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496
– 177화에 계속 –
2부 177화 벨 에포크
광무 17년, 1913년의 새해가 밝았다. 혁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일었던 작년과 달리, 새해의 동양은 비교적 평온했다.
한국, 일본, 중국, 청국 모두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1913년, 유럽은 ‘벨 에포크(Belle Epoque, 좋은 시절)’의 절정에 달해 있었다.
‘대불황’으로 불렸던 오랜 불황(1873~1896)을 딛고, 유럽의 경제는 성장일로였다. 경제성장과 함께 사회발전을 이룩하고 문화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유럽의 번영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특히 후발주자였던 러시아에서는 러일전쟁과 혁명의 혼란을 딛고 고속성장을 내달렸다. 1908년 이래 러시아의 농업생산량은 급증했고, 산업도 매년 8% 이상의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비테가 시작하여 스톨리핀이 진행하고 있는 개혁의 성과였다.
1913년 2월, 로마노프 왕조 300주년 기념행사는 이런 발전과 호황의 분위기 위에서 진행되었다.
러시아 전역의 귀족과 토후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초대되었다.
물론 우방국들에도 초청장이 전달되었다.
“대한국을 대표하여, 황태자와 영친왕을 축하 사절로 파견한다.”
대한제국은 황태자 이진과 영친왕 이영을 사절단으로 파견을 결정했다. 이진에게는 첫 유럽 순방이었다.
“황태자는 축하사절로 러시아만 방문하는 게 아니라, 유럽 각국을 순방한 후 영국에서 한동안 체류할 예정이네. 영친왕, 그대를 믿고 태자를 맡기도록 하겠다.”
“삼가 명을 받듭니다, 폐하.”
이진은 러시아에서 3개월, 유럽 순방에 3개월, 영국에서 6개월을 체류하는 일정으로 떠났다.
어린 황태자가 해외에 장기체류함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선은 개의치 않았다.
“짐은 열여섯에 보빙사절단을 이끌고 미국과 유럽을 방문했소. 태자의 나이 열일곱, 충분히 사절의 중대한 책무를 맡을 수 있소.”
이진 본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부황의 명을 받들어 임무를 수행하고, 외국의 발전상을 보고 견문을 넓혀 돌아오겠습니다!”
“그래. 나 역시 어릴 때 해외를 돌며 견문을 넓히고, 국가발전의 묘책을 얻을 수 있었다. 너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예, 폐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선은 이진에게 세계대전 이전의 유럽, 벨 에포크를 경험시켜 주고 싶었다. 아들이 장차 살아갈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와 비교할 수 있도록.
“뭐, 뭐라고? 아라사 여인하고 혼인을 약속했다고?”
“영아,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
“소자가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러시아로 떠나기 전, 이영은 혼례를 채근하는 태상황과 황태후에게 자신의 일을 솔직히 고백하였다.
태상황 부부는 대경실색했다. 일전에 이강이 미국인 며느리를 들여온다고 할 때도 기겁하며 뜯어말린 바 있었다. 그나마 이강은 자유분방한 성격에 여색을 밝혔으므로 그러려니 할 수 있었지만, 이영이 그러리라곤 부모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어찌 우리 왕실에서 외국 여인, 그것도 서양 여인과 혼례를 할 수 있단 말이냐! 왕실의 전례와 법도는 어찌하며, 종친과 대신들은 뭐라 하겠느냐?”
“내무대신 서재필 공도 부인이 미국인…….”
“서재필이야 신하가 아니더냐! 왕실의 법도하고 같을 수가 있겠는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황상께서는 용인하겠느냐? 네가 지금 황형 흉내를 내고 싶은 게냐? 그 파란양…….”
황태후는 차마 입에 언급하기도 조심스럽다는 듯이 말을 삼켰다. 보수적인 태상황과 황태후는 마르가리타가 황실의 일원이 된 걸 거북하게 여겼다. 다만 황제의 일이니 간섭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모범생이었던 아들이 사고를 치니 놀랄 따름이었다.
“어찌 감히 신하된 도리로 군주를 흉내 내려 하겠습니까? 제 진심입니다.”
“흠. 뭐, 좋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네가 정 원한다면 어찌하겠느냐.”
뜻밖에도 태상황이 동의를 표하자, 이영은 반갑게 고개를 들었다.
