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military officer establishes Balhae RAW novel - Chapter 329
329화
영토 관리 계획 (2)
태건은 요동 지역의 지명 대부분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었다. 개주와 해주, 안산, 요양, 무순, 철령, 개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장성은 진흥으로 바뀌었고, 심양도 고쳐 부르기로 했다.
현양건은 특히 심양에 대해서 한참 동안 설명을 덧붙였다.
심양은 모든 면에서 초거대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곳이다. 주변에 끝없이 펼쳐진, 기름진 평원이 있고, 수량이 풍부한 평정하(혼하)와 그 지류 덕분에 수자원도 넉넉했다. 또 교통의 요지라 할 수 있다. 물론 발해가 만주 대부분을 석권했기에 그렇게 된 것이다.
실제 역사에서 누르하치는 사르후 전투에서 명에 승리해 요동을 차지한 뒤, 심양을 수도로 정했다. 그 역시 심양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래서 심양을 주요 도시로 개발하기로 한 바, 그곳을 천평이라 이름하기로 했습니다.”
“천평? 허허! 좋군. 하늘이 내린 들판이란 뜻이니.”
황진 군부대신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럼 부여부 너머 북쪽 지방은 이름조차 없소?”
“예. 아직은 그렇습니다. 군 병력만 파견할 뿐 내치에서 벗어나 있으니, 그저 북변이라 이름할 계획이오.”
군부는 이미 북변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 송찬황 군부협판이 나서서 이 부분에 관해 설명했다.
“앞으로 3개 혹은 4개 사단으로 구성된 군단 하나가 북변 전체를 맡게 됩니다. 그래서 내년에 요동 지역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그들이 병력을 이끌고 북진해 목표한 지역까지 진출할 예정입니다.”
육군도 그간 군 개편 계획을 수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육군총장 정강빈 원수는 이미 그 계획을 수립해 군부대신 황진에게 올렸다. 그는 요하와 사르모론강으로 이어진 만주 서남부 국경을 반으로 나눴다. 그래서 요하 하구에서 동요하와 서요하가 합수하는 지점까지 1개 군단, 또 서요하와 사르모론강으로 이어지는 국경에 또 1개 군단, 그리고 할하몽골 국경에도 1개 군단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변에 1개 군단을 배치한다고 했으니, 기존의 남해부의 제4군단과 조선에서 작전 중인 제3군단까지 합쳐 모두 6개 군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해 수도와 북해부, 후방 지역을 책임질 1개 군단까지 포함하면 모두 7개 군단으로 재편해야 한다.
앞으로 제1작사와 제2작사가 해체될 예정이고, 거기에 소속된 사단도 다시 재편해야 하기에, 두세 개의 사단 정도만 추가로 창설하면 충분히 가능한 계획이었다. 이들 이외에 예비군이 모두 귀가한 예비군 사단들도 사단사령부만 남겨 예비군 훈련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사단 단위로 구간을 정해 북변 국경을 지키게 되고, 그 사단들은 국경뿐만이 아니라 남에서 북으로 연결되는 역참로를 각기 개척해 운영하게 됩니다. 국경 역시 역참 형태로 관리할 계획입니다. 그 긴 국경선에 병력을 촘촘히 배치해 지킨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고, 또 굳이 그럴 필요도 없지요. 그러니 북방 민족들은 북부 국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들게 될 테고, 우리도 굳이 그걸 막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남쪽의 군정 지역은 우리의 실제 영토이기에, 그곳부터 방비를 철저히 하게 됩니다.”
송찬황의 설명을 듣자 관료들은 다시 한번 군 점령 권역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내부와 군부의 발표가 모두 끝나자 태건이 나섰다.
“앞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건 철도의 부설이오. 조선과 요동에서 바다와 접한 지방은 그나마 해운으로 연결할 수 있지만 만주 내륙은 그렇지 못하지요? 그래서 우선 현재 부설 중인 천부선을 연장, 아하와 옛 호이파 지역을 거쳐 천평 즉 심양에 이르기까지, 되도록 빨리 철도를 연결해야 합니다. 이 노선이 진정한 의미의 국토 횡단 노선이기 때문이지요.”
서울과 만주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천평을 연결하는 철도야말로 진정한 국토 횡단 노선일 수밖에 없었다.
