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317
318화 외전. 황제 폐하의 사생활 (4)
아영이 말을 잇지 못하자, 이선은 다시 부드러운 어조로 그녀를 다독였다.
“황후, 그대가 어진 마음으로 이런 제안을 한 건 잘 알고 있소. 짐은 진심으로 그대의 현숙함을 높이 평가하오.”
“폐하…….”
“하지만 그대는 내 부인이오. 어찌하여 스스로를 낮추기만 하고, 다른 여인을 새로운 부인으로 들라 권하는 것이오? 그대에게도 감정이 있을 터인데.”
“신첩은…….”
“제발 그 신첩이란 표현 좀 쓰지 맙시다. 공식석상이라면 모를까, 부부 간에 군신관계를 강요할 생각이 없다고 하지 않았소?”
이선은 아영이 고맙기도 했고, 딱하기도 했다. 조선의 유학 명문가에서 태어나, 근대국가 대한제국의 초대 황후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그녀는 보고 배운 대로 행하는데, 이선이 무리하게 근대적인 부부상을 강요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저는 폐하의 부인이지만, 이 나라의 황후이기도 합니다. 폐하께서 더 많은 여인을 가까이 두시고, 황실에 황손이 번성한다면, 이는 국가의 홍복입니다.”
“하, 이것 참.”
이선은 술을 벌컥 들이켰다.
“짐이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아무래도 근래 부부관계가 소원했던 것 같소. 미안하게 생각하오.”
“폐하! 신첩, 아니 저는 그런 의미로 말씀 올린 게 아니오라…….”
아영은 얼굴이 새빨개져서 황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이선이 웃음을 흘렸다.
“황실의 번영을 위하여 하루빨리 셋째를 만들어야겠구려.”
“폐, 폐하, 저는 결코 그런 사사로운 마음으로 청을 올린 게 아닙니다. 고된 정무로 심신이 피곤하신 폐하의 행복을 위하여…….”
“압니다. 무슨 의미인지 알아요. 근데 황후는 중요한 걸 한 가지 망각한 것 같소.”
“얀코프스카 선생이 서양인이라는 점을 이르시옵니까? 법도에는 어긋나는 일이겠으나, 대한은 이제 제국이 되었고 폐하께서는 이 나라의 어버이시니 새로운 전례를 만든다 한들…….”
이선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중요한 건 선생의 마음이오.”
“제가 진작 말씀을 올리려 했습니다만, 같은 여인의 마음으로 보아도, 선생은 폐하를 연모하옵니다.”
이선은 한숨을 쉬었다. 아내 입장에서 다른 여자가 남편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여자가 표현하지도 않는 바를 아내가 대신해 남편에게 알려 주고 그 사랑을 받으라니.
‘사람이 착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하아, 그건 황후의 생각일 뿐이오. 선생은 일부일처제를 당연히 여기는 서양 사람이고, 의학을 배운 지식인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을 후궁으로 들인다면, 본인이 받아들이겠소?
“음…….”
“선생 본인을 위해서도, 황후를 위해서도, 선생의 가르침과 보살핌을 받을 이 나라 사람들을 위해서도,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오.”
이선의 거절에 아영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조아렸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성총을 헤아리지 못하여 송구할 따름입니다.”
“이해해 줘서 고맙소. 아무튼 황후의 어진 마음은 잘 알겠소. 황자와 황녀에게 동생이 필요하다는 건 동의합니다. 피곤하다는 건 핑계겠지.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군.”
“폐, 폐하!”
남편의 농담에 아영의 얼굴이 다시금 새빨개졌다.
다음 날.
외무대신 김옥균과 청나라 및 러시아와의 협상 계획을 논의한 후, 이선은 신임 외교관 인사에 대해 언급했다.
“외무대신. 서재필을 주미 공사로 다시 보낼 생각이오.”
“폐하, 송재(서재필)는 당분간 독립당 지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총선 끝나고 민의원도 개원했으니, 독립당에 급한 일은 없지 않나?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정말 중요해질 거요. 대미 외교에 그만한 적임자가 없지.”
“그렇습니다. 송재가 미국 정관계에 인맥을 많이 넓혀 놓긴 했지요.”
“특히 부통령 루스벨트와의 친분이 중요하오. 그는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거든.”
