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military officer establishes Balhae RAW novel - Chapter 315
315화
해주위 전투 (1)
하늬제도 안산항.
포르모사 북부 담수항에서 삼우해운 상선 편으로 안산항으로 돌아온 허균은 태미를 만나려 해군기지로 향했다. 태미 역시 이틀 전에 홍콩섬에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던 참이었다.
허균은 태미를 만나자마자 홍콩의 일을 물었다.
“홍콩은 어떻습니까?”
“덥죠. 아주 습하고.”
“허허! 그래요?”
“사실 기후 말고 말씀드릴 게 별로 없어요. 선착장 시설이 조금 더 보강되었고, 해군기지 건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 정도?”
“그럼 마카오 봉쇄는 어떻게 되고 있지요?”
“역시 쉽진 않아요. 주인이나 다름없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상선의 출입까지 막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명나라 상인들이 육로만 이용하고 있으니, 교역량이 많이 줄어들었을 겁니다.”
“그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도 그래요. 아, 그리고 홍콩섬 서쪽에 봉산섬이라고, 홍콩섬보다 두 배 정도 되는 꽤 큰 섬이 있는데, 그곳도 점령해 두었어요. 마카오 앞바다인 주강 하구를 감시하기에 그만이라. 섬 전체가 산지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지형이 험해, 거주민은 거의 없더라고요.”
“그거야말로 큰 사건 아닙니까? 우리 남해부에 새로운 영토가 더해진 거니까요. 하하하!”
“그런가요? 겨우 감시 초소와 봉화대 하나 세웠을 뿐인데요?”
봉산섬은 미래 홍콩에 속해 있는 ‘란터우섬’이다. 현지 주민들이 섬 내에 있는 산을 봉황산이라 호칭한다는 점에 착안해, 태미가 붙인 이름이었다.
“잘하셨습니다. 남방 영토는 쓰임새가 많으니, 많이 얻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명나라야 줄 생각이 없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전시이니, 우리가 차지하면 그만이지요.”
“호호! 그래요? 그럼 홍콩섬 주변에 있는 다른 섬들도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네요. 섬이 엄청나게 많던데요? 개중 무인도가 태반이긴 하지만.”
남해부 도독으로 부임한 이후 부쩍 영토 확장에 관심을 보이는 허균을 보고 태미는 미소를 지었다.
“명나라 수군은 어떻습니까?”
“전멸한 건지, 아니면 무서워 숨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수군 전선은 물론이고 상선조차 보이지 않아요. 남만 배와 작은 어선을 제외하면 오가는 배가 없다고 봐야죠.”
“허허! 정말 지난 해전에서 호되게 당해 그런지, 우리 발해 해군을 무척 두려워하나 봅니다.”
태미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보이더니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렸다.
“담수 지방은 어때요?”
허균은 태미가 물어봐 주길 기다렸다는 듯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주 일이 잘되었어요. 케타갈란을 비롯한 3대 부족민의 도움으로 영역이 크게 넓어졌습니다.”
각 상단 소속 직원과 행정 관리, 상주 병력을 제외하면 정착민이라 할 만한 고려인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담수현의 실제 주인은 케타갈란과 쿨룬, 바사이, 이렇게 세 부족민이었다. 이들은 발해의 일원이 된 걸 몹시 만족스러워했다. 온갖 패악질을 일삼던 네덜란드 세력을 쫓아낸 데다, 각종 농장 노동의 대가로 식량이나 철제 농기구와 같은 현물을 풍족하게 받아, 삶도 윤택해진 탓이다.
발해의 이런 정책은 포르모사에 국한된 게 아니었다. 북해도와 북방 영토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원주민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수립된, 세련된 원주민 동화정책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였다.
영역 밖에 거주하는 원주민도 발해의 일원이 되길 원한다는 다리다 왕국 사자의 귀띔을 듣자마자 허균은 담수현으로 건너갔다. 거기서 그는 현지 주민의 소개로 담수현 경계 너머에 거주하는 여러 마을의 촌장이나 부족장을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허균은 토지의 소유를 그대로 인정해 줌은 물론, 부족이나 촌락 단위의 자치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들의 귀부를 유도해 냈다. 그 결과 동남쪽과 서남쪽으로 영토가 크게 확장되었는데, 미래 대만의 신북(신베이)시와 도원(타오위안)시 전체, 그리고 신죽(신주)현 일부를 포함하는 땅이었다.