“백번 양보해서, 네가 그 여인을 첩으로 들이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본처는 당연히 명문 사대부 여식이여야 한다.”
“그 여인은 정숙한 귀족 영애입니다! 이미 서로 정혼을 약속했거늘, 어찌 첩을 운운하겠습니까? 이는 그 여인과 소자를 모두 모욕하는 일입니다!”
태상황의 요구에 이영은 정색하고 답했다. 언제나 조용하고 모범적이었던 막내아들의 반항에 놀랄 따름이었다.
“이런 어리석은 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내 직접 황상에게 알려 네 망동을 저지할 것이다!”
태상황과 황태후는 예전에 이선이 이강을 주저앉힌 것처럼, 이번에도 이영을 말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선은 아우를 옹호했다.
“영친왕의 뜻이 그러하다면, 소자는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황상, 그 무슨 말씀이시오? 영친왕은 짐의 적자이자, 황상의 아우요! 어찌 황실에 외국인 친왕비를 둘 수 있단 말이오?”
태상황은 어안이 벙벙하여 반문했다.
“영친왕은 지금껏 황실의 일원으로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결혼만큼은 뜻대로 하게 해 주어야지요.”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소. 그럼 강은 왜 혼인을 막은 것이오?”
“그때는 16년 전이라,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지요. 의친왕은 즉흥적으로 미국 여배우와 결혼하겠다고 한 것이었으나, 영친왕은 다릅니다. 아라사는 대한의 우방이요, 그 영애의 가문은 군부 명문가입니다. 장인이 될 이는 백작이자 육군 장성으로, 차기 참모총장 후보로도 언급될 정도로 유능한 장군입니다. 러시아 군부의 실력자와 사돈을 맺는다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지요.”
황실의 당주인 이선의 차분한 설명에, 태상황은 고집을 부리기가 어려웠다.
“그, 그래도……. 허, 참.”
“아라사 여인이 대한 황실에 들어와 적응할 수 있겠습니까? 서로 간에 법도가 너무나 다른데.”
“5년 전에 소자가 직접 그 여인을 본 적이 있습니다. 총명하고 용기가 대단하더군요. 분명히 새로운 삶에도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황태후의 우려에 이선은 안심을 시켰다.
이선이 예상을 깨고 적극적으로 외국 여인과의 혼인을 옹호하니, 황태후는 문득 짚이는 바가 있었다.
‘설마, 황상은 영이 외국 여인과 결혼하여 계승권에서 멀어지길 바라는 것인가? 그리되면 종친과 유림이 용인하지 않을 터이니……. 영도 그래서 외국 여인을 선택한 것일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구나.’
황태후는 폐비 민씨를 반면교사로 삼아 늘 처신을 조심히 했고, 아들에게도 철저히 교육을 시켰다.
늘 처신을 조심하던 아들이 뜻밖의 사고를 쳐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럴 목적이 있다면 이해가 될 수 있었다. 이선은 몰라도, 개화당 원로들이 이영이 국내에 있는 걸 꺼려함을 황태후도 알고 있었다.
“영이 그러기를 원하고, 황상께서 지지하신다면 따를 수밖에 없겠습니다.”
“음, 어쩔 수 없지.”
“태상황과 황태후, 양전께옵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시니, 영친왕도 크게 기뻐할 것입니다.”
맏형 덕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낸 이영은 크게 기뻤다. 의친왕 이강도 아우의 혼인을 축하했다.
“나는 이루지 못한 일이었지만, 너는 사랑을 이뤄 냈구나. 축하한다.”
“형님께는 송구할 따름입니다.”
“송구할 게 뭐 있겠느냐? 나야 이미 지아비이자 부친인데, 허허.”
작년 11월, 이강은 장남 우(鍝)를 얻었다. 명실공이 아비가 된 이강이지만, 바람기는 어쩔 수 없어 여전히 여러 여인과 관계를 맺었다. 의친왕비는 속을 끓였지만 참고 살았다. 아무리 축첩을 인습으로 규정했다지만, 이 시대에 첩을 두는 건 양반가에선 흔한 일이었다. 왕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환갑을 넘긴 태상황도 후궁이 여럿이었다.
“그토록 숙맥 같던 네가 러시아 미녀와 결혼할 줄이야. 사람 일은 알 수가 없구나. 여인을 봐도 눈길조차 주지 않던 네 마음을 빼앗아갈 정도로 그토록 아름답더냐?”