역사대로라면, 9월에 매킨리 대통령의 암살로 루스벨트가 대통령직을 계승할 예정이었다.
“송재가 뮤리엘 여사와 결혼한 게 참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뷰캐넌 대통령의 조카사위이자 미국 정치 명문가의 일원이라는 점이, 미국 상류 사회에서 동양인임에도 환영받을 요소가 됐지요. 부부간의 금슬도 좋다 하니, 더 바랄 바가 없지요.”
서재필의 부인은 뷰캐넌 전 대통령의 5촌 조카로, 부인 덕택에 서재필은 단순히 동양인 외교관이 아닌 미국 상류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
“그렇지. 그러고 보니 경도 프랑스 공사 시절에 프랑스 여인과 염문이 있었던 거로 아는데.”
“하하, 그거야 한때의 여흥이지요. 각각 부인과 남편이 만리타향에 있는 외로운 처지끼리…….”
이선의 지적에 김옥균이 웃음을 흘렸다. 풍류남아 김옥균은 여자관계가 복잡한 거로도 유명했다. 프랑스 공사 시절에 외교관 부인과 바람이 났다든가, 일본 공사 시절에 사랑을 나눴던 게이샤를 낙적해서 조선으로 데려와 첩으로 삼은 일화도 있었다.
“유부남이 그러면 쓰나? 정경부인이 속 많이 끓었겠군.”
“송구할 따름입니다.”
김옥균의 부인, 강릉 유씨는 남편의 바람기에 속이 터졌지만, 전통사회의 여인답게 이의는 제기하지 않았다.
김옥균뿐만 아니라 대신치고 축첩 안 한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이선이 예외적인 경우였다.
“황공하오나, 폐하께서도 후궁을 들이심이 옳습니다. 역대로 제왕이 후궁을 들이지 않은 사례가 없었습니다.”
“허, 경도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이선은 혹여 황후와 김옥균이 사전에 말을 맞췄을지 생각을 해 봤으나, 곧 의심을 접었다. 아영은 대신과 사사로이 만나 청탁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짐은 황후와의 관계에 불만이 없소. 이미 후계자도 있는데, 구태여 후궁이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군.”
“황공한 말씀이오나, 황실의 번영을 위한 일입니다. 당장 태상황 폐하만 해도…….”
태상황은 이미 4남 1녀를 두었지만, 나이 쉰에 후궁을 여럿 더 들였다. 이선도 정치에 관심을 끊고 즐기며 사는 태상황을 굳이 말리지 않았다.
“태상황은 태상황이고, 짐은 짐이오. 절차상 군주가 후궁을 들이려면 전국에 간택령을 내려야 하는데, 보통 민폐가 아니오. 짐은 그럴 생각이 없소.”
“굳이 그런 번거로운 절차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폐하를 모실 사람이니만큼, 폐하의 주변에서 간택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누굴 말하는 건가?”
“닥터 얀코프스카…….”
“고균.”
이선은 김옥균의 말을 끊고, 냉정한 어조로 말했다.
“짐이 헌법을 도입하고, 프랑스 민법을 도입하려고 하는 걸 누구보다 경이 잘 알 텐데?”
“하교하신 바는 잘 알겠습니다. 하오나…….”
“알겠으면 그쯤 하지. 나는 민법을 소급적용할 생각은 없으니, 고균이 첩을 들인 건 개의치 않겠소. 하지만 앞으로 짐이 지향하는 새로운 시대의 윤리와는 다르다는 걸 알아 줬으면 하네.”
김옥균이 재빨리 고개를 조아렸다.
“송구하옵니다. 신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됐소. 그럼 보고가 끝났으면 이만 물러나지.”
“예, 폐하. 성수무강하소서.”
김옥균이 자리에서 물러난 후, 이선은 담배를 입에 물고 성냥불을 붙였다.
‘정녕 나와 마르가리타의 관계가 그렇게 보이나? 이 나라에선 성인 남녀끼리 친구 사이가 불가능하다는 건가. 뭐, 좋은 뜻으로 제안하는 건 알겠는데…….’
아영이든, 김옥균이든, 이선을 위해서 건의한 건 알고 있었다. 황제가 호감을 갖고 있는 여인을 후궁으로 들이는 건, 그들의 생각에서 볼 때는 당연한 일이었다. 이선은 30대의 젊은 황제였고, 여색을 가까이해도 전혀 흠이 될 일이 아니었다.