“케타갈란족이 사는 담수현 서남부 땅을 답사했는데, 담수현의 갈란평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었소. 동행한 삼우해운 사람들도 군침을 삼킬 정도로 좋아하더군요. 더구나 산지 영토도 많이 늘어나 산기슭 적당한 땅에 차밭을 조성해도 좋을 것 같답니다.”
태미는 왜 허균의 표정이 밝은지 이해했다.
“가치가 매우 높은 땅을 얻었네요.”
“맞아요.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땅이지요.”
허균은 새로 얻은 영토의 가치에 대해 장광설을 펼쳤다.
“벼 2기작을 포함해 삼모작이 가능한 데다, 사탕수수, 차, 제충국, 기나나무 등 모든 남방 작물을 재배할 수 있지요. 또 만약 우리 발해 본토의 북방과 남부에 냉해로 인한 기근이 든다고 해도, 포르모사에서 쌀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으니, 나라 곳간이 빌 일은 없을 겁니다. 그 정도로 이번에 새로 얻은 땅은 평야 비율이 높고 비옥하다는 거지요.”
벼 2기작이란 ‘벼+벼’ 형태로, 연중 같은 토지에서 벼를 연속으로 두 번 수확한다는 뜻이다. 모작이란 품종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포르모사의 삼모작은 대개 ‘벼+벼+잡곡’ 형태로 구성된다고 한다.
“또한 남해부의 다른 지역, 가령 북구주의 부루평원도 어지간하면 냉해가 덮치지 않을 곳이니, 남해부의 농업이야말로 발해의 버팀목이 되어 줄 겁니다.”
이것이 바로 허균에게 남해부 영토 확장 집착증이 생긴 이유였다.
“주인 없는 땅도 많아요?”
“허허! 물론이오. 아시다시피 포르모사 어디든 원주민 인구는 그리 많지 않지요. 그러니 그들의 거주지를 굳이 건드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저들의 토지 소유를 그대로 인정하고 저들의 생활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갈등이 일어날 여지도 없지요. 또 그렇게 공생하다 보면 오래 지나지 않아 저들도 우리 발해에 완벽하게 동화될 겁니다.”
“그럼 다리다 왕국과 국경을 접하게 되었나요?”
“예. 케타갈란과 타오가스 거주지 경계가 바로 국경이라 할 수 있지요.”
“그렇게 정리가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기하는 다리다 왕국을 밀어줄 모양이던데요.”
“안 그래도 국경을 획정하느라 그들 사자와 다시 만났는데, 여전히 남부 부족들이 왕국에 합류하지 않아서 아쉽다는 얘길 하더군요.”
허균이 말한 남부 부족은 호아냐와 시라야였다.
“그 둘이 합류해야 영국 점령지의 확장을 저지할 수 있죠?”
태미가 문제의 핵심을 찔렀다.
“맞아요. 그래서 우리 발해가 중재하기로 약속하고 왔습니다. 또 전망도 밝은 편입니다. 미적대는 부족들도 남부의 영국과 동부의 스페인이 저지르고 있는 패악질에 대한 소문을 듣고 몹시 불안해하고 있답니다.”
“좋은 생각이네요. 혹시 무슨 좋은 해법이라도 있어요?”
“기하께서 가끔 세상의 여러 정치 체제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중 연합과 연방제, 두 체제가 떠오르더라고요. 현재 다리다는 동맹국 연합 왕국 체제이니 일단 역외 세력을 이 체제 속에 편입시켜야겠지요? 장기적으로 연방제도 고려하고.”
“도독님은 참 바쁘시겠어요. 남해부 일에 다리다 왕국 일까지 신경 쓰게 생겼으니.”
태미가 웃으며 말했다. 바쁜 사람치고 허균의 표정이 너무나 즐거워 보였기 때문이다.
* * *
명의 요동도사 해주위 해주성 부근.