태건이 이 노선의 공사를 서두르려고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무순탄전과 안산 및 본계 철광산을 되도록 빨리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무순탄전은 노천 탄전이라 개발이 쉽고, 그 매장량도 엄청나거니와 역청탄까지 나오는 매우 중요한 탄전이었다. 또한 안산과 미래의 본계시 등지에 점점이 분포해 있는 철광석 매장량 역시 어마어마했다. 무순의 역청탄과 주변 지역의 풍부한 철광석 자원을 활용하는 대형 제철소를 건설하면 향후 발해 내수는 물론이고 수출까지 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천평 부근에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 광상도 있었다.
“오! 거기서 남쪽으로 철도를 부설해 한양까지 연결하면 우리 영토의 혈맥이 완성되는 거로군요.”
허성이 무릎을 치며 반응했다.
“정확히 보셨소. 서울과 천평, 또 천평에서 봉황성, 의주, 평양, 개성을 거쳐 한양에 이르는 노선까지 완공되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쯤이면 당연히 동해안의 안변과 한양도 연결되었겠지요?”
“바로 그거죠. 현재 안변과 평강, 황해부 평산을 연결하는 안평선 부설 공사가 진행 중인데, 일단 평강까지 완공되면 거기서 곧바로 한양을 연결하는 부설 공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참정대신 이하륜이 나서서 국토의 근간이 되는 철도 노선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허허허! 상상만 해도 좋습니다.”
허성은 크게 탄복했다.
“내 요즘 들어 더욱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지 않으면 우리 국토가 아니라고, 그게 어렵다면 최소 뱃길이라도 열려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 길이 곧 혈관이니, 혈관이 없어 피가 돌지 않으면 살이 썩듯이 말입니다.”
황진도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기차가 한성에 들어가는 순간, 조선 사람들의 의식이 크게 깨질 겁니다.”
듣고 있던 모든 이의 고개가 동시에 끄덕여졌다.
태건이 웃으며 다시 발언했다.
“이번에 명군 포로 7만 명을 얻었으니 그들을 관리할 포로청을 군부 산하에 설치하겠소. 물론 임시 조직이오.”
“알겠습니다. 기하.”
“그들을 도로와 철도 공사, 광산 등지에 순환 배치해 일을 시키시오. 이들 덕분에 철도의 부설도 한결 빨라지지 않겠소?”
“예, 기하.”
군부대신 황진이 웃으며 화답했다.
* * *
제11전대의 기함인 경흥급 대선 안주함.
제1함대 사령관 나용언 소장은 안주함에 타고 있던 해병대 병력이 묘도열도의 남장산도에 상륙하는 장면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현재 묘도열도로 원정을 나온 1함대 소속 대형 함선은 모두 15척이었다. 제11전대 함선만으로 부족하다 보니, 12전대와 13전대에서 대형 함선을 차출해 맞춘 숫자였다.
제1함대는 그간 새로 창설된 해병대 제5사단 소속 제17연대와 18연대 병력을 태우고 묘도열도 점령 작전을 펼쳐 왔다. 그래서 북쪽에 자리한 성황도를 비롯해, 타기도, 고산도 등에 병력을 중대 혹은 대대 단위로 상륙시키며 꾸준히 남하해, 묘도열도의 최남단에 자리한 이곳 남장산도에 이르렀다.
“어휴! 뒤늦게라도 이 명령이 떨어진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함에도 나용언은 한탄하듯 말했다. 제3함대가 남쪽에서 명의 수군 함대를 전멸시키고 동부 해안 봉쇄 작전에 돌입하는 등의 활약상이 전해지자, 그는 더욱 조바심을 냈다. 그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제11전대장 이획 참장이 맞장구를 쳤다.
“저도 눈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개전 초기에 명 수군을 다 때려 부술 때까지만 해도 곧 묘도열도 점령 지시가 떨어지겠구나~ 하고 목이 빠지게 기다렸는데 감감무소식이었지 않았습니까?”
