든, 군선이든 모두가 전쟁 범죄에 연루되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기에 큰 배만 보면 무조건 침몰시켰다.
“일단 남쪽 끝까지 갔다가 다시 올게요.”
함포에 맞아 침몰 중인 왜선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던 태미는 전지로에게 양해를 구했다.
“예, 당연히. 계획된 절차니까요.”
히라도섬에 피로인이 꽤 많이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확인한 터라, 태미는 상륙을 미루고 히라도섬을 돌며 왜선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피로인을 육지로 빼돌리려는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32전대도 작전 중이지요?”
전지로가 물었다.
“예, 이 섬의 서부 해안은 다른 영지와 연결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32전대도 같은 작전을 펼치고 있을 겁니다.”
“다른 영지라면, 고토 가문일 겁니다.”
“아, 맞다. 그게 오도란 곳이죠?”
“예, 오도를 일본어로 고토라고 하니까요. 고토 가문도 지난 전쟁 때 출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 저도 들었어요. 그러면 거기에도 피로인이 꽤 많겠네요?”
“그럴 겁니다. 히라도도 그렇지만 고토열도 사람들 또한 근본이 해적이라, 예로부터 사람 잡아다 파는 것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던 사람들입니다.”
전지로는 규슈 서북부의 섬들이 본디 왜구 소굴이란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 곧 고토열도도 정벌해야 할 것 같네요.”
“쉽진 않을 겁니다. 워낙 섬이 많은 데다, 섬도 꽤 큰 편이거든요.”
“알고 있어요. 이쪽 지도라면 눈감고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외우고 있으니까.”
히라도섬 서부 해안에서 탈출한다면 당연히 갈 곳은 고토열도였다. 고토열도를 소유한 가문이 바로 고토인데, 현재 다이묘는 고토 하루마사였다.
히라도섬은 약 30장미에 이를 정도로 그 길이가 길고, 히라도 영지의 원형이 원래 왜구 세력들의 연합체인 관계로 이들 세력의 거점이 섬 곳곳에 분포했다. 그래서 31전대가 1단계 작전을 완료하는 데, 다소 긴 시간이 필요했다.
* * *
울라성을 포위한 다음 날, 송찬황은 즉시 공성전에 돌입했다. 물론 안피양구에게 이 사실을 알려, 건주부 진영에도 전달되게 했다.
안피양구는 송찬황의 통보를 그저 의례적인 절차 정도로 받아들였다. 어차피 약속된 공격이었고, 건주부 진영도 공격하는 시늉 정도는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해군은 공성전은 그 양상이 너무도 다르게 진행됐다.
이곳까지 힘들게 끌고 온 공성포(홍이포)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뻥!
퍼펑!
뻥!
발해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화포이다 보니 소리부터 달랐다. 아울러 3호 자모포(불랑기포)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송찬황의 곁에 서서 포격 장면을 지켜보던 안피양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건주부 사람들은 발해의 화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소리만 요란하고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실제 눈으로 직접 보니 그렇지 않았다.
울라성은 토성이라, 쉽게 무너지지 않았으나 성벽 표면만큼은 빠르게 손상되고 있었다. 포탄 공격이 집중된 동문 문루는 이미 무너져 내렸고, 일부 포탄은 성벽을 넘어가고 있었다.
생각보다 성이 단단해 보이자 송찬황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이래서는 공성포를 끌고 온 보람이 없었다. 그는 진태종에게 말했다.
“토성이라 오히려 쉽게 무너지지 않는군.”
“예. 단단히 다지며 쌓아 올린 듯합니다.”
“그럼 일단 한 곳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는 게 좋겠는데.”
“예, 바로 전달하지요.”
발해군 화포 대대들은 지시에 따라 성의 동문과 그 주위 성벽을 집중적으로 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동문은 벌써 깨졌고, 그 주변 성벽도 계속 푹푹 패이기 시작했다.
허둥대는 울라군의 모습이 송찬황의 눈에 들어왔다. 일부는 장애물로 성문을 막고 있고, 또 일부는 허물어진 곳을 메우려 필사적이었다.
송찬황은 다음 지시를 내렸다.
“안 되겠다. 비격진천뢰를 사용하라!”
“예, 장군.”
송찬황은 사상자가 없는 전쟁은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적의 기세를 꺾어 놓지 못한 채 시간을 끌면, 적의 역습에 발해군이 당할 수도 있다.
이윽고, 대완구와 중완구가 동문 안쪽으로 비격진천뢰를 쏘아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폭음과 함께 공기를 찢는 듯한 병사들의 비명이 들렸다. 성벽을 부수는 포탄 대신 이제 인마 살상용 무기가 본격적으로 활용되자 양상이 달라진 것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안피양구의 손이 바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폭음이 들릴 때마다 그의 몸이 움찔거렸다. 천둥소리와 같은 폭음도 그렇지만, 화포의 실제 위력을 눈앞에서 목격하자 두려움에 휩싸였다. 더구나 터지는 포탄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때문에 공포감이 더욱 배가된 것이다.