해주위는 개주에서 동북쪽으로 약 60장미 거리에 있는 성이었다. 사흘간의 행군 끝에 이곳에 도착한 발해 제12사단과 20사단 병력은 공성전을 펼치기 위해 성 주변에 병력을 배치하고 있었다.
“17사단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병력의 절반을 차출해 우장성으로 향하고 있답니다.”
부장 고련 정령이 사단장 박종수에게 보고했다.
“그럼 내일쯤엔 도착하겠군.”
“예, 보고 시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예상됩니다.”
우장성은 해주위 서북쪽에 있는 성으로, 요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해 있었다. 요하와 우장성 사이에 동창보나 마합보와 같은 소규모의 방어진지도 있어 반드시 점령해야 할 곳이었다.
“거긴 적병이 많지 않으니 문제가 없겠지?”
“2개 연대 병력이면 어렵지 않게 점령할 수 있을 겁니다.”
예비군 제17사단에서 2개 연대 병력을 차출해 그곳으로 보낸 이유는 보급로를 지키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 우장성을 거쳐 요하 건너편까지 명의 관도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종수는 해주성을 휘둘러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저기에 2만이나 들어가 있으니 바글바글하겠군.”
개주 전선에서 후퇴한 명군 3만 중, 1만은 우장성에, 2만은 이곳 해주성에 들어가 있었다.
“우장성보다 이곳의 우리 병력이 과도할 정도로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고련도 웃으며 말했다.
“내 생각도 그래. 그러니 저 성을 바로 깨부수고 신속히 나아가는 게 좋겠어.”
제12사단과 20사단 병력의 배치가 마무리되어 갈 무렵, 갑자기 동남쪽에서 말을 탄 전령이 급하게 달려오는 모습이 박종수의 시야에 들어왔다.
“엉뚱한 방향에서 전령이 오는데?”
“혹시 21사단이 아닐까요?”
“그렇겠군.”
21사단은 수암 북부 국경 주둔군이었다. 이들 역시 명의 중군 2만과 대치하고 있었다.
박종수 앞으로 안내된 전령은 수암 방면 상황에 대해 보고하기 시작했다.
“수암 북부 우심산 진지 북쪽에 배치되어 있던 명군이 이곳 해주성을 구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21사단도 진지에서 나와 저들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그럼 그 적군이 이곳에 언제 당도할 것 같나?”
“사실 우리가 저들에게 기만당하는 바람에 반나절 정도를 허비했습니다.”
“기만당하다니?”
“저들이 병력을 뺀 건 그저께 밤이었습니다. 밤새 진지에 횃불을 밝히고 깃발을 더 세우는 등, 허장성세 전술을 펼쳐 놓는 바람에 반나절 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적군이 그저께 밤에 출발했다면 곧 도착하겠군. 산악 지대라고 하나 서둘러 움직였을 테니.”
“그렇다면 명 중군을 20사단에 맡기고, 우린 해주성 공략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고련 정령의 의견에 박종수도 찬성했다. 그는 급히 전령을 뽑아 20사단 사단장에게 이 의견을 전하게 했고, 20사단이 빠진 빈자리를 그의 사단 병력이 메우게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연대 하나가 성문 하나씩 담당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아울러 각 연대에 소속된 기병과 12사단 사령부 병력은 해주성 북쪽에 자리를 잡았다. 성문을 열고 퇴각할 적을 잡기 위함이었다.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 고련 정령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박종수에게 물었다.
“아군 20사단에 추적당할 걸 알면서도 진지를 버리고 산에서 내려오다니, 조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난 이해되는데? 만약 우리가 저 해주성을 점령하면 적 중군은 어떻게 되겠나?”
“음, 앞뒤로 압박받겠군요.”
“그렇게 살길을 찾으려고 내려왔을 거네.”
“만약 요동경략의 허락을 얻어 행한 일이라면, 추가 조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지도 모르겠군. 어쨌든 우린 빨리 저 성부터 점령해야 하네.”
“예, 알겠습니다.”
이윽고 병력 재배치 작업이 완료되자 박종수는 공격 개시 명령을 발했다.
당연히 발해군의 공격은 포격으로 시작되었다. 100미미와 80미미 곡사포, 80박격포와 60박격포가 일제히 해주성을 향해 포탄을 날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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