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414
– 95화에 계속 –
2부 95화 폭풍전야
1905년 12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일전쟁은 어언 10개월에 접어들었다. 전쟁 승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인들과 비교하면 러시아인들은 멀리 떨어진 극동의 전쟁에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했다.
하지만 비관적인 전황이 속속 전해지면서 여론이 소란스러워졌다. 유럽에 배치되었던 병력이 속속 만주로 향하고, 러시아의 생명줄인 철도가 대부분 군용으로 쓰이면서 도시에서 물자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러시아인들은 점점 전쟁을 실감하게 되었다.
“도대체 쿠로파트킨 장군은 뭘 하는 거야? 설마 일본에 지는 건 아니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 대러시아가 어떻게 동양의 섬나라 따위에게…….”
“그럼요, 일시적으로 밀리는 것뿐이지. 본대가 만주로 진격하면 일본인들은 꼼짝도 못 할 겁니다.”
“만주 전선의 아드님은 걱정하지 마세요. 저 건방진 노란 원숭이들을 크게 혼내 주고, 훈장을 달고 돌아올 테니.”
러시아 귀족들과 어울리고 있는 이위종은, 그들의 공용어인 프랑스어에 워낙 유창하니 하는 말을 다 알아들었다.
“아, 무슈 리는 우리의 친구니까 너무 개의치 마세요.”
이제야 이위종이 눈에 들어왔다는 듯, 굳이 설명을 해 주었다. ‘건방진 노란 원숭이’ 대열에서 빠진 이위종은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아들놈은 걱정 안 합니다. 오히려 천한 것들의 태도가 더 걱정이죠. 폴란드와 핀란드 놈들은 원래 반골이라 그러려니 해도, 이젠 러시아의 노동자와 농민들도 아우성이에요.”
“쯧, 서유럽의 나쁜 물에 들어서. 사회주의 빨갱이들, 인민주의 테러리스트들도 문제지만, 자유주의자 놈들도 마찬가지요. 이놈들이 합법적 연회를 내세워 헌법이니 의회니 선동을 해 대니.”
“전쟁 중에 잘하는 짓이죠. 계엄령으로 전부 다 쓸어 버려야 하는데…….”
“뭐, 황제 폐하께서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습니까?”
폭풍우가 목전에 닥쳐오는데도, 귀족들은 천하태평이었다. 전쟁으로 병사들이 죽어 나가고, 도시가 물자 부족에 시달려도 귀족들의 부는 여전했다.
“아나스타샤 안드레예브나, 만주에 계신 백작께서는 무탈하신가요?”
“예, 아버님께서는 여러분의 염려 덕으로 무탈하십니다.”
좌중의 시선이 한쪽으로 향했다. 이위종도 아나스타샤라고 지칭된 여인에게 시선이 쏠렸다. 묘령의 여인은 자연스럽게 눈이 돌아갈 정도로 미모가 빼어났다.
“하하, 우리의 친구 안드레이 알렉세예비치가 전공을 세우고 귀환하길 기원합시다!”
“건배!”
건배 선창에 술잔이 오고 갔다. 이위종은 여인에게 접근하고 싶었지만, 남자들이 하도 많이 꼬여서 때를 기다렸다.
마침내 순서가 온 이위종은 아나스탸사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마드모아젤. 저는 한국 외교관 이위종이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반가워요. 아나스타샤 안드레예브나 브론스카야예요.”
아나스타샤는 가까이서 보니 더 아름다웠다. 부드러워 보이는 금발의 곱슬머리, 새하얀 피부, 오똑한 콧날, 무엇보다 신비하게 보이는 에메랄드빛 눈에 이끌렸다.
“브론스카야, 브론스키. 안나 카레니나 소설의 주인공 브론스키?”
“그런 말 많이 듣죠. 하지만 제 어머니의 이름은 안나 카레니나가 아니랍니다.”
‘브론스카야(브론스키의 여성형)’란 성으로 인해 이런 말을 듣는 게 일상이었던 아나스타샤가 재치 있게 대답하자, 이위종이 빙긋 웃었다.
“하하, 물론 농담입니다.”
“동양인에게 듣는 건 신선했어요. 한국인도 안나 카레니나를 아는군요.”
“그럼요. 우리 황제 폐하께서는, 러시아에 부임하는 외교관들에게 특히 푸시킨의 시와 톨스토이의 소설을 꼭 읽어 보라 권하셨습니다.”