“형님, 꼭 외모만이 아니라 내면도 아름답습니다. 황실과 연을 맺어도 부족함이 없을 명문가 여식이기도 하고요.”
“그래, 그렇겠지. 황형께서 나는 허락하지 않았는데, 너를 허락한 이유를 알겠지?”
이강은 농담을 거두고 이영을 쳐다보았다. 이영은 대략 짐작 가는 바가 있었으나,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황형께서는 정치적 중요성을 늘 숙고하신다. 결국 파란양과 이뤄진 것처럼 알 수 있듯이, 황형의 본심은 파란양에게 있었어. 하지만 대원군의 뜻을 받들어 명문가 여식과 혼인을 올렸지. 황위에 올라야 한다면 외국인 황후가 용납되지 않음을 알고 계셨기 때문일세. 그러니 그 당시에는 계승권에 가까웠던 나도 제외지. 그런데 지금은 황자가 셋이나 있으니까, 네 뜻이 용납될 수 있지. 그리고…….”
이강은 근래 정치와 거리를 두고 살았지만, 이선이 왕실외교 대리인으로 삼았을 만큼 정치적 감각이 있었다.
“너는 시금석이야. 황형께서는 유럽처럼 황자들을 외국 왕실과 혼례를 추진할 생각이 있으신 것 같네. 이번에 17살이 된 태자를 유럽에 보내는 이유 중의 하나는, 물론 축하 사절단이자 견문을 넓힐 목적이지만, 유럽 왕가에 소개할 목적도 있다고 보네. 태자를 처음으로 내세울 수 없으니, 친왕이 외국 여인과 혼례를 치르는 선례를 갖추고자 하심이겠지.”
“음……. 그렇군요.”
이강의 예측에 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위에 오를 이가 외국 왕실과 결합한다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지만, 황형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기로 러시아 공주가 넷이나 되고, 모두 미인이라는데. 마침 진과 나이도 비슷하니 딱 좋지 않으냐?”
“음, 러시아도 의외로 보수적인 나라라 쉽지 않을 겁니다. 일단 정교회로 개종할 의무가 있고…….”
“그래? 그럼 너도 정교회로 개종하나?”
“아닙니다. 상호 간에 종교는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그건 처가 쪽에서도 양해해 주기로 한 거라.”
“그래, 황실도 마찬가지겠지. 러시아 황제는 16년 전에도 황형을 로마노프 왕조와 결합시키려 했었어. 대원군께서 펄펄 뛰는 바람에 안 됐지만. 근데 이제 황형이 결심하면 누가 감히 말리겠나?”
이강은 씩 웃었다.
“그러니 네가 진을 외국 공주들에게 잘 소개시켜 주라고. 네가 중매쟁이 역할을 잘할 것 같진 않은데, 외교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혀, 형님!”
이영은 자신이 없었지만, 그 또한 외교의 일환이라면 받아들여야 했다.
* * *
“태자, 잘 다녀오거라. 네가 건강히 귀국하기를 기다리고 있겠다.”
“예, 어마마마. 부황의 뜻을 받들어 잘 다녀오겠습니다. 소자가 없는 동안 아우들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라버니는 좋겠다. 좋은 구경 많이 할 텐데! 나도 유럽에 가 보고 싶어.”
“하하, 너도 때가 되면 부황께서 보내실 날이 올 거야. 그럼 다녀오마.”
이진은 웃으면서 가족들에게 인사를 나눴다.
300주년 기념행사는 3월 6일(율리우스력 2월 21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300주년 기념행사는 3월 6일(율리우스력 2월 21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영친왕 이영과 학무대신 이상설이 이진을 보좌했다. 이상설은 이진이 어린 시절 성균관 교수로 학문을 가르친 스승이기도 하여, 특별히 보좌를 맡았다.
“백문이 불여일견, 숙부님과 스승님이 가르쳐 주신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될 터이니 기쁩니다.”
“전하의 총명함은 어릴 적부터 타고난바, 먼 타국에서도 이름을 날리실 것입니다.”
“과찬이십니다. 스승님은 대한에서 고명한 학자이시고, 숙부님도 영국에서 학위를 마치셨는데 제가 어찌 감히 나서겠습니까, 하하.”