‘내가 황제가 안 되었더라면, 정말로 그녀와 결혼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일 뿐이야.’
황제가 되기로 한 시점에서, 이선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권력과 권위가 아무리 강해져도, 지켜야 할 선이 있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물론이고, 사랑조차 가당치 않은 일이었다.
‘무엇보다 그녀를 위해서 좋은 일이 아니다.’
세상에 쓰임이 많을 지식인을, 후궁에 가둬 두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선은 어머니, 영보당 이씨가 후궁에서 축출된 후 얼마나 불행해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중전 민씨의 미움을 받고 쫓겨나, 지아비로부터 버림받은 한을 품고 살았다. 의친왕의 어머니인 장씨도 마찬가지였다.
‘민씨라고 처음부터 악했겠나? 경쟁자가 왕의 자식을 낳았으니, 그게 두려웠던 거지. 후궁 제도가 있는 한 불행은 반복될 수밖에 없어.’
그것만 떠올려도 후궁 제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1주일에 한 번 둘이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오해를 받으니, 앞으로는 이조차도 피해야 하나.’
황후나 김옥균은 선의로 제안한 것이지만, 악의를 가진 자에 의해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었다.
이선이야 황제니까 구설수에 올라도 별 상관이 없지만, 미혼 여성인 마르가리타가 구설수에 오르면 훨씬 치명적일 상황이었다.
‘그나마 친구 하나 있는데, 황제란 참 고독한 직업이야.’
모든 한국인은, 이선의 신하이지 친구가 되지 못했다. 동지였던 김옥균과도 확고한 군신관계가 됐고, 가장 가까운 아내조차 자신을 신하로 여겼다.
외국인들이라고 다를 바 없었다. 한국인들에 비하면 자유롭게 어울렸지만, 외교관·군인·상인·전문직인 이들은 뭔가 이익을 얻고 싶어 황제와 교류를 하는 것이었다.
이선이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대등한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건, 마르가리타뿐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를 가까이 둔 것인데, 이마저도 오해를 받았다.
이선은 앞으로 마르가리타와 단둘이 만나는 걸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 이선의 일상은 변화가 없었다. 8월의 무더위 속에서도, 업무의 연속이었다.
10월 중국행 이전에 러시아와 사전 합의를 하고, 토지개혁의 초안을 완성하기 위해, 이선은 문자 그대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보고를 받을 때를 제외하면 집무실에서 시종들도 모두 물리친 채 홀로 열심히 문서를 살폈다.
“갈수록 눈이 침침해지는군. 진짜 노안이 온 건가.”
안경을 끼고 빽빽한 글씨들을 살피던 이선은, 글씨가 흐릿하게 보여 안경을 벗고 눈을 매만졌다.
“윽!”
그 순간, 이선은 강한 두통을 느꼈다. 자잘한 두통은 고질병처럼 있었지만, 이날은 왼쪽 머리가 짓눌리는 것처럼 아파 왔다.
“머리가…… 아프군.”
이선은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두통에 이어 현기증이 덮쳤다. 갑자기 강한 어지럼증과 함께, 숨이 가빠 오는 걸 느꼈다.
‘이러다 쓰러지는 건 아니겠지? 아니, 그럴 수는 없어…….’
이선의 의지와 무관하게, 현기증이 더욱 강하게 육체를 엄습했다. 이선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의자에서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가며 사람들을 불렀다.
“게 아무도……, 없느냐…….”
이선의 말은 입 밖에서 맴돌다가 사라졌다.
집무실 밖에는 물론, 궁내부 시종들이 있었다.
개혁의 일환으로, 황실 경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궁인 수를 크게 줄인 터였다. 평생직인 환관을 폐지하고, 궁내부 시종을 꼭 필요한 일에만 채용했다.
더욱이 황제가 업무 중에는 방해받는 걸 싫어해서, 집무실에 들어오는 횟수도 최소화했다.
그렇다 보니, 시종들은 황제가 부르거나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집무실 문을 열지 않았다.
“폐하, 차를 드실 시간이옵니다.”
황제가 마실 커피를 나르던 시종이, 그때서야 쓰러져 있는 이선을 발견했다.