“아, 역시. 한국 황제께서는 로마노프 왕조와 러시아의 벗이란 말을 많이 들었어요. 10년 전에 그분이 페테르부르크에 오셨던 게 기억나네요. 그때는 어렸지만 기억해요.”
“그럼요. 그래서 한국인들도 러시아를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요새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던데. 한국이 일본 편을 들면서 러시아에 적대하고 있다면서요.”
이위종은 난처해졌다. 개전 이래 러시아에서 숱하게 들어온 말이라, 그럴 때마다 늘 해명을 했다.
“그건 한국의 본의가 아닙니다. 일본이 조약상의 동맹국이라 협력하고 있는 것뿐, 러시아와 적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일본이 계속 한국에 참전을 요청하고 있지만, 우리 황제 폐하께서는…….”
“후후, 제게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굳이 소설 속 브론스키의 딸이 아니라는 걸 설명할 필요 없듯이.”
아나스타샤가 미소를 짓자, 이위종도 어색하게 따라 웃었다.
“만주 전선에 계신 아버지로부터 편지 받았어요. 한국은 러시아의 적이 아니라고.”
“아버님이 군인이시군요. 근위기병대 지휘관 브론스키 장군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습니다만, 그분과는……?”
“그분은 제 백부님, 아나톨리 알렉세예비치. 제 부친은 안드레이 알렉세예비치. 참모 대령이세요.”
“아아, 군인 명문가로군요.”
아나스타샤는 바로 만주군 고위참모 안드레이 브론스키 대령의 딸이었다.
“이야기 들었어요. 무슈 리는 본국에서 명문가 출신이고, 군인이었다고. 프랑스 생시르 사관학교를 졸업했다면서요?”
“예, 맞습니다. 기병과였죠. 졸업 후에는 외교관이 되었습니다만. 어떻게 알고 계셨나요?”
아나스타샤가 자신을 알고 있자 이위종이 반색을 했다.
“엘리자베타 발레리아노브나에게 들었어요. 전 엘리자베타의 친구랍니다. 그래서 무슈 리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죠.”
“아앗, 그랬군요. 반갑습니다.”
이위종은 이제야 아나스타샤가 왜 초면의 동양인에게 관심을 보였는지 이해를 했다. 그저 자신이 말을 잘해서가 아니었다.
“엘리자베타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친구분이 있었다니, 미처 몰랐습니다.”
“말씀도 잘하시네. 무슈, 설마 바람둥이는 아니죠? 만약 그렇다면 엘라자베타가 실망할 텐데.”
20대 초반, 한창 젊은 이위종은 고위 관료인 발레리안 놀켄 남작의 딸 엘리자베타와 연애 중이었다.
처음에는 놀켄 남작이 스웨덴 주재 러시아 공사라는 신분을 감안해 접근한 것이었다. 이위종은 종종 외교관 신분으로 스웨덴에 ‘출장’을 갔고, 스웨덴의 러시아 공사는 가깝게 지낼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이위종은 놀켄의 딸에게 진심으로 반해 버렸고, 결국 적극적인 구애 끝에 연인이 되는 데 성공했다.
구세대인 부친 이범진은 차남이 서양 여인과 사귀는 데 난색을 표했지만, 오히려 외무부에서는 반가워했다. 서재필이 미국 정치 명문가의 여식과 혼인하여 대미 외교에 도움이 된 것처럼, 이위종이 러시아 고위 관료의 여식과 이어지면 도움이 될 터였다.
“그, 그 무슨 말씀을. 그저 예의상 한 말입니다.”
“흥, 그저 예의상 한 말이라고요? 실망이네요.”
아나스타샤가 정말 실망스럽다는 듯이 눈을 흘기자, 이위종은 난처해졌다.
“그게, 제 말은……. 아가씨는 정말 아름다운 분입니다. 근데 그건 순수하게 찬탄의 의미로…….”
“후후후, 됐어요. 외교관이라는데 의외로 순수한 분이네요. 엘리자베타가 안심해도 되겠어요.”
아나스타샤는 재미있다는 듯이 쿡쿡 웃었다. 이위종은 그때서야 농담이라는 걸 깨달았다.
“화술이 정말 대단하네요. 제가 아니라 아가씨가 외교관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여성이 공직을 맡을 수 있다면 말이죠.”
“지금은 아니어도, 장차 그런 시대가 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까요? 혁명가를 자처하는 무리는 그런 말도 하던데. 신분과 성별, 부의 유무와 관계없이 인간은 평등하다고.”