송찬황은 혀를 끌끌 차며 안피양구에게 한마디 했다.
“에휴! 빨리 항복해 아까운 인명을 구해야지. 어떻게, 항복을 권하는 사자를 보낼 생각은 없소?”
“아, 알겠소. 내 전령을 보내겠소.”
안피양구는 부하 하나를 누르하치에게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령이 돌아와, 항복을 권유해 보았으나 적진은 요지부동이라고 전했다. 송찬황은 쓴웃음을 짓더니 공격 중지 명령을 내렸다.
“날도 곧 저물 모양이니 오늘은 그만하는 게 좋겠소.”
송찬황의 말에 안피양구는 비로소 자세를 풀고 심호흡했다.
발해 병사들도 환호성을 터트리더니, 서둘러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기충천한 부대라 분위기도 이처럼 화기애애했다.
* * *
태미의 3함대는 마츠라 가문의 거성 ― 영지 내의 여러 성 중에 영주가 머무는 성 ― 인 가츠오다카시성 앞바다에서 해변을 향해 포격을 개시했다.
퍼퍼퍼펑!
퍼펑!
대부분 목조건물인 포구 주변의 가옥들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아울러 왜병이 주둔 중인 해안가 진지도 파괴되었고, 그곳을 지키고 있던 왜병 중에 사상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민가에 사람이 없다 보니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3함대가 나타나 포구의 왜선을 파괴할 때부터 이미 피난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작년에 3함대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다 보니, 이제 발해 함선들이 나타나면 해변 주민들은 무조건 피난을 떠나는 일이 일상화된 상태였다. 그건 마츠라 영지뿐만이 아니라 규슈 북부 전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31전대 함선들의 좌현에 배치된 화포수들이 포격에 열중하는 사이, 반대편 우현 쪽에서는 상륙정이 내려지고 해병대 병력이 하선하기 시작했다.
3함대는 포구 주변을 초토화할 작정으로 함포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 상륙정의 수가 많지 않아, 처음엔 소수의 병력만이 상륙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과도할 정도로 화력을 투사한 것이다.
이윽고 상륙정이 해변을 향해 나아가자 태미는 내륙의 거성 쪽으로 포격 목표 지점을 변경하게 했다. 3함대 함선과 거성 간의 거리는 대략 1장미이기 때문에, 개량된 화포 성능을 고려하면 유효사거리 안쪽으로 들어오나, 성이 산 정상에 있다 보니 함포로 직접 성을 공략하는 건 다소 어려운 일이었다. 그 대신 성 앞에 포진해 있을 왜군을 노리고자 포격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오오! 반대편에서도 포성이 들립니다.”
제31전대장 이사로가 반색하며 태미에게 말했다.
“32전대도 상륙작전을 시작했군.”
32전대는 반대편, 서부 해안에서 상륙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히라도 영지의 중심지가 섬의 북단에 불거져 나온, 아주 비좁은 반도 지형에 자리하고 있다 보니, 동쪽이든 서쪽이든 해안선과 영주가 머무는 거성 간의 거리는 매우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적의 전력을 분산시킬 겸, 양쪽에서 동시에 포격과 함께 상륙작전을 펼치게 된 것이다.
3함대의 화력지원 덕분에 해병대는 어떤 저항도 받지 않고 순조롭게 상륙작전을 펼쳐 나갔다. 먼저 상륙한 병력은 포구를 돌며 어선을 징발해 와 병력과 장비의 상륙 속도를 높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사령관 전지로도 이제 상륙할 때가 되었다.
“예, 수고하십시오.”
“허허! 저렇게 함포로 다 박살을 내놔 작전이 그리 어려울 것 같진 않군요.”
“호호! 그럼 다행이고요.”
전지로는 상륙정을 타고 해안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상륙작전이 마무리되자 태미는 31전대장 이사로에게 명령했다.
“그럼 자넨 아산함으로 건너가게. 여기 남아 이 해역을 지켜줘.”
“예, 사령관님.”
태미는 사전 계획한 바에 따라 히라도섬 해역에 31전대와 32전대 소속 아오지급 중선 네 척, 즉 아산함과 유원함, 미전함, 방탄함을 남겨 두기로 했다. 나머지 경흥급 대선 여덟 척이 일기도로 돌아가 해병대 제2연대 병력과 보급품을 추가로 실어 오는 사이, 중선들은 남아 육지와 해상을 경계할 예정이었다. 히라도섬 본거지가 공격당하고 있으니 마츠라 영지 내 다른 지역에서 구원병을 실은 왜선들이 히라도해협을 건너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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