1함대도 개전 즉시 남하해 묘도열도와 산동반도 북부 해안에 배치되어 있던 명의 군선을 모조리 격파하는 전과를 올렸다. 또 틈나는 대로 요동만과 발해만 해안을 초계하며 명의 해상 교통로를 마비시켰으니, 그 공이 절대로 적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3함대의 첫 해전이 워낙 규모가 커서 모든 이들의 뇌리에 ‘해전’하면 당연히 하늬제도 해전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경쟁 심리가 발동해 더욱 애를 태운 것이다.
“난 묘도열도는 당연하고 산동성에 상륙하라는 명령이 내려올 거라 기대했다니까?”
“내 말이요.”
“우리 해병대는 오죽했겠습니까?”
곁에 있던 제5사단장 김태덕 소장도 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개전 직후 해병대는 2개 사단이 늘어나, 총 5개 사단이 되었는데, 그중 제4사단은 예비군 사단이고, 제5사단은 현역 사단이었다. 그러므로 종전이 되면 해병대는 4개 사단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었다.
제5사단은 개전과 동시에 요동부 여순과 황해부 장산곶 등 서해안과 요동반도 해안의 요충지를 지키며 대기해 왔다.
“해병대 4사단은 지금 한창이겠지요?”
제11전대장 이획이 김태덕에게 물었다.
“말할 나위가 없지요. 경상도 남부 지세가 험하니, 그곳 고을을 일일이 점령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요. 더구나 섬도 많고요.”
“아, 그러고 보니 섬도 있군요. 우리 발해 덕분에 왜구의 씨가 마르자 조선이 공도 정책을 폐기했다고 들었소. 예비군 사단 하나로 괜찮겠어요?”
나용언이 물었다.
“남해도와 거제도 정도만 점검할 겁니다. 그 많은 섬을 일일이 들러 병력을 상륙시킬 수 있겠어요. 섬의 관리는 군정이 시작된 후에나 가능할 겁니다.”
“하긴, 그래야 말이 되네.”
나용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경상도는 이제 온전히 발해 수중에 들어왔다고 봐야겠죠?”
이획이 물었다.
“난 그리 확신하오. 육군 2개 사단이 북쪽에서 압박해 오고 있고, 우리 해병대가 부산포를 비롯한 남부 해안에 상륙했으니 조선은 경상도를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전라도 남부도 기대해 봐야죠. 육군이 상륙했으니 호남도 곧 우리 수중에 떨어질 겁니다.”
“당연히 그럴 겁니다.”
이윽고 남장산도 상륙작전이 마무리되자 제1함대 함선들은 다시 닻을 올리고 남쪽으로 항해했다.
“오랜만에 와 보네?”
“그러게요.”
이들이 지나고 있는 바다는 묘도해협으로 그 폭이 약 7장미였다. 묘도열도 전체가 발해 수중에 떨어졌으니, 향후 명의 본토와 7장미의 바다를 격해서 대치하게 된 셈이었다.
거리가 꽤 가깝다 보니 제1함대 함선들은 이내 등주 앞바다에 이르렀다.
등주는 명의 북부 지방에서 가장 중요한 해안 요충지였다. 군사나 경제, 외교 면에서 그랬다. 해로를 통해 북방을 침략할 때도 이곳에서 수군을 출발시켰고, 조선에 배편으로 사절단을 보낼 때도 바닷길의 출발지는 이곳이었다.
“저기가 등주 수성이군요.”
이곳에 처음 와 본 김태덕 소장은 천리경으로 수성의 모습을 확인하고 탄성을 터트렸다.
“그새 또 고쳐 놨네요.”
이획 전대장이 웃으며 말했다.
해안요새이자 군항인 등주 수성을 파괴한 이는 당연히 1함대였다.
“후후! 우리야 할 일을 만들어 주니 고마울 따름이지.”
나용언이 음험한 미소를 흘렸다.
“자! 그럼 시작할까?”
발해 함선들은 등주 수성을 공격하기 위해 줄줄이 선회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아예 저 성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자고. 그래야 해병대가 상륙하기 편하지.”
“하하! 고맙습니다.”
나용언의 배려에 김태덕은 크게 기뻐했다.
태건은 등주를 영토로 만들 생각 따위는 전혀 없었다.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중에 물러나더라도 해병대가 상륙했다는 사실 자체가 명에 큰 심리적 타격을 입히게 된다. 물론 명의 대군이 몰려올 경우, 곧바로 병력을 뺄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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