아나스타샤는 귀족 군인 가문의 딸로서는 의외인 말을 거리낌 없이 했다.
“뭐, 이런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겠어요. 무슈, 기병 장교였다고 했죠?”
“예, 엄밀히 말하면 예비역 소위입니다만. 임관하고 바로 외교관이 됐거든요.”
“잘됐네요. 백부님 댁에서 기병 장교들 모임이 있을 거예요. 무슈 리를 제 파트너로 초대하고 싶은데.”
“오, 저야 영광이지요. 근데 저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이위종은 반색을 했다. 아나스타샤의 백부 아나톨리 브론스키 소장은 근위 기병대 지휘관으로, 군내 인맥이 많았다. 군부 상층 인사들과도 인맥을 트라는 지령을 받은 이위종으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초대였다.
“귀찮게 구는 기병 장교들보다는 무슈가 훨씬 안전할 테니까. 나는 군인과 사귈 생각이 없는데 다들 어찌나 끈덕진지. 무슈는 엘리자베타가 있으니 딴 생각하지 않겠죠?”
“하하, 물론입니다.”
“좋아요. 그럼 공사관으로 초대장 보낼게요. 다음에 다시 만나죠.”
“예, 감사합니다.”
며칠 후.
이위종은 아나스타샤의 초대를 받아 아나톨리 브론스키 소장의 저택으로 향했다. 백작가문의 명예에 근위 기병대 지휘관이라는 힘이 더해져 저택은 제복 군인들로 북적거렸다.
“오셨군요. 백부님, 한국 외교관 무슈 리를 소개드릴게요.”
“안녕하십니까, 장군. 주러 한국 공사관 소속 이위종이라고 합니다. 초대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반갑소. 아나톨리 알렉세예비치 브론스키요.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길.”
브론스키 소장은 이위종과 악수를 한 후, 다음 사람에게로 향했다.
“아나스타샤 안드레예브나! 오늘도 변함없이 정말 아름다우시군요!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고맙지만, 오늘은 파트너가 있어요. 다음 기회에 부탁드릴게요.”
젊은 기병 장교들은 아나스타샤에게 끊임없이 접근했다. 그럴 때마다 아나스타샤는 ‘파트너’를 핑계 대고 거절했고, 이위종은 장교들의 매서운 눈빛을 감당해야 했다.
“빨리 높으신 분들 있는 데로 가죠. 아저씨들은 저러진 않으니까.”
“장교는 별로이십니까?”
“대대로 군인 가문. 백부님도 군인, 아버지도 군인, 사촌오라버니도 군인인데, 군인 사위는 없어도 되지 않겠어요?”
“하긴.”
“이제 결혼할 나이가 다가오니까 더 심해지네요. 하여튼 너무 예쁜 것도 피곤한 일이라니까요.”
“그, 그렇군요.”
과연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아나스타샤의 미모가 빼어나기도 했지만, 그녀가 군인 명문가 출신이라는 점도 청년 장교들에게는 최고의 신붓감으로 여겨졌다. 백부는 근위기병대 사단장이고, 부친은 고위 참모장교가 아닌가.
“알렉세이 알렉세예비치! 러시아에 돌아오셨군요.”
아나스타샤가 흰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장군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위종은 그가 소장 계급을 달고 있다는 걸 보고 놀랐다.
“오, 아나스타샤 안드레예브나. 오랜만이네, 많이 컸구나. 부친께서는 무탈하시고?”
“예, 무탈하십니다. 러시아에 언제 돌아오셨어요?”
“얼마 전에. 근데 바로 떠나야 해. 나도 새해부터 만주 전선에 배치됐거든. 떠나기 전에 네 백부님께 인사하고 가려고 했는데, 잘됐구나.”
“아아, 저런. 위험한 임무를 맡게 되셨군요.”
“이런 시국에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것보단 차라리 마음이 편하네. 만주에서 부친을 만나면 안부 전해 드리지.”
“예, 아버지를 잘 부탁드릴게요.”
아나스타샤는 이위종을 장군에게 소개하게 했다.
“안녕하십니까, 장군. 주러 한국 공사관 소속 이위종이라고 합니다.”
“반갑소. 나는 알렉세이 알렉세예비치 브루실로프 소장이오.”
52세의 알렉세이 브루실로프(Aleksei A. Brusilov) 소장은 당시 러시아군에서 가장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기병 장군이었다. 기병학교 교장으로 있다가, 얼마 전까지 프랑스와 독일에 파견되어 새로운 기병 전술을 익혔다.