“폐, 폐하! 시의, 시의를 불러라! 폐하께서 옥체 미령하시다!”
“예!”
조용하던 궁에 갑자기 한바탕 풍파가 몰아쳤다.
제일 먼저 이변을 파악한 건 시종원경 이채연이었다.
“뭐라고! 폐하의 옥체는 어떠하신가?”
“태, 태의를 불렀습니다.”
전통적인 어의(御醫), 내의원은 갑신경장 이후 태의원(太醫院)으로 개칭되었다.
대한제국 선포 이후, 이선이 근대 의학을 배운 양의사를 시의(侍醫)로 임명하고 주치의로 삼았다. 황제 주치의는 분쉬, 황후 주치의는 얀코프스카였다.
“시의는 어찌하고? 분쉬 박사는 어디에 있나?”
“저, 휴가 중이지 않습니까.”
“아, 그렇지……. 하필 이럴 때에!”
분쉬는 황제로부터 여름휴가를 받아 독일령 청도로 떠나 있었다. 분쉬를 보조하는 제중원 의학교 출신 한국인 의사 두 명이 있긴 했지만, 이들은 경험이 부족했다.
“태의원 외에도, 분쉬 박사의 보조의도 부르게. 폐하께서는 양의를 신뢰하시니까. 아, 그렇지. 서재필 공도 의사 아닌가. 서 공도 부르게. 당장!”
“예, 알겠습니다!”
이채연은 교태전에만 상황을 알리고, 자신은 강녕전으로 가서 보안에 만전을 기했다. 황제가 쓰러졌다는 소문이 도는 건 안 될 일이었다.
“대감! 보조의사들은 왕진을 떠나서 황성에 없다고 합니다. 서재필 공의 자택에는 전화해 보니 지금 부재중이라 어디 계신지 모른답니다.”
“제기랄, 개똥도 약에 쓰려고 하면 없다더니! 시의가 황성에 없는데 보조의란 작자들이 왕진을 가면 어떡하나! 황상의 옥체보다 중요한 일이 뭐가 있다고! 돌아오기만 해! 이 자들은 모조리 치죄할 테니!”
이채연이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내질렀다.
태의가 진찰 중이기는 하지만, 이선의 즉위 후 태의원은 약을 제조하는 역할 정도로 임무가 축소되었다. 태상황을 모셨던 어의라지만, 황제를 진찰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찰을 마친 태의가 이채연을 불렀다.
“대감, 너무 심려하지 마십시오. 황상께서는 과로로 인하여 기가 허해지신 것입니다. 단순한 몸살이니 약을 먹고 푹 쉬시면 금방 원기를 회복하실 겁니다.”
“확실하오?”
“확실합니다.”
이채연은 불신의 눈빛으로 늙은 태의를 쳐다보았다. 미국 공사를 재임하며 서구화의 세례를 받은 이채연은 서재필 못지않은 서양 의학의 신봉자가 되었고, 동양 의학을 불신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시종원경! 황상께서는 어떠십니까?”
“화, 황후 마마. 송구하옵니다. 신이 시종원경으로서 제대로 보필을 하지 못해 옥체에 누를 끼쳤으니…….”
황후가 초조한 표정으로 달려왔다. 이채연이 황송해하며 고개를 조아리자, 아영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닙니다. 폐하의 환후가 어떠시느냐가 중요하지요.”
“태의의 말로는…….”
태의가 황후에게 소견을 말했다. 아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남편의 모습에 아영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어쩜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혹사시키신단 말인가. 나는 정녕 지아비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하는 건가!’
자책을 하던 아영은, 급히 이채연을 향해 말했다.
“난 진단을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황실 주치의는 한 분이 더 있지 않습니까?”
“예? 하, 하지만 여의가 어찌 감히 지엄한 옥체를…….”
태의가 반대하고, 이채연도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황후는 전에 없이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 선생의 실력은 황후인 내가 보증하는 바입니다! 중종 대왕 때에도, 장금이란 의녀가 있어 옥체의 환후를 살폈다고 합니다. 하물며 오늘날에는 무엇이 거리길 것이 있겠습니까? 황상의 환후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합니다. 당장 모셔 오세요!”
“아, 알겠습니다.”
– 외전 5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