이진은 의젓하게 답했지만, 속으로는 기쁨을 참고 있었다. 오랫동안 열망했던 유럽행이었고, 마침내 그 소원을 이루게 된 것이었다.
경의철도와 남만주철도를 따라 하얼빈으로 가서, 러시아 황실에서 제공한 특별열차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내달렸다.
눈으로 뒤덮인 자작나무의 연속을 보며,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이진은 감탄을 거듭했다.
열차가 이르쿠츠크에 도착했을 때, 특별한 손님이 올라탔다.
“연해주 한인의 대표, 도헌 표트르 세묘노비치 최, 최재형입니다.”
“오, 최재형 선생. 간만에 만납니다. 잘 지내셨습니까?”
“황제 폐하의 은덕으로 모든 한인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300주년 기념행사에는 러시아제국에 사는 수많은 민족의 대표들도 초청되었다. 최재형은 연해주 고려인 대표였다.
1880년대 이래 연해주 한인을 대표해 온 최재형은, 한러관계의 발전으로 수혜를 보았다.
러일전쟁 당시 한국이 일본에 우호적인 중립을 지키는 난처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최재형과 고려인들은 러시아에 충성하며 의용군을 결성해 위기를 돌파했다. 최재형 본인도 군수산업에 투자하여 더욱 큰 부와 명예를 축적했다.
다시 한러관계가 가까워지면서, 최재형은 고려인 사회를 넘어 연해주의 실력자로 성장했다. 최재형은 차르를 알현하여 훈장을 받았고, 군수에 해당되는 지위에 올랐다. 연해주 군정지사도 최재형을 무시할 수 없었다.
“황태자 전하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부황께 선생의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이진이 악수를 청하자 최재형을 고개를 숙이며 손을 잡았다.
‘본래 노비 출신이었지만, 연해주에 온 부황이 발탁해서 성공했다지. 모래 속에서도 진주를 발견하다니, 역시 부황은 인재를 보는 눈이 남달라.’
이진은 최재형의 놀라운 성공담을 보면서, 최재형 본인보다는 이선의 발탁에 더 감탄했다. 이진은 최재형의 성공이 이선 덕이라고 생각했다.
2월 24일(율리우스력 11일), 대한제국 사절단은 2주간의 유라시아 횡단을 마치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북방의 2월은 아직 추웠다. 이진은 새삼 자신이 추운 북방의 나라에 왔다는 걸 느꼈다.
이튿날, 겨울궁전에서 차르 알현이 있었다.
“황제 폐하! 러시아제국의 희년을 맞이하여, 대한제국에서는 축하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부황을 대신하여 삼가 국서를 봉정합니다.”
“고맙소, 황태자. 부황께 짐의 감사를 전해 주시오. 먼 길에 고생은 없으셨소?”
“폐하의 배려 덕에 편안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하하, 참으로 의젓하구려.”
니콜라이 2세는 친우의 아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정중한 외교의전과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을 뽐낸 이진은 자신의 외교무대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서봉정식이 끝난 후, 오찬이 준비되었다.
“말로만 듣던 태자를 직접 만나니 더욱 기쁘오. 짐은 태자의 부친을 어릴 적부터 알았지. 과연 많이 닮았구려. 꼭 그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소.”
“황공하옵니다, 폐하!”
이진은 숭배하는 부친과 닮았다는 말에 기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 태자는 올해로 나이가 어찌 되오?”
“열일곱, 아니지, 서양 나이로 열다섯입니다.”
“그럼 1897년생인가?”
“예, 그렇습니다. 부황께서 즉위하신 해지요.”
“호오, 그럼 타냐랑 나이가 같군. 말 나온 김에 부르리다.”
니콜라이의 손짓에 시종이 자리를 비우더니, 잠시 후에 두 여인이 도착했다.
“부르셨어요, 아버지?”
“아, 그래. 짐의 친우인 한국 황제의 아들, 황태자 전하시다. 인사드리거라.”
아버지의 요청에 두 공주는 드레스에 손을 잡고 인사를 했다.
“올가 니콜라예브나 여대공입니다, 전하.”
“타티야나 니콜라예브나 여대공입니다, 전하.”
“대한제국 황태자 이진입니다, 전하.”
이진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화답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렸다.
장녀 올가는 만 17세, 차녀 타티야나는 만 15세. 한눈에 봐도 빼어나게 아름다운 소녀들이었다.