“무슈 리는 생시르 기병과를 졸업했어요.”
“호오, 생시르에서 기병과를 졸업했다고요?”
“예, 작년에 졸업했습니다.”
“우리 동맹국 프랑스의 최신 기병전술을 제대로 배웠겠군. 그런데 군인이 아니라 외교관을 택하다니 본국에서 아쉬워했겠구려.”
“외교관인 아버님을 도와드리기 위해서 그렇게 선택했습니다. 제 아버님이 주러 공사이십니다.”
“아하, 아드님이 현지에서 보좌하고 있으니까 든든하겠군.”
“과찬이십니다, 각하.”
“내 아들도 사관학교에 입학했는데, 언젠가 같이 근무할 날도 오겠지.”
브루실로프는 푸근하게 웃는 것과 달리, 속으로는 심각성을 느꼈다. 아들 세대가 더 걱정이었다. 그는 내심 만주보다 페테르부르크를 더 우려했다.
몇 년간 유럽에 있던 덕에, 브루실로프는 러시아 당국의 검열 없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폴란드의 소요사태는 발트와 핀란드를 넘어, 러시아 본토까지 전이되고 있었다. 페테르부르크 노동자들의 파업도 갈수록 늘어났다.
하지만 차르 정권의 경직성은 사태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었다. 고위 군인인 브루실로프조차도 차르의 정치를 우려했다.
‘러시아는 신성한 차르가 다스리는 나라. 천한 것들이 나대는 건 결코 용납하지 못한다.’
러시아의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귀족-관료 계급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세계관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노동자와 농민은 논할 가치조차 못 느꼈고, 부르주아지도 가소롭게 여겼다. 부르주아지의 정치 참여 욕구는 알 바 아니었다.
1881년 암살 미수 사건 이후, 알렉산드르 2세는 젬스트보(지방의회)와 도시 두마(시의회)의 대표를 국정 자문기관인 국무원에 포함시켰다.
대개 토지귀족과 부르주아지 출신인 젬스트보와 도시 두마의 대표에게 입법과 같은 권한은 없었고, 국무원의 일원으로서 정부의 거수기 역할만을 했다. 선출식 의회와 같은 서구식 대의제는 용인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국민 대표’가 국정 자문에 참여하는 최소한의 대의적 장치를 만든 것이었다.
차르 암살을 막은 이선이 이끈 러시아의 변화였다.
하지만 1887년 알렉산드르 2세가 끝내 테러로 목숨을 잃으면서, 후계자 알렉산드르 3세는 반동정치로 돌아섰다. 젬스트보와 도시 두마 대표의 자문 역할은 결국 폐지되었다.
원래 사람은 줬다 뺏으면 더 분개하는 법이었다. 알렉산드르 3세가 죽은 후, 젬스트보 대표들은 새 차르 니콜라이 2세에게 자문기관 부활을 청원했다.
“짐은 신이 부여한 전제군주의 지위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헛된 생각은 품지 마시오.”
젊은 차르는 다르리라는 기대와 달리, 니콜라이는 재위 내내 반동정치로 일관했다.
폭살 당한 내무대신 플레베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는, 비테와 가까운 표트르 미르스키(Pyotr Sviatopolk-Mirsky) 공이었다. 미르스키는 헌병 총사령관 출신이지만 자유주의 개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전임자와는 다른 정책을 들고 나왔다.
바르샤바 학살과 러일전쟁 이후 민심이반이 심상치 않자, 미르스키는 자유주의자들을 포섭할 목적으로 정치개혁안을 들고 나왔다. 자유주의자들의 요구와 달리 그렇게 급진적인 시도도 아니었고, 1881년 알렉산드르 2세의 개혁으로 되돌아가자는 취지였다.
니콜라이는 미르스키의 설득에 넘어가 새 법령을 승인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다가, 12월에 끝내 거부권을 행사했다.
“짐은 대의제적 정부 형태에 결코 동의하지 않겠소. 이는 신이 짐에게 부여한 신민에 대한 책무에 해가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오.”
반동파들의 압력이 승리한 것이다. 미르스키와 개혁파는 절망감을 느꼈다.
“모든 것이 실패했소. 자, 감옥이나 지읍시다.”
미르스키의 절망적인 말처럼, 차르 정권은 의회보다 감옥을 선호했다.
폭풍우가 목전에 닥쳐오는데도, 이들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했다.
실로 폭풍전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